며칠전부터 손가락 마디며 손목이며 무지 아파와서 병원에 가니 손뼈에 염증이 생겼다고 사용을 자제하라고 한다. 아프다니까 서럽다. 오빠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1. 연약한 여자
하여간 매사에 진지할 줄 모르는 오빠들한테 기대한 내가 잘못이다.
2.만병통치약 (정국시점)
3. 상한 족발
방과후 집에 들어오자 내일까지 사야할 책이 있었다는게 뒤늦게 떠오른다. 집을 나서려는데 카톡이 울린다.
오늘 아침 정국이 오빠가 나를 깨우다가 안 일어난다고 팔을 깨물었던게 떠오른다. 죽이고 싶다.
일단은 정국이 오빠의 말을 듣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카톡이 온지 얼마지나지 않아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 돼지야 - 오라버니 오셨다."
정국이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쩌라고!"
내가 거실로 들어오는 정국이오빠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정국이 오빠가 비장한 얼굴로 손에 든 물건을 내민다.
" 우리 돼지 손 아프데서 내가 특별히 공수해왔지. 손 내봐!"
" 그게 뭔데?"
" 우리 돼지는 가만히 아픈 쪽 손만 내밀고 있으면 돼!"
정국이 오빠는 나를 소파에 앉히고는 주방에서 비닐장갑을 가져오더니 아주 비장한 표정으로 양 손에 비닐 장갑을 낀다. 그 광경은 마치 의학드라마에서 수술에 들어가기전 의사의 긴장감에 찬 모습과도 같았다.
" 지금부터 우리 돼지의 앞발 소생술을 시작한다."
정국이 오빠는 양손에 맨소래담을 쫘악 짜더니 두 손을 비빈다. 그 순간 강한 파스냄새가 코끝으로 풍겨져온다. 이거 진짜 믿어도 되는가 고민할 틈도 없이 그 새하얀 액체를 내 오른편 손에 주물주물 바르기 시작하는 정국이 오빠.
" 오빠 손은 약손 - "
어릴적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를 흥얼대며 내 손을 만지작 대는 정국이 오빠를 바라보며 감동먹고 있는데 순간 정국이 오빠의 눈에 튀어들어가는 새하얀 액체.
" 끄아악 ! 눈에 눈에 들어갔어!! 돼지야 돼지야! 어떻게 좀!"
뭐 하나 그냥 넘어가는게 없다는 생각으로 다급하게 내 두 손으로 정국이 오빠의 얼굴을 잡고 눈을 살피는데... 잠깐만.. 내 오른손에도 맨소래담이 발려있..
" 꾸엥에엑 !! 너 손!! 끼약!"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 손에 발려있는 약까지 정국이오빠의 눈 주변에 더해지면서 정국이 오빠는 두 눈을 뜨지 못한채 좀비마냥 두 손을 허공에 허우적대며 거실을 헤맨다. 그 순간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거실로 걸어들어오는 지민오빠와 태형오빠.
" 꾸아아악!! 내 눈 아악 누가좀 어떻게 좀 해봐!"
" 뭐야 얘 왜 이래?"
눈물을 펑펑흘리며 사경을 헤매는 정국오빠의 모습에 태형이 오빠가 정국이 오빠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정국이 오빠에게 다가가고 정국이오빠는 고통스러움에 손에 잡히는대로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정국오빠의 손길이 태형오빠의 얼굴에 닿았을때..
" 아아악!!! 내 눈 !! 꾸아악!! 이거 뭐야!"
태형오빠도 눈으로 전해지는 매운 기운에 비명을 지르며 거실 바닥에 철푸덕 쓰러지고 정국이 오빠는 그런 태형이 오빠의 몸에 걸려 태형이 오빠의 몸 위로 넘어지고 만다. 꿈틀대던 정국 오빠는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움직여 보지만 부엌 쪽 식탁에 무릎팍을 부딪치고는 고주파 비명을 쏘아댄다.
" 꾸아악!!!"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 .
결국 손이 말짱한 지민오삐가 태형이오빠와 정국이오빠의 눈을 헹구어 주기 위해 부엌 싱크대에 서서 태형이 오빠의 세수를 시켜준다.
" 야 코코. 코도 !"
태형이 오빠가 다급하게 코를 외치자 지민오빠가 태헝이 오빠의 코를 씻어주기 위해 태형오빠의 코에 손을 대는 순간.
"크흥 -"
하고 지민오빠의 손에 코를 풀어버리는 태형오빠.
" 야이씨 !! 김태형!!!! 아 더러워 씨!!"
지민오빠가 손에 묻은 노폐물을 보며 분노에 멈을 부르르떨자 얼굴에 물범벅을 한채로 실실대며 저민치 도망가 버리는 태형오빠. 이젠 살만한보다.
" 형.. 나도 좀 살려줘. 빨리."
정국이 오빠의 애절한 목소리에 지민오빠는 분노를 억누르고 정국이오빠 세수를 시켜주는데 지민오빠의 손이 정국오빠의 코에 닿는 짧은 찰나에 " 크흥 -" 하고 코를 풀고는 달아나버리는 정국오빠. 덕분에 또한번의 노폐물 처리반이된 지민오빠는
" 우아아악!!! 다 죽었어!!!!"
손에 그대로 노폐물을 묻친채 인간 이상의 속도로 태형과 정국의 뒤를 쫓는다 .
" 우아아악 !!! 토껴토껴 !!"
" 미친 놈아아악!!!"
지민의 손에 묻잡히면 죽음이라고 느꼈는지 죽기 살기로 현관문을 열고 달려나가는 미친놈들이었다.
. .
♡ 아니쥬톡 뒷이야기♡
한바탕 소동을 벌인뒤 뒤늦게 집에온 오빠들과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들렸다 집으로 가는 길.
" 있지 - 그래서 지민이오빠가 화나서 태형이오빠한테 정국이 오빠 콧물 묻히고 난리도 아니였어."
내가 내 곁에 나란히 서서 걷고 있는 윤기 오빠를 행해 종알대자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이던 윤기오빠가 내 손으로 시선을 돌린다.
" 손은 많이 아파?"
" 응응 무지 아파 . 죽을것 같아 .힝-"
내가 윤기오빠를 향해 울상을 지으며 칭얼대자 이리와봐 - 라면서 내 손을 잡더니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나를 잡은 손을 쏙 넣는다.
" 손 다쳤을때 차게 하면 안돼. 찜질도 해주고. 안그럼 골병 든다."
하여간 제일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다정한 오빠라니까.
" 윤기 형 , 우리 떡볶이 먹고 가자! "
먼저 걸어나가고 있던 오빠들이 근처 포장마차로 걸어들어가면서 윤기오빠와 나를 향해 소리치고 윤기오빠가 오케에 사인을 보낸다.
막상 포장마차에 들어오니 영 손이 불편하다는 걸 느끼며 망설이고 있는데 내 입 바로 앞으로 다가오눈 떡볶이 한개에 고개를 들어보니
" 돼지 아!"
나를 향해 떡볶이를 가져다대고 있는 정국이 오빠의 얼굴이 보인다.
" 뭐야 독 탔냐."
내가 정국이오빠를 향해 틱틱대자 정국이 오빠가 내 입에 떡볶이를 쑤셔 넣는다.
" 잘 먹어야 족발이 빨리 낫고 1등급 돼지될거아냐"
" 아오!!!! 진짜 이것도 오빠라고!"
내가 정국이 오빠를 향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고 있는데 곁에 서 있던 윤기오빠가 휴지로 내 입가를 문지른다.
" 아가 . 뭐 묻었다."
" 정국이 오빠 때문이야!!"
" 쩡구기 오빠 때무니야-"
" 아 따라하지 말라고!!"
얄밉게도 나를 따라하는 정국이오빠를 향해 소리를 질러대자 그런 나와 정국이 오빠를 보며 바보들처럼 웃는 오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