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이와 연화를 먼저 보내고 윤지에게 지훈오빠의 말을 전하자 윤지는 표정을 싸하게 굳힌다.
"애초에 기다리라고 하지를 말던가. 이새끼가 똥개 훈련시키고 있어."
"윤지야. 그래도 오빠한테 이새끼라니.."
"너가 이지훈이랑 살아봐. 노후 걱정은 없다. 욕쟁이 할머니 타이틀을 청소년기에 획득할 수 있으니까."
아하하. 그렇구나.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윤지에게 인사하자 윤지는 나에게 담담한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고 교문을 벗어났다. 아. 난쟁이 새끼가 가만 두나 봐라. 그녀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지훈오빠에 대한 욕설이 쏟아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정국오빠와 윤기오빠, 쌍둥이오빠가 나를 데리러 왔다.
"아가, 손"
자연스럽게 나에게 손을 내미는 윤기오빠의 손을 잡으니 정국오빠가 반대편 옆에서서 내 머리 위에 손을 얹는다.
"그렇게 오빠 뺏기기가 싫었어요? 우리 돼지."
"몰라."
"꾸잇꾸잇표 수줍음인가? 귀엽기는."
정국오빠는 내 반응을 즐기며 더 장난스러운 얼굴로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어? ㅇㅇ아."
"연화야? 아직 집에 안 갔어?"
"아. 교실에 놔두고 나온 게 있어서."
수정이와 일찍이 학교를 떠났던 연화가 나와 아주 유사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서 오빠들을 향해 인사한다. 사실 연화는 내 모습보다 더 잘 다듬어지고 예쁜 얼굴이었다.
"안녕하세요. ㅇㅇ이 친구 연화에요."
오빠들의 시선이 잠시 연화에게 닿았다가 떨어져 나간다. 앞으로 우리 몰랑이 잘 부탁해. 누가 괴롭히면 수정이한테 바로 말하고. 지민오빠만이 유일하게 연화에게 답을 해줬고 오빠들은 그대로 나를 이끌고 걸어나갔다. 뒤늦게 연화를 향해 인사를 해주려고 고개를 돌리자 나를 바라보고 있던 연화가 나를 향해 예쁜 눈웃음을 치며 손을 흔들어준다. 나도 같이 손을 흔들어주자 연화는 교문으로 안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야. 근데 우리 공주랑 저정도로 닮은 애는 처음 본다. 뭔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긴하지만."
"정국오빠. 좋겠네."
"뭐가?"
"오빠 이상형이 나랑 닮은 여자라며."
태형오빠의 말에 내가 정국오빠에게 묻자 정국오빠가 내 턱살응 붙잡으며 말한다.
"아님. 난 본래 턱살이 있는 돼지가 돌려 깎기한 여자를 좋아함."
그러니까 아직 너밖에 없어. 내 이상형.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미소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 정국오빠의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 했다.
T.
타생지연.
하. 오늘 날씨가 좋았다고 하던데 몸이 무거워서 바깥바람 쐬보지도 못했네요. 스토리 진행이 어떻게 되어갈지 지켜봐 주시고 새학기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