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국오빠의 눈을 피해 정국오빠의 친구들에게 정국오빠의 씨걸 짤을 뿌렸다. 그래서 인지 정국오빠에게 끊임없이 카톡이 오기 시작했지만 나는 카톡을 확인하기를 회피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방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던 정국오빠였는데 오늘은 잠잠하다. 지금은 잠잠하겠지 생각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텅 빈 거실이 보인다. 다행히도 정국오빠는 없는 모양이다.
"다행이긴 한데. 언제까지 피해다녀야 하는 거지?"
나한테 잡힐 때까지. 대답을 기대하고 한 말이 아닌데 어느새 내 후드 집업의 모자를 붙잡고 있는 정국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우아악! 나 살려줘! 우억! 내가 괴성을 내어지르자 태형오빠와 지민오빠, 윤기오빠가 차례대로 거실로 걸어 나왔다.
"형들, 오늘 나 말릴 생각하지 마."
잔뜩 벼르고 있는 정국오빠의 말에 모두들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리진 않을게. 다른 오빠들이 구해 줄 줄 알았는데 내가 절망적인 눈동자로 다른 오빠들을 바라보자 서로의 눈을 맞추던 오빠들이 일제히 양 팔을 쭉 뻗으며 한 쪽 발을 들며 외쳤다.
"끼룩!"
"아악! 형들까지 이럴 거야?"
오빠들이 일제히 정국오빠를 향해 갈매기 동작을 하자 정국오빠의 타깃이 나에게서 오빠들에게로 향했다.
"왜? 말리진 않았잖아?"
"놀리라는 말도 아니었거든?"
그렇게 나를 대신해 희생해준 오빠들과 정국오빠와의 끊임없는 추격전이 이어졌고 동네에서는 끼룩거리는 갈매기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