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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8. 오늘부터 우리는 - W.멜라
08. 오늘부터 우리는 - W.멜라


예쁜 표지 감사합니다 ♥







브금 재생해주세요.

(박경 - 보통연애 feat. 박보람)





08. 오늘부터 우리는





(윤기 시점)





교수 생활을 시작 한지 일년이 넘었다. 뉴욕에서 자라서 뉴욕 대학교를 졸업하여 박사학위 과정을 딴다는 일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 곁에서 엄격하게 자랐던 탓에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열어주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나의 겉모습만 보고 말을 걸지 않거나 무뚝뚝한 사람으로 단정을 지었다. 무뚝뚝한 사람으로 변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나를 냉철한 인간으로 생각해올 뿐..어느새 나는 나 스스로에게 차갑고도 칼같은 냉철함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이봐요 교수님!!!!!!!제가 10분 늦은것도 아니고 25초 지각한거 가지고 너무한거아니에요!!!!!"





그러던 어느 날, 2학기 첫날부터 지각을 한 김여주 학생이었다. 25초 늦은거도 지각은 지각이다. 수능 날에도 입실을 25초 늦게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수능을 볼 수 없게 한다. 시간 약속은 칼 같이 지키는 성격이기 때문에 평소같았으면 F를 주지만 첫날이기도 하니까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F를 준다고 경고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았던 학생과는 다르게 불 같이 화를 내며 할 말 다하는 처음 보는 모습에 조금은 놀랐다. 미국 뿐만이 아닌 한국에서도 나에게 열변을 토하며 자기 주장을 끝까지 내세우는 사람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내 겉모습만 보아도 느껴지는 살얼음 위를 걷는 차가움에 꼬리를 내리면 내렸지 화를 내거나 할 말 다하며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김여주라는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궁금증을 안게 되었다.







"이 교수님, 혹시 지난 학기에 김여주 학생 가르치지 않으셨어요?"





"아~그 학생? 기억나지. 워낙 자기주장이 뚜렷한 친구라서."





"김여주 학생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인생 참 재미나게 사는 친구야. 과제를 항상 마감 시간 1분 전에 제출하지만 시험지는 가장 먼저 제출하고 가는 학생이지."





교직원 식당에서 지난 학기 1학년 필수 교양 강의를 맡은 학과장 이 교수님과 밥을 먹다가 은근슬쩍 김여주 이야기를 꺼냈다. 필수 교양은 1학년의 모든 학생들이 들어야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김여주도 당연히 이 교수님에게 강의를 들었을 것 이다. 역시나 이 교수님은 김여주라는 이름이 언급되자마자 작은 탄식을 내뱉으며 특이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김여주 학생의 이야기를 듣자 하니 괜한 오기라도 생긴걸까. 김여주를 열심히 공부시켜서 이번 학기에 A학점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항상 따박따박 대들며 덤벼드는 김여주를 향한 내 소심한 복수랄까.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은 비현실적인 양의 과제를 내주는 일이었다.





"김여주 학생이 황금과도 같은 내 강의시간에 주무신 기념으로 1과 역사란 무엇인가 2과 문명의 발달 이 두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빼놓지 말고 노트에 써서 제출하세요."





"......."





"기간은 내일 오전 열시 까지."






내가 생각해도 이틀안에 끝내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여주에게 이렇게라도 복수를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가 않았다. 정말 재수없는 학생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바램은 김여주가 이번 학기에서 A학점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서 비현실적인 양의 과제를 김여주가 해올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꼼수를 부린다거나 그냥 무시하고 안 할 줄 알았는데 3일 후에 과제를 들고 내가 있는 교수 연구실로 찾아왔다.





"내주신 과제 여기 있습니다."





눈 밑까지 다클서클이 내려앉아 퀭- 한 얼굴로 과제를 내미는 김여주의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측은한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무리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괜히 미안해지네. 게다가 감기까지 걸려 다 죽어가는 얼굴로 교수 연구실을 나가는 김여주의 뒷 모습을 보자 더욱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과제를 내준 이유가 공부를 하라는거지 감기까지 걸려오라고 내준 과제가 아니었는데. 이러니까 더 미안하네. 하는 수 없이 대학교 병원 근처 약국에서 강의 시간 10분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타이레놀 하나와 비타 오백을 사다 놓았다. 그 바람에 강의가 1분 늦어졌지만..





"제가 여주 데리고 병원 갔다올게요. 여주 혼자 가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서요."





뜬금 없이 전정국이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챙겨입으며 쓰러져가는 김여주를 데리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전정국이 김여주와 친한 사이인가.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책은 들고 있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여 강의를 시작할 수 없었다. 결국, 그 날은 강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10분 일찍 강의를 마친 채 곧바로 차를 이용해 김여주가 있을 대학 병원으로 향했지만 충격은 여기서 가시지 않았다.





"아 그리고 이건 비타 오백이야. 요즘 너 민 교수님 과제 때문에 치여 살고 있지. 이거 마시면서 해."






병원 앞에서 김여주에게 비타 오백을 건네는 전정국의 행동을 보자마자 눈을 잠시 비볐다. 내가 뭘 본거지. 잘못 본건가. 게다가 김여주는 뭐가 그렇게 좋다고 실실 웃는건지 둘의 사이에 거대한 벽이라도 만들어놓고 싶었다.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목을 축이기 위해 김여주에게 주려고 산 비타 오백을 까서 그대로 원샷해버렸다.





그러나 김여주에 대한 전정국의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정국과 같이 이번주 토요일에 박물관에 간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김여주의 생생한 목소리가 자꾸만 귀에서 웅웅거렸다. 그런데 다행히도 전정국은 그 날, 학교 박물관에 오지 않았다.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나로써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커플인 사람들 가운데 게임을 통해서 1등한 커플에게는 뉴욕 항공권을 선물로 준다는 사회자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그러나 고민할 틈도 없이 민윤기는 내 손목을 이끌고 성큼성큼 무대 위로 올라갔다. 갑작스럽게 잡힌 손목에 무대 위로 올라가서도 동그랗게 눈을 뜨며 민윤기를 올려다보았다. 하겠다고 한 적 없는데 나는 여기에 대체 왜 올라와있는거지.





"저..저기 교수님."





"김여주, 교수라는 호칭 버려."





"네?.."





"내가 뉴욕 보내줄테니까."





자기만 믿고 따르라는 민윤기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무대 밑에서 열띤 환호를 보내며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졌다. 진행을 보던 사회자는 게임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여러 커플들에게 몇 가지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저희는 1년 반 정도 사겼습니다."





"2년 사겼습니다."





"5년 사겼습니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장수 커플이다. 사회자는 마지막에 무대 위에 올라온 나와 민윤기에게도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는 굉장히 잘생긴 남성분과 예쁜 여성 분이 올라오셨네요."





"......"





"얼마 정도 사귀셨나요?"





사회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나는 옆에 있는 민윤기의 눈치를 슬쩍 살피며 그냥 내려가자고 눈빛을 보냈지만 민윤기는 아랑곳 않고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1일."





"와우. 오늘 게임에서 이기면 연애 첫날부터 뉴욕가는건가요?"






겁나 시크하신 목소리로 1일이라고 내뱉으며 귓볼을 만지작거리는 민윤기의 대답과 사회자의 농담에 무대 밑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이런 관심을 받으니까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가 간질간질했다.





"그럼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우리들의 발 밑에는 신문지 한 장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신문지로 보아 대충 무슨 게임을 할 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른바 신문지 게임. 두명씩 짝을 지어 신문지 하나에 올라가 버티는 게임이다. 그렇게 신문지를 반씩 접어가면서 진행되고 신문지가 점점 좁아지면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그 위에 둘 다 올라가있으면 된다.





"망했다. 아까 고기를 왜 그렇게 많이 처먹었지.."





"그러게 말이야. 네가 먹은 인분으로는 4인분은 거뜬히 넘을거야."





"그러니까 나 무거워도 욕하지마요. 저녁으로 꽃등심 먹자고 한건 교수님이었어요!!"





"안 무거우니까 업히기나 해."





민윤기가 내 앞에 앉아 허리를 숙이며 등을 내밀었다. 남들 보다 조금 작은 키와는 다르게 생각 보다 등이 되게 넓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그의 등에 업혔다. 등에 올라타자마자 무거워진 체중에 중심을 잃고 그대로 떨어질까봐 기겁을 하였지만 전혀 그런 기색 없이 민윤기는 아주 가뿐히 나를 업었다. 게임은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점점 신문지가 반으로 접힐 때 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한 커플씩 탈락되었다. 어느새 신문지는 원래 크기의 4분의 1로 접혀있었고 민윤기는 아슬아슬하게 한 발을 겨우 들며 나를 업고 있었다.





"아니..교수님, 무거우시면 포기하셔도 된다니까요."







"누가 무겁다고 했나. 하나도 안 무거우니까 걱정 하지 말고 꽉 잡고 있어."





"뉴욕 안 가도 돼요. 괜한 일에 승부욕 발동하지마세요."





어느새 빨갛게 변한 그의 귀와 목덜미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한 발을 들고 성인 여성을 업고 있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민윤기의 뜻밖의 체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민윤기가 힘들어하면서까지 굳이 뉴욕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도대체 저런 승부욕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민윤기는 오히려 업고 있는 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위로 힘껏 올려주었다.





"이제 생존 커플은 단, 두 커플인데요. 과연 5959 커플과 오늘부터 우리는 커플 가운데 누가 뉴욕 항공권의 티켓을 손에 넣게 될지..기대가 되는데요. "





"......."





"자. 카운트 다운 들어갑니다. 5,4,3..."





5년 사귄 장수 커플의 남자친구는 몸을 부들부들 뜰며 이를 악 물고는 여자친구를 힘겹게 업고 있었다. 이에 반해 민윤기는 얼굴만 조금 찡그리며 이 정도 무게는 견딜 수 있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카운트 다운이 끝나기 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카운트 다운 2초를 남겨두고 상대편의 커플의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업고 있는 여자친구를 놓아버렸다.





"네. 1등은 바로 바로 오늘부터 우리는~커플입니다."





카운트 다운이 끝나자 민윤기는 한결 편해진 얼굴로 나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진짜 우리가 이긴건가?..어떻게 이런일이?..아직도 믿겨지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 사회자는 뉴욕 항공권 티켓 두장을 나와 민윤기에게 건네주었다. 뉴욕 항공권을 손에 쥐며 방방 뛰고 있는 나를 향해 민윤기는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희미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관중석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며 말없이 보고만 있던 한 사람.







"뭐하나 하고 쫓아와봤더니만....참 가지가지하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탐탁치 않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정국은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다.











"뉴욕 항공권이라니. 아직도 믿겨지지 않아요!!너무 신기하다."





"그렇게 좋아?"





"당연하죠. 그런데 교수님, 되게 의외에요. 보이는거와는 다르게 힘이 되게 쎄시나봐요."





민윤기와 나란히 밤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금 쌀쌀해진 저녁 날씨가 민윤기로 인해 따뜻해졌다. 옆에서 쉴 새 없이 조잘조잘거리는 민윤기는 이런 영양가 없는 내 말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기시고 체력도 좋으시고 대체 민 교수가 못하는 일은 무엇일까. 평생 미스테리로 남게 될 문제라면서 수십번도 더 말했다. 이에 민윤기는 매우 뿌듯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이제 뉴욕 가면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쉑쉑 버거 먹을 수 있겠네. 잘됐다."





"음. 아니요. 저 뉴욕 안 가려구요."





"왜. 뉴욕 가고 싶다하지 않았어?"





"가고는 싶지만 부모님께 드리려구요. 우리 부모님은 한번도 해외 여행 가보신 적 없으세요. 저는 살면서 갈 기회가 많겠지만 부모님은 그럴 기회가 적잖아요."





"......."





"티켓 부모님께 드려도 되죠?"





윤기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여주의 질문에 윤기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생각보다 마음씨가 착한 친구네. 그저 다혈질에 화 부터 내고 보는 괴팍한 소녀인줄 알았는데. 여주도 윤기도 서로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오늘 하루가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그러다가 민윤기는 살며시 내 손을 잡으며 낯간지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





"오늘 부터 우리는 그거 말이야."





".....네?"







"거기에 1일이라는 말 덧붙여도 좋을 것 같아서."





자신이 한 말이 너무 부끄러워 금세 얼굴이 새빨개진 민윤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먼저 나아갔다.





오늘 부터 우리는..





1일...?





교수님의 돌려 말하는 화법은 언제봐도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것 같았다.






***



윤기가 남준이에게 쉑쉑 버거 가져오라고 한 이유 이제 아시겠나요?ㅎㅎ


이번편 노잼...ㅠ


다음편은 재밌을거에요. 왜냐하면 MT 갈 예정이거든요..ㅋㅋ


(정국이는 악역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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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티리미슈가  8일 전  
 여주 부럽네....

 답글 0
  방탄  9일 전  
 설마....

 방탄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태보라  12일 전  
 정구기.....

 답글 0
  민애옹천재짱짱맨뿡뿡  14일 전  
 어머

 민애옹천재짱짱맨뿡뿡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하늘¤  15일 전  
 만약 정국이가 악역이면 도촬한 친구가 정국이...?

 ¤하늘¤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유리조개  16일 전  
 꾸기옵 악역이면 안돼는데..ㅠㅠ

 답글 0
  자듀  16일 전  
 정구가..

 답글 0
  sugalove12  59일 전  
 국이..표정이 ㅜㅜ 슬퍼보이지만...ㅜㅜ

 답글 0
  민빠답민빠답  61일 전  
 이건 사귀는거야...

 답글 0
  보린보리  85일 전  
 어허허허헣

 답글 0

1771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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