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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톡 124. 머리채 휘날리며. - W.타생지연
톡 124. 머리채 휘날리며. - W.타생지연





톡124.
















































우리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윤기오빠를 따라 다닌다고? 은우오빠가 나를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오빠들은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어쩐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하루종일 그 여자애가 누군가 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는다. 솔직히 방송도 탈만큼 탔고 오빠한테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오빠 동생이란 걸 알텐데. 같은 학교 애가 윤기오빠를 꼬시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엄청나다.



[우리 꿀꿀이, 언니 조만간 한국으로 컴백한다. -수정]



수정이가 컴백한다고? 여자친구들이 잘 없는 나에게 수정이는 얼마 안 되는 여자친구 중에 하나였고 나에게 있어서 손에 꼽을만큼 소중한 친구다. 미국으로 유학 가버려서 우울했는데 컴백이라니. 수정이에게 수업이 끝나면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폰을 집어 넣는 순간 머릿속에는 또 다시 윤기오빠를 쫓아다닌다는 그 여자애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딱 두고 봐. 내가 아무리 학교에서 조용히 지낸다고 해도 우리 오빠를 건드리는 여자애까지 가만히 둘 수는 없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을 애써 삼키며 윤기오빠가 다니는 남고 앞까지 왔다. 남고의 교문 앞에는 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긴 생머리에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서있었다. 느낌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교복 위에 입고 다니는 루즈한 후드티며 길게 늘어뜨린 흑갈색의 머리며 모든 게 나랑 비슷하다. 뭐 같은 학생이니까 스타일이 비슷한 경우는 많지만.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모의고사 날이라 빨리 학교를 마친 윤기오빠가 저만치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려는데 내 옆에 서 있던 여자애가 쪼르르르 윤기오빠에게 달려가 윤기오빠의 팔에 팔장을 낀다.



"오빠, 빨리 마쳤네."


아가가 많이 기다렸어. 여자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나는 순간 꼭지가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가? 윤기오빠가 날 부를 때 쓰는 애칭인 아가를 너가 막 갖다붙여? 이미 제정신이 아닌 내가 쿵쾅쿵쾅 발을 내딛으며 윤기오빠와 그 여자애의 앞을 막아서자 여자애가 태연한 눈초리로 나를 마주본다.



"아, 윤기오빠. 친동생이지?"


난 같은 학교 2학년 나주혜인데.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으니까 친하게 지내자. 살살 눈웃음을 치며 살갑게 미소짓는 여자아이의 얼굴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내 시선은 오로지 윤기오빠의 팔을 붙들고 있는 그 여자의 손에 가있었다.


"손 떼."


"응?"


"오빠 몸에서 손 떼라고. 내 말 못 알아 들어?"


못 알아 먹으면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내가 윤기오빠의 팔을 붙들고 있는 나주혜를 떼어내기 위해 나주혜의 몸을 밀자 나주혜가 끝까지 윤기오빠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듯 윤기오빠의 팔에 매달린다.



"야. 좋은 말할 때 놓으라고 했어?"


"싫어. 윤기 오빠 못 놔!"


"아- 진짜 야마 돌게 만드네?"


그래. 니가 언제까지 버티는지 보자. 내가 눈에 불을 켜고 나주혜의 머리채를 잡아 끌자 나주혜가 비명을 내어지르며 윤기 오빠에게서 떨어진다. 야! 니가 뭔데 아가야. 아가는 나야! 나라고!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는 나주혜는 내 머리채를 동시에 붙잡았고 나는 나주혜에게 머리를 뜯기면서도 나주혜의 머리끄댕이를 놓지 않았다.


"야! 우리 아가 머리채 잡지마!"


윤기오빠가 다급히 나에게서 나주혜를 떼어놓고 내 산발이 된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나주혜가 살기가 어린 눈길로 나를 노려본다.



"야. 너 나 몰라? 나 2학년 나주혜라고."


"내가 왜 널 알아야 해? 왜? 일진 놀이라도 하냐?"


그럼 내가 오늘 너 이기고 일진짱 먹는다. 이뇽아! 내가 다시 투다다 나주혜한테 달려 들려고 하자 윤기오빠가 나를 말린다.



"윤기 오빠.."


나주혜는 윤기오빠가 자신을 위해서 나를 막아선 것이라고 생각한 건지 감동받은 눈길로 윤기오빠를 올려다본다.



"야. 착각하지마. 우리 오빠는 내가 다칠까봐 날 막은 거야. 코끼리 같은 네 팔뚝에 내가 흔들릴까봐. 알아 들어?"


"코끼리? 너 말 다했냐? 1학년 주제에."


"1학년? 나이 먹은 게 자랑이냐. 나이를 먹었으면 나잇값을 해야할 거 아냐."


"야. 너 앞으로 학교 생활 어쩌려고 그려냐?"


너 반 애들이 너 겁나 아니꼽게 보고 있는 거 모르지? 그거 우리 학교 전교생이 다 그래. 잘난 오빠들 둔덕에 존나 인생 편하게 산다고. 행복하게 산다고. 울컥했다. 나 그렇게 행복하고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나도 나 나름대로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많았는데.



"네가 뭔데 내 여동생 인생을 마음대로 평가해."


네가 어떻게 알아? 얘가 편했는지 안편했는지.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나불대지 마라. 그나마 아가랑 같은 학교라서 혹시나 아가한테 피해갈 까봐 널 가만히 보고 있는거지. 그 이상의 뜻은 없어. 그리고 이 일로 아가한테 피해가는 일이 있으면 그때는 내가 가만히 안 있어. 알아들어?



윤기오빠의 눈초리가 매서워 졌다. 눈에 불을 켜던 나주혜도 윤기오빠의 기세에 눌려 울먹거린다.



"윤기오빠가 아무리 나를 쳐내도 나 다른 애들처럼 오빠 쉽게 포기 안 해요."


그렇게 알아요. 나주혜는 눈물을 꾹 참으며 나를 한 번 노려보고는 남고 교문을 빠져 나갔다. 부끄러웠다. 인간관계도 좋고 얼굴도 잘생기고 재능도 많은 오빠들에 비해서 나는 어느것 하나 잘 하는 게 없는 미운오리새끼였다.


"아가."


"미안."


오빠, 나 먼저 갈게. 그대로 있다가는 또 미운 모습만 보일 것 같아서 오빠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앞서서 걸어나가자 윤기오빠가 달려와 내 뒤에서 나를 감싸 안는다. 아가. 도망가지 마. 아가는 나한테 너무 과분할 만큼 예쁘고 착한 동생이야. 나는 아가한테 항상 고맙기만 한데 해주는게 없어서 늘 미안해. 그러니까 아가가 힘들 때, 슬플 때 나도 아가를 위로해 줄 수 있게 해줘.



오빠한테 보여주기 싫었는데. 내가 서럽게 우는 모습은. 윤기오빠의 말은 내 모든 다짐을 무색하게 만드는 마법과 같아서 애써 잠궈 놓은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오빠는 행여 내가 추울까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나에게 감싸주며 그 자리에 서서 나를 포근히 품에 안고 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가만히 다독여 줬다.





T.


타생지연.


본인이 보는 것만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닐 수 있어요. 나의 슬픔과 상처가 무거운 것이듯 다른 사람의 상처와 슬픔도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된답니다.


항상 역지사지의 자세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보는 플랜B가 되기를 바랄게요!


(머 리 위 로 하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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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눈야!팟찌밍!  6일 전  
 저 나주혜 진짜...

 나눈야!팟찌밍!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완홍  10일 전  
 정주행이요

 완홍님께 댓글 로또 3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딱기우유  12일 전  
 나혜주 돌았네...

 답글 0
  piltong  12일 전  
 골반뼈를 팔꿈치로 콱 눌러야 정신 차리낭ㅎㅎ

 답글 0
  이연슬  15일 전  
 나주혜 돌았네

 답글 0
  rkf9wnsis  33일 전  
 나주혜 1ㄷ1 얘기 좀 할가^^

 답글 1
  준진기석민형국s♥  34일 전  
 나주혜 나중에 보자

 답글 0
  방탄은사랑입니다...  58일 전  
 사람은 원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했었지... 암 그럼 그럼 맞는 말이야.. 이히힝

 답글 0
  쌈좀주세요언니  106일 전  
 쭈언니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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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미미미  112일 전  
 맞아.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닐 수도 있다고!! 보기엔 좋아 보이지만 나중에같은 애들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하는 줄 알고 말하니 나중에야. 나중에 보자

 답글 0

3625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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