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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톡101. 그 손을 내밀어줘. - W.타생지연
톡101. 그 손을 내밀어줘. - W.타생지연







톡101.


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한 상태로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섰다. 잠결에 비누를 잡다보니 바닥에 비누가 떨어져 버렸다. 반쯤 감은 눈으로 비누를 찾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비누를 밟아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짜증나. 왜 나를 가만두지 않는 거야?








막상보니 기초적인 화장품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화장대에 사복도 몇 벌 없는 옷장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 그동안 어떻게 살았더라. 필요하면 오빠들 체육복이나 빌려입고 잠깐 나갔다 오고 그랬지? 진짜 무슨 거지도 아니고 궁상맞게 살았네.


왠지 내 신세가 처량해지는 걸 느끼며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던 화장을 진하게 했다. 입술에도 틴트를 새빨갛게 바르고 최대한 짧은 치마에 청자켓을 걸치고 거실로 나왔다.



"꼬맹아. 용돈...잠깐만 너."


얼굴이 그게 뭐야? 석진오빠가 용돈을 내밀다 말고 놀란 눈으로 나를 마주본다. 뭐, 내가 어때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척 석진오빠의 손에서 용돈을 빼앗아 들었다.


"나 오늘 늦게 들어와."


"아가."


윤기오빠의 부름에도 들은 척도 않고 현관문을 나서기 위해 신발을 챙겨 신고 있는 나를 지켜보던 윤기오빠가 화가 난 얼굴로 현관까지 걸어나와 내 손목을 잡아챘다.



"너 왜 이래. 갑자기 왜 이러냐고."


얼굴은 그게 또 뭐야. 그게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 윤기오빠의 잔소리에 드는 생각은 딱 하나. 짜증난다. 시끄러워.



"왜 난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나는 뭐, 항상 오빠들 말 잘 듣고. 슬퍼도 항상 웃고. 맞아도 괜찮은 척 해야 돼? 나는.. 엄마 아빠보고 싶은데 티도 내면 안 되고 울면 안 되냐고. 뿌옇게 흐려진 시야에 충격을 받은 듯한 윤기오빠의 얼굴이 비춰진다. 그렇게 꼴보기 싫으면 내가 사라져 주면 되겠네. 윤기오빠는 더 이상 나를 붙잡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집을 빠져나와 집에서 최대한 멀리 멀리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갑갑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슬프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아. 차가운 바람에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차갑게 식어갔다.









하염없이 걸어나가다 보니 대교까지 걸어나와 버렸다. 추운데. 바닷바람 때문인지 더 춥다. 몸이 꽁꽁 얼어붙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이대로 죽어버리면 더 편하려나 싶다. 대교 밑을 내려다보는 중에 뒤편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꽤 낯이 익은 여자 두 명의 얼굴이 보인다.



"너, 태형이랑 윤기 동생 맞지?"


"아, 그 때 여시같은 여자들이네."


"뭐..?"


지난번 할로윈 파티에서 봤던 얼굴을 떠올리며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자 그때까지만 해도 순한 눈망울을 반짝이던 고양이 분장을 했던 여자가 표정을 싹 굳힌다.


"이년 봐라? 오빠들 앞에서는 온순한 척 하더니 완전 사나운 년이네?"


"남말하고 앉았네. 난 써렌끼고 눈 동그랗게 치켜 떠서 사시인 줄 알았는데 잘 보니까 여시네."


"너 이러는 거 너네 오빠들은 아니?"


"내 걱정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그 성깔로는 조만간 우리 오빠들한테 까진 년들인 거 들통날 텐데. 와- 이거 완전 골 때리는 년이네. 할로윈 때 마녀분장을 했던 하나영이라는 여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오빠들도 참 어쩌다가 이런 것들한테 걸려서.


"야, 어디서 나이도 어린 년이 눈을 치켜 떠?"


"나이 많은 게 자랑이냐? 나이값도 못하는 년들이."


좋은 말할 때 우리 오빠들한테 떨어져라? 얼씨구. 우리가 안 떨어지면 어쩔 건데? 어쩔 거냐고. 미친년아. 하나영의 손가락이 기분나쁘게 내 이마를 꾹꾹 누른다. 순간 머리가 찌릿하니 아파오는 게 느껴져 인상을 찌푸리는 순간 하나영의 손목을 누군가가 잡아챘다.


"야, 지금 뭐하냐."


"윤기야?"


"내 여동생한테. 뭐하냐고."


"윤기야. 들어 봐. 이년이 먼저.."


고양이 분장을 했던 여자 입에서 흘러나온 년이라는 말에 윤기 오빠의 손이 위로 올라갔다. 두 여자는 겁에 질린 얼굴로 윤기 오빠의 얼굴을 올려다 본다.


"함부로 년년 거리지 마. 쓰레기같은 년들한테 내 동생이 욕 듣는 거 기분 더러우니까."


한번만 더 내 여동생 괴롭히면 가만히 안 둘 줄 알아. 꺼져. 윤기의 한 마디에 여자 둘은 눈물을 머금도 도망치듯 자리를 피한다. 하, 씨. 뭐라고 말해야 하냐. 오빠를 마주볼 용기가 없어서 먼저 걸어나가려는 나에게 윤기 오빠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감싸 안듯이 덮어준다.



"미안해."


참게 만들어서. 네가 참고 있다는 거 몰라줘서. 윤기 오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분명히 추울텐데. 얇은 니트만 입고 바람이 세게 부는 대교 위에서. 얼마나 날 찾아다녔는지 코가 빨개져 있는 윤기오빠의 모습에 울컥해서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왜 미안한데. 왜 오빠가 미안한데?"


오빠한테 화낸 것도 나고. 오빠한테 버릇없이 군 것도 난데. 왜 오빠가 사과 하는데. 왜! 내가 윤기오빠에게 소리를 지르며 윤기오빠의 가슴팍을 때리는데도 윤기오빠는 묵묵히 내 손길을 받아들인다. 미안해. 오빠가.. 엄마, 아빠 자리를 다 채워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 더 이상 눈물을 참아낼 수가 없어서 윤기오빠에게 더 이상 뭐라 말할 수 없이 슬픔이 밀려와서 그대로 엉엉 목놓아 울어 버렸다. 윤기오빠는 울고 있는 나를 말없이 감싸 안아줬다. 맞닿은 몸으로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얼어붙은 몸이 조금이나마 녹아내리는 느낌과 함께 다시 한 번 두통을 느꼈다. 시야가 흐릿하게 변하더니 윤기오빠의 얼굴이 점점 희미해졌다.









긴 꿈을 꾼 것 같다. 일곱 명의 오빠들과 엄마와 아빠 모두가 손을 잡고 놀이공원에 놀러가는 꿈. 기분 좋은 꿈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아쉬움과 함께 눈을 뜨니 각자 다양한 자세로 거실바닥에서 잠들어 있는 오빠들의 모습이 보인다. 왜 방에 안 들어가고 다들 이러고 있지? 맞은편에 보이는 태형오빠와 정국이오빠가 깨지않게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는데 남준오빠가 흠칫 놀라며 잠에서 깬다.



"돈돈아. 정신이 들어?"


"응? 나 무슨 일 있었어?"


"응? 기억이 안나?"


"응,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그냥 비누를 밟고 쓰러진 것 같은데.."


"비누를 밟고 쓰러져?"


나와 남준오빠의 대화소리에 오빠들이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났다. 태형오빠는 조심스러운 얼굴로 나를 응시하다 개미새끼만한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댄다.


"저기.. 공..공주야.."


"네, 왕자님."


평소 같은 내 반응에 태형오빠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곧 울먹거리며 나에게 달려들어 나를 감싸안는다. 돌아왔어. 우리 공주가 돌아왔어.


"야호- 돼지 만세!"


"돈돈이 만세!"


"저는 역시 귀여운 몰랑이가 좋습니다."


"오늘 이렇게 잠들 수 없다. 이 오빠가 치킨을 쏜다. 빠방!"


꺄오- 호석이 오빠가 잔뜩 흥이 올라서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니 오빠들이 환호성을 내어 지른다. 나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윤기오빠의 얼굴이 어쩐지 심란해보여서 윤기오빠에게 총총 달려가 안기니 윤기오빠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그린다.



"아가, 돌아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오빠가 늘 미안해. 내가 윤기오빠의 말을 통 알아들을 수 없다는 눈길로 윤기오빠를 바라보자 윤기오빠의 입술이 내 볼에 살짝 닿았다 떨어졌다. 뭔진 모르지만 좋은게 좋은 거지. 내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윤기오빠를 보자 윤기오빠도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고마워. 오빠들.

내가 나이게 해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에게 날개를 줘서.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얼마나 사랑 받는지 알게 해줘서.


.
.


윤기오빠의 다정한 눈길이 나에게 닿는다.



"고마워."


내 여동생이 되어줘서. 윤기오빠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오빠들도 앞다투어 하나 둘 나를 감싸안기 시작한다. 고마워- 내 사랑스러운 돼지! 내 돈돈이! 내 몰랑이! 내 쪼꼬미! 내 꼬맹이! 내 공주님!



오빠들의 애칭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니까!





T.


타생지연.


네, 오늘은 돈돈이들의 소재방을 좀 뒤적거려 봤어요.
플랜B들의 소재신청도 좀 반영하려고 하다보니 여러개를 합치게 되더군요!
요 분들의 댓글을 참고 했습니다. 껄껄.







제가 쓰지 않는 장르들의 소재신청이 많아서 좀 난관을 겪었지만 좋은 스토리가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건 우리 플랜B들이 판단해주시길 바랄게요!

플랜B들,

늘 고마워요!

내 예쁜 글이 되어줘서!


참고 : 소재는 신청방 소재만 참고 합니다!


100화 톡 축하해주시고 포인트도 펑펑 쏴주시고! 축하 메일도 보내주시고! 초록창 축하 장문 댓글들도 너무 감사했어요. 읽으면서 오늘도 꼭 연재를 해야겠다해서 아니쥬 톡 들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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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라보라해♥  33분 전  
 이런 장르의 글도 타생지연님이 쓰시니까 너무 재밌는거 같아요! 쓰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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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는융기가져아  6시간 전  
 난 바디워시 뿌릴까

 여주는융기가져아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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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눈야!팟찌밍!  6일 전  
 나도 비누 한 번 밟아봐..?

 나눈야!팟찌밍!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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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기우유  12일 전  
 ??? 뭐지??

 딱기우유님께 댓글 로또 1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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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슬  19일 전  
 어머

 이연슬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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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뷔뷔뷔뷥  31일 전  
 여주가 머리를 부딫혀서...머리가 180도 돌아갔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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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진기석민형국s♥  34일 전  
 여주가 중2병이 왓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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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좀주세요언니  107일 전  
 여주한테이상한거들어간줄알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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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미미미  112일 전  
 아 놀랐자나여 딴 사람이 여주 몸에 들어온 줄 알고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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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STJDUD  124일 전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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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3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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