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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톡92. Lie. - W.타생지연
톡92. Lie. - W.타생지연




톡92.

























정국오빠의 돼지보쌈에 잔뜩 울컥했지만 일단 언제라도 그 앨범에 빨려 들어갈 위험을 인지하고 방으로 들어가자 지민오빠가 내 뒤를 따라 들어온다.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앨범과 책을 집어 들었다. 지민오빠가 자연스럽게 책을 건네받았다. 아, 시디는 컴퓨터 안에 있구나. 내가 시디를 빼내려고 노트북에 다가가자 지민오빠가 책의 내용이 궁금했는지 책장을 쓱- 넘긴다. 책장 위에 써진 단어는 `Lie`.




그 단어가 지민의 눈에 들어오자 지민의 머릿속에 물이 가득찬 욕조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지민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 졌다.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오는 걸 느끼며 지민이 주저앉는 순간 노트북에서 저절로 어두운 분위기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노래 소리가 마취총이라도 된 것처럼 쓰러지고 난 뒤 깨어난 곳은 역시나 내 방이 아니다. 그래, 이쯤 되면 분명해졌다고. 앨범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게 분명해. 근데 여긴 또 어디야? 늘 그랬듯 단서가 될만한 건 카톡이다. 언제나처럼 가까운 곳에 놓여있는 폰을 들어 올렸다.













윤기 도련님? 태형 도련님? 아가씨라는 호칭은 또 뭐야. 호석이 오빠가 이곳에서는 집사같은 건가. 막 저녁을 준비하고 그러는 걸 보면. 여기가 성이면 이번에 나는 공주 같은 건가. 호석오빠의 카톡을 뒤로 석진오빠의 이름이 떠오른다.







뱀파이어라고 했니. 여기 어디니. 난 누구지. 왜 뱀파이어라는 판타지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존재들이 내 눈 앞에 있다는 거니. 더군다나 여기 석진오빠는 좀 까칠한 것 같다. 현실에서도 윤기오빠에게 꼼짝 못 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나저나 내 피가 뱀파이어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뭐, 독이라도 들었나?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지민오빠가 나랑 같은 방에 있었으니까 지민오빠는 정말 내 오빠일지도 몰라.







지민오빠도 뱀파이어가 되었어? 그러고 보니 석진오빠가 한 때는 인간이었다고 했었지. 그럼 지민오빠는 인간에서 뱀파이어가 된 건가? 일단 지민오빠와 접선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어디서 불쑥 나타난 건지 자주빛 눈동자의 태형오빠가 붉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내게 가까이 다가와 선다. 오늘따라 더 달콤한 향이 나네. 열린 입술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정말 내 눈 앞에 있는 태형오빠가 뱀파이어라는 걸 알려준다. 이 오빠 할로윈 파티 때보다 더 리얼하네. 진짜 태형오빠가 뱀파이어가 되면 이런 모습인 건가. 태형오빠의 손이 내 어깨를 감싸고 돌더니 내 어깨 위로 파고들던 태형오빠의 입술이 내 어깨에 닿았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에 몸이 절로 움찔거렸다. 이건 태형오빠가 아니야. 태형오빠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는 순간 새하얀 손이 태형오빠의 얼굴을 턱하니 잡아 뒤로 밀어 내버린다. 태형오빠에 의해 옴짝달싹 못하던 몸은 또 다른 누군가의 품에 갇히고야 말았다. 고개를 올려 그 품의 주인공을 올려다보니.



"김태형. 생각하는 의자 들고 와."


"아- 방금 건 그냥 향만 맡은 거야. 향만. 달콤한 향도 못 맡냐?"


쓰읍- 윤기 오빠의 단호한 얼굴에 태형오빠가 금세 시무룩해져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거실의 한 쪽 구석에 놓인 하얀색 의자를 끌고 와서 털썩 자리를 잡고 앉는다. 하얀색 의자에 그려진 앙증맞은 붉은색 하트가 태형오빠와 묘하게 잘 어울렸다.



"석진이가 초커를 줬을텐데."


아니면 잡아 먹히고 싶은 건가? 내 귓가에 나긋나긋 울려 퍼지는 윤기오빠의 음성에 나른해지는 기분을 느끼다 화들짝 놀라며 윤기오빠에게서 떨어지니 윤기오빠가 그런 내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장난스러운 얼굴이 된다. 윤기오빠도 자주색 눈동자네, 태형오빠보다 더 짙은 자주색. 어쩐지 낯설다. 빨리 여기서 빠져 나가야해.



"근데 지민이는?"


"박지민은 왜?"


"아, 잠시 할 얘기가 있어서."


네가 박지민이랑 할 얘기도 있냐. 별로 안 친해 보였는데. 태형오빠의 말에 뭐라 말해야할 지 망설이고 있는데 태형오빠가 생각하는 의자에 앉은 채로 다리를 꼬며 나를 마주본다.



"박지민은 저기 방에 있지. 근데 되도록이면 혼자 있을 때는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녀석 네 피냄새에 꽤나 예민하게 반응할 거거든. 그러면 또 뭔가 일을 낼지도 모르고. 또 뭔가 일을 낼지 모른다는 건 전에 어떤 일이 있었다는 건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태형오빠를 돌아보니 태형오빠가 지민오빠가 있을 방으로 추정되는 곳의 문을 응시한다. 그녀석 반쪽짜리 뱀파이어가 되면서 이성을 잃고 자기 가족을 죽였어. 스스로의 손으로. 피냄새에 이성을 잃는 뱀파이어는 그만큼 무서운 거야.



"그렇다면.."



대체 이 이야기는 어떻게하면 끝나는 거지? 죽은 가족들을 살려줄 수도 없고 정국오빠 때도 그렇고 윤기오빠 때도 그렇고 뭔가 이야기 속에서 연관된 사건이 해소되는 경우에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것 같은데. 지민오빠의 경우는 어떻게 풀어야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민오빠는 진짜 내 오빠인 상태니까 같이 의논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지민오빠가 있을 걸로 예상되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
.


지민은 낯설게 변한 자신의 모습에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의 장면은 분명. 그때의.. 지민의 얼굴이 다시금 어두워진다. 침대 위에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펼쳐 보았던 책이 놓여져 있다. 저 책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났었지. 책을 통해 들어왔다면 나가는데에 대한 단서도 책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치자 `Lie`라는 글자가 다시금 지민의 눈에 담긴다. 순간 다시 물이 가득 담긴 욕조의 형상이 지민의 눈 앞을 지나갔다. 그 뒤를 이어 피범벅이된 채 자신의 가족들의 목을 물어뜯는 지민의 모습이 잇는다. 헉- 그 충격에 지민의 숨이 턱하니 막힌다. 물이 넘쳐 흐르는 욕조. 입가에 부모님의 피를 묻히고 실성한 듯이 웃는 자신의 얼굴. 전화 너머로 들리는 부모님의 목소리. 바닥으로 떨어지는 전화. 덜덜 떨리는 몸으로 그 자리에 주저 앉은 지민이 두려움에 휩싸여 몸을 웅크린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외면했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한데. 도망치려고 괜찮은 척 웃어봐도 나는 계속 그 지옥 속에 있다.



"나 좀.. 구해줘.. 누가 날 좀..."



이 고통 속에서 꺼내줘. 달아났다고 생각하면 그 날의 기억은 다시금 나를 집어 삼킨다. 윤기형의 졸업식을 알리기 전 날. 그보다 먼저 부모님을 졸랐던 건 나였으니까. 몰랐어요. 저는 그냥 엄마, 아빠가 그리웠을 뿐이에요. 계속해서 도망치려고 했어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벌을 받고 있나봐요. 잊으려고 해도 그 날의 기억이 계속해서 반복 되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스스로 만든 거짓이 나를 집어 삼켜버릴 것만 같아서 너무 두려워요. 그 날의 순결했던 나도, 멋도 모르고 짓던 그 미소도 전부 죄인 것만 같아요.



그래서 그랬어요. 지민의 머릿속을 흐릿하게 스치던 물이 넘쳐 흐르는 욕조 속에 지민이는 스스로 몸을 담궜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숨을 조여오는 지옥 속에서 자유롭고 싶었다. 여전히 그날의 나네요. 그날의 나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도 예전의 나와 별 다를게 없어요. 지민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윤기 형뿐만이 아닌데, 죄가 있는 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말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윤기 형을 외면했어요. 스스로의 사악함에 지민은 역겨움을 느낀 건지 헛구역질을 한다.



"날 좀.. 꺼내줘.. 구해줘..차라리 죽여줘."



난 이제 이 고통에서 헤어나고 싶어. 지민의 떨리는 손이 스스로의 목을 감싸 쥔다. 목을 감싸쥔 지민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욕조 속에 담긴 물 속으로 지민의 모습이 사라져 간다.



T.



타생지연.



다들! Lie와 연관된 작품이 뭐라고 생각하셨나요?

일단 댓글에서 맞추신 분은 못 봤는데 Lie와 관련된 작품은 제 뱀파이어 빙의글 `양귀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Lie랑 굉장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잘 살펴보니 이번 윙즈시리즈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있어서 저는 넘나 기분이 좋은 것. 댓글 보다가 막 저한테 상 준다는 분들이나 대표작가님이라던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이라던가 이런 말 보면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단순한 작가.)


톡빙이 재미없다는 편견도 깨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뿌듯) 사실 저도 톡빙은 좀 단편적인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서 제가 보고 싶은 마음에 톡빙을 쓴 것도 있어서. (웃음) 어쨌든 즐겁게 읽어주시고 꾸준히 찾아주시고 제 글이 어떤 글이든 사랑해주시는 플랜B들을 바라보며 계속 연재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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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눈야!팟찌밍!  4일 전  
 옴메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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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슬  15일 전  
 안돼 ㅜㅜ

 이연슬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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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진기석민형국s♥  32일 전  
 흐어ㅡ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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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리미슈가  100일 전  
 흐어어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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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좀주세요언니  101일 전  
 뭐여...지민오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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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STJDUD  118일 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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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루카  140일 전  
 그랬던거야?..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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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보라해애액  150일 전  
 흐어어 심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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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소하게  151일 전  
 와 이렇게 작가님 작품하고 연결되는 거 너무 좋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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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넷  168일 전  
 아니야...안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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