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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톡 77. 그때 이미 죽었어. - W.타생지연
톡 77. 그때 이미 죽었어. - W.타생지연




















톡77.



모처럼 평화롭고 한가한 휴일 저녁이다. 정말 한동안은 연예인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살았달까. 밤낮 없이 활동을 하는 게 몸에 익숙해진 탓인지 가만히 있는 게 적응이 되지 않아서 오빠들은 뭘하고 있나 싶어 핸드폰을 들었다.










































진짜 지진이야? 우리나라 지진 안전 지대라고 하지 않았었나?










핸드폰 카톡도 갑자기 끊겨버리는 바람에 오빠들과의 연락이 모두 끊겨 버렸다. 거실에는 이제막 화장실에서 뛰쳐나온 남준오빠와 그걸 탐탁치 않게 보고 있는 호석이 오빠가 있다. 두려운 마음에 불안하면서도 어쩐지 휴지를 들고 있는 남준오빠 곁은 피하고 싶은 생각에 호석이 오빠 쪽으로 쪼르르 다가가자 호석이 오빠가 나를 자신의 품에 꼭 감싸 안아 다독인다.



"쪼꼬미, 갑자기 집 흔들려서 놀랐지?"


"응.. 뭐야? 진짜 지진 난 거야? 전쟁 난 거 아니야?"


내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자 호석이 오빠가 곧바로 텔레비전을 틀어 온종일 뉴스만 하는 채널을 튼다. 5분 이상 시간이 지났을까 그제야 한반도에 5.1 지진이 났다는 속보가 떴다. 저건 속보가 아니라 느림보 수준 아닌가?


"진짜 지진이네."


지진이 났는데도 놀란 기색 없이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느긋하게 걸어나오는 정국오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빠는 왜 그렇게 한가해?"


"난리는 석진이 형이 다 부리고 있는데. 뭘."



정국오빠의 말에 때마침 부엌에서 걸어나오는 석진오빠의 두 손과 등에 짊어진 가방까지 뭔가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석진오빠, 그게 다 뭐야?"



"꼬맹아. 걱정마. 내가 어딜가도 꼬맹이 밥은 안 굶긴다."



그러니까 지금 석진 오빠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짊어진 이삿짐 수준의 짐들이 다..?



"저게 다 먹는 거란 소리란다. 대체 어떻게 하면 집이 흔들리는 중에 그걸 다 넣을 수 있는 거야?"


지민오빠가 유리컵에 물 한잔을 떠오며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근데 윤기 형은?"


제일 먼저 여기 나와 있어야할 형 아니야?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때마침 방에서 나온 윤기오빠도 석진오빠처럼 뭔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나왔다. 이와중에도 윤기오빠의 목에는 카메라가 걸려 있다.



"윤기 형은 뭘 그렇게 쌌어?"


호석이 오빠의 물음에 윤기오빠가 세상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손에 들린 짐을 품에 꼭 껴안는다.



"아가 굿즈."


"굿즈였던 거냐.."


"저 형은 진짜 죽기 직전에도 가는 길에 아가 굿즈 태워달라고 할 사람이야."


윤기오빠의 홈마 정신은 지진 속에서도 빛났다.











"난 하던 거나 다시 하러 가야겠다."



남준오빠가 아직까지 채 비워지지 못한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해 화장실로 다시 들어갔다. 잠깐만. 근데 아직도 누군가가 빠진 듯한 느낌이. 태형 오빠? 내가 태형오빠를 찾아 태형오빠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평온하게 잠이 들어 있는 태형오빠의 모습이 보인다. 잠깐만. 이 오빠가 제일 위험한 인물 아니야? 어떻게 방금 그 떨림을 못 느끼고 잠을 자? 여진이 있을 지 모르니 태형오빠를 거실로 데려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태형오빠를 흔들어 깨우자 태형오빠가 부스스한 모습으로 몸을 일으킨다.



"오잉- 잠에서 깨니까 우리 공주가 눈 앞에 있네."



기분 좋아- 상황이 심각한 건 전혀 모르는 건지 태형오빠가 나를 덥석 껴안으며 볼을 부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요!



"오빠, 방금 전에 지진 났는데. 못 느꼈어?"


"지진? 무슨 지진?"


"방금 전에 5.1짜리 지진이 나서 건물이 쾅- 하고."



내가 상황을 설명하는 중에 또 다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중에 태형오빠가 나의 손을 붙잡아 방에 있는 책상 밑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책상 밑이 좁아서 한 명밖에 들어올 수 없는 크기인데. 이러다 집이 무너지면 어쩌나 싶은 중에도 태형오빠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몸을 낮춰 책상 밑에 몸을 숨긴 채 떨고 있는 내 손을 꼭 잡아준다.



"괜찮아. 공주야. 오빠가 여기 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가 우리 공주는 살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 건물이 흔들리는 중에도 환한 얼굴로 웃으며 내 손을 잡아주는 태형오빠의 모습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태형오빠를 올려다보자 태형 오빠는 날 달래기에 여념이 없다.


"오빠. 위험하잖아."


"지진은 오빠를 못 이겨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시계가 태형오빠의 어깨를 맞고 떨어졌다. 태형오빠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 말고 내가 불안해할 걸 염려해서 인지 다시 밝게 웃는다. 얼마 안가 지진은 잦아들었다. 집이 흔들리는 게 멈추자 마자 책상 밑을 빠져나와 태형오빠를 감싸 안았다.



"오빠.. 어깨 안 아파? 어떡해."


"시계 정도로. 공주야. 이 틈에 빨리 나가자."


내 손을 잡은 태형오빠가 곧바로 거실로 빠져나가자 때마침 창고에서 텐트와 라이트등 필요한 비상물품을 꺼내들고 나오는 오빠들의 모습이 보인다.



"집 안 보다는 마당이 안전할 것 같으니까 장소를 옮긴다."


"아가는?"


석진오빠의 지휘에 따라 마당으로 걸음을 옮기는 중에 윤기오빠가 나와 태형오빠에게 다가와 내 안색을 살핀다. 윤기오빠는 나보다도 더 새파랗게 질린 안색을 하고 있다.



"괜찮아. 좀 놀라서 그렇지."


"그래.."


평소 같았으면 곁에 붙어서 떨어지려 하지 않으려 했을 윤기오빠가 오늘은 나에게 등을 보이고 돌아선다. 뭐지. 뭔가 허전하고 불안한 느낌에 윤기오빠를 향해 달려가려는데 태형오빠가 내 손을 붙잡는다.



"공주야. 어디가."


"윤기 오빠가.."


"윤기 형이 왜?"


"....아니야."



태형오빠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게 없다. 윤기오빠는 잘못한 게 없어. 평소처럼 날 걱정해줬고.. 그 이상으로 대하는 게 유별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몸에 배여서 그런 지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어색하다. 적응이 되질 않아. 오늘만큼은 태형오빠의 손을 맞잡고 마당으로 나갔지만 그렇게 한동안 나는 윤기오빠의 뒷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규모 5.8 지진 당시. 방금 전보다 더 강하게 집이 움직이는 걸 느낀 남준이 바지도 채 올리지 못한 채 화장실을 뛰쳐나온다.



"아. XX 미쳤나. 안 들어가? 안 들어가?"


"악- 내 눈. 내 눈!"


"지진 전에 가스 살포로 죽을 듯."


"가스냄새도 파괴 수준."



화장실을 빠져나오는 남준을 향해 사정없이 주변에 잡히는 물건들을 던지기 시작하자 남준이 지진이 무서운 와중에도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칙칙- 지민이 거실에 연신 탈취제를 뿌린다. 아무래도 화장실 냄새가 빠져나가기 전까지 남준은 화장실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다.









혹시나 여진이 계속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 오빠들과 함께 마당 앞에 설치한 텐트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사람 수도 많은 만큼 텐트도 3개나 구비해두길 잘 한 것 같다.



"몰랑이는 오빠랑 자는 거지? 그렇지?"


"돼지 주인은 나라니까. 이거 왜 이래."



벌써부터 정국오빠와 지민오빠는 나를 사이에 두고 싸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고 보니 진짜 어디 가서 자는 게 좋을까. 눈은 자연스럽게 윤기오빠에게로 향한다. 어쩌다보니 나를 보고 있던 윤기오빠와 시선이 딱 마주쳤다. 평소와 다른 윤기오빠의 모습에 덩달아 나까지 어색해진 기분이다.



"돈돈이는 내가 데리고 잔다."


"네 옆에서 자면 똥독 올라. 김남준 탈락."



남준오빠를 단칼에 잘라버린 석진오빠가 나를 윤기오빠에게로 밀어준다. 꼬맹이는 윤기가 맡고 나머지 한명은 알아서 들어가 자고.



"접니다! 저라고요!"


"인기투표 1위 지민이가 들어가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야, 솔직히 그건 사기다. 내가 있는데 네가 어떻게 일위임?"


"35% 점유율을 보지 못 하였느냐."



지민오빠와 태형오빠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정국오빠가 주섬주섬 자신의 짐을 내 짐과 윤기오빠의 짐이 있는 텐트 안에 넣더니 텐트 안에 드러 누워버린다.



"고래 싸움에 새우 개이득."



텐트 안에서 누운 채로 브이를 그려보이는 정국오빠다.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인 석진의 곁으로 윤기가 다가간다. 지민과 태형은 텐트 안에서 정국을 끌어내겠다며 안간힘을 쓰고 있고 호석은 참 징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정국이 텐트 안에서 버티는 모양이 우스웠는지 ㅇㅇ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같은 상태로 웃고 있다. 남준은 손을 씻기 위해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ㅇㅇ의 웃는 모습을 지켜보던 윤기가 석진의 앞에 접시를 정리하는 시늉을 하며 선다.



"말을 꺼낸 건 형이였잖아. 근데 지금 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야?"


윤기의 물음에 석진이 국자로 국물의 맛을 음미하더니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급하게 간을 했더니 영 짜네."


"형."



"뭐든 서두르면 안 한 것만 못 해. 그게 요리든, 다른 어떤 것이든."


너에게 가장 의지하고 있는 ㅇㅇ이가 한순간에 변해버린 널 잃는 상실감은 ㅇㅇ이한테 너무 가혹하잖아?



석진의 말에 윤기가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차에 석진이 물을 더 넣어 간을 맞추고는 텐트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것들아. 텐트 부서져. 그러다 지진 전에 내 손에 죽는 수가 있다."



"내가 공주랑 잘 거라고오-"



석진이 상황을 정리하러 나선 중에 ㅇㅇ의 시선과 윤기의 시선이 다시 맞부딪쳤다. 윤기와 눈을 맞춘 그 순간부터 어딘가 불안해보이던 ㅇㅇ이 윤기의 시선을 피해버린다. 윤기는 ㅇㅇ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멍해져 있다가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짙은 한숨을 내뱉는다.



"이미.. 그때의 나는 죽었어."

아무리 되돌리려해도 이젠..



윤기의 불안한 시선이 다시금 ㅇㅇ에게로 향한다. 그 눈길은 ㅇㅇ이 윤기를 보는 눈빛과 매우 닮아 있었다.





T.


타생지연.


아니쥬 톡 가지고 왔어요.

요새 지진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죠?

지진이 나면 일단 책상 밑에 숨었다가 멈췄을 때 밖으로 달려나가는게 맞다고 합니다. 고층 건물에 사시는 분들은 솔직히 빠져나오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는 저.. 사실 지진은 안 밖할 것 없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내진 설계가 시급하네요.


저 남준이 화장실 이야기는 제가 수업듣다가 뒷자리 앉은 남자분이 지진날때 화장실에서 똥싸고 있었다길래 넣어봤어요. 껄껄. 식사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쿨럭)


아니쥬 톡 많이 사랑해주시고 잊지 않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르몬 전쟁 마지막 시리즈 호르몬 전쟁 리턴즈 초록창 연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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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딱기우유  8일 전  
 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

 답글 0
  나눈야!팟찌밍!  8일 전  
 와 근데 진짜로 지진 일어났을 때 어떡하지..넘무 무서버ㅠㅠㅠㅠㅠㅠ

 답글 0
  이연슬  19일 전  
 행복해야돼 ㅜㅜㅜㅜ

 답글 0
  라혀니  32일 전  
 저도 지진 났을때 화장실에서 급하게 내려왔다는8ㅇ8

 라혀니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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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LOVE  44일 전  
 저 밥먹고있었는데??!!!!!!!!!!

 답글 0
  준진기석민형국s♥  46일 전  
 행복해야지ㅜㅜㅜ

 답글 0
  지옥천사  70일 전  
 진짜 저런 의미심장한 대사ㅠㅠㅠㅠ정말 좋기도 하고 궁금한데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뭔가 들을수록 그림이 그려지는데 인정하고 싶지 않달까....제발 여덟명 행복했으면....

 지옥천사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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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좀주세요언니  103일 전  
 행북해야돼는데왜 안행복한거야 ㅠㅠ 그냥8명끼리 살면안돼나?

 쌈좀주세요언니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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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STJDUD  120일 전  
 행복해야 될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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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dms2005  120일 전  
 행복해야되는데.ㅠㅠ

 답글 0

3017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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