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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7. 아가의 사정은 젓가락질 못하는 건데, 뭐. - W.순수우융
07. 아가의 사정은 젓가락질 못하는 건데, 뭐. - W.순수우융






























주차를 시키고선 차에서 내려 앞서가는 아저씨를 따라 기분좋게 쪼르르 쫓아갔다. 하지만 나보다 월등히 키가 큰 아저씨는 당연히도 걸음이 빨랐고, 아저씨 옆에 서고 싶어도 열심히 아저씨의 그림자를 밟는 게 최선이었다. 열심히 쫓아가던 와중, 그림자가 문득 멈췄고, 뒤를 돌아 나를 보는 아저씨.







"빨리 와."





"네!"





내가 옆에 서기까지 기다렸다가 나와 함께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아저씨. 와, 내가 아저씨 옆에 서고싶어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넓고 화려한 내부와 저녁시간은 이미 충분히 지난 것 같은데도 바쁘게 돌아다니는 종업원과 북적북적한 손님들. 카운터로 가는 아저씨의 발걸음을 바삐 쫓아가자, 예약이라도 한 듯 가게 안 쪽으로 안내를 하는 종업원.





이거랑, 이거, 이거요. 메뉴판을 보여주는 종업원에, 한눈에 봐도 넓은 방에 앉아 익숙하게 주문을 하는 아저씨. 그러더니, 한참 메뉴판을 보던 아저씨가 문득 고개를 들어 나를 부른다.





"아가, 먹고싶은 거 있으면 더 주문해."





"어, 네! 괜찮아요!"





아저씨가 주문한 양도 충분히 너무 많은 양이었고, 아까 아저씨가 사 준 옷도 너무 많아서 더 주문을 하기엔 사실 죄송하기도 죄송했지만 눈치가 보였다.





"더 먹고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도 좋아."





아저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선 잠시 기다리자, 주문했던 음식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와, 비주얼 봐. 비주얼부터 존맛 각인데?





"와, 잘먹겠습니다!"





내 말에 아저씨는 그래, 라며 젓가락을 들었고, 나도 따라 젓가락을 들었다. 아, 진짜 열심히 먹고싶은데 일식집은 이게 문제야. 젓가락인데다가 젓가락이 너무 둥글어. 손에 붙어있질 않는다니까? 이러다가는 내 입에 들어가기 전에 다 떨어지겠다. 멀리까지 젓가락을 뻗기가 겁이 나 앞에 있는 초밥만 계속해서 집어먹자, 아저씨가 조용히 접시의 위치를 바꿔준다.







"아가, 먹을만 해?"





초밥을 입에 한가득 밀어넣고 우물우물 씹고있는데,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저씨가 나에게 물었다. 입을 열면 밥알이 튀어나갈 것만 같아 고개를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자, 웃으며 많이 먹으라는 아저씨. 아니, 새삼스럽긴 한데 아저씨는 왜 밥먹는 턱선도 멋있어요? 나는 볼 터질 것 같은데. 반칙이야, 이건.





계속해서 젓가락은 움직였고, 초밥은 젓가락이 가려는대로 따라와 주질 않는다. 으, 진짜 아저씨 말대로 젓가락질 연습이라도 했어야됐나. 결국은 숟가락까지 동원해서 힘겹게 밥을 먹어야만 했다. 아, 내가 젓가락질 연습을 하고말지.





그러던 와중 문득 고개를 들어 아저씨를 바라보다, 나를 바라보려던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양 손에 꼭 쥐고있던 나를 바라보던 아저씨는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표정을 짓더니 테이블의 벨을 눌렀다.







"아가, 젓가락질 연습 하라고 했지."





이내 문을 열고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이 들어왔다. 필요하신게 있으세요? 묻는 종업원에 아저씨는 종업원이 아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포크가 하나 필요할 것 같은데요."





포크요? 되묻는 종업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저씨였고, 종업원이 나가자 미친듯이 밀려오는 부끄러움의 몫은 아저씨가 아닌 내 몫이었다.





"아니... 아저씨, 그렇게까지는 안해도 되는데..."





부끄러움을 참지못하고 우물쭈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저씨에게 말해보지만 아저씨는 이미 단호박.





"내가 젓가락질 연습하라고 했던 말 안들은 아가는 누구더라."





가져다주면 또 편하게 먹을거면서. 라며 평온하게 스시를 입에 넣는 아저씨. 으, 얄미워. 저 젓가락질을 잘하는 손가락이 나에게 말하는 아저씨의 입보다 얄밉다.





점원이 조용히 포크를 가져다주고선 방을 나가자, 아저씨는 빈 접시들을 옆으로 치우고 아저씨 앞에 있던 거의 손대지 않은 접시들을 내 앞에 가져다놓는다. 이렇게 하면 아까보단 먹기 쉽겠지, 하고선.





그렇게 배불리 스시를 먹고, 엄청났던 가격과 그 가격에 동요하지않고 카드로 단번에 슥 계산하는 아저씨에 두번 세번 놀라고선 집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다. 스시는 어떻게 먹긴. 아저씨 말대로 가져다 준 포크로 편하게 흡입을 했더랬지.







"배부르게 먹었어?"





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럼 됐어. 라며 집으로 가는데, 어. 이 방향은 아까 집에서 나오던 길이 아닌데? 집에 다와갈 때 쯤, 좁은 골목으로 차를 돌리는 아저씨. 응?





"아저씨..."





왜. 은근히 불안해지는 마음에 아저씨에게 어디로 가는건지 물어보려고도 했지만 그러기엔 또 겁이 나서 왜냐고 묻는 아저씨에게 그저 아니에요, 하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도 잠시, 역시 일생을 천하태평으로 살아오던 나에게 불안한 마음은 잠시뿐이었다. 배가 부르고, 차 안은 에어컨바람에 시원했고, 어느 새 해는 지고 창 밖은 어두웠다. 그 말은, 의자에 머리를 대고 잠을 청하기에는 최적이라는 말이었고. 아, 졸음이 쏟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봐. 사람은 역시 원하는 때에 잠을 잘 필요가 있는 것 같아.





그러고 잠시 뒤 나를 부르는 아저씨의 목소리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눈 앞에 밝은 빛에 눈이 아릴 정도였다. 아, 진짜 아무것도 안보여. 미친거 아니야? 해는 이미 다 졌는데. 뭐 이리 밝고 난리래. 그 사이 아저씨는 이미 차의 시동을 끄고 내려서는
조수석쪽의 문을 열었다.





"아가, 많이 졸려?"





네? 아니에요...! 하면서 눈을 두 손으로 비비며 겨우 차에서 내려 앞을 바라보자, 불안했던 마음은 이내 부끄러워졌다. 아, 숨고싶어. 쪽팔리게, 대체 뭐가 불안했던거야.





아저씨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다름아닌 그냥 마트. 나는 무슨 생각을 한거지... 아저씨가 멍한 채로 얼굴이 붉어지는 나를 보며 많이 피곤하느냐며 물어왔지만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아니에요 라며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가 나를 이성한 곳으로 데려가려 한 줄 알았다고 하면 내가 뭐가 되겠어... 부끄러운 마음에 앞서가는 아저씨의 뒤를 또 다시 뛰어가 아저씨의 옆에서 앞만 보고 걸었다.





"그런데 아저씨, 뭐 사려고요?"





"너 줄 거."





나요? 아저씨를 졸래졸래 따라가며 물었지만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아저씨. 그런데도 그런 아저씨가 더이상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저씨의 살짝 올라가있는 입꼬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뭐지, 궁금하지만 절대 가르쳐주지않는 아저씨의 뒤를 열심히 따라가는데, 여기는 생필품 코너잖아. 나한테 생필품...? 칫솔같은 건 다 집에 있는데.





아저씨는 거침없이 생필품 코너 중에서도 유아용품이 즐비하게 늘어진 곳으로 향했다. 뭐야... 나한테 뭘 사줄게 있다고 유아용품 쪽으로 가는거야. 아저씨가 팻말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가는 걸 보니 잘못가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아저씨, 뭐 사려구요?"





"와 봐."





나를 보며 이리 오라고 손을 흔드는 아저씨의 얼굴에는 알게모르게 은근한 장난끼가 느껴지는 듯 했고, 나는 더 불안해져갔다. 뭔가 내가 당할 것 같은 기분인데. 아저씨의 눈빛에 드러나는 장난끼가 불안했지만, 꾹 참아 무시하고는 아저씨에게로 갔다. 하지만, 아저씨가 내 눈 앞에 흔들어보인건.





"아, 아니. 아저씨이!"





젓가락이 뭐야, 진짜. 예상은 했지만... 그것도 귀여운 폴리가 그려진 에디슨 젓가락때문에 여기를 오다니.







"아가, 이거면 젓가락 연습 할 수 있겠지?"





하. 아저씨, 진짜... 아저씨의 눈에 비치는 장난끼가 밉지가 않아 아저씨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한숨을 쉬며 아저씨를 밉지않게 흘겨 올려다보자, 아저씨가 폴리 옆에 걸린 뽀로로젓가락을 들어보이며 피식 웃는다.





"얘가 마음에 안들면 뽀로로는 어때."





"아저씨!"





못말려, 진짜. 됐거든요, 라며 말하려는 찰나, 뽀로로와 폴리 두 가지를 다 손에 드는 아저씨. 니가 못 고르겠으면 둘다 사지 뭐. 그날 기분따라 쓰면 되겠네. 설마 싫다거나...? 졌다, 졌어. 저렇게 이야기 하면서 웃는데 누가 거절해.





"폴리요, 폴리. 파란 폴리! 그러니까 뽀로로는 손에서 좀 놔줘요."





옆에 어떤 아가랑 엄마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있었단 말이야. 누가보면 나 지능이 다른 애들보다 떨어지는 줄 알겠네.





"엄마! 저 누나는 왜 폴리저까락 쓰는거야? 저거는 호야처럼 아가들만 쓴다며-."





"쉿, 호야. 사람을 그렇게 부르면 안돼요. 사람마다 사정이라는게 있는 거란다. 우리 호야는 뽀로로 젓가락 사갈거지?"





아가와 엄마는 나와 아저씨를 번갈아서 보더니, 노란 뽀로로젓가락을 들고선 아가를 안아들고 도망치듯 코너를 벗어났다. 풉. 두 모자가 시야에서 벗어나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웃는 아저씨. 뭐야, 왜 웃어! 나 이렇게 이상한 사람만든건 아저씨면서!





"아, 아저씨! 어떡할 거에요!"







"왜, 아까 그 여자가 그랬잖아. 사람마다 사정이라는게 있다고. 아가의 사정은 젓가락질을 못 하는 건데 뭐. 그치?"





"진짜, 몰라요. 아저씨때문이야. 나 이상한 사람 되버렸잖아요!"





풉, 아... 이상하긴. 안 이상해.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못 한채로 코너를 먼저 벗어나는 아저씨. 너무해, 그 와중에도 손에 들고있는 폴리 젓가락 봐. 세 걸음 정도 아저씨의 뒤에서 아저씨가 계산하는 걸 보고있자니 계산대 앞에 선 여자 점원이 아저씨를 흘깃흘깃 보며 웃음짓는다. 짜증나, 자기 얼굴이나 보고 아저씰 훔쳐보기나 하던가. 나보다 못생긴 주제. 왜 훔쳐봐?






"갈까, 아가?"





그런 내 시선을 눈치 챈 건지, 아님 그 점원의 눈빛이 아저씨도 부담스러웠던건지 나를 돌아보며 자연스레 어깨를 감싸며 마트를 나서는 아저씨. 와, 자상함 지림. 설렜어. 역시, 아저씨 짱짱. 차를 타고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가던 와중, 아저씨가 나에게 문득 물었다.





"아가. 그러고보니까, 생일 언제야."





"생일이요?"





응. 니 생일. 무심하게 앞만 바라보며 나에게 생일을 물어오는 아저씨. 와, 나한테 생일 물어봐준 사람 아저씨가 두번째인 듯. 첫번째는 옛날 담임선생님. 한 달에 한 번씩 막 생일잔치를 해야한다나 뭐라나 해서. 김태형은 항상 내 훼북으로 확인하고 챙겨주니까.





"저 8월 22일이요! 그런데 제 생일은 왜요?"





아직 남았네. 그럼 됐어. 하고는 다시 묵묵히 운전을 하는 아저씨. 뭐야, 얼마 안 남았긴 한데. 오늘 받은걸로 생일선물 퉁 치지, 뭐. 이제까지 받은 생일선물 중에 이 옷들이 제일 비쌀거야. 물론, 자의는 아니었지만. 폴리젓가락도 포함해서.





















---
















(♥) 13살차이 오랜만이다 그쵸!
(♥) 혹시 기다렸으면 반응 많이 주기ㅠㅅㅠ
(♥) 윤기랑 많이 가까워진 ㅇㅇ이!
(♥) 설렘포인트는 여러분이 찾아보아요!~♥
(♥) 즐추댓은 필수! 포인트는 선택입니다!♥
(♥) 여러분 반응 많이 안주며는 연재주기 느려질지도 멀라잉...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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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단빈뎅  9일 전  
 난 뽀로로가 조아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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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괴물♥  9일 전  
 난 뽀로로..

 답글 0
  로월⚘  9일 전  
 나두 폴리 젓가락 사죠...

 답글 0
  즌즌극사랑해  9일 전  
 윤기가사주면 맨날그거쓸게 나도ㅠㅜㅜㅡ

 답글 0
  사뢍해여ㅕ  9일 전  
 졸귀탱ㅋㅋㅋㅋ

 답글 0
  돌덩이  9일 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덩이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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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감주댕  10일 전  
 폴리 젓가락 ㅋㅋㅋ
 (저는 뽀로로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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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_온리  10일 전  
 폴리 ㅋㅋㅋㅋㅋㅋ

 답글 0
  김석진천재짱짱맨  10일 전  
 여주 생일 8월22일ㅋㅋ저 생일하고 똑같아요

 김석진천재짱짱맨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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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는깹짱  10일 전  
 아 귀여워 ㅋㅋㅋ 폴리 파란색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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