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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오월과 마지막 - W.아로
오월과 마지막 - W.아로
어라... 오랜만에 방빙 들어왔는데 섭종이 다가온 것 같네용
십대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방빙을 놓아주려 하니 좀 아쉬운 것 같기두 하면서
감정이 좀 밍숭맹숭 하네요 ㅋㅋㅋㅋㅋ
스빙에서부터 방빙 7년 그 이상의 추억과 시간은 고이 품어두겠습니다
방빙의 시작과 함께했고 이제는 끝도 함께 할 수 있겠네요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다들 행복하세요!
제 글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글자수
나를 심해 끝으로 몰아넣은 건 누구였을까.


나를 심해 끝으로 몰아넣은 건 누구였을까. 되짚어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내가 운명이라 치부했던 그 사람과, 나의 운명이라 생각했던 그 사람과의 관계를 악화 시킨 쌍방의 상황이라고 애써 그렇게 생각하면 그제서야 나는 숨을 내쉰다. 심해를 유영하다 주변을 둘러본다. 이제 나는 도망칠 수 있는 나의 심해의 한 공간만 남겨둔다. 나의 심해에서 나는 눈을 감는다.


끝내 새벽을 끌어안고 울었다. 아픔이 잦아들면 괜찮다고 치부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그만큼 당신의 부재는 내게 치명적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과거의 나를 질타하려 한다. 나의 세상이었던 당신의 부재에 몸을 혹사 시켰다. 그러고는 또다시 새벽이 찾아오면 새벽을 끌어안고는 우는 것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 행위들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나를 옭아매던 새벽은 조용히 잠식되어 나를 놓아준다. 그리고 당신도 함께 놓아준다. 이내에 눈을 뜬다.


유난히 하늘이 맑게 개어있다. 눈살을 찌푸리다가 이내에 집안 내부로 시선을 돌린다. 다 당신의 것이다. 몸이라도 닿으면 바스러질까 손을 뻗다 거두다를 반복하다 보면 또 어느새 나는 당신을 옭아매고 있다. 그러다 정신이 차려지면 나는 또 당신을 놓아주어야 한다. 그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나는 또 새벽을 끌어안고 울고 있을 것이다. 주위의 질타는 나를 지치게 했다. 나는 자신을 결국에는 가둬놓았다. 그러고서는 나는 또 한 번 당신과 운명이었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치부하는 것은 남들에게 질타를 받는 것보다 훨 속 시원한 일이었다. 마음 한 편이 저릿했다. 왠지 당신이 쿡쿡 찌르는 기분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어둠에 젖어들었다. 어둠에 더욱 나를 숨기고, 곧 떠나갈 당신을 또 옭아매기 시작한다. 비가 오는 날의 당신은 마침 동이 트기 무렵 나를 떠난다. 일말의 배려겠지. 나에 대한···. 저가 계속 머무른다면 분명 밤이건 낮이건 옭아매고는 놓아주지를 않을 테니까. 분명 더욱 피폐 해질 것이 분명하니까. 나는 마음을 이따금 되잡는다. 그러곤 당신을 동이 틀 무렵 늘 그랬듯이 다시 놓는다. 나는 괜찮다며 당신에게 애써 치부하며 그렇게 당신을 놓는다.


어렵게 잠에 들면 꼭 당신이 꿈에 나왔다. 악몽 같던 그날들이 수백 번 내게 거듭 반복되는 꿈이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울었다. 그 악몽에서 애써 발버둥 치면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시간은 오후 2시다. 나는 다시 암막 커튼으로 당신의 흔적을 옭아맨다. 이 이불도 저기 협탁에 올려진 물컵도 그 옆 새하얀 벽에 가지런히 걸려진 순백의 드레스도 그날 그대로인데. 당신과 나만 변했다. 다시 무기력 해진다. 나의 세상이 다시 한번 무너진다. 새벽을 끌어안고 울던 나는 하루를 끌어안고 나를 혹사시킨다. 조용히 잠식되던 새벽도, 나의 세상도, 당신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나를 한 번 더 울게 한다.


나는 울었다. 그 모질었던 시간을 감수하며 수긍하려 했다. 내게 모든 책임 전가를 하며 자책하면서 조금 울었고, 가끔은 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워 펑펑 울었다. 당신과의 그 장면들이 눈을 감을 때마다 내게 되풀이될 때는 당신이 아닌 나를 옭아매며 그렇게도 울었다. 울고 나면 항상 당신이 멀리서 나를 지켜봤다. 내 모든 모질었던 시간들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는 당신은 다시 나의 심해의 한 조각이 되어 사라졌다. 눈물이 점차 멎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또 한 번 지그시 감는다.


또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심해를 유영했다. 심해의 세상에는 나만 존재했는데, 꿈에 그렇게 나오던 당신을 외쳐 봐도 나의 음성은 텅 빈 심해에서 퍼져만 나갔다. 그렇게 심해에서도 나는 나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그러곤 다시 심해에서 홀로 남겨진 나를 발견한다. 그 심해가 나의 세계라는 것을 인지한다. 차마 외면할 수없이 나의 세계라는 것을 마음 깊숙이 되새긴다. 그리고 나의 심해의 한 조각인 당신을 발견한다. 지독히도 얽혀 있는 당신과 나는 눈을 마주한다.


당신은 심해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단지 아무런 표정도 느낌도 없이 "괜찮아."라고 말했다. 분명히 난 그렇게 들었다. 뭐 때문에 괜찮아라고 치부하는 건지. 그 형태가 내게 말을 건넸을 때 나는 다시 그날의 암울함 속에 잠식 되고 싶어 한다. 당신은 암울함에 물들어 있는 나를 보며 또 말을 건넸다. "괜찮다고 했잖아."라고 했다. 내게. 당신은 그 한 마디로 나의 세상을 무너뜨린다. 아주 쉽게.


그렇게 나의 세계라고 치부했던 당신은 단지 심해를 유영하고 있는 나를 둘러싸고 있던 심해의 한 조각일 뿐이었다. 나는 나의 심해에서 그 한 조각을 끼워 맞춘다. 심해에서 암울함에 물들던 나는 먼발치의 당신을 발견한다. 이내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다. 심해의 한 조각인 당신은 아무리 치부해 봐도 내게는 한 세상이고 우주인데···. 다시 한번 인지한다. 나의 심해는 작은 조각들로 구성이 된 것이 아니라 한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심호흡을 크게 내쉰다. 나의 심해는 반나절 사이에도 크고 작은 균열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심해, 그러니까 나의 세상이 무너지면 난 도대체 어디로 발을 디뎌야 하는 거지.


다시 낡은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일종의 도피 겸, 도망이었다. 그날의 오후를 오늘은 펼친다. 나의 심해 속에서 그제서야 옅게 웃는다. 또 다른 균열이 일어난다. 불균형한 모습으로 균열이 일어나는 나의 심해는 더욱이 나의 도피 겸, 일반화 대상이 되어간다.


당신은 내게 또 말을 건넸다. 그냥 일상적인 말이었다. 나는 당신과 대화하며 여러모로 많은 점을 다시 느끼게 된다. 당신으로 인하여, 내게는 나의 세상이었던 당신으로 인하여, 나의 근 2년은 나에게만 일상적이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당신을 보내면서 나는 나의 심해에서 당신과의 모든 것을 곱씹었다. 나의 근 2년을 알아챈 당신은 너는 나의 세상이었다며 나를 심해 밖으로 밀어낸다. 그러곤 나는 눈을 뜨려다 당신을 다시 응시한다. 내가 당신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 그냥, 정말 단지 이번이 당신과 눈을 마주하는 마지막일 것 같아서. 어땠어? 운을 뗀다. 당신은 단지 옅게 웃는다. 나와의 모든 시간은 어땠냐고. 당신은 내게 답을 건넨다. 네가 더욱이 잘 알잖아. 당신이 점차 옅어진다. 나는 다시 답을 건넨다. 당신과 나는 운명적인 사랑이었어? 나는 이제 당신을 놓아도 될까? 나는 눈을 이따금 다시 뜬다.


생활패턴이 미세하게나 바뀌었다. 예를 들자면 뭐, 더 이상 그 과거에 관하여 책임 전가를 나에게 돌리지 않는 것 정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뭐 아무래도 그날 당신의 말 덕분이겠지. 어렵게 잠에 드는 것은 똑같았다. 당신은 나에게 질문을 하나 던진다. 그 질문에 나는 다시 나의 심해에서 암울함에 물들어 가는 것 같다. 나의 심해 속이 아닌 나의 심해의 밖에서. 그리고 나는 심해 밖에서 찬찬히 나의 세상을 둘러보다 크고 작은 균열을 발견한다. 나는 인지한다. 이 균열들이 더욱이 커지고 많아져야 나의 세상이 온전할 것이라고. 드디어 인지한다. 나의 세상은 당신이 아니다. 이제 당신을 정말 놓아주자. 그렇게 다짐하곤 이내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다.


당신의 흔적이 그득한 방에서 눈을 뜬다. 몸을 느리게 일으켜 세우고는 그 흔적들을 지워나간다. 새하얀 드레스도, 작은 협탁에 놓인 그가 찍은 나의 사진도, 그리고···, 그리고 또···, 운명이라 서로를 여기며 사랑했던 모든 시간을 모두 다 그렇게 지운다. 이내에 마지막으로 먼지 그득한 당신과의 추억들을 들추다 이따금 울먹인다. 아무리 괜찮다고 치부해도 나는 심해에서 점점 물들어 갈 것 같은데···.


당신과의 마지막 뒷모습을 회상한다. 어느 노랫말의 우리는 서둘러 뒤 돌지 말자는 가사를 인용했던 우리의 약속을 회상한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의 약속을 보란 듯이 깨뜨린 채 걸어갔다. 그렇게 당신은 나의 심해에 잠식되어갔다. 옷소매로 눈가를 훔친다. 나는 다시 우울함에 잠식된다. 그렇게 당신이 떠오른다. 그만해도 돼. 이제 심해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래도 돼. 그 한마디에 나는 2년을 찰나의 시간이었다는 듯이 뒤돌아본다. 그래. 나도 이제는 그만해야지. 당신 말이 다 맞아. 


심해에서 벗어난 나에게는 이따금 아픔이 잦아들면 슬픔이 스며드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슬픔이 잦아들면 아픔이 스며들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와 같이 화창하다. 2년을 심해의 하늘만을 올려다보던 나는 심해를 벗어나 바라보는 이 하늘과 눈을 마주하면 숨통이 트이곤 한다. 시선을 돌려 집 안 내부에 시선을 돌린다. 이제는 새하얀 벽에 걸린 순백의 드레스도, 협탁에 놓인 그가 찍어준 나의 사진도 당신의 흔적도 모두 없다. 나는 이제 정말 심해에서 벗어난다. 2년을 서로가 운명이라 치부하던 그때를 회상하던, 우울에 물들어 있던 나는 이제 없다. 이제 나의 심해가 힘 없이 무너진다. 작고 큰 조각들의 형태를 띠며 형용할 수 없는 형태로 힘 없이 무너진다. 심해의 한 조각인 당신도 그렇게 그냥 단지 하나의 조각이 되어 버린다. 나도 이제 한발 앞서 나가야지. 2년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느지막한 오후가 돼서야 주변을 둘러본다. 온전한 나의 세상이 되돌아왔다. 이내에 옅게 웃고는 눈을 다시 감는다. 무너진 심해의 조각 속에서 나를 향한 시선 하나를 찾는다. 이내에 마주친다. 나는 이제 괜찮아. 괜한 죄책감으로 버려왔던 내 2년의 시간을 나는 다시 되찾아 볼 거야. 너무 애석하게 바라보지는 마. 그만큼 당신과 나는 깊은 애증의 관계였으니까. 너무 울지도 마. 내가 당신의 심해로 찾아갈게. 당신의 심해의 한 조각이 되어 당신의 세상이 될게. 그러니까, 너무 주변을 둘러보지 마. 당신은 나의 세상이었잖아. 그리고 우리는 운명적으로 만나 치열히도 서로를 보듬어 줬잖아. 우리가 결혼의 과정까지 도달했던 건 우리가 운명이었기 때문이라고 당신이 내게 그랬잖아. 당신이 그렇게 치부하자고 했잖아. 당신은 어떤 이의 세상이였으니 됐잖아. 너무 애석하게 당신을 옭아맸던 나를 용서해. 나는 이제 눈을 뜰 거고, 나의 세상을 되찾을 거야. 그렇다고 우리의 추억을 잊지는 않을게. 다만, 조금씩은 당신을 잊어 갈 거야. 이제 당신은 나를 잊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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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명백  173일 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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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ㅜ산  184일 전  
 점점 망가져가는 서버가 너무 이상해요ㅋㅋㅋ 약 4년을 보내왔던 서버인데 댓글도 안 써지고 투표도 안 되고...마지막 인사라도 하고싶은데 너무 아쉽네요ㅋㅋㅋ 예전 글들 이제 보고싶어서 어떻게 사나 싶고 어떻게 방빙이

 답글 1
  아미군주서진  184일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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