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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0. 그 아이와의 첫만남 - W.진주시계
00. 그 아이와의 첫만남 - W.진주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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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그 아이와의 첫 만남






이 글은 [이상한 양아치랑 엮였어요]의 전편, 즉 윤기의 첫사랑이 주인공인 글입니다. 이상한 양아치랑 엮였어요 를 안 읽으셔도 이해하는덴 문제가 없으니 그냥 참고만 해주세용^□^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한달정도 됐을까, 명문고라고 소문난 고등학교의 입학생이던 나는 두달만에 정학 신세가 되었다. 이유는 학비를 내지 못해서. 유달리 공부를 잘했던 내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고등학교엔 이름에 걸맞는 운영비가 필요했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며 이미 돈 많은 집 학생들한테만 장학금을 내주었고. 그런게 없어도 나를 지지해주겠다던 우리 엄마와 하나밖에 없는 내 소중한 여동생은 내게 남은 짐들을 모두 떠밀고, 짧은 유서 한 장만 남겨둔 채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그 어린게 뭘 안다고 11살 밖에 안 된 내 동생과 함께 갔는지. 집에 돌아오면 날 반겨주는 건 내 동생밖에 없었는데... 그 둘이 떠나버리자 결국 밀려버린 학비와 급식비로 정학 신세가 되었다. 아니, 정학 처분이 내려진 그날 자퇴서를 내고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나왔었지. 나라에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작은 돈은 월세와 전기세만으로도 턱 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그렇게 의지할 곳 하나 없이 나앉아버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유능한 두뇌라는 희망이 있는 나를 제외한 나의 소중한 가족들은 앗아간 세상이 미치도록 미워서 목이 터져라 울어대고 아픈 심장을 때려봐도 돌아오는건 세상의 무관심 뿐. 상류층 사회의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보며 그들을 우상하는 일반사람들은, 우리같은 어려운 사람들을 쳐다도 보지않는다. 그게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암묵적인 규칙같았으니까.















**














평소와 같이 알바를 하러 패스트푸드점에 가는 길이었다. 꼴에 학생이라고 자퇴한 학교의 교복을 입고 다니는 내 꼴이 한심하지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세상에서 버려진 기분이었기에 다림질 안된 구깃한 교복을 입고 집 밖을 나섰다.







알바하는 곳으로 가는 길 중 큰 도로변과 작고 구불구불하지만 지름길이던 골목길이 있는데 항상 큰 길로 돌아가던 내가 오늘은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유는 글쎄, 무언가에 이끌리듯 골목으로 들어섰다. 유난히 어두운 길들을 지나 마지막 모퉁이만 돌면 되는데 어디선가 아픈 기침소리가 섞인 옅은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다쳤나 싶어 괜한 오지랖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그 곳엔 벽에 기대어 아픈 숨을 고르고 있는 한 남자애가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대비되도록 빨간 입술은 다 터져있고. 목과 손목에도 여린 생채기들이 가득한게 마치 누군가와 싸운 것 같았다. 다시 갈 길을 가려 발 걸음을 옮기는 인기척을 들은건지 남자애의 고개가 내 쪽으로 돌아갔다.



어라, 눈 마주쳤다.








"시발, 뭘 봐."


"아니...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거야."








생각대로 사나운 애의 모습에 흠칫 놀라면 애꿎은 가방끈을 손톱으로 꾹꾹 눌러댔다. 그 남자애의 날이 선 말투에 완전히 기가 눌려버렸다. 방황하는 손으로 책가방 끈을 매만지다 우연히 가방 앞주머니에 밴드와 연고가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지금 내가 밴드와 연고를 준다면 그건 오지랖이겠지. 그래도 무시하기엔 묘한 동질감이 느껴져 그냥 갈 순 없었다.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랄까.







혼자 속으로만 수백번 고민하다 결국은 가방을 내려놓고 앞주머니에 들어있는 밴드와 연고를 꺼내 들었다. 크게 숨을 내쉬고 계단에 앉아있는 그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에 쥐어진 것일 내밀자 한껏 찌푸려진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뭐냐,"


"밴드랑 연고잖아, 상처난 곳에 붙이라고."



"그니까 왜 주는 건데"








3초의 정적 그 사이엔 그 아이와 나의 숨소리가 섞여 들렸다. 따사라로운 햇살 아래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길거리. 아직 손을 내민채로 고정되어있는 손이 아려왔다. 밴드와 연고를 들고있는 내 손을 보고있던 시선을 천천히 올려 그 아이와 마주하자 생각보다 순수한 눈을 가진 까만 눈동자가 옅게나마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고마움을 느끼는 것일까, 귀찮음을 느끼는 것일까. 전혀 읽히지 않는 표정을 유심히 쳐다보자 그 아이는 작은 한 숨을 내쉬곤 내 손에 있는 것을 가져갔다.









"너 돈 좀 있냐,"


"나 거지야. 돈이라곤 이번달에 낼 월세밖에 없는데."


"아니 그런 돈 말고, 밥 같은 거 사 먹을 돈 말이야."








멀뚱히 그 애와 눈을 마주하자 그 애는 아니라며 뒷머리를 탈탈 털고 일어났다. 아직 계단에 서 있는 나를 지나쳐 가는 그 애의 옷 소매를 살짝 잡았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그냥... 이 짧은 순간으로 끝내기엔 우리가 마주친 시간이 운명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놓치면 후회할 거란 생각에 머리에 비상등이 켜져 내 손이 멋대로 움직인 것 뿐이다.
















**


















어찌저찌 배고팠다는 애를 알바하는 곳으로 데려오긴 했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미 엮여버린 이 아이와의 관계를 지금와서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아무도 모르는 사이 나 혼자 머리를 뜯으며 고민했다. 눈 옆에 엉성하게 밴드를 붙이고 햄버거를 먹고 있는 이 애 앞에서 혼자 멍 때리며 허공을 보자 정적을 끊고 싶었던 건지 진짜 궁금했던 건지 그 애가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너 자퇴했지,"

"어...? 어떻게 알았어?"






내 질문에 답은 안하고 콜라만 마시는 그 애 때문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결국 파란 컵 안에 담긴 콜라가 바닥을 보이고서야 입을 연 그 아이의 대답은, "그냥 느낌? 그런게 있어 동질감 같은 거." 그 아이의 말에 순간 뱃속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만 느낀게 아니구나. 이질적인 우리 둘 사이의 동질감 같은 거. 내가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게 부담스러웠던 건지 그 아이는 화제거리를 돌릴만한 대화로 말을 돌렸다.









" 근데 너 알바 안 하냐, 계속 내 앞에 있으려고?"


"할 거야, 너 가면. 근데 너 갈 곳은 있냐?"



"그건 생각해 봐야지."


"그럴줄 알았다. 밴드 하나 제대로 못 붙이는데 뭘 기대해."


"시발, 그럼 네가 붙여주지 그랬냐."








진짜 억울한 말투로 날 비꼬는 그 애의 말이 우스워 웃음을 터뜨리자 그 아이는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은근 사람을 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네. 감자튀김을 우물우물 먹고 있는 그 애를 보며 입가에 웃음을 잔뜩 머금은 채로 여태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근데 너 이름이 뭐야?"


"민윤기."


"헐 민씨 처음봐, 그럼 나이는?"


"열일곱살인데, 너 무슨 양아치야? 나한테 뭘 물어봤으면 너도 알려줘야지. 존나 어이없네,"


"아 그런가? 내 이름은 안여주야. 너랑 동갑이고 가족은 없고 학교는 자퇴, 그래도 머리는 좋아. 뭐 더 알려줄까?"









옷 소매로 손을 훨씬 덮은 옷을 입고 턱을 괸 채 나를 쳐다보는 민윤기의 눈빛이 뭔가 아까와는 달랐다. 힘이 조금 빠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의자를 좀 더 앞으로 끌고 민윤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엉성하게 붙인 밴드도 꽤 봐줄만 했지만 누가봐도 나 양아치예요, 하고 티 내는 것만 같아서 그 애 얼굴에 붙은 밴드를 살짝 떼어냈다. 민윤기는 흠칫 놀란 눈치였지만 이내 시선을 옆으로 피해주었다.






민윤기는 상처에 연고를 바르자 조금 따가웠는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이렇게 보니까 완전 동생이네, 남동생. 새로운 밴드를 꺼내 예쁘게 다시 붙여주고 터진 입술에도 손가락으로 살살 연고를 발라주자 이제 됐다며 고개를 돌리곤 헛기침을 연신 해댔다.








"이렇게 얌전하면서 아까는 왜 그렇게 사나웠나 몰라."



"지랄하네, 내가 언제."


"하여튼 난 이제 알바하러 간다, 너는 갈 곳이나 찾아봐."







유니폼을 탈탈 털며 일어나자 민윤기는 대뜸 내게 휴대폰을 건냈다. "번호 알려달라고, 존나 멀뚱멀뚱 보고만 있어." 라는 말과 함께. 멋쩍게 웃으며 휴대폰을 받아들어 번호를 주니 고민없이 내 이름으로 저장하고 고민없이 그대로 가게를 나가버렸다.







"까칠하긴..."






생전 양아치나 일진과는 엮인 적 없는 나였지만, 왠지 모르게 민윤기와는 친해지고 싶었다. 우연한 동질감이 아닌, 운명 그 이상의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멀어지는 민윤기의 뒷모습을 보며 혼자 웃음을 삼켰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그 어리석었던 순간의 감정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을진 꿈에도 상상을 못한 채 말이다.
























오랜만이죠 워리분들! 하핳 맞습니다 이 글은 [이상한 양아치랑 엮였어요]의 전편인 윤기의 첫사랑 이야기... 결말을 대부분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하핳 이상한 양아치랑 엮였어요를 읽지 않으셔도 이해가 되는 글이라서 안 읽으셔도 됩니다만은... 문제가 이걸 연재 할 지 모르겠어요 하핳 왜냐면! 현생이 고달파서...

오늘이 제 작가 2주년 기념일이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쓰고 싶었던 윤기의 첫사랑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하핳 그나저나 우리 워리분들 잘 지내셨나요ㅠㅠㅠ 방빙이 망빙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기에 사람이 이렇게 대폭 줄어버릴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슴다... 인기순위가 2n개라니... 슬픔을 무릎쓰고 가져온 글인데 아무도 안 읽어주시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을 안고 있습니다ㅠㅠ 그래도 예쁘게 봐주십쇼♡ 모두 잘 지내세요 아프지 마시구요ㅠㅠ 그럼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안녕히계십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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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사리삼  111일 전  
 ...? 진짜 오조오억년 만에 들어왔는데
 하도 안 들어와서 그런가 알람도 안 울림 이제
 그나저나 시계 글 진짜 오랜만이넹 꺄르륵 신난당

 답글 2
  강하루  177일 전  
 기대할게요

 답글 0
  ☾루미☽  177일 전  
 ☾루미☽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루미☽  177일 전  
 오 잘보고 갑니다 글 기대할게요!♥

 ☾루미☽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