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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L♡sT L♡vE - W.적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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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0년의 오치타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곳. 만남과 관계, 그리고 어지러운 납교 사이 그저 번식을 위한 수단일 뿐이기에 의연하지 않은 종이란 없었다. 정부가 작정하고 저질렀다던데, 우리 뇌에 지름 2.5cm 되는 칩을 꽂을 거래. 그걸 꽂으면? 몰라, 감정이라는 게 사회를 혼탁하게 만든다고, 이성을 빼 놓고 남아 있는 건 전부 없애겠다나.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아사히의 혀 차는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 대체. 숨기지 못 하는 건 사랑과 재채기뿐이라고. 그렇게 고시랑대며 한가히 아지트로 향했다. 시간을(이) 죽이러.

아사히는 암시장에서 이름 깨나 날린 밀매 전문 장사치였다. 서와 감빵을 번갈아 전전하며 본인 딴의 `경력`을 쌓은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벌어들이는 수입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서희도 울고 갈 수려한 말빨로 3n년째 먹고사는 중이지만 그에겐 딱 한 가지 굶주림이 있었다. 아사히는 사랑이 고팠다. 가슴 간질한, 목숨을 걸어도 좋은 그런 사랑 말이다. 이제 와서 애타 타령 하면 무엇하겠냐마는 아무 성과 없는 생애 최후로 개죽음을 맞기는 싫었던 결론이었다.
아지트로 들어서자 농도 짙은 닐로 냄새가 진동했다. 이놈의 약쟁이들은 몇 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야, 발전이 없어. 뭐, 덕분에 밥술 걱정 관해서는 감사한 일이지만.


“아저씨.”

“하아?”



지금 나한테 아저씨라고 한 거? 나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어이없는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여자애…? 포커스 없는 탁한 두 눈동자가 아사히를 주목하고 있었다. 어디서 맞고 온 건지 뺨과 종아리 어느 곳 하나 멍이 안 든 곳이 없을 정도로 몰골이 처참한 상태였다. 물기 가득한 머리에선 술과 찌든 냄새가 났다. 어린 애인 것 같은데, 이지메 같은 거 당하는 건가?


"아저씨 약도 팔고 총도 판다면서요."

"그런데?"

"돈이라면 얼마든 드릴 테니 저한테 총 파세요."

"너… 미성년자 아니냐?"

"에에? 저 성인입니다?"

"거짓말 마라. 민짜한텐 그런 거 안 파니까, 돌아가.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서 깨끗이 좀 씻고."

“…….”

“듣고 있는 거냐.”

“뭘 안다고 그러는데요.”

“… 뭐?”

“뭔데 저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세요? 아저씨가 보기에도 제 몸이 더러워 보여요? 그래요?”

“엥… 아니, 잠시만……”



여자가 운다. 아사히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예 자리를 잡고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아부었다. 이런 전개는 예상 못 했는데, 제길. 무엇보다 여자를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기에 체념 후 몸을 굽히자 또 한 번 풍기는 알싸한 술 냄새. 아사히가 코를 막았다. 어디서 이렇게 마시고 온 거야… 윽. 다짜고짜 본인에게 총을 팔아 넘기라는 새파랗게 어린 수상한 여자를 뭣 믿고 안으로 들였는지 아사히 자신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필자는 알 것 같기도 하다. 아사히는 그 여자 얼굴을 믿었으려나 싶…….

그 후로 둘은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현재 정부가 꾸미고 있는 기묘한 일들로 인해 벌어질 사태에 관해서까지. 하지만 무슨 일을 겪었던지에 대해선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아스미. 이게 그녀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민증을 확인해 보니 만 25세 성인이 맞았다. 엄청난 동안!) 아스미가 말하길 그것은 속이 미어질 듯한 아픔이랬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냥 말없이 손을 꼭 잡아 달라고. 그래서 아사히는 그렇게 해 주었다. 아스미의 눈동자가 빛과 희망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아사히 씨는 사랑 같은 걸 해 본 적이 있어?”

“나는 그런 거 몰라. 여기저기서 범법 행위라고 씨불씨불대니까.”

“불쌍해. 그런 기분을 느껴 보지 못했다니.”

“나 같은 걸 어떤 이가 사랑해 주겠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난 아사히 씨를 오늘 처음 만났지만 꽤 좋은 사람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걸.”

“정말?”



응… 꼭 누구와 닮았어. 누굴? 앗, 아니야. 싱거운 대화가 흐르고 시침이 7시를 가리킬 무렵, 해가 저물 기미가 보이자 아사히는 코트를 대충 걸쳐 입으며 아스미를 향해 가볍게 눈짓했다.


‘집에 데려다 줄게.’



아스미는 볼이 붉어진 채로 옷 매무새를 다듬는 척 산만한 태도를 보이더니 출구로 후닥닥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동이나 한 그릇 사 먹이고 들여보내야겠군. 겉만 멀쩡한 싸구려 오토바이 (벌이에 비해 아사히는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물욕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에 올라탄 아스미의 양팔이 아사히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안았다. 방심했다 떨어지지 마라? 아,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아사히와 아스미의 입가에 연한 미소가 돌았다. 긍정의 표정은 간만이었다.










‘정부가 드디어 그 정책을 실현하려나 봐.’

‘밖이 소란스럽던데, 무슨 일이야?’

‘감정이 사회를 썩히긴 개뿔, 그냥 우릴 노예로 만들려는 심산이잖아. 믿을 만한 칩인지 아닌지 우리가 어떻게 아냐고.’

‘아빠~ 나 무서워.’

‘애들도 있는데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하지. ’



아스미는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다른 이의 등에 기대어, 다른 이와 대화를 나누고, 다른 이와 함께 웃고 있어. 평소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 할 것들이었다. 나는 분명 죽으러 갔었는데. 죽이러 갔던 건데….


‘모두 꼼짝 마!’

‘뭐, 뭐야, 당신들… 으헉!’

‘여보! 안 돼요!!’

‘각하의 명령이니 따라 주셔야겠습니다.’



아사히도 같은 시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바닥에 몸 담근 몇 년 동안 별별 여자들은 다 만나 보았지만 아스미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은 초면이었기 때문이다. 어두움이 한 몫 하는 나락의 서사도, 매일 새벽이 들어찬 눈동자를 보기 꺼려 하는 모양새도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내가 아스미의 일기장이 되고 싶다. 지우개가 되고 싶다. 아무도 죽게, 죽이게 두고 싶진 않다.
그러니까…



“아사히!”



그러다 굉음과 함께



“…… 아스미?”



안장이 가벼워짐을 느끼고

그의 시선에 그녀가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 아.”



맥 없이 쓰러져 있는 그녀의 머릿속으로 무엇이 비집고 들어가려 하고 있을 때


감정을 잃은 아스미와
이성을 놓은 아사히 사이에선


어떤 기류가 흐르고 있다.




*


“있잖아. 이런 느낌 정말 처음이거든.”

“심장이 막 터질 것처럼 뛰어대고, 쉴 새 없이 야릇한 기분에 온몸이 휘감기는 듯한 느낌?”

“신기하네, 어떻게 알았어?”

“난 전에도 그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거든.”

“이 나라에서 사랑을 했다라.”

“그 느낌이 드는 게 사랑 때문이라고는 한 적 없는데. 아사히 씨 나 사랑하네.”

“쬐끄만 게 날 농락해. 사랑을 바라긴, 오늘 처음 만난 사이면서?”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때? 우리 서로 감정에 솔직해지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와 바닥인 자신감을 가진 아스미에겐 질주하는 오토바이에서 강풍을 뚫고 의사를 전달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



죽이러 오는 시간을 속절없이 흘러보낸 것에 대해 후회가 남았다. 그냥 아스미에게 미친 척 총을 팔았더라면? 위로랍시고 하는 말들은 집어치우고 냉철하고 현실적인 판단으로 혼란을 줬더라면? 하지만 이제 와서 떠올려 봤자 다 소용없을 일들이었다. 그래,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때.


아사히는 칩을 심고 있는 아무개를 향해
정부를 향해
나라를 향해
바퀴를 굴렸고, 그것은 곧……


그러다 굉음과 함께…


.


.

.
.



그래,
내가 너를 사랑하긴 하나 보다.











♡여담♡지인이 오글거리는 순애 애니st로 써 달라기에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렇게 써 보았읍니다… 쓰면서도 아… 이 대사 쳐야 돼 말아야 돼 이랬는데 완성작을 보니 용두사미 폐급 소설 같고 ㅋㅋ (사실은 쓰다가 귀찮아져서 급전개 때림) 역시 결말은 누구 한 명 죽어야 맛이 살죠 그래도 나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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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과대망상  120일 전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글 너무 잘 쓰시네요 ㅜ.ㅜ

 답글 0
  묭­‍­‍­‍­‍  136일 전  
 휴ㅠㅠ 방빙 차마 못 버리는 이유... 너무 감사해요 글 너무 좋아요 ㅠㅠ

 묭­‍­‍­‍­‍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웅뱌  200일 전  
 포인트로
 팡팡파라바라팡팡팡
 널위한축베를쨘쨘쨘해즈거십지만
 외인지싸이버빚쟁이인건애대하여
 …
 대신내맘을선물해드려효 쨥

 웅뱌님께 댓글 로또 2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웅뱌  200일 전  
 힁긩이….
 그녀는 [신] 이다 . . .

 웅뱌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아무것도하기싫어  200일 전  
 ㅠㅠㅠ글 잘보고 갑니다ㅠㅠ

 아무것도하기싫어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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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하트  200일 전  
 오세훈하트님께서 작가님에게 1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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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선잉......  201일 전  
 전선잉......님께서 작가님에게 123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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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루  201일 전  
 글 잘쓰시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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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끼  202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129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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