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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휴머드써머파노라마 - W.단은ᅠᅠ
휴머드써머파노라마 - W.단은ᅠᅠ



사랑은 눈을 나리게 하고 눈 속에서도 꽃을 틔운다.
움튼 사랑은 구원에서야 비로소 인류의 날들을 문장으로 완결한다.


나라고 옛사람을 추억하는 미련한 사람이고 싶진 않았다. 친애하는 내 계절에게. 저음질의 젊은 사랑이 글로서 녹아든 러브레터는 누래질 만큼 구겨졌고 그러나 나는 녹이 슨 종이 수십 장을 단박에 버릴 용기는 없는 사람이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떠돌고 있을 답장 편지 몇 장의 행방은 기약이 없었고 다만 잠깐의 호흡은 향수를 머금기 지극히도 충분했다. 혈류를 거스른 충동적인 회상은 더 이상 숨을 내뱉기 어렵도록 했고 폴라로이드 몇 장과 파란 그 기억을 되감아보면 사실 내 계절들은 숨 쉬면서도 죽어가는 시간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귀먹은 사랑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란 이름을 지어 붙이겠다. 누구도 낭만인지 모른 낭만 또한 낭만이라던 독백이 옳았다. 색 바랜 시간 안에서 녹색 노을에 잠긴 잿빛 사랑은 일정량의 낭만을 품고 있었고 그 안의 단어들은 사랑을 썼다. 가진 낭만은 적었으나 사랑을 적을 순 있었다. 사랑에 언어는 필요치 않았지만 이름뿐인 사랑을 동경했을지도.


19**년. 겨울이 있었다. 계절을 물들인 바람들이 지나가고 하늘은 잔파도로 일렁였다. 보이는 건 없었지만 깜빡이는 가로등 빛과 창문마다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으로 올려다 본 하늘엔 조각난 종소리만이 울려댔고 노란 블라인드가 안과 밖의 낭만을 뒤섞은 밤이었음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문틈에서 흘러나오는 데이지 향기는 사랑을 떠올리기 충분했고 음성은 없었지만 무언의 낭만이 있었다. 창문마다 올려둔 화분에선 다른 누구의 숨이 진동하고 골목 하나엔 또 다른 일기가 있었다. 해는 기울어 철탑 언저리에 걸친 황혼에 묻혀갈 때였다. 여름이 다 지나갈 무렵이었다.


내뱉는 숨을 닮아 닳은 펜촉과
습기찬 다정으로 얼룩진 남지 않은 이름들
잃어버린 중력과 초침을 따라 새는 바람


사랑은 이름으로 하지 않는다. 불투명한 문장들도 비행하는 사랑을 투과할 수 있었고 LA는 알지 못할 비주류의 골목에 헤아리지 못할 이름들은 사랑과 함께 묻혀있다. 쌓인 눈과 어우러진 꽃 한 송이는 말간 사랑을 발음했고 우린 이제 빈 말풍선에 독백 두어 마디 던지며 보랏빛 하늘을 배경으로 누워 인디고 리듬을. 북극성을 찾을 줄도 모르면서 별자리를 보여준다며 옥상에 누워 사랑을 고했다. 드리운 안개에 묽어진 이름조차 낭만을 앓았고 서로의 그림자는 세상의 그림자로 덮어낼 수 있었다. 단순한 계절이 아니었음을 우린 이미 알고 있었고, 평행한 사랑으론 영원을 걸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분홍빛 사막에 머물렀던 걸지도 모른다. 그럼 우린 색채에 갇혀 서로도 모르게 증발할 것. 아무도 죽지 않는 종말은 없다. 내가 사랑한 청춘과 사랑과 풀 내음은 당신의 기억이 될 수 없었고, 그러나 사랑을 발음하는 문장들의 주파수만은 불멸한다.


결말 없는 문학은 여전히 기억과 문장으로 숨 쉬고 무수한 밑줄 사이로 무딘 별이 잠긴다.




안녕하세요 단은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 업로드하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제 글을 봐주시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계열도 이과고 아직 학업에 집중할 시기인지라 글을 적은지 어느덧 2년이나 지났는데 오랜만에 좋아하는 작업하니 즐거웠어요. 러브레터를 소재로 19nn 년대의 옛사랑을 담고 싶었고 과감한 생략과 비약을 시도했는데 구체적인 사랑을 제시하지 않은 건 여러분 나름의 옛사랑을 그리며 글자를 따라가시길 바라는 의도였으나 제대로 전달되었을지 모르겠네요.ㅎㅎ 다음 글은 언제 업로드될지 저도 아직 모르겠지만 그간 여러분이 더더욱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잊힐 때쯤 다시 찾아올게요! 아직은 날이 많이 춥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시고 늘 행복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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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뽀실  133일 전  
 단은님 정말 보고싶어요ㅠㅠ 문체가 꼭 단은님을 닮아서 조곤조곤 말해주는듯합니다 너무 잘 보고가요 더운 여름이 돌아왔는데 산뜻한 매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룽애요 ♡ ♡

 답글 1
  묭­‍­‍­‍­‍  177일 전  
 작가님 ㅠㅠ 청춘습작 알게된지 이년이나 됐다는게 안믿겨요ㅠㅠ,, 그 사이에 진짜 여기도 천천히 망했네여 사실 작가님 블로그보다 빙의글 사이트 와서 많이 읽었어요 사이트 폐지되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여기서 쭉 읽고 싶어요 방빙 그 분위기 잊기가 싫어서 ㅠㅠ 댓글은 남기지 않더라도 생각날때마다 들려요 다들 떠나시면서 글 많이 지우시던데 남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오늘도 잘 읽고 가요 아프지마세여

 답글 0
  연서다잉  193일 전  
 가슴아 아프ㅡ댜둥체

 답글 0
  순끼  280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12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희끼ㅤ  281일 전  
 희끼ㅤ님께서 작가님에게 48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루미☽  281일 전  
 bb 작가님 인순 1위 축하드려요 글 잘쓰세요!!

 ☾루미☽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병팔  281일 전  
 병팔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애국보수에스쿱스  281일 전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글이에용..

 애국보수에스쿱스님께 댓글 로또 2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5
  전선잉......  281일 전  
 전선잉......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3
  묭­‍­‍­‍­‍  281일 전  
 묭­‍­‍­‍­‍님께서 작가님에게 15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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