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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黯然淚下 - W.봉숙이네
黯然淚下 - W.봉숙이네



글을 쓰려 책상 앞에 앉고서 분주히 연필을 찾다가, 나는 문득 내게 연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방 안을 온통 휘집어도 보이지 않던 검은 심. 그 사실을 깨닫자 나는 비참함에 빠진다. 글을 쓰는 사람이 연필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스스로에 대한 혐오증을 심으며 입술을 짓씹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곳에 연필은 없다. 잉크로 된 펜으로 가득할 뿐. 어렸을 적 내 오른손을 항상 꽉 채우던 연필은 어디로 간 건지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다. 이 사실을 나는 참 많이도 늦게 깨달았다. 살기 위해서 입술을 물어뜯고, 입안 살점을 물어뜯고, 살을 물어뜯고, 그것들이 죄다 더러운 버릇인 줄 알았건만 훗날이 되어 깨달았다. 이것들은 죄다 잉크가 쏟아져버려 그제서야 연필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위한 행위였음을. 그렇게 난 어른이 되어갔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목적어는 듣지 못하였다. 그러나 정답을 찾지 못하면 난 가치 없는 인간이다. 나를 증명하기 위한 매일은 노도와도 같다. 살기 위해 썩은 문장들을 써내려도 어데선 썩은 내가 진동한다며 원고지를 찢는다. 나약한 체력의 한계를 시험해 보듯 그렇게 도망을 가도 마치 이것은 묵줄인 냥 계속해 따라다닌다. 이젠 글도 못 쓰니, 아무 재주도 없는 송장이나 다름없지. 눈물도 잉크와 함께 굳어버린 듯하다. 자꾸, 자꾸, 자꾸 굳어버린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해답을 몰라서.

그런데, 지금의 난? 가치가 있습니까? 대답해 주십시오, 선생님. 왜 제가 사랑한 것들은 모조리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까? 그렇다면 무의미한 것을 사랑한 저는 사회의 무의미한 기생충입니까? 그럼 행복은 무엇인가요? 전 무엇을 바래야 행복해질 수 있는 겁니까? 작은 손에 꽉 쥐고 있던 그 모든 행복들을 뺏겼는데, 이젠 원하지 않은 것들만 넘쳐납니다. ‘그게 인생이란다.’ 같은 상냥하고 성의 없는 답변은 질렸습니다. 대체, 왜 당신들은 바다에 빠진 나를 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칼날을 겨누면서 잡고 올라오라 하는 겁니까? 내가 여태껏 내뱉은 말들이 허무인 마냥, 너무나도 허탈하게, 비참하게, 씁쓸하게 만드는 이유는 여태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를 좀먹는 제 탓입니까? 그러니 대답해 보십시오.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가 버린 뒤에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는 그 어른들의 위선적인 시선을 기억한다. 당신네들이 앗아간 것은 내가 살아있기 위해 필요한, 어쩌면 유일한 것이었는데. 그렇게도 잘나신 어른들은 보시라. 난 부서지고 고장 나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시도조차 하기 전에 빼앗긴 나의 계절들이 두려울 뿐입니다.



아름다운 건 허무하고, 추한 건 실제적이고, 행복은 가상의 일 같고, 슬픔은 막막하고, 그래서 마냥 어리고 싶었다. 학교 종소리가 치면 놀이터로 뛰어나가서 그네를 먼저 차지하고, 유치하고 어리숙한 투닥임이 세상의 전부였던 그때가 심장박동을 쥐어짠다. 추잡한 현실에서 끝까지 도피하고 싶었던 이유뿐이지만, 이걸로 충분히 족하다. 그래서일까, 내게 자국만 남기고 떠난 사람들도 이젠 더 이상 밉지 않다. 내게 있어서 추억이란, 특수한 내음내가 맡아진다. 슬픔에는 비리고, 분노에는 쓴, 그리고 행복에는 탄 내가 잔뜩 묻어있다. 그러니 자아내는 고독도 표독한 욕심도 무릇 나의 것.



이제야 깨달았다. 인생이란 생각보다 볼품없다. 심지어 젊음은 한순간. 영원 같은 건 매정하지만 무르익은 젊음을 허비하기엔 저들은 한창이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치고 살아온 나는 나쁜 아이가 되어있었다. 나쁜 아이가 죽는다면 우울의 시대가 종말할까? 내 감정에는 죄다 부정적인 향만 가득해서, 매번 구역질을 연속한다. 이 불어 터진 살갗과도 같은 글은 언제 보아도 역겹다. 끝으로 감정을 묻어놓고 내 낱말도 영원히 가둬야만 한다. 악취를 막기 위해선, 모든 감정의 탄생을 꺾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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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 봉숙이네입니다.
벌써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가 작가 당선이 된 게
작년 봄 즈음이었는데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번 글에 대한 사담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상대적이라
제가 감히 무어라 결론지을 수 없네요.

독자 여러분들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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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강하루  228일 전  
 글 잘쓰시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wendy0613  228일 전  
 잘 읽고가요!

 wendy0613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