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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나는 네가 죽는 것도 보고 싶어 - W.신주쿠양키
나는 네가 죽는 것도 보고 싶어 - W.신주쿠양키


빈곤한 마음만 받은 사람은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한껏 움츠리지. 가난한 마음을 받은 사람은 눈가에 걸린 울음이 떠나가지를 않았다던데. 우리는 서로의 세상이었으니까. 두껍게 쌓아 올린 허물을 벗어 던지고 추락을 위한 날개를 달아. 널 잃어버린 날 그치지 않던 파도 소리는 온 대지에 깔린 노래가 되었어. 눈앞에서 사라진 너는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는 거지. 현실에는 불응했지만 사랑에는 타협했던 나를. 넌 그런 나를 버리고 바닥까지 떨어졌어. 만약 나에게 내일이 있다면 너로 꽉 채운 하루를 살 거야. 파도가 치면 어긋나는 불빛을 아니. 그건 우뚝 솟아 널 비추는 것. 초승달을 닮은 나의 눈동자. 울걱 뱉어내는 불온한 언어는 너를 사랑하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 그해 온 바다를 삼키며 우리를 들여다본 여럿의 얼굴들. 상상하지 않으면 불안할 것이 없어. 어둠을 뚫고 달리면 먼발치에 반사광이. 너는 바닷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어. 녹아내린 너의 손발은 파도에 부딪혀 마모되지. 그래도 무섭지 않았어. 또 두렵지 않았어. 뭍에 닿은 네 손이 너무 따뜻했거든. 딱 하루만 불행한 세상을 미루자. 내가 살아남으면 네 손을 잡고 멀리 떠날 거야. 고동 소리에 파묻힌 너를 찾아서. 네가 어떤 형태로 실재하든 희미하고 고요한 소리를 쥐고 나아갈 거야. 수억 년 전 멸종된 낯선 향기가 하늘에 떴어. 유순한 파도를 일렁이게 만드는 너의 슬픔. 잃어버린 죽음과 불결한 선의. 나는 너를 믿지 않았지. 제 발로 바다에 목숨을 바친 너를. 그저 너를 사랑할 뿐이었어. 매 순간 숨을 옥죄어오는 한겨울의 열대야. 태양이 예쁘게 시들어가고 있어. 이유 없는 현실을 폭파하고 싶었지. 밤하늘이 빛나는 게 아니야. 기꺼이 짧은 손톱을 내어 준 네가 빛나는 거지. 밤 새워 기도로도 듣질 않는 고질병은 파도에 떠밀려 왔어. 열이 오른 행성의 이야기였지. 너의 소멸은 나를 울리네. 조용히 가라앉은 단말마의 비명은 노을이 되어 지고 있어. 저 너머에는 내가 잊은 무언가가 있을까. 나는 죽지 않아. 세상은 죽은 자에게 꿈을 꿀 자비도 베풀지 않잖아. 바람을 가로지르는 단꿈은 편린 속의 너를 모아 서사를 이루곤 해. 젊고 푸른 맥이 뛰어. 깊게 펼친 구멍 속에는 너를 모방한 것들이 가득해. 내 손가락에 꼭 맞는 너를 찾고 있어. 여기는 겨울. 얼어 버린 파도가 치는 별이야. 눈을 뜨고 나를 찾아 줘.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곳에서. 영원한 사랑은 없지만 활활 타오르던 심장이 있었어. 축축한 단어들은 서로 달라붙어 혀의 뿌리에 기생해. 더는 움츠리지 않아. 마냥 좋았거든. 네가 들려오는 게. 네가 굽이치는 게.











벌써 4주년 하고도 며칠이 지났네요. 늘 감사합니다. 늘 그립습니다. 사랑해요. 매서운 추위에 움츠러들지 않는 사람이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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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초코찐빵한입  309일 전  
 글 좋아요ㅠㅠ

 초코찐빵한입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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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끼ㅤ  309일 전  
 건강하세요 항상

 희끼ㅤ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희끼ㅤ  309일 전  
 희끼ㅤ님께서 작가님에게 63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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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t  311일 전  
 오랜만에 글 읽었는데 정말 필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ㅠㅠ 잘 읽고 갑니다!

 But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최빠방!!!!!!!!!!  313일 전  
 ㅠㅠ글 너무 좋아요ㅠㅠ 오랜만에 읽는데 힐링되네요.ㅠ.ㅠ

 최빠방!!!!!!!!!!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하루  314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순끼  314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10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기교  315일 전  
 기교님께서 작가님에게 12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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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ndy0613  315일 전  
 질 읽고 가요!

 wendy0613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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