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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루트 - W.10월의오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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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생각했다. 돌아가야 하지만 돌아가지 않아도 좋은 세상에 대해서.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기에 그는 홀로 여정을 떠났다. 가는 길에 많은 이들을 만났고 어떤 이와는 사랑을 나눴으며 어떤 이와는 사별을 했다. 눈물이 흘러도 그는 멈추지 않고 걸었다. 신이 이방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죽음도 그의 계획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걸었다.
마침내 언덕 위에 다다랐을 땐 신과 같은 존재가 정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국은 그가 천사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천사가 천천히 정국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물었다. 돌아가는 길을 아느냐고. 정국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푸석하던 잔디밭 위로 어느새 만개한 꽃들과 먹구름이 걷힌 진청색의 하늘을 그는 아주 천천히 눈에 담았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젠 좀 쉬고 싶어요. 그 말에 천사가 후회하지 않겠느냐 물었다. 시간은 영원하지 않고 만물은 영생할 수 없다고. 그래도 주어진 기회를 잡지 않겠느냐고.
저곳에는 고목이 많이 있습니까? 잠시 눈을 붙일 곳이 필요해요. 정국은 천사의 어깨너머 또 다른 언덕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잠시면 됩니다. 정말 잠깐만. 천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야 하는 세상은 없다고 정국은 생각했다. 타인의 바람이 자신의 의지와 맞물리지 않는다면. 다만, 돌아가지 않아도 좋을 뿐이다. 천사가 정국을 안았다. 그리곤 말한다. 9시 32분 전정국 뇌사. 코마 해제. 마침내 정국은 언덕을 건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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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별딘작가  346일 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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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끼ㅤ  346일 전  
 마침내 희끼는 진리를 맛볼 수 있었다.

 답글 0
  희끼ㅤ  346일 전  
 1시 23분 김희끼 기절.

 희끼ㅤ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희끼ㅤ  346일 전  
 희끼ㅤ님께서 작가님에게 13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강하루  349일 전  
 글 잘쓰시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전선잉......  349일 전  
 전선잉......님께서 작가님에게 10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순끼  349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1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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