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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아무것도 없다 - W.독종
아무것도 없다 - W.독종
대문을 두드리는 밤중에 불청객
두려움을 담은 오라비 눈동자 이리저리 굴러갈 때
우두커니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사년 전 저수지에서 어머니가 익사하셨고
오년 전엔 저 멀리 바다서 아버지가
이제는 내 차롄가 싶어 벌벌 떠는 나

오라비는 괜찮다며 등을 쓸어줍디다
나를 달래기 위해 대문을 열고서
봐, 아무것도 읎지? 걱정하덜 말어라
그리 말해주던 오라비는
시커먼 불청객의 손에
피가 마르고 살이 잘려 잡아 먹혔읍니다

다음, 다음, 다음•••
불청객은 나를 찾아 눈을 희번득하게 뜹니다
도르륵 굴러가는 눈깔을 모르는 체 하려고
나는 빈 독에 들어가 숨을 죽입니다
인간 젓갈이나 맛을 볼까-
하며 귀에 속삭이는 불청객에
나는 부리나케 독을 부수며
눈물을 엉엉 흘리며
거리거리가 핏빛 발자국으로 물들 때까지
숨이 다 해라 뛰었읍니다

마참내 이장님 손을 꼭 붙잡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오라비의 시체도 불청객도 없고서는
오직 어머니의 거울에 비친
피투성이의 나만, 나만

그러니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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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흑화。。  289일 전  
 흑화。。님께서 작가님에게 11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wendy0613  296일 전  
 잘 읽고가요!

 답글 0
  강하루  308일 전  
 글 잘쓰시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순끼  308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19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전선잉......  308일 전  
 전선잉......님께서 작가님에게 7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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