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리틀 모어 블루 - W.신주쿠양키
리틀 모어 블루 - W.신주쿠양키


바닷속에 세상이 가라앉은 그해에는 너의 울음이 있었다.

머무름에 코끝이 시리고, 수줍음에 나에게로 당겨지던 것을 기억했다. 바다가 솟구치는 어항 안에 든 생을 죽이기 위해서는 네 사랑이 꼭 필요했다. 시든 사랑은 목숨과 맞바꿀 수 없고, 평온한 계절에 안착하기에는 빛바랜 추억이 너무 많았다.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 온도가 실재하지 않는 영은 희었다. 영영 희었다.

바다가 틀에 갇히면 그것은 더이상 바다가 아니었다. 나는 이제 그만 이 행성을 떠나기를 종용했다. 사랑이 아닐 테니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라고. 그림자를 높게 세워 요동치는 물비린내를 숨기라고. 기다렸다. 나는 영이었고, 너는 생이었으니 나에게 오기까지가 이다지도 벅찬 것이었는데. 내가 하늘이라고 발음한 것은 땅이었고, 짙은 미소는 눈물이었다.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었다. 설익은 나이테에 감긴 몸을 절벽으로 내던졌다. 그해의 바다는 너였으니 괜찮았다. 나에게는 사랑이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결에 비친 햇살에 눈이 멀어 사람들은 점점 파도를 잊어갔다. 결국 지평선 너머로 향하던 죄인들은 깊은 잠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고, 겁에 질린 눈동자들은 사색이 되어 가라앉음을 직감했다. 엉킨 마음도, 영근 허물도 다 뭉그러질 것이었다.

살아남을 거야
살아남을 거야
살아남을 거야

바람에 실려 온 네 시선은 나를 조명하지 않았다. 어둠에 길을 잃어 허공을 더듬었고 출구는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빛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기나긴 겨울의 새벽. 죽음을 떠들어대던 새들의 지저귐이 사라지는 새로움의 시작. 절대 울지 않았다. 나약함은 떨리는 목소리에 태워 보냈다. 과연 사랑만이 오롯한가. 심장이 멈추었고, 허공을 허우적대던 죽음도 굽은 등에 내려앉았다. 우리는 몇 번을 더 죽어야 이 허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봄을 사랑할 수 있을까. 햇살이 부서져도, 이 길이 부서져도 사계의 틈에 멈추어 함께 걷기로 한 약조처럼.

우리도 봄을 틔워 볼까
굳건한 나무처럼 머물러 볼까
길고 긴 새벽을 물리쳐 볼까
사랑해
너의 삶에 생을 불어넣은 나야




추천하기 6   즐겨찾기 등록



신주쿠양키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꾹몽  302일 전  
 꾹몽님께서 작가님에게 356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쫑  303일 전  
 ,쫑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강하루  308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천진  309일 전  
 천진님께서 작가님에게 63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순끼  309일 전  
 순끼님께서 작가님에게 33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