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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언어의 습도 - W.안긔
언어의 습도 - W.안긔
언어의 습도













언 젠가 가까스로 맺었던 사랑의 언어가 흩어짐과
어 물쩍 지나간 시간에 따라 점점 높아진 말의 습도와
의 미없는 채취 하나하나가 내 뇌리에 박힌 탓에
습 하디 습한 너의 사랑에 매달려 너의 말에 매달려
도 달하지 못할 영원까지도 함께 공존하려 한 탓이다

















내 깊은 시절 너에게 하려던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끔찍히도 좆같은- 말들이 그 속에 막혀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아직도 다 토해내지 못한 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속에 내 몸체가 말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저 아래 폐부에 박힌 그 말들이. 나에게 막힌 그 말들은 공중에 떠올라 금시에 사라져 너에게 먹혔다. 그렇게 내가 막은 말들이 너에게 먹혀 서서히 우리의 숨통을 짓이긴다. 괜찮니? 난 수도 없이 물었는데. 말의 무게는 육중하다. 우리의 가벼운 관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수많은 사람들이 너의 곁에 머물다 가더라도 나는 마치 순진 무구한 아이처럼 내내 널 기다렸다. 차마 뱉어내지 못한 너의 이름 세 글자를 집어 삼키며. 있잖아 난 널 잃은 상실감이 크더래두 해방감 보다는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요히 외친다. 습관이 되어버린 너의 말을 사랑하는 것. 너를 사랑하는 것.















말의 부패는 생각보다 훨씬 빨랐으며 속도가 달린 말은 더욱 그러하다. 말 대신 주고 받는 몸의 신호는 한계가 있다. 그렇대도 너와 밀착되는 순간 내 모든 사고회로는 다시 끊임없이 복기되어 또 다시 부식될 그 순간만을 기다린다. 그저 비속어와 욕설만 한가득 남발하고도. 습기가 가득 차 너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 순간에도 너의 목소리만을 의지한다. 주변의 밀도가 느슨해져 이 곳만 뻑뻑히 들어앉아도 언어의 습도는 낮았다.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았다. 우리 둘의 언어의 습도와 온도와 그 모든 것들은.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그런 류의 비스무리한 것들이 여러 번 반복되어도. 우리가 주고 받았던 서로를 찢는 말들은 여전히 그 곳에 남아있다. 네가 나를 찢었던 그 개같은 말들도 전부. 같은 시간 속 같은 온도 안에 살아 숨 쉬고. 영원하리라 믿었던 서로의 흔적은 사라진다. 말과 습도만 제외하고는. 닿지 못할 말의 깊이에 바들바들 떨며 발 끝을 세게 뻗는다. 닿지 못 할 마지막 발악이다. 너 빼고 모두 알아차리는. 이 발악도 언어도 평생을 유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평생을 무효할 수도 없다. 그저 가만히 조용히 인기척 없이 궤도를 따라 머무른다. 말은 늘 존재한다.














어떤 말들은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허공에 떠돌며 이리저리 와전된다. 이윽고 자리를 찾아 앉은 말은 고요히 후회하며 모든 것을 포용하려 한다. 한 음절씩 거둬지는 지난 날의 말들은 그 어떤 말로도 덮어지지 않음을. 너의 말이 나의 말이며 나의 말은 온전히 너의 것이다. 모진 나의 말이 곧 모진 너의 것이며. 서툰 너의 몸짓이 서툰 나의 발악이다. 또 그 말들이 우리 목을 조르더라도. 그것이 우리를 저 멀리로 떨어뜨리더라도. 난 너이기에. 너의 발자취를 모두 앗아 이젠 내가 너인지도 나인지도 모를만큼 닮아간다. 말과 모든 다른 것들로부터. 그리하여 이제서야 깨달은 사실은 네 말은 너다. 내 말은 나다. 네 말은 나고 넌 나다. 항상 입 속에 들어있던 말이 미세하게 튀어나와 우리를 옥죄인다. 나를 억압하던 말이 결국에서야 툭 튀어나간다. 범람하던 나의 수많은 말들이.













언 제까지고 사랑할 것처럼 굴지 말자
어 제도 오늘도 내 말이 더 무거움에 틀림없으니
의 욕없이 평생 살아도 네가 있는 지금보다는 나을거야
습 관이 되어버린 지긋한 눈빛도 좀 치워주라
도 대체 왜 네 말의 습도는 날 슬프게 하냐고 묻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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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언어의 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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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라햇님  38일 전  
 헉 글 너무 좋아요,, 특히 오행시 부분,, ㅠㅠ
 잘 읽고 갑니다!!!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용 ❤️_❤️

 라햇님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쫑  39일 전  
 미친미친 방금 작도에서 보고 왔는데 다시 봐도 이건 작가님이 그냥 천재시라는 것... 우리애 갓안긔밈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쫑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이지훈  40일 전  
 이지훈님께서 작가님에게 6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이지훈  40일 전  
 미미쳣다
 응원했었어요ㅠㅠ
 작당너무축하드리고건필하셔용!!

 이지훈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럽뜌_  40일 전  
 작당 축하드리고 건필하세요

 럽뜌_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강서해  40일 전  
 응원했어요 축하드려요 ㅠㅠ

 강서해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중위  40일 전  
 중위님께서 작가님에게 100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예왈왈  40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

 예왈왈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랜쀼  40일 전  
 응원했어요! 작당 축하드립니다~

 랜쀼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북부대공유중혁  40일 전  
 작당 축하드립니다❤❤

 북부대공유중혁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13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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