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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자기 200D] 고온다습 아열대 - W.옥타비아
[자기 200D] 고온다습 아열대 - W.옥타비아





고온다습 아열대





태형이는 뒷방 보육원 출신이었다. 눈치가 빠르면 알 수 있겠지만 ―물론 모른다고 해서 눈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과거형으로 문장을 끝맺힌다는 뜻은, 그가 지금까지 그곳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오해는 말아야 한다. 태형이가 애석하게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거나 한 얼토당토않는 이유로 하여 내가 과거형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그나저나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한 가지. 사실상 우리에게 얼토당토라는 단어가 어울리기나 할까? 우리는 이미 말도 않는 일들을 셀 수도 없이 겪어왔다!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건, 태형이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길거리를 떠돌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뒷방이라도 그렇지, 보육원이 설마 아이 하나 제대로 케어 못 하겠어? 싶은 말을 묻는다면 그는 힘차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것이다. 태형이는 내숭 하나 없이 순박했으니까. 거짓말 같은 짓은 해보려 노력해도 무용지물일 것이 뻔하다. 물론 나는 예전에 한 번 당해본 적이 있었지만 금방 들통났다. 하지만 이것도 꽤 귀한 경험이라 치부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영락없는 순수한 영혼에게 거짓을 듣는다는 건 생각보다 희귀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가 머무르던 보육원을 생각보다 꽤 아이들을 잘 돌봐주었다. 그 시절 태형이는 열댓 살 남짓이었으니 갓난아이들만을 보살피던 원장은 성년이 되면 영락없이 떠돌이 신세를 맡은 그를 애정으로라도 더 보살펴 주고 싶었던 듯하다. 특히나 그곳의 아이들 중에서도 태형이를 아끼었던 것을 보면.



옛날 일을 다시 회상하려 하니 조금 민망하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 태형이와 내가 처음 만난 건 가을이 막 시작되기 전인 늦여름 즈음이었다. 평소와 같은 온도, 또 평소와 같은 습도, 또 평소와 같은 풍량...... 무튼 대충 이런 날씨였던 것 같다. 그저 그런, 평범한 여름의 날씨와도 같은 곳에서 우리는 서로를 처음으로 마주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뇌리에 똑똑히 새겨져 있다는 건 명백하기 때문이었다.





― 넌 귀족 나으리가 아니야?





놀랍겠지만 태형이가 나를 보고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첫만남 때는 아무리 그와 나의 시선을 맞물리려 주의와 관심을 끌어보려 해도 영 야무지게 꾹 다문 입을 열지 않아 모종의 이유로 말을 하지 못하는 건가 싶기도 했었는데, 이 가정은 아니어서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니, 사실 놀랍다기보다는 당황 절반에 안심 절반 즈음으로 느꼈다. 당황한 이유는 말해주지 않아도 알 것이라 생각하고, 안심했다는 감정은...... 청천벽력같을 수도 있겠다만 글쎄, 그건 나도 잘 알지 못한다. 아마도 처음 마주친 순간부터 그가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것도 아니면 두어 달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수도 외곽 도시 사찰을 나간 김에 만난 내 또래 고아가 잠시 안쓰러워 보였을지도 몰랐고. 어쩌면 주위에 알맞은 말벗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봤었던 것 같다. 비록 지금은 몸도 마음도 성년체로 물들어서 소용이 없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인지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물론 나는 태형이 말하는 귀족 나으리가 맞았다. 그리고 지금도 옳았다. 그 때 당시에는 나도 그처럼 입이 웬걸 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감히 부정을 원하였나? 시대상 귀족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위치이걸랑, 고귀한 역사의 혈통에 핏줄...... 역시나 그것은 삿된 일이 분명했다. 귀족으로 태어나 자라나고 생활하는 데에 있어 손꼽을 만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 자신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랄까. 누가 뭐라 하여도 나는 귀족 나으리가 분명했다.





― 그것도 이제는 웃긴 표현이지.
― 하지만 원장님은 이렇게 부르시는 걸.
― 원장님이라면 네가 지금 묵고 있는 곳을 말하는 건가?
― 그걸 어떻게 알았어?
― 순수한 사람은 눈에서부터 답변이 흘러 나오거든.





태형이는 평민들 사이에서 자주 들을 수 없는 내 독특한 말투를 좋아했던 것 같다. 사실상 높은 지위의 무리에 껴 있으면 일상과도 같을 정도로 이상함은 감지가 불가했지만, 한평생 귀족들을 만나보기는 커녕 길거리에 흘리는 향조차 맡아본 경험도, 기회도 없었으니 ―애초에 평민과 귀족이 사용하는 땅덩어리는 암묵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신기해 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렇다 치면 나에게도 태형이 하는 말 한 마디 행동 한 터럭이 신기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세상 물정 모르며 살던 어린 꼬마 귀족 나으리. 살며 처음 본 진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넋을 놓는, 더도 덜도 아닌 나를 그가 한눈에 꿰뚫어 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물론 이 세상에는 마법이니 초능력이니 따위의 것들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내가 어린 시절 그에게 이런 말을 들었더라면 태형이를 아주 신기해했을 것이 뻔했다. 우리가 꼬마 아이 상태로 만났을 리는 없었겠지만 뭐.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었을까 하는 가능성이 생각났다. 유전이라도 되는 듯이 대대로 집안의 과보호가 심했지만 나는 어떻게든 집사의 주의를 돌리고 시종들의 관심을 피해서 바깥 세상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그건 가능했다! 아니면 말도 안 되는 꾀병을 부려 홀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는 척 창 밖을 타고 나왔을 수도, 사찰을 가는 날을 당겨 성년이 되기 전부터 핑곗거리를 만들었을 수도, 애석하게도 아버지의 화를 피하는 일은 어렵겠지만 내가 죽기 살기로 태형을 처음 만난 곳을 향해 달려가면......



......홀로 마음껏 떠들어 대 미안하지만 방금 전의 나는 부디 잊어주기를 바란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관두겠다. 어차피 그와 나에게는 지나간 시간일 뿐이다. 괜히 감정을 낭비했다가는 속만 상할 터가 분명했다. 나는 완벽한 귀족이다. 제국을 통틀어 역사서, 아니. 손에 뽑을 만큼 위대한 대귀족. 아니어도 그리 갈고 닦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내 사명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주욱.





― 내가, 순수해? 그게 무슨 소리야?
― 그런 걸 물어본다는 자체가 이미 순수한 거야, 꼬맹아.
― 나 꼬맹이 아닌데. 열여섯인데.
― 나는 올해 성년이 되었고 너는 아직 일 년이 남았지.
― ......내가 성년을 맞으면 사과 파이를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어.
― 누가? 네 원장?
― 아니. 우리 엄마가.
― 뭐야, 주 보호자가 있었나? 그러면 여기는 왜......
― 우리 엄마 보러 갈래?





그래. 그러지, 뭐. 이렇게 설레며 말해 보았자 별로 볼 것 없겠지, 싶으면 건넨 말이었다. 사실 해가 뉘엿대며 지고 있어 민가에서 더 이상의 지체는 떨지 말자 다시 복귀할 생각이었다만, 내가 제 첫 친구라도 되는 듯 굴며 ―진짜로 친구가 없었던 건 비밀이다― 포장도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돌길을 잘도 콩콩 뛰어가는 그의 모습이 귀엽기도 했고 영 안쓰러워서. 아, 물론 어줍짢은 동정은 아니었다.





―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를 가는 거야?
― 말했잖아. 우리 엄마 보러 간다고.
― ......너희 엄마가 여기서 사니?





태형이는 말로 이루어진 대답 대신 잠시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는 것으로 상황을 모면했다.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활기차게 이야기하던 아이가 하늘 위로 살며시 드리우는 노을을 만나 잠시 우울해진 것이 아니겠냐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이 가정을 나는, 그를 통해서 증명하려 한 것이다. 아무튼 태형이가 향하는 곳은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목적지는 20마일이 훨씬 넘는 ―대략 32킬로미터―, 수도와 동떨어져 있는 외곽 도시도, 낯선 행인들과 술집을 방문한 도적 떼들이 드글거리는 우중충한 골목길도 아닌 그가 머물고 있던 뒷방 보육원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육원이 아니라 그 바로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마한, 아니 어쩌면 매우 드넓어 보일 수도 있는 동산이었다.



아, 차라리 이럴 거면 욕짓거리를 내뱉어서라도 거부하고 사찰을 끝맺을 걸. 아마 이런 생각을 했었던 듯하다. 손길에 이끌려 홀린 듯 좁게 찌푸려진 내 미간을 본 그가 어울리지 않게시리 씁쓸한 웃음을 지은 것도 어렴풋이 기억 나고.



무덤. 관리를 오랫동안 제대로 하지 않았나 보았는지 길게 자란 잡초들이 판을 치는 무덤...... 그는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 언제 돌아가셨니?
― 으응?
― 질문을 바꾸지. 네가 몇 살일 적에 돌아가셨나?
― ......뭐가?
― 대답을......





나는 기어코 알고 말았다. 시간 개념이 없어 날짜를 모른다거나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변명 말고, 태형이가 애써 제 어미의 죽음을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대답을 회피하는 사람은 변덕이 심하다. 하지만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는 사람에게 기꺼이 다가와주더니 곤경에 처했을 때 답변을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태형이는 나를 신뢰하지 못해서 시치미를 떼고 있던 것이 아니다. 그는 제 어미를 사랑하는 마음이 혹여나 한 순간에 애도로 변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곳에서 만약 그를 채근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씩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답은 언제나 같았다. 태형이는 갑작스레 느껴진 나와 그의 신분 차로 쩔쩔매면서도 내 질문에 대답하기를 꺼릴 것이다. 이유 또한 같았다. 앞에서 말했듯, 자주 대답을 회피하는 사람은 변덕이 심하다. 그러나 뭇내 처음 다가가는 사람에게 답변을 거부하는 경우는 주관이 누구보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뚜렷한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여러 개의 해석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형은 나를 신뢰하고 있었다. 비록 얼마 지나지 않은 짧막한 시간이었지만, 그가 나의 질문으로부터 망설였다는 점은 내가 그를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옳았다. 민약 아니더라도 결국 분명히 옳을 것에 틀림 없었다. 머릿속에서 계산기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건 산수 문제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것은 비로소 내 삶에 짙은 한 획을 그을 계기가 될 것이었다. 그러자 마침내 나온 정답. 태형은 나를, 충분히 신뢰하고 있었다!








서히님 속지!







태형이 올해로 성년을 맞았다. 그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먹던 스테이크까지 내쳐버리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외딴 도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작위를 달고 사는 둥 마는 둥 일에 치이다 장장 일 년이 넘도록 그를 찾아가지 못한 것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나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태형은 과연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 애당초 잊어버렸다 하면, 다시 나를 기억해 줄 수 있을까? 이건 욕심에 가까운 소망이자 하나의 도박이었다. 내 인생을 방탕한 생활으로 낭비하지는 않았기에 무엇이 더 감이 오는가 같은 운수는 잘 몰랐다만, 어찌 되었든 그가 나를 한 치 티끌도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따위 전혀 들지 않았다.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이제 막 성년체가 된 어린 꼬마 아이가. 본디 어린 아이는 마음이 약하기 짝이 없다. 적어도 그들이 신뢰하고 있는 사람 한정이라면.



흔히들 쓰이는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처음 입 밖으로 내뱉은 사람은 아마 시간은 영원의 반복인 듯 우리들 손에 무한 대로 쥐어지지만 그만큼 부족하고도 더 갈증하는 것이라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물론 내가 그의 앞 뒤 사정을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나는 그 많은 오랜 시간이 그대로 흘러가는 동안에 태형을 또 한 번 만나려 하는 생각조차를 하지 않았고, 설사 그와 다시 마주한다 가정해도 내가 비로소 떳떳히 그의 앞에 나타날 수 있냐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멀리서나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만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 여전히 혼자 지내는구나.
― ......누구신데 저희 집 앞을?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란다, 꼬마야.
― 사과 파이 먹고 가실래요?





저건 입버릇인가? 저번에 만났을 때도 사과 파이 이야기를 꺼내더니...... 어렸을 때부터 잃은 어미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인지, 뭔지. 아무튼 태형은 낯선, 그러니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위기감을 길러야 할 필요가 너무나도 충분히 있었다 ―물론 자기 입장에서는 세상 모든 것들이 낯설지 아니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처음 보는 사람이라 수식했다―. 옛사람들이 숨 쉴 틈도 없이 말하던 너무 활발해도 그게 문제라는 모순적인 말이 어울리는 아이라 칭해야 할까. 아무튼 나는 별 소득 없이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만약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면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서 제가 그리도 원하고 입에 붙이던 사과 파이 한 조각이라도 사 먹여 줄까 생각도 했다만, 이거야 원. 지금 상황에서 그를 끌고 간다면 납치범이라 신문 한 면에 내 얼굴이 떡하니 박제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솔직히 반신반의한 심정이 맞기는 했는데, 막상 실제로 누구냐는 말을 듣고 있자니 조금 힘드네. 그래도 태형에게는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겠지.





― 마음은 고맙지만 거절하겠어.
― ......왜요?





당황한 눈빛. 제 또래의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시선이 맞물렸다. 아니, 그나저나 잠시만. 왜 빈정 상하는 주제가 그 쪽으로 돌아가는 건데? 설마 예전의 일이 주마등처럼 기억날...... 리가 없지.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태형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거짓말 진짜 못하는구나. 나야말로 둔하다며 매를 맞기 일쑤인데. 일단은 조금 장단을 맞추어주는 게 좋겠지.





―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든.
― 행색이나 어조를 보아, 전하께서는 귀족 나으리신지요?
― ......못 봐주겠네. 네 연기, 다 티나니까 재미 없다고.
― 그러면, 저번에는 한가해서 나를 만나러 온 거야?





바로 본론으로 돌입하는 건가. 순간 숨이 턱 막혀왔다. 문득 내려다 본 태형은 모든 것을 다 아는 눈빛이었다. 일 년 전과는 다르게 생기가 차 있지만 조금의 공허함이 머문 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나를 만나지 못한 그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리 허전한 눈빛을 비추는 거야, 응?





― 왜 그런 표정을 지어?
― 글쎄, 미안.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 우리 오랜만 아닌데.
― 뭐? 아니라니 무슨......
― 세 달 전에도 만날 수 있었잖아.





기억 안 나? 태형의 목소리가 불어오는 바람의 흐름을 따라 동산 위를 가득 메웠다. 일 년 전에 나를 갑작스레 데려간 그 동산. 이제는 달라져 있었다. 제대로 벌초를 하지 못해 이름모를 풀들과 잡초가 마구 자라 있는 서늘한 느낌의 무덤이 아니라 이제는 진한 빛의 루드베키아 꽃다발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중에 물어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 꽃집에 들러 다발 하나씩을 사 온다고 했다―, 그 곁에는 우직하게 세워진 자그마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드는 원목 집이. 아마 보육원을 나오고 나서부터 짓기 시작해 완공된 후 소일거리를 도맡으며 생계를 버티고 있는 듯했다. 그나저나 세 달 전에 우리가 만났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태형이 날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몰라, 모르겠어. 나는 아무것도 기억이 없는데...... 옅게 벌어져 있던 입술 틈 사이로 허망한 공깃바람이 들어왔다. 맞물려진 두 입술에 힘이 들어갔던 것도.



태형을 만나고 싶었다. 그만큼 그를 다시 보고 싶어했으며 짧은 시간 동안 애정을 많이 주었기에 다시 이 곳으로 찾아 온 것인데. 나만 모르는 둘 사이의 기억이라니. 어찌 이런 모순적인 일이 있겠는가! 내 앞에서 멀뚱거리는 표정을 하고 나를 빤히 바라보는 태형만 없었어도 지금 나는 멀쩡히 살아 움직이는 두 손으로 머리를 쾅 내리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전에 나를 속였던 거짓말하는 표정은 아닌 것이 뻔한데.



이제는 어쩔 수 없었다.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 태형에게 나는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했다. 그가 칭했던 세 달 전의 그 일이란 것에 대해서, 나는 망각 약이라도 우적우적 씹어 먹은 듯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한다고......





― 기껏 너를 보겠다고 찾아왔는데 면목이 없구나.
― 뭐 그럴 것까지야. 이미 예상도 하고 있었다구요.
― 어떻게 하면 용서해 줄 수 있겠니?
― 글쎄...... 소박하지만 제 이야기라도 들어주시면 고맙겠어요.















우울은 했지만 내색은 비치지 않았다. 귀족이라고 칭하는 그 아저씨는 ―실제로는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성인이었고 나는 조막만한, 정신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아무튼 별 볼 일 없는 꼬마 아이었을 뿐이었으니. 세심한 배려가 없어 미안하지만 내 편의상 이리 부르겠다― 비록 첫만남에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나에게 뇌리에 박힐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나서, 떠난지 장장 한 달이 다 되어 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보육원 근처에 옷자락 하나 비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온기였다. 원장님은 물론 나를 아껴주시지만, 어째서인지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서 부모의 향기를 맡기란 꽤나 어려운 법이다. 한 사람, 아니 어쩌면 여러 사람의 부모를 자처한다는 짓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권한도, 용기도 없는 것이며 애초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의 선택이 더욱 중요할 뿐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수줍음이 많다던지 경계심이 넘쳐난다던지 아무튼 그런 것들이 하나도 종속되어 있지 않는다. 오직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자유로운 생명체이다. 어린 아이도 포함이다. 그리고 나도...... 그랬다. 아니,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원장님께 예의 없이 군다던가 싶은 망나니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찌 사람이란 생물이 자신을 거두어 돌보아주고 있는 사람에게 그러겠는가. 만약 내 예상에서 어긋난다면 그건 사람의 탈을 쓴 악마일 뿐이다. 더는 간섭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아무튼 나는 원장님께 매번 예를 표하고 있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아저씨와 같이 아주 버릇없어 보일지도 몰랐다만, 어찌 되었든 지금은 꼬박꼬박 경어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아주 힘이 들었다. 말버릇으로 붙은 내 어조를 바꾸기에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을 뿐더러 내가 과연? 같은 의심들. 그런 의심들이 내 머릿속을 많이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어찌 할 방도는 없었다. 그러니까, 원장님은 나에게 있어 최고로 존중받을 의미가 ―죽은 사람은...... 유감스럽겠지만 포함하지 않겠다― 있음과 동시에 옅게나마 선을 그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인 것이다.





― 죄송하지만 일찍 여기를 떠나야 할 것 같아요.
― 아니, 태형아. 갑자기 왜...... 사정이라니.
― 저도 언제까지 신세드릴 수는 없잖아요.





어차피 일 년 뒤에는 저도 어엿히 이곳을 떠나야만 하는 성인이 되어버리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빨리 정을 떼어버리는 게 맞는 거잖아요. 남아 있는 보육원 아이들의 케어에 더욱 신경을 써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이런 결말이 옳아요, 원장님.



......라고 분명 말했던 것 같은데. 예정된 시간보다 약 십 개월이나 이르게 보육원에 종속되어 있던 시민권을 파기한 내 손에는 원장님의 명의로 되어 있는 이만 오천 달러짜리 수표와 노오란 형상을 띄는 루드베키아 한 송이가 들려 있었다. 굳이 무리해서 돈까지 주실 필요는 없었는데. 순간 다시 찾아가서 손에 수표를 쥐어드릴까 생각도 했다만,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관계를 망가뜨릴 바에는 현명한 곳에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나저나 이 꽃송이는 또 무얼까. 내가 루드베키아를 내려보았다. 따스한 햇빛을 내리쬐어 더욱 환히 빛나는 싱그러운 꽃잎. 자립 축하 겸 조금의 미련이 담겨 있는 의미 같아 버리지는 못하겠고 ―표현이 이럴 뿐이지 실제로 버릴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방금 전의 생각처럼 다시 돌려주기는 또 그럴 것 같아 집이라도 한 채 마련하면 꽃병에 고이 꽂아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니까, 집이라도 한 채 마련하면...... 말이다.



내 평화로운 안식처! 스위트 홈! 아아, 그런 건 동화에서나 나오는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서 변방의 작은 곳이라도 좋으니까 집을 구하려 노력해보았지만, 왜인지 하나 같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평민 주제에 이런 눈은 또 높아서! 아무튼, 변변찮은 신세로 한 달 가량 여관 생활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실제로 다가온 곳은 양 한 마리 지내지 않는 자그마한 동산이었다. 그리고, 엄마의 묘지가 있는 곳이기도 한......



순간 아저씨 생각이 났다. 귀족이니까 분명 깔끔한 것을 좋아하시겠지. 집 부근에 바로 묘지가 있는 곳은 선호하시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매우 착하셨으니까 딱히 싫은 내색은 안 하실지도. 이것 가지고 나중에 만났을 때 마음 속으로 자신에게 되물어봐도 상관은 없겠지. 어차피 내가 이길 테니까.





― 생각보다 괜찮은데?





아무리 어미라고 해도 집 앞에 묘가 있다는 건 지리상 좋지 않다니 뭐니 나를 말리려는 사람이 수두룩했지만 나는 그 동산이 아니면 다른 곳에서 소박하게 살다가 한평생 후회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건, 나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야. 얼굴 하나 모르는 아비로부터 파생된 엄마의 외로움을 거둘 수 있으면...... 뭔들 아무래도 좋잖아.



사실 인테리어라고 할 건 두말하고 없지만 짙은 고동나무로 만들어진 원목 테이블 위 자그마한 꽃병에는 묘에 올려둔 루드베키아를 뺀 나머지를 몇 개 꽂아두었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 쪽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어쩐지 아까보다 더 밝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햇살 같아. 엄마 미소. 괜시리 마음이 울적해졌다. 저 건너편 언덕에는 양떼를 이끄는 양치기와 그 부모가 함께 살고 있겠지. 나도 엄마 보고 싶다. 엄마.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럭저럭 평탄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의 품삯을 받고 자질구레한 바느질과 장작 패기 등등 같은 소박한 일들을 주로 삼았는데, 부탁을 받고 한 번 대타 자리로 나간 가게 일이 적성에 맞아서 지금은 크다면 크고 작다 하면 작을 여관에서 요리 일을 하며 지내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시리 초반 때에는 실수도 많이 하고 서툰 부분이 많았는데 어찌저찌 하다 보니...... 적응이 되어서 지금은 나름 인정 받는 ―사실 주방장은 커녕 보조 요리사 정도로― 직원이 되었다고나 할까나. 아무튼 보육원에서 원장 선생님의 보호 아래 살아갈 때와 독립을 한 것의 차이는 명확히 크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겪어보지 못했을 어려움, 고난, 피로......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았다. 궁핍했던 유년기라던지 고독을 자주 탔던 소년기라던지. 내가 이리 힘든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손 끝 뻗으면 닿을 자리에 엄마의 체취가 묻어 있어서가 아닐까 싶었다. 엄마도 아저씨도, 오래간만에 무척이나 보고 싶은 날이었다.



한참 꽃이 필 시기인 초봄에는 마을 근방에 자자한 소문이 돌았다. 물론 나도 그 소문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있어 비껴나가는 대상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자립을 하고 인맥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으니까. 아무튼 `작년에 우리 마을에 들린 귀족 나으리가 또 사찰을 오신대!` 라는 주제의 이야깃거리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재미가 되기에 충분했다. 가끔 길을 지나가다 보면 나를 붙잡고 `얘, 너는 그 나으리랑 만나본 적이 있다 했지?` 라는 말이 들려오는데, 솔직히 생각해보면 소문이 어찌 이리 빨리 퍼져 나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야말로 아저씨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거의 희박했으니까. 그러니 나는 이 질문에 무엇 하나 똑바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애초에 아저씨가 나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었으니, 또한 내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여기었기 때문에.





― 우리 마을에 축복이라도 내려주시려는 건 아닐까?
― 에이, 설마...... 그럼 귀한 사제님을 모셔와야 되잖아.
― 하지만 귀족들이 변방 마을에 찾아오는 건......
― 아무래도 흔하지 않지?





새삼 신분차가 대단하구나. 가난에 고달플 때는 항상 원망만 했는데 내가 이 생각을 이리 덤덤하게 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 바깥에서 새어 들어오는 이야깃소리에 잔뜩 햇살을 받는 창문을 두어 번 쓸어내렸다. 문득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예나 지금이나, 왜이렇게 우리 마을에 관심이 많을까.





― 그래도 아저씨를 다시 만난다니......





그건 조금 새롭겠네. 무의식적으로 방금 문장은 묵음으로 치부한 듯했다. 귓 속에 내 목소리가 맴돌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묘 윗덩어리에 올려둔 루드베키아 한 송이가 금세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작년 이 맘때와는 다르게 햇빛이 더 강해서 그런가. 하긴, 비도 자주 오지는 않았지. 이것도 인연은 인연이라고, 퇴근할 때 잠시 꽃집에 들러야겠어. 예정에 없던 스케쥴이 생겼다. 겸사 기분은 좋은 채.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고. 결국 아저씨가 우리 마을에 오기로 예정 되어 있는 그날, 나는 매우 곤경에 처해 있었다. 자존심까지 포기하고 애원할 정도로. 나도 내 생애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물론 어릴 때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구걸했던 일은 포함하지 않고― 생각도 못해봤는데.





― 만나게 해주세요!
― 아, 글쎄. 이 녀석이 자꾸만...... 안 된다니까!
― 안 돼요! 저 진짜 만나야 하는데......
― 천한 것이 감히 누굴 만나겠다고. 쯧!





직속 하인? 호위? 아니지, 그러면 이리 기세등등하게 굴지 않을 거야. 그때 내 앞에서 썩 꺼지라는 듯 비열스레 눈길을 주고 있는 남자는 일개 병사가 분명했다. 몇 날 며칠 똑같은 일상을 보내다 보니 아저씨가 사찰을 온다는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온 줄은 몰랐거든. 어찌 되었든 아저씨가 나와 같은 심정인 것을 고려해서 시험 삼아 한 번 만나러 온 건데, 이렇게 쉽게 내쳐질 줄이야. 그래도 엄연히 이 마을 사람 자유민의 신분인데 문전박대라니. 아저씨는 지금 얇은 벽 하나를 두고 내가 자기를 이리 애타게 부르고 있는 사실을 알까? 다시 우리 마을을 들리면서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떠올렸을까?



아무튼 중요한 건, 기회는 지금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저번에도 마을을 거닐다 나를 만났으니까 이번에도 겸사 어귀를 어슬렁거리면 만날 수도 있을지 몰라...... 같은 조금의 희망들. 그 희망들이 나한테는 꽤나 소중한 이유들이어서, 가게 일을 빼달라 사정사정해서 얻은 자리인데 이대로 풀 죽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새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졸병따위에게 힘 쓰고 있을 시간 없어. 아마도 아저씨가 문 밖으로 나온다 해도 금세 억압되겠지.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면 나를 알아봐주지 않으실까?



아니, 아니야. 이건 비로소 헛된......





― 헛된 일이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부정하고픈데, 마냥 부정이 또 불가능해서. 세상 무슨 이런 모순이 다 있다는 말인가. 무릎에 잔뜩 묻은 돌바닥의 모래 부스러기들을 탈탈 털어 넋이 어디론가 나가버린 사람처럼 길을 메었다. 매서운 시선을 받아내느라 바닥에 거의 앉다 싶이 주저하던 제 모습이 뇌리에 콕 박혀 비수로까지 돌아오는데, 그 비통함과 수치를 참고도 돌아갈 곳이 근방 사람 하나 없는 외딴 곳이라니. 아니다, 아니야. 우리 엄마가 있었지, 우리 엄마가......



그날은 왜인지 밝게 웃고 있는 루드베키아가 참 원망스러웠다. 정확한 이유는 몰랐다. 진단을 내릴 수 없는 병에 걸린 것만 같았다. 자, 이제 이 병 이름은 당신의 이름을 따서 불리울 거예요, 라고 속삭이는 여느 의사들처럼. 말도 되지 않는 투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이제 성인인데. 돈도 혼자서 벌어낼 수 있고, 단란한 가정도 꾸리고, 적어도 나 하나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그런 성인인데요. 그래야만 하는, 네. 아저씨가 제 질문에 대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혹시 들리시나요. 왜, 그런 것들 있잖아요. 가끔씩 들리는 서점 구석 자리에 위치해 있는 그런 모퉁이 책장에서 발견될 것만 같은 용사의 이야기들 말이에요. 역경과 고난을 파헤치고 비로소 왕의 환심을 사 귀족이 되는 그런 평민들의 이야기요. 아저씨는 나같은 하층민이 왜 굳이 아껴야 할 돈 들여 그런 책을 읽는지 아시나요?





― 헛된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 그 뒤로는 뭐, 별 것 없었는데. 예상했겠지만 다시 이렇게 올 줄은 또 몰랐거든.
― 내가 어떻게...... 아니다. 미안하구나.
― 미안해 할 것도 없고. 아저, 아니. 나으리 잘못도 아니고. 어찌 되었든 다시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난 행복해요, 지금.





마냥 정 그렇다면, 음. 사과 값은 지금 만들고 있는 사과 파이 한 조각 먹어주실 셈으로 칠게요. 괜찮죠?



오븐 안에서 사과 잼 향을 잔뜩 풀어내고 있던. 네, 그렇다네요.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되었고 아저씨는 비로소 마음 편히 햇살을 가득 받을 수 있다 했어요. 이 때까지 밝게 빛나는 태양을 보면 내가 생각나서 견디지를 못했다고 했나, 뭐라나. 아무튼 아직 따로 잠을 청할 여관은 정하지 않아 우리 집에 잠깐 머물기로 했는데, 바닥에 자겠다는 나를 기어코 말리고서는 아저씨가 처음으로 아이같이 웃어 보였죠. 분명 습도가 가득 찬 자그마한 방 안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아저씨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았다고요. 아쉽겠지만, 결국 내기는 내가 이겼네요!











자기야끄악 ㅠㅡㅜ 울 자기 200일 정말정말 축하해 >_♡ 휴우 이렇게 말하려니까 되게 어색하다.. 그래도 자기 200일은 정말로 꼭 챙겨주고 싶어서 이 주 정도 전부터 계속 써왔던 글인데 뭔가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결말도 엉성하고... 싶어서 조금 아쉽기는 한데 ㅠㅡㅜ 그래도 축하는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올려봤어 울 자기 항상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제일 정말로 아껴 좋은 하루 보내고 사랑해 ♡.♡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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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박건엽  39일 전  
 비아쓰 사랑해

 답글 0
  강하루  48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유선비  49일 전  
 비...비아님 천재님...

 유선비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니닷!  49일 전  
 글좋아요

 니닷!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시크릿!로사♡  49일 전  
 시크릿!로사♡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김.잔디  49일 전  
 김.잔디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차에코풀구싶어  49일 전  
 비아님완전대박....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차에코풀구싶어님께 댓글 로또 2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차에코풀구싶어  49일 전  
 차에코풀구싶어님께서 작가님에게 4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은서  49일 전  
 은서님께서 작가님에게 8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이유젤  49일 전  
 이유젤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14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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