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200D 자축글] 여름 사랑 - W.온음
[200D 자축글] 여름 사랑 - W.온음






01.



아저씨는 이름이 진이에요?

그럼 김진?
아니, 김석진
뭐야 진이라면서요




02.



진. 다들 아저씨를 그렇게 불렀다. 하도 자연스럽고 그러길래 난 아저씨 이름이 김진인 줄 알았다. 속으로 이름 존나 구리네 하면서. 아저씨를 처음 만난 건 바닷가였다. 비가 마구 쏟아지는 방파제 위에서 아저씬 주저앉아 뭘 마구 끄적이고 있었다. 그때가 열일곱이라 그런지 겁도 없이 나도 훌쩍 뛰어내려 우산을 아저씨 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뭘 그렇게 써요? 아저씨의 몸이 흠칫 떨렸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저씨는 내가 귀신인 줄 알았댔다. 요즘 시대에 귀신이 어딨어요, 겁 많기는. 원래 시인은 상상력이 풍부해야 해. 겁이 많은 게 아니구요? 물론 까불다가 약한 꿀밤 한 대 맞긴 했지만.




03.



아저씨는 시인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들을 집어넣어 글을 썼는데 읽어보면 기분이 이상했다. 아저씨는 나를 만난 후 시를 쓰면 나한테 제일 먼저 왔는데, 나는 그 시들을 읽으면 기분이……. 이상해요. 뭐가? 기분이요. 원래 그래. 아저씨는 큰 손을 들고 내 머리를 살짝 만졌다. 기분이 더 이상해졌다.




04.



하루는 아저씨가 집에 찾아왔다. 비가 무자비하게 쏟아지던 날이었다. 아저씨의 표정은 이상했다. 아저씨……. 아저씨를 부르던 내 목소리가 점점 멎었다. 울어요? 아저씨의 숨소리가 살짝씩 멎어들어간다. 비에 아저씨의 머리칼이 젖어서 물이 떨어졌다. 차가웠다. 살짝 어깨를 붙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아저씨의 몸은 떨렸다. 괜찮아요. 작게 아저씨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아저씨의 손이 내 등을 감쌌다. 그날 들렸던 울음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05.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사라졌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평소에 아저씨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아저씨는 부모님이 시 쓰는 것을 반대했다고 했다. 연을 끊고 살았고 아저씨가 젖어서 찾아왔던 날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고. 나는 아저씨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게 시던, 아저씨의 꿈이던, 나던. 아저씨 난 아저씨의 기분이 이상한 시가 좋았어요.




06.



벌써 일 년 정도가 지났다. 나는 아저씨를 거의 잊었고 아저씨와 여름의 비와 시는 그냥 여름날의 추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가끔 비가 무섭게 내릴 때 문뜩 생각났다. 나는 잊고 살았다 시를 내 꿈을 아저씨를. 내 이름으로 한 편지가 와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겉이 살짝 젖어 있었다. 조용히 뜯어보았다. 익숙한 필체. 손이 떨렸다.




07.



바람은 불고
창문을 해집고 잔뜩 밀려들어온다
그 속에 묻혀 한참을 헐떡대다가도
그 순간에서 멈춰 있고 싶어
흐르지 않고 싶어




08.



눈물이 나왔다. 계속해서 흘러내려서 손으로 부비다가 나중에는 그냥 울었다. 아저씨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정작 포기한 쪽은 나인 것 같았다. 바닷가로 향했다. 계속해서 물들이 흘러내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방파제 위로 올라가 앉았다. 편지가 계속 젖었다. 머리 위를 두드리는 빗방울들이 아팠다. 편지를 계속 읽고 있을 때 갑자기 비가 그쳤다. 정확히는 내 쪽의 비만 그쳤다. 머리를 타고 뚝 뚝 떨어지는 빗방울들도 멈췄다. 뭘 그렇게 봐요? 숨이 멈췄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09.



우산을 내 쪽으로 기울인 아저씨가 서 있었다. 주변이 뿌옇다. 아저씨의 소리만 들렸다. 아저씨……. 내 소리가 멎었고 나는 들썩였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내가 포기해서. 아저씨는 그 큰 손으로 내 머리를 다시 한번 만졌다. 너 포기 안 했어. 지금 여기 왔잖아 네가. 아저씨의 숨결이 내 귀를 타고 들어갔다. 내 귓속을 훅 울리는 이 음성이 그리웠다. 고개를 천천히 들어 눈을 마주 봤다.




10.



아저씨의 눈가가 빨갰다. 손을 들어 아저씨의 눈가를 천천히 훑었다. 아저씨가 픽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나 포기했어요?
그런 것 같아?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그 답을 네가 찾아보라는 소리야




11.



나는 아저씨를 찾아 그때 그 바다에 왔고 가끔 비가 내릴 때 아저씨를 추억했었고 여름날에 그리워했다. 아저씨는 내게 시를 편지했고 가끔 비가 내릴 때 내리지 않을 때 나를 추억했었고 나를 찾아 그때 그 바다로 갔다.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고개를 들고 여름 태양을 쳐다봤다. 맑음.




12.



아저씨가 책을 하나 건넸다. 제일 첫 장을 펼쳐 보았다. 내 숨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내 대답. 아저씨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여름 비의 소리와 바다의 파도 소리 아저씨의 체온. 나도요.




13.





미묘한 여름 장맛비의 내음
나는 그걸로 내 삶을 그렸다
비가 쏟아질 때 쏟아지지 않을 때
나는 매일 열병을 앓았다


- 진, 여름 사랑














해오니 님... 진심 사랑해 너무 너무 예뻐요 사랑해요 고마워요



200벌써 이백일이에요!!!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글을 자주 올린 것 같지도 않은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항상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답글 다 안 달아도 모두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당 200일동안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축댓














축하해주신 사랑하는 울 쭝혁 님, 항상 고맙고 너무 사랑하는 비아 님, 나 항상 반겨주는 사랑하는 련이, 예쁜말만 해주시는 울 해피 님, 요즘 못 봐서 보고 싶은 사랑둥 유키,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하는 울 은서 님, 넘 좋은 말만 해주신 울 시윤 님, 저두 항상 사랑하는 찹싸리 님, 매일 보고 싶고 항상 정말 많이 사랑하는 향월 님,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제 사랑 율 님, 고맙고 보고 싶은 민트, 긴 글 써주신 고마운 것 투성이인 울 설이 님, 귀엽고 예쁜 말만 해주는 루나, 항상 보고 싶은 사랑하는 뮤어리 님, 제 글 좋다고 항상 제게 힘을 주시는 은하 님, 귀엽고 제가 많이 애정하는 카하 님 (대신 선포는 넣어두세요 소중한 선포 카하 님이 쓰기), 너무 보고 싶은 사랑하는 울 태림깅, 항상 정말 많이 사랑하는 나의 해오니 님, 두 번이나 축하해주신..... 말럽둥님 서리 님까지!! 다 너무 너무 감사해요 사랑합니당❤❤







축글




+




항상 챙겨주시는 비아 님 뮤어리 님, 솜이까지 너무 너무 사랑해요 정말 고마운 제 사랑 님들......... 항상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ㅠㅠ













추천하기 7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온음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강영현  51일 전  
 강영현님께서 작가님에게 2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강하루  52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은서  53일 전  
 은서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민트머리저승사자  53일 전  
 민트머리저승사자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민트머리저승사자  53일 전  
 음표 역시 글 잘써

 민트머리저승사자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서하  53일 전  
 서하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김.잔디  53일 전  
 음표리님..제가선포가조금박게업어서...미안해요ㅠㅠㅠ진짜 글쨩좋쿠 사랑해요ㅠㅠㅠ

 김.잔디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잔디  53일 전  
 김.잔디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권율  53일 전  
 권율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권율  53일 전  
 보면서 약간 도깨비 생각났어요
 표 님의 스토리 있는 글 제가 너무 좋아해요
 200일 너무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봐요 우리
 저도 사랑해요 많이

 권율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18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