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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사사야키 - W.10월의오웃
사사야키 - W.10월의오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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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는 적어도 우리가 영원할 줄 알았어. 네가 시즈쿠 씨 집을 방문한 그날, 우리는 이미 결계 속에서 흩어져 유리구슬처럼 둘로 쪼개져 버린 거야.
가까운 근처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일렀는데 기어코 너는 그 사람 집을 찾아갔지. 당장에 돈이 궁핍해서라는 거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주의를 무시한 건 너야. 혼을 기리는 이 일이 미신이라며 등 돌리던 순간조차도 난 그냥 네가 좋았어. 바보같이. 알고 있었니? 네가 정말 좋았다고...


사주가 항상 들어맞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너는 누구보다도 길흉이 뚜렷한 사람이었어. 판을 벌리면 벌릴수록 내가 귀신에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네가 모두 잠재워버렸어. 사주를 본 날이면 항상 못 미덥게 웃는 네 얼굴이 떠올라서 내가 죽는 것보다 네가 사라지는 게 두려웠거든. 너 하나가 내 목숨과 맞바꿀 정도의 존재였다고 고백하면 넌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시즈쿠 씨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나도 알아. 네가 처음 그 집에 정원사로 들어갔을 때 평소 같았으면 묵묵히 일할 네가 잔디를 깎는 모습이 어딘가 엉성해 보였어. 시선은 허공으로 띄우고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지 몰랐는데 그날 넌 시즈쿠 씨가 부인과 얘기하는 걸 들어버린 거야. 그게... 그게 널 망쳤어. 널 이 지경까지 끌고 온 거야. 나랑 같이 살자고 했잖아. 그 집이 널 배불리 먹여줄 수 있을진 몰라도 너의 결핍까지 채워줄 순 없다고. 시즈쿠 씨가 널 고용하겠다고 했을 때 네가 선뜻 긍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넌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어. 내가 너의 미래를 아는데 어째서 그 사람을 따라간 거야? 오뉴월에 부(富)와 엮이면
넋이 본처를 떠나 몸뚱이만 남게 될 거야.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피폐해져 넌 너의 이름만 겨우 알 수 있어. 넌 그런 삶을 동경해왔던 거니 정말···.


우리 목이 마를 정도로 가난한 것도 아니었고, 원하는 모든 건 가질 수 있을 만큼 넘치는 것도 아니었지. 시즈쿠 씨가 뭐가. 재산이 많아서? 그래, 그러니까 한 100억 엔이라고 했나. 그때 너랑 내가 몰래 들었던 얘기 말이야. 그게 널 혹한 거겠지. 우린 평생 죽어라 일해도 만질 수 없는 돈이었잖아. 난 줄곧 네게 있었는데 넌 잠깐 나타난 연기 같은 형체를 사랑하고 있잖아. 뱀의 혀 같은 그 유혹을.


지금쯤이면 이 편지가 네게 닿았을지도 몰라. 시즈쿠 씨가 너에게 이름을 지어줬다고 들었어. 그리고 네가 그걸 정말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도. 시즈쿠 씨와 가끔 연락해. 간간이 네 소식이 들러 올 때면 그것만으로도 난 기뻐. 불꽃 축제도 잘 즐겼길 바라. 정원사 일은 좀 맞는 거 같니... 너야 그 일을 좋아서 하긴 하지만 혹시나 그 사람이 널 힘들게 하면 있지,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제발 내 옆에 있어줘...




사랑하는 박지민에게
사랑하는 카게노 사사야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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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북부대공유중혁  56일 전  
 헐진자..
 너무조아요 .........

 북부대공유중혁님께 댓글 로또 2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유선비  68일 전  
 글 좋아요.

 유선비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요정  69일 전  
 글 넘 좋아여!!

 답글 0
  강하루  71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전선잉......  71일 전  
 전선잉......님께서 작가님에게 16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히로인   71일 전  
 히로인 님께서 작가님에게 48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히로인   71일 전  
 맞띄 ㅆㅅㅌㅊ...
 이런 작가 어디서 보나
 요기서 보지
 따룽해염

 히로인 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서해  72일 전  
 강서해님께서 작가님에게 33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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