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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피그말리온 - W.티쥬
[작당글] 피그말리온 - W.티쥬





종말이 도래해 온다는 것이 침묵 속에서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곧 무너질 지구마냥 침몰하는 태양을 바라보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널 보면서 같이 살고…. 말도 아닌 생각마저 끊기고 만다. 넌 나를 위해 죽을 거지. 나는 서랍 한 칸에 고이 숨겨둔 그 반지를 너는 여태까지 끼고 있다. 네가 잘 때 잃어버릴까 그걸 빼고 잔다는 건 한참 후에 안 사실이야. 내려앉은 속눈썹을 손바닥으로 덮으면 간질거리는 게 나쁘지 않았다. 지금도 밖은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이제 곧 보일 별이 폭파한 후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괜한 믿음은 멈출 줄을 모른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곳이 있을 거야…. 언젠가는 너나 나나 둘 중에 혼자만 남을 걸 알았다. 미망인이 될 사람에게 전하는 영상 편지 비슷한 것이었다.

열기와 냉기가 동시에 피부를 덮친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덥다 생각하면 추웠고 춥다 생각하면 더웠다. 태양신이 분노에 찬 거야. 이제 태양이 폭발하고 말 거야. 그런 신앙 같은 중얼거림이 들렸다. 그러다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는데 너는 다정하게도 내 눈을 가렸다. 틈새로 시들어가는 생명이 느껴졌다. 여전히 빛은 밝았다. 어떻게 이게 소멸하는 걸까. 답 없는 무의미한 질문만을 남기고 그곳은 황폐해져만 갔다. 먼지로 덮인 숨을 쉴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같이 살까. 엉? 그냥 평생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죽을 때 나 버리게? 웃으면서 말했지만 이미 감기고 만 거야. 내 인생이 너 때문에 망할 수 있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었어. 살고 싶었다. 살고 싶었는데. 또 새벽에 눈물만 뚝뚝 흘렸다. 폭파한 별을 바라보면서. 이미 죽어버린 곳을 기리면서. 책임져. 네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던 샘솟는 감정이 끝내 터졌다. 잊으려 했는데 미래를 상상해 버렸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유치원 시절 꿈보다 가능성 없는 걸 알면서도. 공복 상태의 울음은 생각보다 속을 쓰리게 했다.

세상이 종말한다. 별의 추락을 보면서 우리는 손을 잡았다. 다른 곳에서는 지구가 부서지는 모습도 저렇겠지. 큰 손으로 내 두 눈을 덮었다. 대신 죽지 마. 차라리 같이 죽어. 혼자 살 바에는 차라리 이렇게라도 함께. 맨틀이 박살나고 외핵이 녹고 천재지변 뿐인 삶이더라도 우리는.


같이 살자고 말하고 싶었어.
진짜 종말이 눈앞에 일렁이더라도
함께 살자고.
떠나지 말라고.
별의 폭발을 걸고서 바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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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셍요 티쥬입니다~~>.0 이번이 세번째 방빙연필인데 기분좋네용 응원해주신분들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당 사실 15분?컷글인데 좀 부끄러워요.......... 오랜만에 단편써서 ㄱㅊ은지는 모르겟지만 다시한번 감사해용 땡스포리딩~~~ 아 참고로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얘기에서 떠올려서 제목 피그말리온임 원하면모두이루어진다!
smx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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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북부대공유중혁  55일 전  
 헐 티쥬님
 축하드려여
 글진짜체고애요 ㅠㅠ

 북부대공유중혁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젯디  67일 전  
 젯디님께서 작가님에게 1091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유선비  76일 전  
 작다라라랑따라랑 축하드려요~~~~

 유선비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민트머리저승사자  76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민트머리저승사자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젯디  76일 전  
 젯디님께서 작가님에게 356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강하루  76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니닷!  77일 전  
 축하해요

 니닷!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월륜  77일 전  
 작당 축하드려용 응원했어요

 강월륜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서해  77일 전  
 강서해님께서 작가님에게 23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베카  77일 전  
 티쥬님 정말..축하해요 천재깅님...사랑해요.

 베카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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