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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이런 글 써 보고 싶다 - W.제국
이런 글 써 보고 싶다 - W.제국








*



"할 말이 있어 전화한다."
"난 없는데, 그딴 거."
"네 의견따위 필요치 않으니 그냥 듣기만 해라."





예년 전과 다를 바 없는 목소리에 실소를 터트렸다. 인간들 글러 먹은 인성이며 정내미따위 개나 줘버린 말투까지 여전했다. 아, 번호는 또 어떻게 아셨대. 어줍잖은 돈 흥신소에 처발라서 얻어내셨나본가. 그 더러운 돈을 잘도 넙죽넙죽 받아 처먹고는 그딴 곳에나 써대니,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더라고.





"비록 집 나간 자식이지만 낳아주고 키워준 은혜를 모를 거라 생각지는 않는다."
"은혜는 개뿔이."
"받은 은혜 되갚을 기회를 주마."
"받은 게 있어야 되갚든지 할 거 아냐."





누가 보면 나 되게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줄이나 알겠어. 분에 넘치는 욕심에 허덕이며 제 자식의 날개를 짓눌러트렸던 인간 입에서 은혜란 소리가 나오는 걸 듣게 될 줄이야. 이걸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양심이 없다고 해야 할지. 둘 다 비슷한 맥락이려나, 아무튼.





"부모 자식 천륜이라더라. 네가 아무리 부정해도 넌 내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다."
"그 천륜, 그것 땜에 내 인생이 기구해졌단 걸 아나 몰라."
"싹바가지 없긴."
"보고 배운 게 이거라."
"못 배워 처먹었어다 한들 네가 인간이라면 덕을 갚기 위해서라도 거둬 길러라."
"뭔진 몰라도 당신네 하고 관련된 거라면 난 치가 떨리는 사람이라."
"좀 있으면 도착할 거다. 책임지고 거둬."





할 말만 내뱉고 끊어버린 전화 덕에 귓가에는 고딕한 신호음만이 짧게 울렸다. 누굴 보고 못 배워 처먹었대. 제일 못 배워 처먹은 인간들이 무슨 낯짝으로.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지고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번엔 또 얼마나 큰 엿을 선물하려고 친히 전화까지 거시면서, 거둬 기르란 건 또 무슨 소리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어 얼굴을 구기자 이윽고 초인종이 울려댔다. 여기 올 인간이 몇 있다고, 게다가 제 주변인 중에 이토록 친절히 초인종을 누를 인간 하나 없어 제 구실을 못 하던 초인종이었는데.



아, 혹은 저 문 밖의 것이 방금 전 일방적 통화를 끝마친 수화기 너머의 그들이 내게 건네는 커다란 짐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인더폰으로 가 대문과 현관문을 모조리 열어버렸다. 최대한 빨리 받고 빨리 돌려줄 속셈이었다. 뭔진 몰라도 그 인간들이 주는 건 다 싫거든, 그게 돈이든, 다이아든. 근데 말이다.





"저……."
"……."

"안녕……, 하세요."





거둬 기르라는 게, 이 시커먼 남고딩이었나 싶기도 하고.







*





.

.

.




"누나, 알잖아. 그 형이랑 우린 달라, 누나도 알고 있잖아."
"닥쳐."
"누나도 그 형 사랑하지 않잖아, 그냥 외로워 미치는 거 대신에 선택한 도피처였잖아."
"닥치라고, 이 XX... ..."

"제발 누나 정신차려, 우린 그 형이랑 달라, 다른 세계의 사람이야."





악에 바친 녀석의 목소리가 귀에서 웅웅댔다. 다른 세계의 사람, 그래 다른 사람이었다, 민윤기는. 굶주림이란 걸 모르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 적절한 사랑과 훈육으로 바르게 길러진 부잣집 도련님,······.







*






"네 누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냐."
"... ...우리 누나,"
"한 때 다니던 중학교 무용부의 유망주였어. 학교에서 조용하기 짝이 없다가도 무용실에서는 제일 빛나던 신기한 아이. 나한테도, 다른 애들한테도 딱 그 정도."





김여주는 다니던 중학교 무용부의 유망주였다. 동아리로 들어간 무용부에서 발굴의 재능을 보고 무용 선생이 김여주를 캐스팅했다. 그리고는 김여주에게 자신이 속한 무용단에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매일같이 설득을 해댔다. 그럴 때마다 김여주는 거절하면서도 무용부를 관두지 않았다. 김여주는 무용실에서 가장 빛났다. 수많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가장 독보적이었고, 아름다웠다. ······.





*







"우리 누나, 사랑하세요?"
"사랑, 사랑... ..."
"... ..."

"그래, 사랑이지. 씨발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가 더 사랑일 만큼, 사랑이지."
"그럼 우리누나 좀 살려주세요."
"... ..."
"제가 그랬어요, 형은 우리랑 다른 세계 사람이라서 함께 할 수가 없다고, 함께 하면 오히려 누나의 불행이 형을 힘들게 할 거라고."
"... ..."
"누나는 형 사랑하는 거 아니라고, 그냥 도피처 삼았던 것 뿐이라고."
"... ..."

"근데 아니잖아요, 우리 누나 형 사랑하잖아요."
"... ..."
"그러니까 제발 우리 누나 살려주세요."
"... ..."
"형 아니면 안 돼요, 전 못 했지만 형은 해주세요. 제가 못 살린 우리 누나, 형이라도 살려주세요."







*








"여주야, 나 봐."
"씨발 삶이 이다지도 좆같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윤기야."
"김여주."
"윤기야 내가 널 사랑했냐."
"사랑했어, 사랑하고 있어, 너. 너 지금도 나 사랑해."
"아니, 아닌 것 같다. 아닌 것 같아, 윤기야. 이게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아... ... 우리 그냥 서로의 목마름을 채워줄 오아시스가 필요했던 거고 너한테는 그 생명수가 겪어보지 못한 무심함이었을 뿐이었고, 나한테는 너의 그 돈이었나 보다. 그러니까 이건 사랑이 아니었던 거야."
"김여주."
"너 뒤지기 직전의 숨 붙들고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 씨발 너 살리겠다고 열다섯 시간 응급실 앞에서 서성였는데 이것도 다 허상이고 암튼 씨발 윤기야, 우리 사랑이 아니었던 거야."
"사랑이야."
"... ...씨발 진짜,"

"사랑이었고, 사랑이야. 너 나 사랑하잖아."






피할 수가 없었다. 빌어먹게도 그 입맞춤이 중독돼 죽어버릴 만큼 달아서. 사랑이었다. 빌어먹게도 사랑이었다······.















이런 글 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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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민윤기킹  5일 전  
 사랑해요
 글 넘 좋아요!❤

 답글 0
  초빔둥  5일 전  
 헉 글 너무 조아요,,

 초빔둥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joy°  5일 전  
 글 좋네요

 답글 0
  őöõ  5일 전  
 와우.. 글 너무 내 스타잏

 답글 0
  강하루  5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갓생살기  5일 전  
 이런 글 더 써주세요

 갓생살기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갓생살기  5일 전  
 갓생살기님께서 작가님에게 3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해인  5일 전  
 글 좋네요!

 답글 0
  찌유우  5일 전  
 글 진짜좋아요!!

 찌유우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곰학  5일 전  
 김곰학님께서 작가님에게 50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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