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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삼류 극장 - W.공태혁
[작당글] 삼류 극장 - W.공태혁
W. 공태혁

누군가 내게 사랑을 물었다. 사랑하면 세상이 분홍빛으로 보인다던가,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이지 않냐는 시답잖은 개소리를 지껄이면서 말이다. 분홍빛은 개뿔, 잿빛으로 안 보이면 다행인데.



작고 낡아빠진 극장의 무대 위에 박지민과 나를 던져두고는 대본을 쥐여주며 비참한 사랑을 연기하랬다.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 박지민 너는 여주인공을 버려버린 나쁜 놈. 나는 너를 향해서 울부짖기를 반복해야 됐고, 너는 그런 나에게 비수를 꽂아야만 했다. 그 상황이 존나게 웃겼다. 관중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무엇을 위해 사랑 따위를 연기하는가. 고작 넘어진 거 한 번 일으켜준 걸로 제 목숨 아까운지 모르고 절절히 사랑하는 여주인공과, 자기 사랑한다는 사람을 보고 비웃기나 하는 나쁜 놈이나. 그 나쁜 놈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고작 엑스트라 따위들한테 맞아서 아파하는 여주인공은 추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데, 이런 걸 누가 한단 말이야. 나 이 역할 싫어, 싫다고. 여주인공이면 행복해야지 왜 사랑 따위에 목매달기나 하고 있냐고. 여주인공이라는 그 망할 꼬리표 하나 달고 자기 싫다는 놈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재수가 없어도 지지리게 없어서 이딴 배역이나 맡고. 박지민 너는 연기라면서 왜 그런 진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내치냐고-. 나 서럽게 말이야. 내 마지막이 될 무대인데, 미련으로 적시게 하는 건 너무하잖아? 나는 좀 더 사랑받는 역이 훨씬 더 좋다고. 이렇게 미련하기 짝이 없는 허황된 사랑 따위를 연기하는 건 지루하고 재미도 없다고. 이렇게 부질없는 걸 연기하게 하니까 여기가 고작 삼류 극장일 뿐인 것이다. 낡고, 또 낡아서 마이크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커튼은 찢어질 대로 찢어져서는 긴장감을 북돋아주지도 못했으니. 무대 위에서 제대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라 한다면, 박지민과 나. 단둘뿐이었다. 우리의 연기는 볼 품 없었고, 무대는 엉망이었으며 내용은 뒤죽박죽이었으니. 이 하찮은 연극에 박수를 쳐 줄 사람도 환호할 사람도 없었다. 그 모든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현실을 자각하고 앞을 똑바로 보니 생각보다 많이 쓸쓸했고 비참했다. 이 짝사랑에 진행은 있었나, 발전이 있기는 했나. 진심이던 모든 것들이 연기로 바뀌긴 하였나. 이게 연극은 맞던가.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내가 널 놓아줄 수 있긴 한가.



박지민 너에게 끝없는 사랑을 속삭이고, 또 아파하고, 끝내 눈물을 흘리는 이 부질없는 연극.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내 역할이 무엇이더라하는. 너에게 대가 없는 사랑을 퍼붓는 것인가, 혹은 너를 대신해 죽어줄 사람인가. 아니면, 너를 뿌리부터 죽일 사람인가.



「 위스키 한 잔을 따르니 잔이 일렁이며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지민은 그 모습이 우습기라도 한 듯이 잔에 가득 찬 위스키를 입에 털어 넣고는 다시 위스키를 따르는 것을 반복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 잊은 것처럼, 그것을 또 반복하고 반복할 뿐이었다. 처연하고, 또 고독하게. 고작 그거 마시고 해롱거리며 안기긴. 지민의 모순된 모습에 나는 활짝 웃으며 그 모습을 받아들였다.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사람. 나에게는 한없이 차갑고 너무나도 시린 사람.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네가 원래 그런 사람이었기에 사랑을 하는지. 취한 너에게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내가 생각보다 더 너를 좋아하고 있나 보다. 네 생각보다 더, 우습게도 말이야. 그러니 이 마음이 다 녹아 없어질 때까지 너는 계속 나를 내치고, 미워하고, 원망하면서도 끝끝내 나를 떠나지 못하는 너 자신을 증오하면 되는 거야. 네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나를 위해서. 」



아무도 찾지 않는 이 극장에 너의 손과 발을 묶어버리고
너에게 한도 없는 사랑을 계속해서 속삭이다가
네가 망가져서 입도 벙긋 못 할 때
너와 똑같은 씨앗을 심어
그 사람을 다시 한번 사랑하리

이 모든 것에 진심이 따르지 않을 때까지





누르기부족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응원과 투표 감사드려요! 솔직히 4차 갔을 때 너무 긴장해서 아주 온갖 짓을 다 하면서 10시를 기다렸는데 으아ㅠㅠㅠㅜ 작당 진짜 너무 감사드리고 정말 열심히 하는 작가가 될게요˃̵͈̑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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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그저아미일뿐  5일 전  
 이분이 이분이야?? 어머어머 짱이댜 진촤~~~

 답글 1
  반교  9일 전  
 작당 너무 축하해요 글 엄청 좋아요 이미 태혁 님 꽃길이 보인다

 반교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반교  9일 전  
 반교님께서 작가님에게 5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반교  9일 전  
 반교님께서 작가님에게 2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문별˚  10일 전  
 아니ㅜㅜㅜ이게 태혁님 글이엇냐구요ㅜㅜ 저 일부러 이거 대기글에 올라오면 아 또 나왔네..하면서 기다리다 피해다닌 글이었는데ㅜㅜ 너무 응원했어요 정말.. 드디어 작당 되셨네요 축하드려요 진짜..!! 건필하세요ㅜㅜ☺️☺️

 답글 1
  음표?  10일 전  
 응원했습니다 축하드려요 건필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 1
  햰슬  10일 전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햰슬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니닷!  10일 전  
 축하해요

 니닷!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찌유우  10일 전  
 진짜 축하드려요!!!

 답글 1
  @수지♡  10일 전  
 축하드려요

 @수지♡님께 댓글 로또 1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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