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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목련] 나무에 피어나는 연꽃 - W.치즈볼_
[목련] 나무에 피어나는 연꽃 - W.치즈볼_



ⓒ 치즈볼(made by. 7시30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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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서울까진 약 4시간 하고도 반이 걸렸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제대로 된 준비조차 못 하고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옷도 머리도 엉망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그야말로 혼비백산이었다. 모두들 급하게 온 건지 감정을 추스를 새도 없이 눈물을 달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석진은 멍하니 건물 외관을 바라봤다. 시멘트와 벽돌이 간간이 섞여있는 고급 진 건물이었다. 직원의 안내를 따라 계단을 통해 2층을 올랐다. 입구에는 검은 한복을 입고 팔에 노란 끈을 두르신 외숙모가 조문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울고 있는 사람들보단 술을 마시거나, 쪽방에서 울다 지쳐 잠에 든 사람들이 많았다.





석진은 조심스럽게 분향 실로 다가갔다. 당숙은 아직도 모두가 잠든 새벽에 아버지의 곁을 지키고 계셨다. 석진도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 기도를 드렸다. 부디 그곳에서는, 저 같은 못난 아들 그리워하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기도를 끝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눈물이 흘러내렸다.







"뭐야, 우냐?"
"...?"
"다 큰 어른인 척하더니만 막상 아버지 돌아가시니 질질 짜네."
".. 김태형. 소란 피우지 말고 앉아. 또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너무 오래된 반가움은 그 형태를 잃어버리고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로 나타난다. 매우 오래간만에 보는 태형이었지만, 이제서야 얼굴을 비춘 게 뻔뻔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너무 늦게 왔다고, 그런 마음이 말을 엇나가게 했다.





그러나 태형의 반응은 덤덤했다. 눈물이나 닦고 말해. 눈꼴 시리다. 오히려 태형은 혀를 끌끌 차며 반문했다. ..뭐 하고 살았냐. 석진이 옆에 앉은 태형에게 물었다. 거의 6년 동안이나, 외국에서 몇 번의 문자 말곤 얼굴도 비추지 않던 녀석이었다.









"그냥, 이것저것 했지. 연애도 좀 하고, 구경도 하고."
"아버지가 너 많이 보고 싶어 하신 거 알아?"
"... 응. 그래서 왔어."
"이미 돌아가셨는데. 무덤에서나 얼굴 비추려고?"









태형은 아무 말이 없었다. 석진은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태형의 얼굴을 확인했다. 태형도 석진과 마찬가지로, 울고 있었다. 다만 목소리가 너무나 덤덤해서 못 알아봤을 뿐이다. 태형은 얼굴에 눈물이 덕지덕지 붙어 엉망이 된 얼굴로 아버지의 사진을 응시했다. 나 사실 힘들었어 형. 이제야 태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못 돌아와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태형은 무너져 내렸다.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힘겹게 울었다. 그러나 시간도 한참 새벽인지라, 숨죽여 힘겹게 울었다. 석진이 해줄 수 있는 건 태형의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주는 일밖에 없었다.











"내가 원래 가기 싫다고 했었잖아... 거기서 뭘 더 할 수 있다고.. 나도 되게 힘들었어. 살기 싫었어."
".. 그래. 그랬지. 미안하다. 원래 너는 이곳을 더 좋아했는데."
"그런데, 왜 못 왔는지 알아? 사실 그곳에서 날 잡았어. 내가 여기까지 못 오게... 날 막았어."
"....."









밤은 쉼 없이 느리게 흘러간다. 어느새 밝게 빛나고 있던 등불은 하나 둘 꺼지고 태형과 석진이 있는 공간만 밝게 빛이 나고 있었다. 고요히 흐느끼는 울음소리 사이로 풀벌레가 울었다.











​/









6년 전, 새해가 밝아오는 아침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강가나 바다에 나와있었다. 모두가 설레는 새해를 맞이할 그날, 태형은 짐을 싸고 있었다. 주먹을 꽉 쥐고 미간은 한없이 구겨진 채로 씩씩대면서. 어딘가 다급한 손길로 급히 캐리어에 옷들과 각종 용품들을 집어넣으며 짐을 싸고 있었다.





방안엔 핸드폰 진동소리에 이어 들려오는 벨 소리로 가득해졌다. 곧이어 한창 짐을 싸던 태형은 울상이 된 채로 손에 들린 짐을 벽으로 던져버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아버지가 올라온 소리가 태형의 귀를 자극했다. 태형은 눈을 돌려 아버지가 들어온 문을 노려봤다.









"나 안 갈래!"









태형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헐레벌떡 들어왔던 아버지는 태형을 한 번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소리를 시작으로 방안은 정적이 지속되었다. 태형은 부르르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아버지를 노려봤다. 아버지는 말없이 태형에게 다가갔다. 한 발 한 발 가까워질수록 태형의 몸이 흠칫 떨렸다.









"태형아."
"왜, 왜."
"아빠 마지막 소원이다.."
".... 뭔 마지막이야. 이제 더 이상 안 살 것도 아니면서."









미안하다, 태형아. 아빠가 너무 어려운 부탁을 했지? 태형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이 애처로워서 일까, 태형은 그런 아버지의 표정을 보자 눈빛이 흔들렸다.









"... 알겠어요."









아버지의 간절한 눈빛에 못 이겨 태형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태형이 던진 옷가지들을 다시 캐리어에 넣어주면서 정리해 짐을 마저 싸주었다. 태형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아니, 근데 10년이 뭐 누구 이름도 아니고. 그 긴 시간을 나 혼자 어떻게 버티라고요..."
"그럼 6년만 갔다 와."
"6년... "
"그 정도만 있어줘도 아빤 충분해.."









아니 왜 또 그렇게 아련하게 말하는데요, 미안하게. 태형은 오히려 당황하며 허둥거렸다. 패딩을 걸치고 목도리를 둘렀다. 아직 무엇을 안 걸치고 나가기엔 너무 시리고 추운 날씨였다. 태형은 캐리어를 빼고 짐을 마저 담았다. 아버지는 그런 태형을 보며 씩 미소를 지었다.










/










아버지가 태워준 차는 어느새 허름한 동네를 지나 공항까지 도착했다. 태형은 오랜만에 보는 공항의 모습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구경했다. 공항 안은 사람이 많았고, 새하얀 페인트를 바른 것처럼 하얗게 반짝거렸다. 곳곳에는 안내로봇이 돌아다녔다. 태형은 그중 한 로봇과 셀카도 찍었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해맑았지만, 사실 태형은 집에 가고 싶었다. 공항 안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사람의 냄새들이 태형의 코를 간지럽혔다.









"생각해 보니까 6년도 너무 긴 것 같아."
"그럼 1년만 채우고 오고 싶을 때 와."
"진짜?"
"근데 별로 안 오고 싶을 거다. 예뻐서."









아버지의 눈은 닿을 수없이 아득한 곳을 상상하듯 별처럼 빛이 서렸다. 진짜, 예뻐봤자 얼마나 예쁘다고 걔가. 태형은 입을 대발 내밀고 투덜거렸다.









"진짜 예쁘거든."
"예, 알겠어요. 아빠 매번 용돈 보내줘야 돼?"
"알겠다. 우리 아들 고마워."
"아 또 오글거리게 ㅎㅎ.."









태형은 머리를 긁적이며 편의점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귀띔해 주신 바로는, 비행기 기내식이 토가 나올 정도로 맛이 없다고 했다. 태형은 과자 몇 봉지와 음료수 하나를 계산하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는 화장실에서 나와 태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좋을 거다. 괜히 더 있을 걸 후회하지 마."
"아 알겠어.. 아버지 보고 싶을 거예요."
"그래 잘 가고."









태형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캐나다의 퀘벡 주. 그곳에 태형은 아버지의 부탁으로 유학을 가기로 했다. 유학이 아니라 이름 모를 아이의 간호지만, 그곳에서 배우는 게 있을 테니 태형은 자연스럽게 유학이라고 생각하며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비행기가 하늘로 떠오르고 대한민국의 건물들이 장난감 건물들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답게 펼쳐진 구름 위로 태형은 캐나다로 날아가고 있다.











​/









"....."
".... 뭘 봐."
"네가 제인이 간호해 주러 온 애야?"
".. 제인?"









아닌가. 제인이 또래의 남자아이라고 하셨는데. 태형은 비행기에서 내려 캐나다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이 없었다. 한숨 자고 나와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 수를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정신없이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인지, 태형은 비몽사몽했다. 그 상황 속에서 어떤 동양인 여자가 태형을 향해 미간을 구기고 바라보는데, 태형은 그 모습이 어딘가 껄끄러워서 일부러 보란 듯이 틱틱대었다.









"간호라면 나 맞는데."
"그래? 근데 어린 게 어디서 반말이야."
"아씨,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 보이는데 말 까면 안 돼?"
"(무시) 열여덟 살 이랬지? 따라와."









여자는 태형을 하얀 봉고차로 안내했다. 이상하게도 여자 외엔 태형을 데리러 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겨우 이런 대우를 받을 줄 알았으면 끝까지 안 오겠다고 고집부리는 건데. 태형을 속으로 불만을 토해냈다. 차 위에 올라타고 제인이라는 여자애가 있는 집으로 가는 동안, 차 안은 정적이 흘렀다. 하루의 절반을 비행기에서 보낸 탓인지, 태형은 평소보다 졸음이 쏟아져왔다.









"내 이름 수진이야. 허수진."









허.. 수진.. 태형은 그 이름을 중얼거리며 잠에 빠졌다. 따스하게 들어오는 햇살과 함께. 시원한 캐나다의 바람을 맞으며.











​/









얕은 잠에 들어 눈을 감은 채로 덜컹거리는 차 안을 느꼈다. 엔진이 덜컹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소리, 잠시 브레이크를 밟아 몸이 흔들리는 느낌. 태형은 잠에 빠져들었지만 차에 있던 느낌만은 생생했다. 자꾸만 고개가 앞으로 고꾸라져 나중에 일어났을 땐 목이 뻐근하기도 했었다.







제인이 있다는 그곳은 생각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보이는 시골에 있었다. 수진을 따라간 집은 곳곳에 때가 묻어있는 하얀 주택이었다. 1층은 식당과 주방이 있었고, 2층부터 사람이 사는 방이 붙어있었다. 태형은 집 안, 수진이 안내해 주는 2층 구석에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했다. 집 앞에는 넓은 호수와 그 앞 벤치에 어떤 여자가 앉아있었다.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창가에 기대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수진은 태형을 해가 내려가 노을이 질 때까지 부르지 않다가, 저녁을 먹으라며 불렀다.







태형은 저녁식사를 한다는 1층으로 내려갔다. 테이블엔 피자와, 콘치즈, 햄버거 등. 온통 태형의 입맛에 맞춰진 음식들이 놓여있고 열려있는 창문 틈으로 붉은빛으로 빛나는 하늘과 바람이 불어왔다. 들뜬 마음으로 테이블에 앉는데, 테이블에는 사람이 태형과 수진 말고 3명은 더 있었다. 태형 또래의 여자아이 한 명과 여자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 태형은 갑작스러운 낯선 사람에 조심스레 수저를 들고 물었다.









".. 혹시 제인이세요?"
"응. 먹어."
".... 응."









제인이란 아이는 태형이 낯설지도 않은지 긴장하는 기색 하나 없이 깨작깨작 음식을 먹고 있었다. 태형도 제인을 따라 햄버거들 들어 한입 먹었다. 캐나다의 저녁식사는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 예쁘게 차려진 음식들과 사람들 말고는, 그저 놀러 온 펜션 같은 곳에서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태형은 고개를 들어 제인을 바라봤다. 살짝 연한 쌍꺼풀과 음식을 씹느라 튀어나온 볼과 입술, 하나로 묶은 금빛 머리카락의 생김새였다. 머리 때문에 언뜻 보면 현지인 같았지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걸 보아 한국인 같았다.







제인은 콘치즈를 먹다 말고 자신에게 느껴지는 태형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제인과 눈이 마주치자 태형은 흠칫 떨며 햄버거를 마저 입에 넣었다.









"... 너희 아버지는 잘 계셔?"
"어, 어? 우리 아빠?"
"응. 김경민 아저씨."
"음... 잘 계시지...?"









그렇구나, 그럼 됐어. 제인은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제인의 옆에 있던 사람들도 제인을 부축하며 일어섰다. 걷지도 못하는 건가.. 태형은 제인이 제 생각보다 훨씬 아픈 아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네가 저런 거 해야 해. 잘 배워둬라."
".. 근데 너는 가정부 같은 거야?"
"아니. 어, 어떻게 보면 맞네. 그냥 봉사 차원이야. 제인의 아버지가 대단하신 분이거든."









아. 제인과 두 명의 사람이 문을 열고 나가자, 주방에 있던 수진이 태형의 옆으로 와서 말했다. 태형은 수진의 말을 듣지 않고 흘려보냈다. 눈으로는 제인의 인영을 쫓았다. 왜인지 제인에게선 그동안 태형이 느껴보지 못했던 분위기가 났다. 한 겨울의 내리는 폭신한 눈 같은 느낌. 태형은 제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제인은 주택의 2층 계단의 바로 앞 방에 있었다. 혹시라도 제인이 아플 때, 최대한 빨리 데리러 가기 위해서 라고 했다. 태형은 바로 다음 날부터 제인의 수발을 들었다. 대충 간호를 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태형의 착각이었다. 간호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고, 여러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단순히 돌보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말동무와 여러 심부름을 도맡아 해야 했다.







태형은 단순히 일만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하루빨리 시간이 지나가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원래라면 학교에 가있어야 할 태형이었다.









"힘들지?"









이따금씩 제인은 씩씩거리면서도 군말 없이 자신을 간호하는 태형을 보고 말을 걸기도 했다. 태형은 매서운 눈으로 제인을 바라보다 이내 풀이 죽은 표정으로 변했다.









"넌 안 심심하냐. 학교도 안 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그래서 네가 있는 거잖아. 나 안 심심하라고."









아니, 나 가면 어쩌려고. 하, 아니다. 태형은 답답한 듯 미간을 찌푸리다, 이내 곧 표정을 풀고 오히려 미소를 띠며 제인을 바라봤다. 왜인지 제인 그런 태형을 보자 불안한 감이 솟구쳤다. 뭐든 거절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너 그 희귀병 밖으로 나가면 많이 위험한 거냐?"
"... 왜?"
"캐나다 시내는 어떨까 궁금해서. 왜 많이 아파?"
"그 정도는 아냐. 돌아보고 올래? 좀 멀 거야."









수진! 제인은 조금 크게 소리를 내어 수진을 불렀다. 수진은 빨래를 널다 말고 깜짝 놀라 헐레벌떡 뛰어왔다. 제인,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수진은 제인의 목 상태를 걱정했다. 그 정도로 큰 병인가. 태형은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워졌다.









"우리 시내 좀 돌고 오게 태워다 줘."
"뭐? 너 병.."
"최대한 빨리 돌아보고 오면 되잖아. 태워다 줘."
"... 알겠어. 준비하고 마당으로 나와."









제인은 차마 말리지는 못하고 1층으로 내려가 차를 준비했다. 태형은 제인을 부축해 계단을 내려갔다. 호수가 보이는 마당 앞에 제인이 주차해놓은 차 안으로 올라탔다.












/










퀘벡의 시내는 아름다웠다. 캐나다의 작은 유럽이라는 게 딱 맞는 것 같았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가게들. 광장 한가운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계탑과 빛이 내비치는 수면이 보이는 탑 등, 어딜 봐도 아름다운 도시였다. 태형과 제인은 바닥의 벽돌을 따라 걸으며 시내를 누볐다. 푸른빛의 바다가 보이는 한 언덕 위에서 제인은 말을 꺼냈다.









"우리 아빠가.. 예전에 돌아가셨어. 군인이셨거든."
"... 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쟁이 있었는데 그때 돌아가셨나 봐."
"....."
"너희 아버지 대신해서 돌아가셨대."









제인의 말은 태형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버지는 전부터 제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네가 제대신 꼭 은혜를 갚으라고 하셨다. 태형은 대체 누구냐며 반박했지만, 아버지는 자세한 얘길 해주지 않으셨다. 형대신 태형을 보내는 것도 이상했고 대체 캐나다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의 실체를 깨닫는 순간,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들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오히려 덤덤하게 말하는 제인이 안쓰러웠다. 순간적 충동으로 태형은 제인을 끌어안았다.









"..... 김태형."
"힘들었겠다, 외로웠겠네. 두 분 다. 그리고 너도."









태형의 말을 듣고 제인도 울었다. 수진은 저 멀리서 카메라를 들고 둘을 지켜봤다. 한 시대의 사람에게 벌어진 일이 그 대를 타고 이어오는 것이 신기했다. 또, 슬펐다.









"태형아. 사실 나도 얼마 안 남았어. 그래도.. 네가 있으니까 좋다."
"... 뭐?"
"이렇게 아픈데, 왜 내가 집에 있겠어."









제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태형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젠 집에 돌아가도 돼 태형아.



퀘벡의 바람이 태형과 제인 사이로 들어와 지나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둘에게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주듯이 그렇게.










/










태형아, 아빠다.

캐나다는 어때. 생각보다 괜찮지?
제인도 예쁘고. 아빠 생각엔 네가 많이 놀랐을 거라 생각이 드는데.



벌써 3년이다 태형아. 시간 참 빨리 흘러가네..
1년만 있다 오겠다고 당부하던 공항에서의 네가 아직도 선명하다.
아빠도 많이 보고 싶어.



사실 형에겐 말 안한 사실이 있어. 아빠가 많이 아프다.
폐암이었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데.



사실 너도 들었겠지만 제인의 아버지는 아빠의 생명의 은인이자 절대 잊어선 안될 존재였어.
그래서 말인데.. 제인을 지켜줘라.



아빠의 부탁이 너무 길지? 미안하구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후회가 되네
그래도 돌아오진 마라. 아버지는 네가 그곳에 있는 게 더 안심이 돼.



마지막으로 사랑한다. 네게 큰 짐을 떠민 것 같아서 미안해.















​/







장례식은 차갑게 내려오는 비 사이에서 진행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빗소리와 뒤섞이고, 아버지의 유골은 조그만 통에 담겨 유골함에 옮겨졌다. 사람들은 각기 꽃들과 액자 등을 가져와 유골함을 장식했다.







그리고 태형은 목련 한 송이를 가져와 아버지의 사진 앞에 두었다.









"고생 많았다."









석진의 위로를 받으며.






작가사담블ㄹㄱ에 올렸던 합작을 방빙에서도 올려 봅니다 ㅎ.ㅎ 그럼 재밌게 봐주시고 즐추, 댓포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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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ㄹㄱ에 움짤버젼도 있으니 보러오세용 >< (서이추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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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지♡  12일 전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오♡

 답글 1
  강하루  12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ghgyp510  12일 전  
 수고하셨습니당

 답글 1
  찌유우  12일 전  
 흐엉글 진짜 좋아여ㅜㅜㅜㅜㅜㅜㅠㅜㅜㅡㅜ♡♡♡

 찌유우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도화향일  12일 전  
 도화향일님께서 작가님에게 1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도화향일  12일 전  
 사랑해

 도화향일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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