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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파란, - W.해늘°
파란, - W.해늘°



: 신호등 :



어릴 때는 초록빛의 신호등 불이 왜 파란불인지 참 궁금했어
어른들은 늘 파란불 파란불 하고 말하는데
내 눈에는 어떻게 봐도 초록불로 보였거든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어른들은 거짓말쟁이니까
초록불이 자꾸 파란불이래 저게 무슨 말이야
어른들이 파란불이라 말할 때,
친구들과 초록불이라 부르며 횡단보도를 건너고는 했어
난 어른이 돼서도 초록불이라고 할 거야
뭐 그런 깜찍한 생각을 하면서

그러다 신호등 불빛이 초록색인지 파란색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게 되는 때가 오더라고
그때부터 난 신호등 불을 초록불이라 부르지 않게 됐어
파란불을 기다리다가 파란불을 보고 걸었고 파란불에 반응했어
파란불이 왜 파란불인지 의문이 들지도 않았어
그냥 파란불이니까, 다들 그렇게 부르는데 파란불이 아니면 저게 뭐야
사소한 일에도 의문을 품는 건 꽤나 지치고 힘든 일이거든
내게는 더 큰 걱정거리와 고민거리가 이미 넘치게 많으니까

어느 날 어떤 꼬마 아이가 내게 묻던 게 생각 나
왜 초록불이 아니라 파란불이에요?
그때 무슨 답을 했었는지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나 기억나는 건 내가
그건 그냥 그런 거야,라고 했다는 거야
참 웃기지? 그때 그 꼬마 아이의 표정이
어릴 적 내 모습과 똑같았어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살기 위해서
정작 소소한 의문을 잊고 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
그 소소한 의문은 나의 존재이자 소신이었는데
그걸 굽히고 숨기는 게 어른스러운 거라고 배웠거든
더 큰 고민에 눌린 작은 고민은 그냥 포기하는 습관도 생겼어
초록불이 파란불이 된 것도 같은 이유겠지 아마
같은 신호 아래에서, 늦지 않게 적당히 내 길을 건너야 하는,
그게 정말 현실이니까

오늘도 파란불 신호에 건너며
건너편에 울고 있는 어린 나를 뒤로 하다가
길 끝에 다다라 팔을 벌리고서 외치고 있어

어서 이리 건너와
파란불이야















***

오랜만이죠 정말 오랜만이지 요즘 바빠서 참 시간이 금이란 거 깨닫고 살아요 미치겠습니다ㅋㅋㅠ 좀비처럼 횡단보도 건너다가 신호등 보고 급 꽂혀서 짧은 글 놓고 가요 다시 읽어보니 강아지 소리 같기는 한데

다들 예쁜 저녁 보내세요 알라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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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세현_sehyun  7일 전  
 대박...

 세현_sehyun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찌유우  7일 전  
 오오 글 짱이에요!!!

 찌유우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츠유˚  7일 전  
 츠유˚님께서 작가님에게 5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찌니킴  13일 전  
 우와앙

 찌니킴님께 댓글 로또 1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바나나카레  14일 전  
 제목보고 갑자기 푸른하늘 으은하수~가 떠올라서 들어왔어요(???)

 답글 0
  강하루  15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설춘향  15일 전  
 죠아용

 설춘향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방탄보라해2008  15일 전  
 늘님ㅠㅠㅠㅠ
 진짜 글 넘 잘 쓰셔요!
 항상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ㅠㅠ

 방탄보라해2008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제비꽃7  15일 전  
 와... 글 진짜 너무 잘쓰세요ㅠㅠㅠ

 제비꽃7님께 댓글 로또 2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제비꽃7  15일 전  
 제비꽃7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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