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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2. 잘자, 아가씨 - W.디귿
02. 잘자, 아가씨 - W.디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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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뱀파이어물이며 그에 따른 피와 죽음에 대한 묘사가 존재합니다. 트라우마와 위 장면이 불쾌하신 분들은 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리며,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Cannibalism

02. 잘자, 아가씨


















*꧁༺༻꧂*























아주 늦은 새벽, 대략 3시 그쯤이었던 것 같다. 민윤기, 그 자는 피가 묻은 셔츠를 괜히 털어내며 저택 안으로 들어선다. 유럽풍의 붉은 벽돌과 마당에 펼쳐진 잔디. 분명 따뜻해보이는 풍경이 민윤기라는 존재 하나로 무서워진다.



















햇빛이 싫다는 이유로 지하방에서 지내는 윤기는 태형과 김료, 김남준이 지내고 있는 지상층을 슥 훑어본다. 아마 김태형은 자고 있을 것이고, 김료와 김남준은 깨어있을테니까... 피가 묻은 셔츠를 내리보더니 오히려 계단을 올라간다.














철컥-













"김료"



"... 오셨습니까"



"...료는."



"....."



"왜 네놈만 여기 있지"















소파에서 와인을 즐기던 김남준이 멋쩍게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월식이 유난히 긴 이 날, 그 광기 어린 붉은 눈동자가 자신을 매섭게 쳐다보자 본능인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날카로운 송곳니를 툭 내놓고 쳐다보자, 그 잘난 늑대인간인 남준도 우물쭈물 말끝을 흐린다.













"누나는 병원에 잠시..."



"병원?"














답답하다는 듯이 남준을 쳐다보다 답이 들려오자 자신의 셔츠를 벗어버린다. 피에 젖은 셔츠의 단추를 툭툭 풀어헤치더니 뚜벅뚜벅 걸어가 탁자 위에 올려둔다. 새하얀 피부와 탄탄하게 잡혀있는 근육,  남준보단 근육량이 적었지만 뿜어져 나오는 기운과 카리스마가 자꾸만 분위기를 무겁게 만든다.












"이제 누나가 40년을 살았으니, 장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짐승이 장례라...."












유달리 이 가문에서 김남준은 충성스럽지 않았다. 무언가 민윤기에게 불만이 가득했고, 자신만의 기준과 서열이 정확했다. 두렵긴 했지만, 고개 숙이고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남준에겐 쓸모없는 별칭. 그뿐이었다.










그러기에 윤기는 슬쩍 남준을 건들이기도 한다. 꼴에 성질도 있는 모습이 웃기기도 해서, 그 이유였다. 원목 탁자 옆에 놔둔 옷장을 열어 편한 옷을 꺼내어 갈아입는다. 뒤에서 화를 꾹 참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준은 신경도 안 쓰면서.(정확히는 안쓰는 척하며).











"아, 요즘 시대는 많이 바뀌었다지."






"...... 네, 맞습니다."




"근처 제시카 나이트클럽 골목에 한 명. 잘 처리해"




"네, 알겠습니다"




"김남준"




"네"




"따라해, `주인님`"




"..... 네, 주인님. 처리하겠습니다"












그제야 알겠다는 듯 현관을 열고 나가버린다. 이어, 자신이 지내는 지하방으로 들어간다. 지하방 문이 닫히는 것을 완전히 듣고 나서야 남준은 숙였던 고개와 공손히 모은 손을 편히 놔두었다. 윤기가 다녀온 것뿐인데, 자신이 따라둔 와인이 탁해진 기분이다.











남준은 작게 읊었다.













"후... 씨발.."













*꧁༺༻꧂*













"남여주! 뭔일이라도 있어?"




"..... 없어"




"엥? 아닌데? 뭔일 있는데? 뭔데에~"




"아, 없다니까!"












어제 나와 싸움을 벌였던 담임선생님은 `무슨일이야, 거기!`이라는 짧은 호통을 내뱉으셨다. 동시에 반아이들은 모두 나를 쳐다보았고, 내 짝꿍 수정이도 깜짝 놀라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




"남여주...!"












냅다 뛰쳐나왔다.













아직도 생생하다. 그 흡혈 장면과 그 존재가 지금 이 학교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공포감. 이 모든 것이 나를 매섭게 조인다. 내가 달리고 있는 복도가 마치 그 새벽에 있던 골목이진 않을까, 라는 미친 생각까지 해가며 발이 가는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살인과 공포에 둔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와 함께 빚더미에 앉았을 때, 밥 먹듯이 폭력적인 장면을 보다보니 딱히 무섭다는 느낌이 자주 들진 않았는데. 5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나의 눈과 입술은 생기를 잃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민윤기가 어디에 있는지, 날 찾아오진 않을지에 대한 불안이 원인인 것 같다.














그렇게 달리다가 빨갛게 엑스자 표시가 된 도서관 간판이 발에 툭 걸렸다. `아름다운 초롬고교! 밝은미래 초롬고교!`라고 적혀있는 유리문 위에는 [도서관 출입 금지]라고 빨간 글씨로 적혀 있었다.(그리고 그 주변에 도서관 간판이 부서져 있었다). 도서관 간판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다급히 공사가 시작된 탓이었다.












`여기라면....`











몸을 숨기기 충분하다. 민윤기도 수업 중일테고, 여기서 숨죽이고만 있는다면. 이라는 생각에 도서관 문을 벌컥 열었다. 공기에 날리는 먼지와 블라인드 너머로 흐릿하게 들어오는 햇빛이 괜히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다. 이유는 모른다. 그저 불안함이 덜어져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분명 흡혈이었어. 피만 마셨던 것 같아.`












정신적으로 조금 안정을 되찾아 멈춰있던 뇌는 또다시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흡혈...











`와... 트와일라잇 대박이다!`



`뭐야... 뱀파이어?`



`응응! 판타지 소설. 여주도 읽어봐-!`



`공부하기도 바쁜데, 뭐`













뱀파이어. 맞아, 뱀파이어였어, 민윤기는.











뱀파이어는 판타지에 나오는 허구였지만, 이제 그것은 단지 상상 속의 인물에만 그치지 않는다. 적어도 사람의 피를 마시는 짐승을 본 나는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믿어야만 했다.











사방에 널린 책들, 아무도 없는 도서관.










나는 다급히 책꽂이 사이로 몸을 욱여넣었다. 공사중인가, 어지럽게 진열된 책과 쓰러진 책꽂이 사이에서 나는 그 `판타지`라는 카테고리를 찾기 시작했다. `흡혈귀, 그들의 정체는?` 등의 책도 마구잡이를 집어들었다.












그때였다.














"그거 읽으면, 뭐가 달라지기라도 하나"












멈칫,












민윤기. 그 놈의 목소리였다. 무엇보다 공포스러웠던 것은 아무렇게나 우뚝 서있는 책꽂이들 사이,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단 것이 나를 절벽으로 밀어넣었다.











이젠 병신처럼 떨다가, 절규하다가, 결국 그의 손에 놀아나지 않으리라고 주먹을 꾹 쥐며 다짐했다.












나도 맞받아쳤다.












".....  숨으면서 얘기하는 애한테서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픽-"















바르르 떨리는 손이 나의 흥분을 가라앉히려 노력하고 있다. 그때 위에서 무언가 툭 내려온다. 왜소한 체격에 뿔테안경을 쓴 민윤기, 어젯밤 그 수트차림의 뱀파이어가 맞았다. 그는 어느새 내 옆에 서며 중얼대듯이 얘기한다.















"남여주, 19세."




"......."




"친모의 병원비로 큰 빚을 지고 있으며, 아비란 놈은 도망친지 오래"




"......"





"그렇게 발악해봤자, 너는 내 손안일텐데"














`그게, 무슨...!` 울컥 차오르는 분노에 그에게 몸을 틀자, 민윤기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뿔테안경과 왜소한 체격, 어젯밤 수트차림의 남성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흐리게 들어오는 햇빛에 도서관은 다소 어두운 편이었는데, 그의 창백한 피부는 오싹하리만큼 하얗고 투명했다. 피를 마시는 붉은 입술과 탁하지만 영롱했던 눈동자. 이 모든 것이 나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소리 지르지마, 시끄러우니까"




"......... 너... 진짜 뱀파이어야? 아니잖아, 넌 그냥...!"












"왜 아닐거라고 생각해"

















뱀파이어라는 것즈음은 알고 있었다. 단순 그를 자극하고 밀어내고 싶어서... 그러고 싶어서 지른 말에 그는 더 흥미를 갖고 내게 성큼 다가왔다. 광기가 가득 차오른 붉은 눈동자와 날카로운 송곳니를 내보이며 씨익- 미소를 짓는다.













아른대며 들어오는 햇빛으로 폴폴 날리는 먼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 솔직히는 서늘함이 풍겨나는 그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더 거슬렸다.











눈을 꾹 감았다. 내 앞에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민윤기가 무서워서도 한 몫이 있었다. 그렇게 눈을 20초 가량 감았다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떴다. 고개를 돌리며 민윤기가 있는 곳을 쳐다보자 언제 갔는지 도서관을 텅 비어있었다.











애초에 내가 어제 겪은 모든 일이 망상이었다고 속삭여주는 것 같다. 엉망진창이 된 도서관이 텅 비어있다, 마치 내 복잡한 마음처럼.











`어쩌면... 이게 꿈속은 아닐까....`











아까와는 너무 차이나는 따스함이 나를 천천히 달래준다. 양손 가득이 들린 뱀파이어 관련 책들도, 어쩌면... 정말 내가 멍청하게 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나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이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들리지 않았다. 아주 작게, 아주 희미하게 어디로부터 느낀 것 같다. 정확한 목소리도 없이 정말 내 마음속에서 들린 소리처럼.















`곧 알게 될거야`



`뭘?`



`내가 네게서 뭘 원하는지`



`거짓말하지마. 다 환상 속 일이잖아`



`그것도, 곧 알게 되겠지`

















*꧁༺༻꧂*


















"허억,허억...!"












야간자율학습이 끝나자마자 전원을 켠 핸드폰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쌓여있었다. `티카대학병원 부재중 전화(20)`이란 문구가 알림창에 써있자, 터벅터벅 걷던 발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병원에서 내게 20통이나 전화한 까닭이 우리 엄마밖에 없기 때문이다.












발에 불이 붙은 것 마냥 뛰어서 병원 내부 어느 복도에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불안정하게 내쉬어지는 숨과 빨갛게 상기된 뺨, 경련이 온 다리. 하지만 나는 입을 꾹 다물고는 중환자실 앞으로 걸어갔다.














텅빈 복도에서 비상계단의 초록색 조명만이 번쩍인다. 모두가 안정을 취하고 있었고, 모두가 잠을 청하는 대략 밤 10시 30분엔 쥐 죽은 듯 병원이 조용했다. 그곳에서 나의 거친 숨소리와 흐느끼는 소리가 섞여 퍼지기 시작했다. 더 앙상해진 몰골로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는 엄마가 원인이었다.















다 흘러내리는 가방끈과 산발이 된 머릿결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척박한 환경에서 잘 살거라고 다짐했고, 엄마에게 그렇게 의지했는데. 이젠 엄마 마저 사라진다니 우울함만 잔뜩 쌓이는 것 같다.














멍하니 중환자실을 기웃대자, 뒤에 있던 간호사 언니가 내게 다가왔다.













"여주야"



"... 엄마 상태는 어때요? 언니 수술실 들어가봤을 거 아니에요"



"......."




"갑자기 쇼크라도 왔어요? 아님,"




"밖에서 일하시다가 폭행건으로..."
















폭행이라니?












줄줄 흐르던 눈물은 뚝 멈춰버렸다. 바르르 떨던 동공에 마지못해 한 방울이 투둑 떨어질 뿐,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전문 간호사로 일하는 간호사 언니와 예전부터 친목을 쌓아왔었다. 엄마가 수술을 치르고 나면 내게 다가와 대강의 상태와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그런 언니가 쭈뼛거리며 말끝을 흐리기만 한다.














"폭행이라니? 언니, 폭행이라니요..."



"근처 클럽에서 청소하시다가 고객한테 폭행 당하신 것 같아. 불법업소라 그런지 씨씨티비도 없었고, 범인은 수사중이야. 일단 어머님 회복부터"




"수사중이라구요?! 우리 엄마한테...! 우,우리 엄마가! 저 지경이 됐는데요?!"




"....... 여주야"














풀썩-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때까지 느낀 공포를 가시게 만드는 분노와 울분 때문이었다. 가슴 속은 갑갑하지만 목놓아 엉엉 울수도 없어 더 서러웠다. 그리고 더 가슴이 찢어지는 것은 고작 나를 위해 또 일을 하다 저렇게 큰 수술까지 받은 것이다.












`장쌤~ 교대해요~` 다음 타임의 간호사가 들어오자 나의 어깨를 토닥이던 언니는 머뭇대며 자리를 떠났다. 어색한 미소와 곧 다시 오겠다는 손짓을 보니 더 울컥 눈물이 쏟아지는 것 같다. 차가운 병원 복도에 쭈구려 앉아서 흐느끼기만 했다.












그때였다.













"너구나. 강현숙씨 딸이란 아이가."



"..... 네, 전데요"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차마 품속에 파묻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하지만 나의 어깨 위로 어느 여성의 손가락이 닿인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고개 드는 게 나을거야"



"........ 왜 부르세요?"



"나야, 강현숙씨 병실 친구. 네 얘기 많이 하던데."
















맞다. 병실 앞 `강현숙 | 김 료`라고 적혀있는 것을 자주 본 것 같다. 눈물로 흠뻑 젖은 얼굴을 겨우 들어냈다. 축축하게 젖은 속눈썹 때문에 정확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하얀 머리카락과 입가에 짙게 핀 주름은 확실히 보였다. 엄마와 친하게 지내기엔 훨 늙고 노약한 노인 같아보였다. 다만 엄마처럼 키가 크고 팔다리가 얇게 뻗어있었다는 게 다른 노인들과의 차이점이었다.













멀뚱멀뚱 올려다보자 자신의 품속에 있던 쪽지와 핸드폰을 동시에 내민다. 꼬깃꼬깃 접은 종이를 펴내자 주소 하나가 적혀져있었다. `프제구 민구동 가로수길 집`. 이게 무엇이냐며 올려다보자 김료란 여자는 핸드폰을 마저 가리킨다.













`여주야, 엄마야. 김료라는 아줌마 있지? 몇개월 동안 같이 지내봤어. 참 좋은 분이더라.. 엄마는 우리 여주가 그분이랑 잠시 지내면 어떨까 싶더라구. 엄마 곧 하늘나라 가고..  그럼 여주 잘 곳 없잖, 켈록-! 케,켈록!!`















짧은 영상편지였다. 보는 사람의 가슴팍이 더 아플 정도로 엄마는 심하게 기침을 하셨고 이내 영상은 꺼졌다. 울컥-, 조금 멎나 싶었던 눈물은 또다시 폭포처럼 쏟아졌다. 이렇게 아프면서,.. 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 여기, 어딘데요?"




"내 아들이 병원에 도착했대. 그 차 타고 가렴"




"아들이요...? 아줌마는,"




"나도 곧 죽거든. 병원에 있어야지, 김남준 욕 안 먹으려면..."













`아, 감사합니다...`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고 일어서 나가려는데, 김료 아줌마가 멍하니 중환자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완전히 텅 비어버린 눈동자였다. 탁하고 무미건조한.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























아무도 없는 병원 입구에 고급 차 한대가 멈춰 서 있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고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엄마가 너무 신경 쓰여서 계속 뒤를 돌아봤지만, 병동 입구에선 김료 아줌마가 가라며 손을 휘저었다. 찝찝하고 서운하고 우울한 감정이 마구 섞여 그저 입을 다물며 차문을 열었다.












벌컥-












"선생님...?"




"어.... 너는...."












그 무섭다던 화학 김태형 선생님이 운전석에서 나를 멍하니 올려다 보고 있다. 셔츠와 코트 차림이 아닌 편히 입은 후드티를 보자 절로 고개를 뒤로 내빼게 된다.










그나저나 화학선생님이 왜 여기에...













"타도 되죠?"




"아...! 타. 짐 치워줄게"



"아뇨, 제가 알아서 할게요"














조수석에 나열된 쇼핑백을 뒷자석으로 보내려 팔을 뻗던 김태형 선생님은 멋쩍게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습관마냥 병동 입구를 스윽 흘기고는 뒷자석을 덜컥 열었다.












힘이 빠질대로 빠져 시트에 앉자마자 눈을 스르르 감았다. 어젯밤 민윤기 때문에 잠을 설쳤더니 피로와 우울감이 떼로 덮쳐왔다. 눈을 감고는 이것저것 정리했다. 흡혈 장면이 현실인지 나의 망상이었는지, 우리 엄마 상탠 어떤지. 그리고 내가 뭘해야할지.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태형 선생님은 어색하게 말을 걸었다.












"남여주...랬나? 어쩐 일로 온거야?"




"아... 잘데가 없어서요"




"휴지... 줄까?"














콧물과 눈물을 질질 흘린 내게 휴지를 달랑이며 내보인다. 저 사람이 그 무섭다던 남자반 화학쌤이 맞나?싶을 정도로 수줍고 어색해한다.

















"앞에 옷들은 뭐에요?"




"아, 쇼핑백..?"




"네"




"우리 엄마가 집에 누구 한명 같이 지낼거라길래 당연히 남자애인 줄 알았는데... 우리 집에 남자밖에 없거든"




"......"




"조금 불편하려나?"




"아뇨. 괜찮아요"
















`하하...` 또 멋쩍게 웃으며 유리창을 쳐다보는 김태형. 그는  입을 다물고는 운전에만 집중한다. 내가 지낼거라는 그 집은 꽤나 외진 곳에 있었다. 북적대던 도심 속 병원에서 출발한지 대략 20분이 훌쩍 지나도 도착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쌤"



"응, 왜?"



"아줌마 걱정 안돼요?"



"아~ 우리 엄마?"



"네, 되게 아파보였어요"






"흠... 10년전부터 예상했던거라 그냥 그렇더라고."












10년전? 창밖을 응시하던 시선을 그에게로 틀었다. 씁쓸하게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지만 나보다는 묵직하고 편안해 보였다. 똑같이 시한부 부모를 두었는데 나만 갈대처럼 휘청이는 기분이 들면서도, 김태형 선생님의 말에 조금의 위로도 얻은 것 같다. 우리 엄마도 괜찮겠지.
















*


*


*


















한없이 달리던 차는 대화가 끊긴지 10분 후 도착했다. 철컥- 소리와 함께 바깥으로 발을 내밀며 몸을 일으켰다. 자동차의 히터에 익숙해져 있다가 찬 밤공기를 쐬자 어깨를 자연스레 움추렸다.












"아, 여기 대문 비밀번호가 70120309이거든? 앞으로 그냥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와도 될거야"




"쌤"




"어?"




"뭘 믿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줘요?"




"우리 엄마가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래서 나도 특별하게 배웠나보지."




"혹시 뱀파이어에요?"














앗-,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내 물음에 묵묵히 답을 해주며 비밀번호를 누르던 태형 선생님은 무언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민윤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선생님한테 뱀파이어라니. 내가 진짜 제정신은 아니구나.











어떻게 수습할까 얼버무릴 어느 것을 찾으려는데, 선생님이 더 당황하시더니 이상한 대답을 한다.











"비슷해"




"네?"




"들어갈까?"















그렇게 대문이 열리고 보인 유럽풍의 저택과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져 있었다. 그냥 본다면 `우와, 멋진 집이다`싶겠지만, `비슷해`라는 김태형 그의 답변에 무언가 꺼려지는 풍경이었다. 어두운 밤하늘과 어찌나 잘 맞던지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때였다.














"어... ㅅ,삼촌"



".... 이 어린 계집은 뭐야"



"....그게"














마당을 가로지르는 우리 둘 앞에 장신의 어느 남성이 저벅저벅 걸어왔다. 무심코 지나치려다 나를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멈춘 것 같다. 삼촌? 태형 선생님의 삼촌이라면... 김료 아줌마의 남동생인가? 처음 보는 낯선 이의 등장에 멍하니 그 둘을 번갈아 보는데, 왠지 태형쌤의 얼굴이 경직되어있는 것 같다.













"대답"




"ㅇ,엄마가 새로운 식구랬어"



".... 안녕하세요"




"인간이 또 늘었네, 성가시게"














쯧쯧-, 낮은 저음을 끝으로 언짢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는 자릴 떠버렸다. 겁을 먹은 꼬맹이처럼 태형, 그는 주먹을 꾹 쥐며 마저 걷기 시작했다.












"누구에요?"




"..... 삼촌"




"이름 말이에요"




"...... 김남준."




"무서워요?"




"아냐"














또 어색하다. 저 웃음. 태형쌤은 하하, 짧게 너털웃음을 지으시더니 주머니를 뒤적이다 열쇠 하나를 건넨다. 열쇠? 갸웃 고개를 비틀며 쳐다보자 먼저 들어가 있으란다. 자기는 옷 가져오겠다고. 저 기가 죽은 어깨가 밤공기 때문에 움추려져 더 힘이 없어보였다.











그나저나 주인도 없이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도 되려나. 열쇠 하나를 달랑 들고 현관으로 걸어가는데 입구 2개와 마주했다. 하나는 지상과 연결되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지하방이었다. 지상엔 선생님이랑 그 무섭게 생긴 사람이 살고 있겠지?











나의 짧은 생각은 발을 지하로 돌려놨다. 열쇠를 주머니에 깊숙이 넣고는 저벅저벅 그 어두운 계단을 몇계단 내려갔다. 계단은 해가 안 드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치곤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벽돌 계단이었다.












마지막 한 계단을 내려오고는 열쇠로 문을 열려고 주머니를 다시 뒤적였다. 어딨지? 하고 주머니 깊숙한 곳까지 손을 찔러넣고 있을 그때, 지하방의 현관은 끼이익... 녹슨 쇠가 부딪히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힘없이 열렸다. 아, 뭐야. 누가 안 잠가놨나보네.













이리가나 저리가나 이런 대우는 여전하구나. 씁쓸한 맘에 어깨를 들썩이다 문을 벌컥 열었다.














"으아... 피곤하다."











무작정 보이는 소파에 벌러덩 앉아 눈을 감았다. 좁고 퀘퀘한 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대략 60평은 족히 넘어보이는 집이 또 있는 것 같았다. 은은한 간접조명과 여기저기서 보이는 서양풍의 인테리어가 이 집의 분위기를 깔끔하게 만들었다.












"아... 힘들어..."













스르르 감은 눈이 떠지지 않았다. 나의 피곤함이 밀려들어왔다. 무거운 눈꺼풀은 천천히 감기더니 동시에 온몸의 힘을 빠지게 만들었다. 간단히 이 소파에서 나는 잠이 드는 것이다.












점차 잠에 깊이 빠져들고, 아무런 생각없이 몸을 소파에 편히 뉘었을 때, 현관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익- 철컥. 누군가 이 지하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태형 선생님이 옷 놔두러 온거겠지ㆍㆍㆍ 싶어 붙인 눈을 다시 떼지 않았다.












새로 들어온 누군가는 집안 거실, 즉 내가 누워있는 소파를 향해 걸어왔다. 저벅이는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이 들렸다.









그리곤, 그리고는.












"뭐야, 이건"










그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듣지 못한 채, 잠에 빠졌다.











"손님이 생겼네"











나의 뺨에 닿인 그 사람의 손은 차갑지만 기분이 좋았다. 간간히 들려오는 저음의 진동도 듣기 좋았다. 나는 그제서야 제대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잘자. 아가씨"

















유난히 편안한 밤이었던 것 같다.
























제 2-(1)장






2장과 덧붙이자면 뱀파이어는 첫째, 염력과 둘째, 무언가를 얼리고 불태우고 죽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만들어놓을 수 있다. 손 하나 안 움직이고 말이다. 동체시력과 청력, 후각이 특히 발달되어 있어 자그만한 일도 모든지 꿰뚫어보고 있다. 마지막 셋째, 피부가 딱딱해 칼에도 잘려나가지 않는다.



마침. 김정우.































포명 & 베댓
제비꽃7 님 2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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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까님 포인트 정말 감사합니다:) 잘쓰겠습니다-!






진짜 헿니님 맨날 1004포 주시는데 저는 해드리는게 없네요ㅜㅠ 정말 감사합니다으ㅜㅜㅜㅜㅠ 포인트 모으느라 힘드실텐데 정말 감사하고 또 죄송해요ㅠ!! 매번 포인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킴가루님 탈빙하신다고 들었어요ㅠ 물론 답글로 길게 적었지만 또다시 적어볼까합니다. 저 작가 초기때부터 작품 봐와주시고 댓글부터 포인트까지 손팅 진짜 열심히 해주셨잖아요, 덕분에 지금까지 버티고 인순에도 드는 작가가 된 것 같아요. 왜 내 글이 인기가 없을까.하고 방황하던 때에 나타나 제게 힘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탈빙하신다니 이때까지 작품을 많이 못적어드렸는데... 하고 아쉽더라구요ㅠㅠ 킴가루님 종종 찾아주시길 바라고 아니더라도 현생에서 더 행복한 시간보내셨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으캬갹 떠나지 말아요(기분좋음)(아니 떠난다서 좋다는게 아니라)(몰입해주셔서 좋다는ㄱㅓ..!!)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음성지원 되는거져...??ㅋㅋㅋㅋㅋ










정답-!






으갹 분량이 너모 많아져 버렸댯...// 그래도 재미있었으면 좋겠네요우어웅어엉.





인순 2위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띠귿이들밖에 읎어요우엉ㅠㅠㅜㅜㅜㅜ 앞으로 더 발전하는 작가 되겠습니다~!






ps

짝사랑 찌질이는 취미삼아 적은 글이고.. 카니발리즘에 진짜 뼈갈고 한건데,,,, 더 인기가 읎다...속상타!!! 댓글!!손팅! 부탁드려여!!!!!!^^










표지. 넴텍. 속지. 문의는 옾붕 `방빙 디귿`으로 전달해주십셔-!












댓글, 포인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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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를 무진장 빨리 씁니다.
ㅇㄱㄹㅇ!
손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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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정국에윤기나는뷔가내린다  12일 전  
 헐... 마지막에 저만 살짝 소름인가여ㅜㅜㅜㅜ 미늉기ㅜㅜㅜ

 정국에윤기나는뷔가내린다님께 댓글 로또 2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탱슝  17일 전  
 ㅈㄴ찌 설레고 무서운데 ㅓㅁㅅ있고

 답글 1
  소ㅑ뉄_♡  20일 전  
 오진다 ..걍 싹 다 오져버림..

 소ㅑ뉄_♡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ㅂ.ㅌ.ㅅ.ㄴ.ㄷ.  20일 전  
 아악!!! 미늉기 사랑해액!!! 잘자,아가씨래 미췬!!! 아아르어ㅓㅇ
 미친사람 처럼 보이면 잘보신거에요^^ 어떻게 민윤기를 보고 안미칠수있나요?

 .ㅂ.ㅌ.ㅅ.ㄴ.ㄷ.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ㅂ.ㅌ.ㅅ.ㄴ.ㄷ.  20일 전  
 .ㅂ.ㅌ.ㅅ.ㄴ.ㄷ.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ㅂ.ㅌ.ㅅ.ㄴ.ㄷ.  20일 전  
 .ㅂ.ㅌ.ㅅ.ㄴ.ㄷ.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윤빱빱  21일 전  
 하 미치겠따

 윤빱빱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고사리삼  21일 전  
 고사리삼님께서 작가님에게 11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고사리삼  21일 전  
 아 미쳤네 민윤기 한마디에 내 심장이 녹아내려 흐어어어어 역시 울 언니야 꺄악 글이 사람 죽여요 제 심장이 녹아내려서 숨을 쉴수가 없..(깨꼬닥)

 답글 2
  됒잉  21일 전  
 제..사랑을...받아주세영ㅇ..!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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