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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철부지 上 - W.한음
철부지 上 - W.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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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입니다. 웃기게 읽어주세요.*




ㄴ 재생!! 꼭!!








/




"야, 김남준!!"

"아오아오아악...!!!"




오늘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주 멋있게, 그리고 빠르게. 우리는 학교 교실이란 곳에서 책상과 책상 사이를 넘나들며 추격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어라. 김남준이 기다랗고 쭉 뻗은 다리로 현장을 벗어난다. 매번 다리 길이빨로 달리지? 못난 구등신 새끼. 뛰는 폼이 꼭 타조같다. 김남준, 나 오늘 날 잡았다. 내 오늘은 기필코 네 녀석을 잡아 족치고 말겠어!!

다다다다다다다. 복도가 쿵쾅쿵쾅 울리며 카레이서가 모는 차 만큼이나 빨리 달리는 김남준 뒤로 내가 죽을 힘을 다해 달리며 점차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휘익. 성난 소리에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 막대기를 쥐고 교실 밖으로 나오던 탈모 선생의 앞으로 두 명의 사람인지 뭔지가 지나간다. 바람을 가르고, 아주 빠르게. 탈모 선생의 안 그래도 없는 머리칼이 휘날렸다. 선생이 뒤로 휘청였다. 안경을 고쳐쓰고 우리가 지나간 길을 한 번 스윽, 쳐다보더니 주름진 이마로 인상을 쓰는 것이 아닌가. 물론 우리는 알지 못했다. 세기의 추격전 도중에 무슨.






"이야아아아아!!!!"

"우얽...!!!!"




으악. 조금만 더 뻗으면 닿일 것 같다. 내가 하늘 위로 힘껏 날아서 오른팔을 늘리듯 뻗으면 김남준이 입고 있던 후드집업의 모자가 내 손에 잡혔다. 그러자 구등신 못난이는 목이 막히는지 우얽,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낸다. 그래, 비율이 쓸데없이 너무 좋은 것도 문제야. 그렇게 긴 다리로 급브레이크가 밟아지니?

키읔. 드디어 잡았다, 네 이놈. 나는 승리의 쾌감을 느끼며 김남준을 한 번 비웃어 주었다. 김남준이 울컥했는지 제 모자를 잡은 내 손을 뿌리치고 바로 선다. 면상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김남준의 침이 얼굴에 다 튀겼다. 눈을 감고 아등바등대느라 김남준이 뭐라고 시끄럽게 떠드는지도 모르겠다.





"아,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됐냐?! 나는 진짜 너한테 초코빵을 선물해 주는 호의를 보였는데 너는 정말...!!!"

"씨발, 어떤 새끼가 유통기한 두 달 지난 초코빵을 선물하냐고, 이런 쌰아아앙!!!"




나도 똑같이 안면에 대고 소리를 질러주면 이번엔 김남준이 얼굴을 마구 구긴다. 그래, 내 침방울들은 잘 도착했니? 안부 좀 전해줘라. 네 면상이 보기보다 편안하다던데.

이런, 씨이. 김남준이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지가 뭘 잘 했다고 아주 그냥. 속에서 열불이 올라 허리에 손을 올린 채로 허, 하고 기똥찬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순간, 왼쪽 귀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진다. 순간 비명을 지르면 똑같은 비명이 들린다. 목소리가 바보같은 걸 보니까 김남준도 비명을 지르고 있나 보다. 실눈을 떠서 고통의 원인을 찾으면 옆에는 탈모 선생이 우리 둘의 귀를 잡아당기고 있다.




"아악!! 쌤!! 놔 봐요! 아악!!"

"우얽!! 서, 선생뉘임...!!!"

"네 놈들이 아주 미쳤지, 어? 왜 아침부터 복도를 아주 그냥 뒤집어 놓고 지랄이야!"

"아니, 쌤, 그게 아니고요, 김남준이...!!"

"너도 잘한 거 없어, 임마. 너희 둘 다 교무실로 가!!"




그래, 이것이 우리가 지금 담임 앞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이유다. 시대가 바꼈는데 손을 들고 벌을 서라니. 여긴 구석기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젋고 예쁘장하신 담임선생님은 팔장을 낀 채로 우리를 노려봤다. 딱 손을 든 채로 눈에서 레이저를 내뿜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우리를 구경하실 때 나오는 표정이다.




"내려."




한 마디에 김남준과 나는 올곧게 선 채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담임이 화를 억누르는 듯 한숨을 쉬면 우리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제발, 형벌은 내리지 말아주시옵소서.




"너희 무슨 문제 있니? 내가 뭐 학폭위라도 보내줘야 돼?"

"에이, 문제라뇨, 선생님. 남준이랑 제가 얼마나 친한데요."



"맞습니다, 선생님. 여주와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함께 해 온 친구로서 다정다감하게 우애를 나누며 술래잡기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오해하실 만합니다."




꼭 이럴 때만 쿵짝이 맞지. 별로 논리적이지는 못하지만 전교 일등 공신의 재빠른 혀놀림과 말투와 중저음의 목소리에 담임도 할 말이 없어졌는지 입을 꾹 닫는다. 하여튼 김남준, 한 배 타니까 실력 발휘하는 거 봐. 담임이 나를 흘깃 쳐다보자 나도 김남준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담임이 눈을 꼭 감고 어금니를 물었다. 왜지. 분명 나는 웃었는데.




"후... 됐어. 그만 가라."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도 감사해요. 모자란 우리 여주를 이해해 주셔서, 아."




김남준이 말을 하다 말고 내 손에 머리를 맞고는 뒤통수를 만지작거린다. 담임의 표정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야, 튀자. 그래. 김남준과 나는 동시에 뒤를 돌아 같은 발걸음으로 재빠르게 교무실을 벗어났다. 이 순간, 우리가 점집에서 점을 본다면 우리의 궁합은 아마 세계 최고이지 싶다.







/




드르렁. 드르르르르렁. 코를 고는 소리가 나의 온 정신을 헤집고 다닌다. 나는 내 옆자리 김남준을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다. 그렇다. 김남준과 나는 서로 옆자린데, 이 녀석이 수업만 시작하면 코를 고는 바람에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새끼는 맨날 쳐 자면서 전교 일등하고 지랄... 하. 참자, 참아. 녀석은 분명 어릴 때 머리를 다친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좋은 쪽으로 다친 것 같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지능을 누가 감당하겠는가.




"거기, 김남준. 졸지 말고 일어나자?"



"... 엑스는 이에이 분의 마이너스 비 플러스 마이너스 루트 비 제곱 마이너스 사 에이 씨...... 에이 씨... 발... 음냐......"






저 새끼 지금...! 졸면서 근의 공식을 외우고 있어...!!

내가 경악하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머리를 다쳐도 제대로 다친 게 분명하다. 나도 아직 다 못 외운 근의 공식을(물론 이 나이에 외우지 못한 게 더 비정상이지만) 꿈나라에서 중얼거리고 지랄이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가끔 녀석과 함께 있으면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은 김남준을 너무 예뻐하셨어... 나는... 나는...!! 내가 도대체 어디가 모자라서...... 눈물을 머금고 억울함을 호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김남준이 바보같은 천재인 건 팩트다.

딩동댕동딩디리딩딩.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정말 화가 났던 것은, 쉬는 시간 종이 알람 소리라도 되는 듯 김남준은 그제서야 기지개를 펴고 심하게 개운한 모습으로 일어났다는 거다. 나는 이를 바드득 갈며 김남준을 또 한 번 노려봤다. 언젠가 반드시 네 놈의 콧구멍에 연필 두 개를 꽂아주리. 그렇게 다짐을 하고 있는데,





"저, 여주야."

"저 망할, 어? 어? 어... 하하. 왜, 정국아?"




큐티핸섬 귀염뽀짝 우리 반의 반장 전정국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한순간에 표정이 백팔십도 바뀌어버린 내가 세상 다정한 미소로 그를 올려다봤다. 정국은 내가 자그마치 이 년 동안이나 짝사랑해 왔던 사람이자 우리 학교에서 가장 잘 생긴 친구다. 어쩌면 이 세상에 전정국보다 잘생긴 사람은 없을 거다. 내가 하루에 열댓 번씩은 외쳤던 말이다.




"다른 게 아니라, 혹시 네 전화번호 좀 줄 수 있을까?"

"전. 전. 전. 전, 그니까, 내 전번...? 전, 내, 전화번... 호?"







엄마. 전정국이 내 전화번호를 달래. 세상에 이런 일이. 얼굴이 간질간질하다 못해 막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지? 정국이가 내 전화번호를 원한다고...? 왜? 왜지? 혹시 나한테 관심 있나...? 그럴 리가 없는데?




"선생님 부탁도 그렇고 반장이 반 애들 번호 가지고 있는 것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

"내 개인적으로도 네 번호 받고 싶기도 하고."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 먼저 갑니다. 정국은 한마디로 나를 아주 그냥 제대로 흔들어 놓았다. 갑자기 불쑥 나타난 것도 심장 떨려 죽겠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대다가 결국에는 개인적으로 내 번호를 가지고 싶단다. 날아갈 것 같았다. 난 이대로 죽어도 좋아. 정국이만 있다면, 정국이만......




"그래서, 알려줄 수 있어?"

"어어? 어...!! 어, 당연하지...!!! 내 번호가 뭐였더라, 잠시만... 공일공,"



"저기, 반장님! 제 어리숙한 친구인 김여주는 본인의 어머니께서 학업에 몰두할 필요가 있으며 정서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시어 핸드폰이라는 것 자체가 없답니다, 하하! 그러니 당연히 전화번호도 없겠지요. 그러니 죄송하지만 그만 돌아가 주시옵소서."




......?????? 이 샛기가 미쳤나.

옆에서 가만히 있다 갑자기 난동을 부리는 김남준에 나와 정국은 똑같이 얼 빠진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몸이 굳어버렸다. 뭐, 우리 엄마가 어쩌고 저째? 정국은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알겠다며 교실을 나갔다. 아... 나는 분명... 공일공까지 말했는데..................

정말 화가 치솟아올랐다. 김남준이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영원히 없을 줄만 알았던 `전정국에게 번호 따이기`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는데.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교실에 누가 있든 말든 상관 안 해!! 이야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 아악!! 김여주! 그만 때려!! 아아악!!!"




내가... 너 때문에......

차마 끝말은 잇지 못하고 오열을 하고 말았다. 김남준을 어떻게든 죽여버리겠다는 심산으로 주먹을 쥐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약한 건지, 아님 녀석이 강한 건지. 어느 쪽이든 너무 분했다.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

"......?"




난 이제 진짜 뒤져도 상관 없다. 남준아, 내가 죽으면 장례식엔 꼭 와주라. 사인은...










김남준에 의해 전정국을 놓친 것에 대한 절망사.















**




ㅋ. 네. 저 이런 글도 쓰는 사람입니다.

이게 사실상 첫 남준남주 글이긴 한데..

제가 남준남주 글을 쓰면 꼭 이런 스타일로 쓰고 싶어서 항상 애껴두고 있었어요...❤(수줍)

다음편이 중이 될지 하가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겟숴요.. 저도 급하게 쓴 거라...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너무너무 오랜만이구요ㅠㅠ

이런 장르는 처음이라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싶어용

어쨌든 오늘은 9월 12일이구요.. ❤


다함께 오늘을 축하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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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정찬온  41일 전  
 헐 나 왜 이거 지금 봄!!!! 다음편 기대하겠심더 음씨~!~!!

 정찬온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니닷  44일 전  
 앜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웃겨요

 니닷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레아°°  47일 전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욬ㅋㅋㅋ

 레아°°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해피트러플  47일 전  
 앜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 첫 사진부터 보고는 웃음 터져서 계속 이상한 사람처럼 혼자 웃고 있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해피트러플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어거슽으디  48일 전  
 아어떡해ㅋㅋㅋㅋㅋ 너무재미있어요ㅠㅠ쿠ㅜㅋ

 어거슽으디님께 댓글 로또 2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희한한배  48일 전  
 아니 졸면서 근의공식을... 미친.. 아 진짜 너무 웃겨욬ㅋㅋㅋ 잘 보고 갑니닼ㅋㅋㅋ

 희한한배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서army  48일 전  
 서army님께서 작가님에게 2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김석진나라세워  48일 전  
 진짜 완전 짱조아요ㅜㅠㅠㅠ♥♥♥ ㅅ.. 사랑해요..♥♥♥♥

 김석진나라세워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애옹이가내심장을강타함  48일 전  
 애옹이가내심장을강타함님께서 작가님에게 3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강하루  48일 전  
 재밌네요

 강하루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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