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07. 미안해, 미안해 - W.한음
07. 미안해, 미안해 - W.한음












ㄴ 재생해주세요!










Copyright ⓒ 2020. 한 음 All rights reserved









"여주야, 잠깐만,"

"호석아, 나 잡지 마. 제발."

"알겠어, 네가 내 마음 안 받아주는 거 알겠고, 다 괜찮은데,"

"..."

"왜 그러는 거야, 도대체 왜 너만 그렇게 상처를 받아야 되는 건데...!"




호석이 저도 모르게 여주의 팔목을 붙잡았다. 여주의 팔 언저리가 아려왔다. 나를 거부할 거면, 제발 네 고통의 이유라도. 호석은 간절했다. 여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일 초, 일 초에 숨이 막히고 조바심이 났다.




"나도 너랑 똑같아."

"..."

"윤기가... 나는 강여주 아니고 민여주래."

"..."

"나는 그 애한테 끝까지 가족인거야."




여주의 한 마디에 호석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여주의 심정이 어떤지는 호석 제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에 호석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여주의 팔목을 붙잡고 있던 호석의 손이 힘이 풀린 듯 스르르 내려갔다. 둘 다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좋아해."

"정호석,"

"강요 안 할게. 그냥, 그냥..."

"......"

"네가 민윤기 때문에 너무 지치면, 그래서 정말 못 버티겠다면, 내가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

"......"

"네가 당장 날 버리고 떠나도 좋아. 그래도 나는,"

"......"

"끝까지 버티고 서 있을게."

"......"

"그것만 알아줘."




호석이 제 할 말을 다 했는지 빠르게 뒤돌아 여주의 반대편으로 가버렸다. 그 자리에서 여주는 호석의 뒷모습을 처음 봤다. 항상 저만 먼저 뿌리치고 저만 먼저 도망쳤으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호석의 기분은 과연, 지금 제가 느끼는 이러한 기분이었을까. 여주 역시 호석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했기에, 결국에는 두 눈에 눈물방울을 매달 수밖에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정말 좋은 친구인데 어째서. 어째서 짝사랑이란 한낱 감정은, 모두에게 이리도 가혹한지.

그리고 여주는 호석이 떠나간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연은 온통 여주의 생각뿐이었다. 린 덕분에 되살아난 아찔한 트라우마가 그녀를 고통 속으로 내몰았다. 민준이는, 민준이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지난 삼 년 간 수도 없이 혼자서 외쳐온 말이었다. 연이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방구석에 쭈그려 앉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연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너 안 바꾸기로 한 거 아니었어?`

`여주야, 그날 일은 제발,`

`나한테도, 똑같이 할 작정이었구나.`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그날 여주의 눈빛이 연에게 생생히 보였다. 그 배신 당한, 상처받은 눈빛. 연은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여태까지 여주의 인생에서 일어난 그 모든 비극 사이에 제가 우두커니 서 있었던 걸까.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연의 손에 더더욱 힘이 들어갔다. 정작 여주에게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린임에도 불구하고 연은 린의 모습이 저와 너무나도 닮아서인지 자꾸만 자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다. 가족이라곤 그 꼴도 보기 싫은 아이 하나만 남겨진 이 상황에서 연은 더욱더 고통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하연."

"..."

"일어나."

"..."

"일어나!!"

"아악!!"




어느새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고 있던 린이 답답한 듯 연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린이 연을 벽으로 몰아붙였다. 연에게 화라도 난 듯한 표정이었다.




"너 지금, 너무 추해."

"..."

"나약하고, 겁먹고, 거지 같은...!!!"

"..."

"이런 네가 내 쌍둥이라는 게 너무 창피해, 알아?!"

"..."

"차라리 민여주, 민윤기처럼 배다른 쌍둥이였다면 나았을걸."





민여주, 민윤기라는 말에 연의 눈이 번쩍 떠졌다. 추하다. 나는 지금 추하다. 연이 린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강압적이고, 사람을 매섭게 몰아붙이는 눈빛. 저와는 확연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 린과 나는 다른 사람이야. 연은 그 자리에서 확실히 느꼈다. 린이 자신과 닮았다고 해서 린이 한 짓에 대한 죄책감까지 뒤집어쓸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

"..."

"넌 내가 아니야."




아무렴, 린은 연의 속을 꿰뚫어보듯 모두 알고 있었다.




"있잖아, 연아. 네가 잊었나 본데, 우리 쌍둥이야."

"..."

"누구 하나 생각하는 것쯤은 다 알 수 있는 사이라고, 우리는."




이전에는 정말 고통스럽게 다가왔던 그 말이, 오늘따라 왠지 무너진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로 들려왔다.




"... 알아."




그리고 연은, 그런 린의 말에 수긍했던 걸까.














어느덧 다시 수업 시간, 윤기는 얼핏 여주의 자리를 보게 되었다. 그렇게 매정하게 말하고 나온 게 아픈 아이에게 퍽이나 좋았겠다. 윤기가 습관적으로 제 손톱을 물어뜯었다. 그러다 보니 여주의 자리에 여주의 가방이 없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보건실까지 가방을 들고 갔을 리는 없을 텐데. 그럼 혹시, 조퇴라도. 윤기가 그런 걱정을 하는 찰나 때에 맞게 종이 울렸다. 윤기가 여주의 앞자리에 앉아있는 태형에게 다가갔다.




"야, 김태형. 너 혹시, 여주 어디 갔는지 알아?"






"아, 저번 쉬는 시간에 급한 듯이 갑자기 가던데. 아파서 조퇴한다고. 혹시 걔 무슨 일 있어?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이던데."




윤기가 당황했다. 항상 귀찮도록 발랄한 표정으로 제게만 달라붙던 아이였는데. 무얼 잘못 먹은 것도 아닐 테고, 육체적 문제가 없다면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엄마 죽고 나서, 날 한 번이라도 챙겨준 적 있어요?`

`... 뭐?`

`나는 아빠 딸이 맞는 거예요? 가족 취급도 못 받고 사는데?`

`민여주.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계속...... 이럴 거면 차라리 제 양육권을 포기하시던가요.`

`민여주!!`





설마.




"윤기야,"

"그만."

"..."

"그만해, 이제."





그 모든 것이 그 아이에겐 지나친 상처였던 걸까.




"태형아, 나 담임한테 조퇴한다고 말 좀."

"뭐? 야! 넌 또 왜!"




당황스러워하는 태형을 뒤로하고 윤기는 급하게 가방을 챙겼다. 살면서 이렇게 무작정 학교를 나와버린 적이 있긴 했던가. 물론, 여주도 마찬가지일 테고. 정문 밖으로 뛰어나온 윤기가 때마침 오는 버스를 잡아탔다. 만약에, 민여주가 집에 없으면 어떡하지. 그럼 어디로 가야 되지. 자꾸만 물어뜯는 윤기의 손톱이 닳을 것만 같았다.




"민여주!!"

"어? 윤기 벌써 왔냐. 오늘 일찍 왔네?"

"아빠. 민여주, 민여주 어딨어요?"

"여주 걔 아직 안 들어왔는데. 왜. 진짜 가출이라도 했다니?"




여주를 비꼬는 듯한 투로 말하는 제 아버지를 윤기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억울하게 이 집에 혼자 남겨져, 마치 신데렐라라도 되는 마냥 집안일은 제가 다 하고, 계속되는 아버지의 구박에도 참고 버티기만 했으며 정작 제 자신은 그걸 지켜보기만 했다. 윤기가 바닥에 가방을 떨구었다.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곧 제 아버지를 쳐다봤다.




"아빠."

"응."

"아빠한테, 여주는 뭐예요?"

"어?"

"여주가 아빠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아빠가 제멋대로 여주 엄마하고 결혼한 거면서, 지금까지 여주한테 해 온 짓들이 가당키나 해?"

"... 민윤기,"

"민여주는!"

"......"



"진짜 아무 잘못이 없잖아."




제가 이렇게까지 여주를 생각한 적이 있던가. 가짜 쌍둥이라는 삼 년 간의 수식어 아래에서 제 자신은 여주를 거부하기만 했고, 여주의 엄마가, 제게 너무도 잘 해줬던 새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그녀에게 꽂히는 친아버지의 구박을 외면했다. 윤기의 기분이 이상했다. 해맑은 웃음으로 제 체육복을 가져가던 여주, 항상 제게 매달리던 여주, 또 억울했을 여주, 제게 좋아한다 가슴 시린 고백을 하던 여주, 그리고 그 모든 것, 사소한 것 하나 받아주지 않았던 제 자신. 여주를 생각할수록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기분이 몽글몽글 솟아올랐다. 윤기의 주먹이 쥐어졌다.

윤기의 아버지는 몹시 당황했다. 살면서 제 아들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 본 적은 없었는데. 윤기의 아버지는 생각했다. 당황함과 갑작스레 솟구치는 짜증, 윤기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났다. 윤기가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민여주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과하세요."

"..."

"민여주도 아빠 딸이야."




그 말을 끝으로 윤기는 다시 되돌아 잠겨있지 않은 현관문을 밀고 나갔다. 빈 집에 혼자 남겨진 그의 아버지의 표정은 묘했다. 한때 제가 사랑했던 여자, 어쩌면 지금도 사랑하고 있을지 모르는 여자. 그 여자가 죽고 그 여자의 딸에게, 지난 일 년 간 제가 했던 행동들을 그는 천천히, 곱씹어 보았다.














언제 비가 왔는지 아파트 단지 바닥에는 여러 군데 물이 고여있었다. 그 위를 급하게 지나가니 빤 지 얼마 안 된 신발이 금방 흙탕물에 젖어버렸다. 다시 잔잔해진 흙탕물에 새파란 하늘이 비쳤다. 과연, 너무도 맑은 날씨였다.

분명 그때 내 심정은 굉장히 막막했다. 민여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나와버렸다.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메시지를 남겨봐도 읽지 않고. 민여주에게 상처가 되었을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착각, 아니야.`

`...`

`내가 마음 접었을 거라고 생각했어...?`

`...!`

`그래서, 너 혼자 속 편했던 거야? 진짜야?`

`...`

`나만... 나만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 거야...?`





민여주, 어딨어.




`윤기야,`

`그만.`

`...`

`그만해, 이제.`





나, 지금 너무 미안해서 미칠 것 같은데. 내가 이렇게까지, 너를 걱정할 리가 없는데.




`윤기야, 나는...`

`......`

`나는 강여주야...?`

`......`





너는 내게 강여주이길 바랬던 걸까.




`아니, 넌,`

`......`

`넌 민여주야.`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넌 수없이 거절당했던 걸까.




"흑... 흐끅,"




결국 네게 가장 큰 상처는, 나였구나.




"...... 민여주."




민여주는 아파트 단지 구석에 있는 놀이터, 그 빨간 그네에 앉아서 혼자 울고 있었다. 사고회로가 정지되어 그냥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민여주를 바라봤다. 눈물을 애써 참으려는 듯이 울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좋아했던 건지. 열 걸음을 사이에 두고 민여주의 이름을 불렀다. 민여주가 나인 것을 알고 돌아보려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다 쉬어버린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왔다.




"... 가."

"..."

"가라고..."

"..."

"아, 쪽팔려. 가라고, 좀, 아...!"




답답함에 민여주의 손목을 덥석 잡아버렸다. 민여주가 놀란 듯 나를 쳐다봤다. 눈가와 콧등이 온통 벌게져 있는 것이, 이 자리에서 얼마나 울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말하지 그랬어."

"......"

"힘들면 힘들다고, 억울하면 억울하다고...!!"

"......"

"말을 했어야지, 그래야 내가 알지...!!!"




또 한 방울, 민여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또다. 또, 저 상처받은 눈빛. 너를 찾아오는 내내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그 눈빛은 아직도 여전했다. 이번에도 나 때문이겠지. 네가 좋아하는, 그 못난 민윤기 때문이겠지.




"말하면?"

"......"

"내가? 너한테?"

"......"

"넌 매일 거절하고, 외면하는 것밖에 더해?"



"......"




그렇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모두 사실이었으니까. 나도 깨달아서,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상처만 줬다는 걸 깨달아서, 그래서 사과라도 하러, 그렇게 널 찾았는데. 나는. 또다시. 너에게 상처만 주고 만다.




"그만하랬지?"

"......"

"그래, 그만할게."

"......"

"그러니까 너도 선심 쓰는 척하지 마."




민여주의 마지막 말에 눈이 번쩍 떠졌다. 선심 쓰는 척. 내 행동이 민여주에게 그렇게 다가갈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 충격을 지우지 못하고 있을 때 민여주는 나를 지나쳤다. 안 돼, 이대로 또 민여주를 놓치면 나는, 나는,




"미안해."

"...!"




다시는 사과할 수 없을 테니까.






"... 미안해. 보건실에서 그렇게 나가버리고 줄곧 생각했어. 너는 그냥,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랬을 뿐인데... 나는 다 거절하고, 뿌리치고, 나만 생각하고."

"......"

"아빠가 너 그렇게 힘들게 하는 것도 다, 알면서 모른척했어. 나는 너한테 못할 짓만 했어. 미안해."

"......"

"널 계속 찾아다니면서 네가 계속 걱정되고, 신경 쓰였어."

"......"

"좋아하지 말라고도 안 할게. 내 맘대로 그만하라고도 안 할게. 정말 미안해."

"......"

"진심이야. 이제 너 외면 안 해."




나를 등지고 서 있는 민여주의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나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민여주는 그대로 주저앉아 한껏 울었다. 그 울음소리를 듣는 나의 가슴이 다 아려올 정도로, 민여주는 울었다. 아주 서럽게 울었다.




"흐흑, 민윤기 너는, 흑, 어차피 나 좋아할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민여주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백 번의 사과도 무의미해질 거라는 것을.














늦은 밤, 고집을 피워 윤기를 보낸 여주는 아직도 놀이터의 빨간 그네에 앉아 마음을 달래는 중이었다. 여주는 분명 윤기의 사과는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로 가출할 생각하지 말고 집으로 들어오라던 마지막 말까지. 오늘만큼은 윤기는 모든 것이 여주에게 진심이었다. 하지만 여주는 꼭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집으로 들어갔을 때 들이닥치는 새아버지의 구박. 죽어도 집에 들어가기는 싫었다. 그때, 여주의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연이]

연에게서 온 전화였다. 어쩌면 윤기와의 모든 다툼의 시작은 하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 정확히 말하면 하린인가. 여주가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주가 체념한 듯 말했다.




-여주야, 나 연인데,

"..."

-지금 잠깐만... 볼 수 있어?




여주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여주는 연과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연에게 그 일이 있고 난 직후, 아무 생각 없이 제가 먼저 내밀었던 손. 그 후로 저와 함께 웃고 울었던 지난날들. 여주는 무엇보다도 그녀의 친구가 그리웠다. 항상 기대던 제 단짝, 하연이 그리웠다.




"여주야."

"아, 어. 왔어?"

"... 너 울었어?"

"너야말로... 울었어?"




연은 생각보다 빨리 여주를 찾아왔다. 연이 본 여주의 얼굴은 눈물에 퉁퉁 부은 듯 보였고, 여주가 본 연의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다 그만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오랜만에 보는 단짝인지라 너무도 반가웠다.






"그, 여주야, 내가 왜 불렀냐면,"

"사과할 필요 없는데."

"... 어?"

"... 사실 내가 미안해. 잠깐 흥분해서 그 일 꺼낸 것도 미안하고,"

"..."

"잘못한 건 네가 아니라 하린이었잖아."

"..."

"난 그냥 내 친구가 보고 싶었어."




여주가 눈에 눈물을 머금고 연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서로에게서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그렇게 한참 동안 웃었다.




"아, 근데 연아. 내가 집을 나와서 말이지."

"뭐?!"

"하루만, 신세 져도 될까?"

"야, 민여주가 누군데. 너는 며칠이고 신세 져도 좋아."

"푸흐."




단짝은 어쩔 수 없는지, 서로 마음이 같았던 둘은 그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었다. 아니, 연과 여주는 예전보다 훨씬 더 친한 친구가 되었다.














"체육복 안 입은 사람 나와."




체육 선생은 이번에도 여주가 윤기의 체육복을 빼앗았겠지, 생각하며 귀찮은 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아무도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체육 선생이 의아해하며 여주와 윤기를 번갈아 보았다. 두 명 다 각각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체육 선생은 어리둥절해하며 체육 수업을 시작했다.




"얘들아, 방학이 얼마 안 남아서 이번 시간은 그냥 짝피구를 할 건데,"




체육 선생의 말에 여주와 윤기는 깜짝 놀랐다. 번호대로 두 명씩 짝을 지으면 항상 그 둘이 짝을 했기에, 이 어색한 상황에서 짝을 한다는 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번호를 섞어 뽑아서 짝 미리 정해놨다. 불러주는 대로 알아서 찾아가라."




그리고 이어지는 체육 선생의 말에 여주와 윤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랜덤으로 뽑은 짝이 서로가 아니기를 다시 한번 바랬을 뿐.




"하린, 김태형,"

"..."

"민여주,"

"..."

"정호석,"




여주의 이름이 불리자 식겁했던 둘 중에서 윤기는 또다시 안심했고, 여주는 깜짝 놀랐다. 어색한 사이를 피해 어색한 사이를 만났다. 하지만 여주는 어느 정도 긴장을 풀었다. 적어도 윤기와 짝이 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민여주는 제발 보건실 좀 그만 가자. 자, 시작."




저 체육, 또 괜히 시비 거네. 여주가 투정을 부리는 사이 경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운동장은 넓었고, 호석과 여주가 구석에 있던 탓에 공을 잡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오, 김태형!! 잘 좀 막으라고!!"

"야, 네가 좀 잘 숨어봐!! 아악!! 개 아파!!"




태형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자 태형의 머리채를 잡아버리는 린의 모습에 온 학생들의 웃음이 터졌다. 여주도 조금은 웃겼는지 호석의 바로 뒤에서 피식- 하고 실소를 터트렸다. 그 숨이 호석의 목덜미에 닿자, 호석은 움찔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여주가 제게 너무 가까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호석이 그렇게 방심하던 사이, 둘의 뒤로 넘어간 공이 수비수의 손에 들어갔고, 여주는 도망을 치려다 발목을 삐끗했다. 넘어진 데다가 수비수의 공까지 맞자 여주는 일어나지를 못했다. 호석이 깜짝 놀라 여주를 돌아봤다. 그 옆에서 체육 선생은 박수를 쳤다.




"와우. 역시 민여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호석이가 짝이지? 얼른 보건실 좀 데리고 가라."

"여주야, 많이 다쳤어? 일어날 수 있겠어?"

"아으..."




호석이 손으로 여주의 발목을 감쌌더니 여주가 통증을 호소했다. 아무래도 발목을 제대로 삔 듯싶었다. 호석은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여주를 번쩍 안아들었다. 여주는 놀랐지만 발목이 너무 아픈 탓에 어쩔 수 없었다. 보건실로 향하는 호석의 발걸음이 빨랐다.




"여주야, 많이 아파?"

"아... 어."




호석이 보건실 침대에 여주를 내려놓았다. 불도 다 껴져있고, 인기척도 없는걸 보니 보건 선생은 이번에도 자리를 비운 듯싶었다. 보건실이 쓸데없이 스산한 것이, 여주를 두고 체육을 하러 갈 수는 없겠다고 호석은 생각했다.






"많이 어둡다."

"..."

"선생님 오실 때까지만, 옆에 있다 갈게."

"... 응."




여주는 굉장히 어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제가 먼저 붙잡지 않아도 누군가 옆에 있어준다는 사실이 그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오랜 정적 속에서 두 명 다 어색함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눈도 못 마주치고, 애써 고개를 돌리면서. 여주는 그러다, 무슨 말이라도 꺼내야겠다 싶어 조용히 호석을 불렀다.




"그... 호석아. 나 있잖아,"

"응."

"윤기한테... 정식으로 사과받았어."

"... 아, 그래?"

"정말 진심인 게 느껴졌어. 걔 진짜로, 나한테 진심으로 사과했어."

"... 그래서?"

"음... 뭐 딱히 그래서라고 할 것도 없었어. 사과한다고 해서 윤기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니까..."




호석은 여주의 표정을 바라봤다. 왠지 모르게 옅게 띄워진 미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 넌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거야?"

"... 어?"

"민윤기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호석의 말에 여주가 생각에 잠겼다. 그런가. 그런 사과 따위, 의미 없는 건가.






"있잖아, 여주야. 너는 웃을 때 되게 예쁘다?"

"어, 어? 가, 갑자기?"

"옆에만 있어도 없던 컨디션이 좋아지고, 네가 장난치면 기분이 되게 좋아져."

"......"

"놀리고 도망갈 때 활짝 웃는 게 너무 예쁘고,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도 예쁘고,"

"......"

"결국엔, 너를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 있지."

"......"




갑작스레 쏟아지는 칭찬에 여주의 볼게 홍조가 띄워졌다. 이런 쑥스러움은 어디서도 겪어보지 못했는데. 왜 갑자기 낯간지럽게 이런 말들을 하는지 여주는 굉장히 당황해했다.




"너는 네 마음을 거절하는 민윤기한테 실망했을지 몰라도, 나는 너한테 실망한 적 없어."

"......"

"그냥 좋아해, 여주야. 무조건."




여주는 호석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호석의 표정, 말 하나하나가 다 진심이었다. 윤기처럼 미안함의 진심이 아닌, 호감의 진심. 여주는 혼란스러웠다. 제가 윤기를 좋아하는 만큼, 호석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호석이 여주의 붉은 입술에 시선을 두었다. 몸이 굳은 여주는 간지러운 볼을 한 채 가만히 있었다. 호석의 얼굴이 점점 여주에게 가까워졌다. 항상 호석을 밀어내기만 하던 여주가 오늘따라 그를 피하지 않았다. 그의 열기가 여주의 입술에 닿을 만큼 둘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졌다.






"정호석, 너 체육 쌤이 왜 안오냐고,"

"!!"

"!!"

"미, 미, 민윤기......"













-To Be Continude...-













**





음입니다.

꺼지라고요?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제가 이거 쓰고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웃을 수 없는 현실


글 이따구로 써서 죄삼다.

6화를 다 쓴 지 한 달 만에 7화를 쓴 거라
제가 좀 미쳐있었나 봐요.
그래도 좋아해주신다면... 머.. 제가 사랑을 듬뿍 드리죠❤















ㄴ 안냐심까 선배님 저도 매력학과 전공하려구 신입생으로 들왔숨다






ㄴ 로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탈탈 터는구만..






ㄴ 후후 포인트 감솸다
서아미 님 댓글들 너무 잘 보고 이쒀요..!!






ㄴ 공백 님 안냐쎄요..!!
항상 너무 감사해요><
공백 님 이제 제 머릿속에 박제되셨답니당



아니 근데 다들 포인트 어디서 나는 거에여
포인트 밭이 따로 있나요??(???)
전 할 수 있는 무충 죄다 했다가 고래님한테 쏘고 수국 님한테 쏘고..
어후 탕진노잼

















ㄴ 포명 베댓 둘 다 올라오신 이 분..
당신의 사랑을 먹구 10초만에 구치소에서 출소됐어용






ㄴ 정글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가 나타나면은
음이떼가 나올라 음이떼!(????????)




열분 어남윤에도 빠져주새오.........




결국 7화까지 다 옮겼네요!

엄마야 다음 화 나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싶으면 제 글 창고에서 하나씩 끌고 올게요!

제가 글 쓰기 시작하면서 두 번째로 냈던 작품인데 프롤만 올리고 아직 연재미정인 글이 있어요!

약간 판타지 소재인데 사실 엄마야 후속작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였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엄마야 후속작 후보도 많답니다.......((왤케 쓰고 싶은 게 많냐

어쨌든 그게 먼저 올라갈 수도 있구용

다른 단편들을 끌고 온다기엔 너무 퀄리티가 떨어져서..

저 연재미정글 4개나 있답니당

쏙쏙 골라드릴 테니까 뜸 들여질 걱정하지 마세효!!











추천하기 20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한음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몰리몰리몰몰  4일 전  
 흐익...!!!!큰일이야.....

 몰리몰리몰몰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치가맛있어요가될래요  55일 전  
 작가님 안되요....어남민이여야 된다구요....ㅠㅠ 기다릴게요...
 돌아오세요....ㅠㅠㅠ

 김치가맛있어요가될래요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애똘  55일 전  
 와...마지막 상황 민망한 그런 상황..?????

 애똘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방탄은역시ㅋ,캡짱!  59일 전  
 여기까지가~~~~~~~끝인가보오~~~~~~

 방탄은역시ㅋ,캡짱!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여주~~~~~~  59일 전  
 여기서 끝인건가요 ....

 여주~~~~~~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방타니❤아미  61일 전  
 보면서 볼이 촉촉하고 코가 막혀버렸네....눈물 미스트....좋다
 

 방타니❤아미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삐리빠라뿅  63일 전  
 제송한데 뒤에 제가 뭔 생각 했는지 아세요?
 제가 육각관계를 기대했어요 호석이 윤기 태형이 여주
 그리고..
 
 작가님이랑 저 ☆(찡긋)

 삐리빠라뿅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룩크  63일 전  
 허거거걱ㄱ???학!좋아

 룩크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몽닝몽닝랭몽닝  63일 전  
 미안해요 작가님...아무래도 전..어남홉인가봐요...

 답글 4
  메이린  63일 전  
 와 작가님 다음 화 어딨어요 어디갔나요 어디로 갔어요 빨리 찾아오세요 빨리!!제 심장이 급하다구여!!제 심장이 담화가 없으면 멈추게 생겼어요.!!!어떠케요 담화를 빨리 주쎄요!!!

 메이린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32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