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06. 수상함 - W.디귿
06. 수상함 - W.디귿



























본글 정략결혼물이며 인물의 설정 상, 약간의 욕설과 피, 추행에 대한 묘사를 다루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움짤이 많아 로딩이 걸릴 수 있습니다










포명 & 베댓





엔젤로링 님 30점
하얀제비꽃 님 100점
네에임 님 10점
전정꾸♡ 님 21점
므흣므흣^^ 님 50점
수월령 님 36점
니닷 님 100점
고양이천사 님 100점
하늘연달열사흘 님 100점
kim_yw 님 40점





두까님!♡ 300포 정말 감사합니다!♡♡ 잘쓰겠습니다ㅠㅠ 흑흑






서빵씨.... 감사드려요...쿡쿡









아구ㅠㅜ 수원잉님ㅠㅜ 제가 뭐라고 이렇게 많이 주시는지ㅠㅠ 정말 감사하고 잘쓰겠습니다ㅠㅠ흑흑 매번 예쁜 댓글과 포인트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글 재밌게 봐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힉...? 1378점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ㅜ 제겐 과분한 숫자여요ㅠ글 봐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손팅에 포인트까지 저 심장이 남아나질 않아요ㅠ 정말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호찡....3000점이라니... 최고포야, 최고포!! 완전 짱이여ㅠ 나는 준게 없어서 어떡하지ㅠㅠ? 나도 포인트 열심히 모을게! 글 때문에 힘들텐데 내 글까지 와주고 심지어 예쁜말만 해줘서 고마워:) 나머지 감사인사는 톡에서 떠듭시당













제가 하늘신님 얼굴 뵀는데 진짜 존잘이셔요. 백발 긴 생머리에 능글능글 웃고... 화려한 선녀 옷 같은 거 입는데 어깨는 짱 넓으심!









하늘신 : 나를 불렀능가









꼰대라는 단어가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겠어유. 장건후 이사.... ㅂㄷㅂㄷ









오우....... 봬앰.......



















//////
































한편,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흑해연안지역. 러시아라고 한다면 눈이 쏟아지는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이 곳은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흑해연안지역 중심지에 위치한 떠들썩한 시장. 대충 슬리퍼를 질질 끌고 돌아다니는 한국인. 그의 이름은 김태형, 가끔 삶이 지루할 때마다 이 시끄러운 시장에 도착해 활력을 얻어가곤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시장 구석 쪽으로 산책을 즐기는 태형의 손을 꼭 붙잡는 어느 늙은 노인. 연세가 꽤 있어보이는 할머니는 김태형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Красивый парень. Приходите ко мне и покупайте книги.."

[잘생긴 총각... 우리 책 좀 사줘]



"아, 깜짝이야"



"и нет денег."

[돈이 없어서 그래.]




"У меня тоже нет денег?"

[저도 없거든요?]



"Ложь! Я видел, как я тут каждый раз купил сок!"

[거짓말! 여기서 매일 주스 먹는 거 봤어!]



"А, нет. Я скоро езжу в другое место."

[아, 안돼요. 저 이제 어디 가야된다구요]



"Осталось немного времени, чтобы жить. Я хотел бы купить внуку хоть какой-нибудь подарок."

[이제 죽을 날 밖에 남지 않았어... 손녀한테 마지막 선물이라도 사주게 해줘..]



"아... 진짜... Дайте, пожалуйста, все книги здесь."

[아... 진짜... 여기 있는 책 다 주세요]












*

*

*













"와아-!! 드디어 한국이다, 한국!!"











베낭에 싹쓸이 담아놓은 책을 힘겹게 짊어지고 한국으로 귀국한 김태형. 만세까지 부르며 방방 뛰어다닌다. 그의 옷자락이 바람에 휩쓸려 간다. 이 곳은 인천공항. 태형이 소리를 빽빽 지르자, 주변 외국인이 흘깃 쳐다보고 간다.











"아이씨, 책 괜히 샀네. 졸라 무거워"











태형은 뚜벅뚜벅 택시로 걸어가 창문을 두드린다. 자신의 등보다 더 큰 배낭을 대충 트렁크에 넣고 뒷자석의 문을 덜컹 열어버린다. 그의 큰 키를 욱여넣고 택시의 에어컨 바람을 잔뜩 즐긴다.










"아저씨- BTS 컴퍼니 아시죠? 거기 본사로 가주세요"



"네-"












순둥순둥하게 생긴 얼굴과 달리 우악스럽게 벌린 쩍벌. 고등학생 때부터, 몇년간 한국의 땅을 밟지 못한 그는 5년만에 귀국했다. 가보지 못한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에 살고 싶다던 그의 고집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비행기를 태웠던 새 아버지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일찍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 기업 연맹을 위해 맺은 재혼. 새로 생긴 형제와 새아버지. 집안에 관심 없는 그의 어머니까지. 회장 자리를 정호석에게 양보할 바에야 일반 대학 졸업해서 취직한다니까, 재벌이 뭔 구직생활이냐며 억지로 보내진 유학이었다.











바쁜 공항에 드디어 벗어나자, 택시에 가만히 앉아있던 태형은 자신이 가보지 못한 나라를 생각해보았다. 유럽 쪽은 다 가봤고... 인도는 며칠 있었더라?











이리저리 생각하는 새, 택시는 어느 도심에서 멈춰선다.











"학생, 도착했어"



"에? 아- 감사합니다~"



"근데 학생. 면접 보러 가는건가?"



"What...?"
(참고로 태형은 미국 LA에서 2년을 지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단정하게 옷을 입어야지. 슬리퍼는 또 뭐고. 부모님이 힘들어~ 그러면"



"네에?"











세상 인자한 표정으로 운전석 거울에 비친 태형을 지긋이 바라보는 운전기사님. 힘들어? 내가? 유학때매 피곤했어도 금전적으로 힘든 적은 절대 없는 태형은 기사님의 미소에 얼이 빠져있다.












"힘들다뇨?"



"힘내, 학생. 돈은 안 받을게"










태형의 손에 꼭 쥐어진 만원 현금을 슥 밀어내는 운전기사는 다시 슬쩍 웃으며 핸들을 쥔다. 큰 눈을 더 크게 뜨면서 만원을 들고 있자, `안내려? 학생?`이란 다정한 부름에 태형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허얼?












뭐야! 원치 않는 동정은 나도 거절이야, 흥!
내가 이 회사 회장의 양아들이란 말이야!












김태형은 동그랗게 뜬 눈을 가냘프게 감으며 운전기사를 잡아먹을 듯 노려본다.












"저기, 기사님"



"왜 학생?"



"제가 이 회사 회장의 아들이거든요? 5년만에 여기 컴백한거라구요. 제 모습이 엉망이긴 한ㄷ"



"허허! 농담이 재밌네."












아니라니까, 이 양반아?! 나 재벌 2세라고, 2세!











"계좌 말해봐요. 제가 오늘 택시비 100배 드릴테니까..."












এ᭄এ᭄এ᭄













BTS 컴퍼니의 51층. 금색빛이 감도는 이 복도와 쨍쨍하게 들어오는 이 채광. 경직된 자세로 업무를 보는 사원들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키보드 소리. 초고층 건물과 그에 맞는 에티튜드. 완벽하고 세련된 이 회사에서 웬 거지꼴의 남성이 빵을 잔뜩 물며 복도를 거느린다.











푹 눌러쓴 캡모자와 꼬질꼬질하게 탄 피부. 부시시한 머리칼부터 다 늘어지고 허물어진 반팔과 반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배낭을 들쳐매곤 나머지 손으로 크림빵을 뜯어먹고 있다.












"여-! 김 차장님 여기 계십니까아-!"












복도를 가득 채우는 그의 소리. 51층에 있던 모든 부서들은 이 목소리를 듣자마자 `김태형`이 등장했단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모두가 뛰어나와 상체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그렇다.
BTS 컴퍼니 회장의 양아들 `김태형` 그는,
완벽한 관심종자이다.












"도,도련님! 귀국하셨군요!"




"암암- 그렇고 말구요~ 요즘 일은 잘하고 계시나요?"



"하하! 저야 얼마 전에 진급도 했으니.."



"어이구, 우리 김 차장... 아니 김 부장님! 아는 얼굴이 이 회사에서 김 부장님 밖에 없으니, 원..."












그렇게 거지꼴인 김태형이 모든 직원들에게 인사를 받으며 여유를 부리다니. 분명, 이 상황엔 모순이 존재했다.











"김 부장님. 부회장실 어딨어요?"



"아! 52층 복도 끝에 있습니다!"



"하여간... 그 형은 아직도 어디 구석에 박혀있는 걸 좋아한단 말이지."



"수,수고하십쇼!!"












쿨하게 빵을 쩝쩝 씹으며 떠나는 김태형. 그의 뒤로 수십명의 인사 소리가 들린다. 그에 응하듯 한 쪽 손을 흔들며 다시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는다.















এ᭄এ᭄এ᭄


















"저는 곧 회의 가는데, 부회장실에서 기다려요"



"몇 분 걸리는데요?"



"음.. 한 1시간 30분 정도? 가벼운 기획안이라"



"아.... 여기 있을게요. 다녀오세요"










그래서. 나는 지금.










부회장실에 꼼짝 않고 앉아있다. 정호석이 일하는 곳이 여기구나. 분명 바깥 날씨는 후덥지근한데, 내부는 서늘하다. 뭐든지 차갑던 정호석은 사무실까지 차갑네.










몇 십분째, 앉아있으니 불편하고 몸이 근질근질 하단 말야. 1시간은 지났을 것 같은데... 소파에서 꼼지락대다가 괜히 테이블도 두드려 보다가. 별 희한하고 재밌는 딴짓을 하며 부회장실에서 대기 중이다.











"그냥 갈까...? 정호석을 뭐하러 본다고."















한숨을 푹 내쉬곤 사무실을 빠져나가려 몸을 일으켰다. 그냥 집에서 쉬기나 해야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서는데, 내 눈에 어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구두?"















너무 어두운 색이라서 정확하진 않았지만, 그 갈색 가죽 구두에는 얼룩이 스며들어있었다. 서재 책상 옆에 놓인 구두, 나는 천천히 다가가 구두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뭔가 검붉은색인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딱딱하게 굳어있기도 하고. 설마 피?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더 세세히 관찰했다. 뭔일이지? 왜 구두에 피가 묻어있지? 입을 오므리며 천천히 눈앞으로 가져다 대었다.











그때였다.









"뭐지, 이게?"



"정호석, 동생 왔다-"



"으아...!"



"아이씨, 놀래라!"












부회장실의 문이 열리고, 웬 거지가 들어온 것은.










그는 입가에 묻은 빵가루를 털더니, 나를 보고 놀랐는지 기겁을 한다. 야심차게 벌컥 열었던 문 손잡이에 몸을 지탱하며 같이 비명을 지르던 어느 남자는 사레가 들렸는지 기침을 하다 날 노려본다.











잘만 꾸미면 예쁠 것 같더만, 저 큰 키에 맑은 눈동자에 저런 거지꼴이라니. 쪼그려 앉았던 나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누구야, 당신...?"



"하... 안녕하세요, 저는 정여주라고 해요"



"내가 지금 그거 물어봤어?"



"네?"












아까 그 거지는 어디 갔는지,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천히 내게 다가오는 그 남자. 두려움에 확장됐던 동공은 나를 향해 가냘파진다. 순간 정호석과 겹쳐보인달까, 그만의 앙칼짐을 잔뜩 쏟는 것 같다.











점차 우리 사이는 가까워졌다.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오던 우리 사이는 한 걸음만 더 오면 몸이 밀착될 정도의 사이를 두고 있다. 그는 눈을 더 좁히며 날 스윽 훑어본다.










그러더니 팔짱을 처억 끼며 나를 내려다본다. 천방지축해 보이면서도 경계심이 가득한 말투가 날 쏘아간다. 말없이 눈치를 보는 나의 행동에 더욱 의심이 가는지 턱을 매만진다.










"흠...."



"......"



"왜 여기 있는거야?! 타 기업의 스파이 같은건가?"



"네...?"



"여기서 파일 뒤져서 뭐 협박이라도 할 셈이냐?!"



"자,잠시만"












큰 목청으로 날 더 압박해오는 태형은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저 독수리같은 눈빛에 잔뜩 몸을 움추렸다. 저 커다란 몸집이 가까이 다가오니 세상 무서움이 닥쳐온다.











갑자기 나한테 왜 이래...?
나는 그냥 여기 잠시 왔을 뿐이라고...!















"말해! 너가 왜 정호석 사무실에 있냐니깐?"




"부인이야"



"에?"











날 강하게 밀어붙히는 태형의 뒤로 그 무미건조한 음성이 들려온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정호석. 그임이 틀림없다. 잔뜩 오므린 어깨는 정적이 흐르고 나서야 펴졌다. 내게 다가왔던 태형은 멈칫하더니 뒤를 돌아본다. 부회장실 문에 서있는 민윤기와 정호석. 태형은 그제서야 나를 다시 힐끔 쳐다본다.













"에휴, 김태형 저 새끼. 승질만 급하지"



"..... God damn it, what did you say?"

[이런 젠장, 뭐라고?]



"부인이라고. 이 새꺄. 더블유, 에프, 아이, 이. wfie"



"철자 틀렸거든? 그래서, 이 꼬맹이가 부인이라고? 정호석의??"













*

*

*














"No way!!"

[말도 안돼!!]


"... 입 닥쳐"













아까까지만해도, 차가웠던 이 사무실이, 어느 남자에 의해 소란스러워졌다. 세련된 소파 위에서 펄떡펄떡 움직이며 소리도 꽥꽥 지르고 눈도 크게 뜨는 저 남자.











저 남자를 하찮게 쳐다보고 있는 호석과 윤기에도 불구하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헐. 정호석이 연애를 한다고?"




"입 다물라고, 시끄러우니까"
















테이블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정호석과 테이블 근처에 위치한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있는 나와 저 남자. 정호석은 피곤한지 인상을 구기며 대답을 해나간다.












오마이갓, 연애라니! 고개를 내저으며 골똘히 생각하던 그 남자는 내 앞으로 손을 쑥 내밀었다.














"안녕? 아깐 화내서 미안. 난 김태형이야."



"....태형이요?"



"엥? 왜 그리 놀라?"



"그게"



"흠?"



"아, 아닙니다. 다시 소개할게요, 정여주라고 해요"











태형 황자님... 전생에 한 번도 뵙지 못한 분이신데...
어떻게 여기 있으시지?











큰 충격에 태형의 내민 손을 같이 잡지 못했다. 그런 나의 표정을 힐끔 쳐다보고 손을 거두는 태형이다. 태형 황자 전하와 호석 황제 폐하의 환생이라... 전생엔 엄청난 앙숙이라고 들었는데.











나의 무반응에 눈치를 보던 태형은 목을 긁적이며 윤기와 호석을 번갈아 본다. 그러더니 이 분위기를 끊지 않으려 다시 헤벌쭉 웃어버린다.










"그럼 둘이 사귄지는 얼마나 됐어? 키스는 하셨나, 정호서억~?"



".....!"












장난으로 던진 태형의 말에 우리 둘은 급격히 표정을 굳혔다. 키스라니...? 안그래도 어색했던 우리의 사이가 더욱 멀어지는 상황이 펼쳐졌다. 당황했는지 붉게 달아오른 호석의 귀가 유난히 내 눈에만 들어오는 듯 하다.











"입 다물어, 김태형. 어린 놈의 새끼가 졸라 아는 척이야"



"아, 진짜! 민윤기, 너는 매번 나만 놀리더라?!"



"내가 너보다 5살이 많아 이것아, 어디서 반말이야"



"아아...! 이거 놔!!"











자신의 머리를 큰 손으로 꾹 짓눌러버리는 민윤기에 발악하는 태형이었다. 거지꼴이었던 그는 더욱 꼴이 우습게 된다.









결국 민윤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회장실 소파 위에 쭈구려 앉아 있던 태형은 호석에게 괜히 말을 건넨다. 자신 옆에 앉아있는 윤기 눈치를 보며 말이다.











"정호석, 뭐하냐"



"닥치라고 했어. 네 놈만 오면 시끄러워 죽겠어"



"뭐래- 아! 나 그 카드 좀 줘"



"뭔 카드"



"왜- 그 새까만 거. 블랙 카드"











이번 생엔 친해보이네. 다행이다.












정호석은 여전히 틱틱대며 대답하고 있지만, 태형이 재주를 부릴때마다 피식- 웃어버린다. 정말 티 안나게.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내온건가? 부드러운 미소로 그들의 대화를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다.











정호석... 조금은 따뜻해 보이네. 여유 있어 보여.











"택시 기사님한테 100만원 드리기로 했단 말야!!"



"니 돈으로 드려"



"5년동안 세계 고아 됐던 놈이 뭔 돈이 있어! 돈 줘!"



"꺼져"



"아아-! 돈 줘, 돈 달라고!!"












또다시 떽떽 대는 태형이 귀찮지만, 익숙한지 모니터만 바라보는 정호석이다. 솔직히 부러웠다. 난 이 세계에 적응하느라 바쁜데, 저 둘은 서로 기댈 수 있는 형제라도 있어서.











태형의 얼굴을 꾹 밀어내는 호석은 테이블에서 몸을 일으키며 손목시계를 벗어버린다. 태형의 저 텐션을 받아내느나라 열이 난 것이 분명했다.











저렇게 두 형제가 잘 지내는데, 내가 여기 앉아있어도 되나.












"엥? 정호석 부인. 어디가?"



"커피라도... 타오려구요"



"아~ 그래? 나는 시럽 잔뜩 넣어서 먹을래!"



"저는 그냥 아무거나 가져다 주세요."



"... 호석...씨 는요..?"



"난 됐어."












파일에 시선을 고정시킨 체, 볼펜을 휙휙 돌리며 업무를 보는 정호석. 나는 어색하게 입고 온 청바지를 슥슥 문지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야, 정호석"



"시끄럽게 굴지마"



"뭔가 차갑지 않냐?"



"조용하랬다"



"네 부인 말야. 뭔가... 얼음장 같아"













심드렁하게 얘기를 듣던 호석은 테이블 너머로 배낭 속 책을 정리하는 태형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다 나온 단어 `부인`. 돌리던 볼펜이 테이블 위로 떨어져버린다. 탁...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펜을 집고 일에 집중하려 무시를 해버린다.












태형도 호석의 반응이 없자 입을 다물곤 책을 정리한다. 아이씨, 책 괜히 샀어. 다 낡아빠진 것 밖에 없네. 쯧쯧. 이리저리 책을 티슈로 닦으며 차곡차곡 쌓는 태형. 호석은 웬 일로 더 떠들지 않고 말을 멈춘건지, 계속 거슬리기만 하다.








그에 맞장구 치듯 서류철을 만지작대던 윤기도 대화에 참여한다.


















"오, 인정. 파일 갖다주면서 봤는데, 부잣집 따님처럼은 안 보였음. 그 나이에 그 집안이면 건방지거나 어린 티가 팍팍 날텐데. 뭔가 철 들었다고 해야 하나?"



"난 잘 모르겠는데"



"아냐-! 차갑다고, 진짜야!"









이유는 없다. 그냥, 정여주에 대해선 신경이 곤두선다.
본능처럼.











"차갑다니, 이제 갓 스무살 된 애가 뭘"




"아니야. 뭔가... 아픈 구석이 있는 아이 같아"



"내가 더 심할 거야. 귀찮아서 딱히 반응해주지 않거든"



"아, 그래. 정호석 너, 그 성격 좀 고쳐. 어떻게 5년만에 봤는데 여전히 똑같냐"



"무슨 성격"












태형의 말에 파일에만 꽂힌 시선이 천천히 올라가 태형에게 향한다. 저 단순한 자식이 은근 생각이 많단 말이지. 태형은 이것저것 책을 뒤적인다.










태형 또한 책에 시선이 꽂혀 묵묵히 입술을 떨어뜨린다.












"너가 빡칠까봐 남부터 빡치게 만드는 거."



"뭐라는거야"



"너는 모르지? 그거 사람 겁나 바보 만드는 거. 무조건 사람을 만나면 밀어내기 바쁘니까 마음에 여유가 없는거야. 알아?"




"새끼가 여행 다녀오더니 철학이 늘었네"



"5년동안 다니면서 그나마 쓸모 있는 거야."












윤기의 칭찬에 인상을 찡그리며 대답하자, 구경하던 호석은 어이 없다는 듯이 피식 웃어버린다. 호석의 헛웃음에 태형도 뿌듯한지 같이 웃으며 다시 책 정리에 몰입한다.











"미리 쳐낸다라..."










상처 받는 게 두려워 미리 쳐내는 것이 어리석다구요.












왜 정여주가 떠올랐을까. 그리고, 그 아인 왜 날 많이 본 것처럼 쉽게 단정지었을까. 호석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속에서 수많은 물음표와 의문이 뒤죽박죽 섞여나간다.










"아무튼! 난 정여주란 아이 조금 이상해."



"...... 그래"



"조금, 겉으론 티 안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습관처럼 베여있어. 주저하고 눈치보고 속으로 생각하는 거. 안 그래?"



"딱히"



"흐음... 난 처음 보자마자 그 생각 했는데"














정호석은, 이유없이. 왠지 모르게.










계속 정여주가 생각난다. 처음 만났을 때,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자신을 바라보는 위태로운 눈빛부터. 가냘픈 손목. 그리고 창백한 미소.









아픈 구석...












এ᭄এ᭄এ᭄












그 시각. 책이 가득 담긴 배낭을 낑낑 들곤 새아버지가 마련한 고급 호텔에 도착해 침대 위로 쓰러진 태형이다. 아이고... 이제 살겠다. 그대로 눈을 감으려던 태형은 막무가내로 던진 배낭을 흘깃 쳐다본다.










"책 구겨지진 않았겠지?"











자신이 누운 침대가 너무 유혹적이지만, 저 배낭이 신경 쓰인다. 그 늙은 할머니가 판 책들인데... 씨... 괜히 거슬리네!










태형을 포근히 감싸던 하얀 이불을 걷어차고 배낭으로 쪼르르 뛰어간다. 불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꺼내놓을까? 태형은 그 후줄근한 반바지를 조금 걷어 책을 한아름 안아버린다. 그리곤 뒤뚱뒤뚱 걸어 침대 옆에 놓인 책장에 하나씩 꽂아넣는다.










"예쁘게 닦은 보람이 있네!"











뿌듯하게 웃으며 책을 꽂다가 태형의 얼굴 위에 어느 종이 하나가 퍽 떨어진다. 어느 두께가 되는 종이 뭉치라, 태형은 코를 꾹 붙잡고 온몸을 비튼다. 하필이면, 코를 박아버리다니. 눈물이 핑 돈 체로 상체를 숙여 종이 뭉치를 주으려는 태형의 눈에 어느 문자가 들어온다.










"Исчезнувшая в истории империю?"

[사라진 제국?]










사라진 제국이라니? 코를 감싸느라 바빴던 손을 슬그머니 내려가 종이 뭉치를 들어올린다. 제국이라... 천진난만한 태형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대목이었다.











안 가본 나라가 거의 없는 태형은 어느 언어든 유창했다. (금방 적응하는 성격 덕에 언어도 빨리 배운 걸지도 모른다) 어딘가에 홀린 듯 그 종이를 가지런히 모은 후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버린다.











"뭐, 휴식을 취하기 전엔 독서를 해야지. 지적인 남자니까"










자신의 흥미에 이끌려 천천히 종이를 넘기기 시작했다. 태형, 혼자 있어도 그의 관종력은 없어지질 않는다. 그는 빼곡히 적혀있는 러시아어를 술술 소리내며 읽어낸다.











"Оставшаяся империя исчезла. Между ними существует огромная трагедия... Любовная императрица..."

[17대 황제에서 사라진 제국... 황실엔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 사랑 받지 못한 황후를 들어보았는가?]











엥? 황후?










꽤나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태형은 푹 빠져 종이 속 이야기를 슥 살펴보았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나온 어느 그림들. 아! 졸릴 뻔 했는데, 잘됐네! 글을 보다 드디어 그림이 나오자 태형은 고개를 더 쭉 빼, 그림을 관찰한다.










"어...?"












이거 나잖아!?











태형의 얼굴이 그려져있던 것.











분명했다. 높은 콧날과 짙은 눈썹, 심지어 한 쪽만 쌍꺼풀이 있는 눈까지. 조금 색들이 번져있지만 확실했다. 태형은 스스르 졸려 감겨지려는 눈을 번뜩 뜨곤 그림을 다시 확인했다. 눈을 비비고 비벼도, 똑같았다. ㅁ,뭐지? 이건 똑같아도 너무 똑같아!










태형은 다급히 호텔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리곤 세면대 앞에 우두커니 서버렸다. 거울 속에 비친 나 자신, 그리고 이 그림 속의 완장을 찬 남자. 너,너무 똑같잖아!!











당황한 그는 종이를 여러장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보이는 자신의 형인 정호석의 얼굴.












"으아아아아악!!!"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진 태형은 딱딱한 화장실 타일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미친... 이 종이 진짜 뭐지? 억지로 지어낸 것이라고 해도 종이 질감부터 낡아버린 것이 몇 백년은 훌쩍 뒤인 것 같은데.











충격에 빠진 태형은 차근차근 종이를 넘기기 시작했다. 기나긴 러시아어 지문은 그저 넘길 뿐이었다. 종이가 찢어질세라 천천히 넘기던 태형의 이 다급한 마음을 몰라주는 듯 하다.










그러다 다시 튀어나온 어느 그림.
차분히 앉아 장식품이란 장식품을 다 걸친 여성의 그림이었다. 정확히는 여성의 왼쪽 눈과 귀만 보이는 그림이었다.











"이 그림은..."











"정여주라고 합니다"



"커피라도 타올까요?"









"아픈 구석이 있는 것 같아"














정여주...?
























CAST






이름 /
김태형


직급 /
재벌 2세지만, 백수


나이 /
22살


키 /
약 178cm


가족 /
양부, 친모, 정호석(양형제)


mbti /
ENFJ


성격 /
해맑다. 누구보다 기운이 넘치고 어리광을 잘 피운다.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자신의 아픔을 공유하려 들지 않는다. 관찰력이 뛰어나다보니 누군가의 기분을 쉽게 캐치하고, 또한 그에 맞게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취미 /
아침 조깅


특기 /
8개 국어


싫어하는 것 /
강제 유학


좋아하는 것 /
자유 여행
































와! 인순 4위 감사합니다ㅠㅜㅠ 우리 띠귿이들이 세상 체고입니다ㅠㅠ











찌니킴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예쁘지 않나요ㅠㅠ? 찌니킴님 감사합니다!♡











글 쓰는데 요즘 벅차서 연재 주기가 느리네요. 죄송해요ㅠㅠ 현생이 바빠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여러분들 만나러 올게요!










항상 글 읽어주고 손팅해주셔서 감사해요!














문의, 하고 싶은 이야기, 표지/넴텍은 오픈채팅 `방빙 디귿`을 검색하여 해주세요^♡^











포인트와 평점, 댓글로
자까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눈팅 진짜 안됩니다ㅠㅜㅠ
평점 10점 꾹꾹!
↓↓↓↓↓↓



추천하기 94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푱포오  4일 전  
 어머머머?!!

 푱포오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코난덕  5일 전  
 헐..

 답글 0
  박치미captive_0312  5일 전  
 어머어머?

 답글 0
  hyeju07  13일 전  
 무야무야

 hyeju07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김헤루  35일 전  
 8...8개국어요,,?

 김헤루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파카하  35일 전  
 오!! 아랫분 추리를 잘하시군녀(정답이 맞는지는 저도 몰라영) 그 할머니가 일부러 노리고 태형이한테 그런거지?!!??!?!?!??!!

 파카하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tititaetae  35일 전  
 그 할머니가 삼신이였으면 레게노

 답글 1
  례힛  35일 전  
 헐......대박 뭐지?

 답글 1
  됴욘  41일 전  
 헐..놀랍다

 답글 1
  쪼랭이떡  53일 전  
 헐 댑악..

 쪼랭이떡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94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