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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06. 분홍색 뷔스티에 원피스 - W.순수우융
06. 분홍색 뷔스티에 원피스 - W.순수우융



























"다른 거 입어. 안어울려."





네? 뒤에서 지켜보고있던 아저씨의 냉정한 말에, 점원도 나도 놀라 아저씨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저씨의 눈빛은 변화도 없이 빨리 다른 옷을 입으라는 눈치였고, 궁극적으로 계산을 하는 사람은 아저씨였기 때문에 결국 치마는 점원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옷을 고르면 고를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건 착각이 아니었겠지?





하얀 테니스치마가 예뻐 들어보니, 뒤에서 들리는 안 예뻐. 그럼 그 옆에 있는 검은 테니스치마는... 안어울려. 하... 그럼 여기 이 청원피스는요? ...아니야. 다른 옷. 그럼 여기 청 플레어스커트...는 당연히 안되겠죠. 내려놓을게요.





아니, 이것 저것 다 안되면, 어떤 옷을 입으라는거야. 결국은 매장을 나와 근처에 있는 매장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내 취향껏 골라봤자, 아저씨한테 다 까일테니까 이번에는 아저씨한테 골라달라고 해야겠다.





"아저씨, 이번에는 제 치마 아저씨가 골라주세요."





내 말에 잠시 미간이 꿈틀, 하더니 대답하는 아저씨.





"꼭 치마를 입어야 돼? 바지 입어."





네? 치마... 입고싶은데. 라며 아저씨를 올려다보니, 한숨을 쉬며 치마가 걸린 헹거로 걸어가는 아저씨. 그러더니 아까 내가 골랐던 치마들과 비슷한 디자인들의 치마는 가차없이 넘겨버린다. 어...어, 방금 그 치마 엄청 예뻤는데. 하지만 내 치마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아저씨니까... 반쯤 체념한 채로 아저씨의 손이 한 치마를 집어내기만을 바랬다.







"이거. 아가, 입어봐."





문득 멈춘 아저씨의 손이 꺼내 든 치마는 다름아닌 검은 장치마. 아저씨... 나 키 작은데... 라고는 하지만 아저씨의 눈빛은 확고했다. 결국 그 치마를 받아들고선 탈의실로 들어가자, 역시나 너무 길다. 아니, 발목이 보이게 입는 치만데 나는 신발 끝단만 보이잖아... 아저씨, 너무 길어요... 라며 소심하게 나가자, 옆에 서 있던 점원에게 시크하게 길이 맞춰서 수선 되나요. 묻는 아저씨. 네, 되세요! 라며 말하는 점원에 결국 긴 장치마를 계산하는 아저씨. 으잉... 나는 청치마도 입고싶고 원피스도 입고싶은데.





"다른 옷 더 안필요해?"





매장을 나서며 나에게 묻는 아저씨를 바라보며 이렇게 소리치고싶었다. 아저씨! 아까 그 청치마 필요해요! 라고. 아, 진짜 너무 아까워... 나중에 나 혼자라도 꼭 사러올거야.





"요즘 애들 원피스같은 거 많이 입는데..."





매장들을 천천히 지나치며 눈에 띈 분홍색 뷔스티에원피스가 너무 예뻐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다른 거 다 모르겠고 저 옷 한번만 입어보고싶어...





"짧지만 않으면, 뭐."





라며 그 매장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가는 아저씨. 어떡해,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쁜데, 아무리 봐도 아저씨가 사줄만한 비주얼은 아닌 것 같아... 짧은데... 아저씨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그 원피스 앞으로 다가섰다. 다른 옷들을 둘러보는 척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 원피스를 자꾸만 옷걸이를 잡았다 놨다, 끝자락을 만지작만지작거리게 되는건 어쩔 수가 없다보다. 그러자 그걸 눈치 챈 점원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 원피스를 나에게 쥐어준다. 아, 어떡해. 대 보니까 더 예쁜데 아저씨는 절대 안 사줄 것 같단말이야...





"어머, 손님! 대 보니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세일기간이라 30프로 할인행사하고있거든요-."





^^이모티콘과 똑같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점원의 말에 나를 바라보던 아저씨를 바라보자, 역시나 탐탁치않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 최대한 불쌍한 눈빛으로 아저씨를 바라보며 이 옷 갖고싶어요, 라는 눈빛을 하자 나에게 다가와 옷을 받아들어 이리저리 둘러본다.





"역시 안...사 주실거..."







"이 옷 말고는. 더 갖고싶은 건, 아가?"





당연히 안어울린다며 내 손을 떠났을 원피스라 생각했지만 아저씨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저 반응은, 사 주신다는 거지? 와, 진짜 반전.





"와, 사 주시는거에요? 그럼 저 이제 더 갖고싶은 옷 없어요, 아저씨!"





한껏 올라간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아저씨 앞에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출하자, 아저씨의 한쪽 입꼬리도 피식, 올라가는게 보인다. 와, 이제 이 옷만 매일 입고 다닐거야!







"너, 매일 밖에 나갈 때 마다 이 옷만 입으려고 그러지."





에... 방금 내가 그 생각 했는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한 아저씨의 말에 눈이 커져 아저씨를 올려다보자, 그럴 줄 알았어. 라며 아저씨는 매장 안쪽에 걸려있던 긴 바지들로 걸음을 옮긴다. 나는 당연히 졸졸 따라가서 세걸음 뒤에 섰고.





"아가, 와서 사이즈 확인해 봐."





한참 바지들 앞에서 시선을 굴리던 아저씨가 문득 나를 불렀고, 아저씨 옆으로 쪼르르 달려간 나는 열심히 아저씨가 고른 옷들 중 내 옷사이즈를 찾았다. 다행인 건 모든 옷에 내가 입는 s사이즈가 있었고, 다들 너무 칙칙한... 것만 제외한다면 나름 마음에 들었기도 했다. 고를 땐 몇벌 되지않았던 것 같은데, 계산대 앞으로 옷을 들고가니 꽤나 묵직한 무게에 한번 놀라고, 평온하게 지갑을 꺼내는 아저씨의 표정에 두번 놀랐다.





"어... 총 43만 8천원 결제 도와드릴게요."





43만...원? 내 옷을 사는데만?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나와 달리 아저씨는 미리 꺼냈던 지갑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카드를 꺼내 점원에게 내밀었다. 이 매장에서만 43만원이면 아까 티셔츠를 샀었던 것 까지 합치면... 흐에, 이렇게까지 많이 사 주실 필요는 없는데.





옷을 사고선 백화점을 나와 들어갈 때와 달리 양 팔에 가득 걸린 쇼핑백들과 함께 차를 타자, 아저씨가 나에게 물어온다.







"옷들은 마음에 들어? 더 사고싶었던 옷은 없고, 아가."





저만큼 많은 옷을 언제 다 입고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 사실. 그런데... 쇼핑백에 담긴 옷들이 다 어두운데... 너무?





"아저씨, 있잖아요... 옷이 너무 어두운 것 같지않아요...?"





"싫으면 환불해도 돼. 물론 환불한다고 다른 옷을 사주지는 않을거고."





ㅇ... 알겠어요... 오늘에서야 느낀거지만, 아저씨는 생각 외로 너무 보수적이다. 어떻게 밝은 옷 조차 사 주지 않는거야. 너무해.







"그건 그렇고. 아가, 배 안고파?"





시동을 걸고선 내가 안전벨트를 잠그지 못해 여기저기 쿡쿡 찌르고만 있자, 팔을 뻗어 벨트를 매어 주면서 아저씨가 말했다. 깜짝이야.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아저씨의 말을 듣지 못해 네? 되묻자, 아저씨가 피식 웃는다.







"배 안고프냐고. 밥 안먹었잖아."





아... 저녁.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픈 것도 같아 고파요! 라며 대답하자, 스시를 좋아하냐고 묻는 아저씨. 와, 오늘 저녁 스시야? 개이득.





"좋아해요! 완전!"





그럼 가자. 아저씨가 핸들을 잡고, 나는 시선을 창 밖으로 돌리자, 금세 차는 큰 길가로 나섰다. 와, 사람들 진짜 많아. 사람들과 거리의 화려한 건물들을 보며 한눈을 파는 사이, 아저씨와 내가 탄 차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고, 이내 넓은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를 시키고선 차에서 내려 앞서가는 아저씨를 따라 기분좋게 쪼르르 쫓아갔다. 하지만 나보다 월등히 키가 큰 아저씨는 당연히도 걸음이 빨랐고, 아저씨 옆에 서고싶어도 열심히 아저씨의 그림자를 밟는 게 최선이었다. 열심히 쫓아가던 와중, 그림자가 문득 멈췄고, 뒤를 돌아 나를 보는 아저씨.







"빨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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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추댓포 필수!




오늘의 윤기 설렘포인트! 순두부들이 말해조라 말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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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단빈뎅  9일 전  
 미치겟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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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월⚘  9일 전  
 숨쉬는 것 자체가 설렘 포인트죠..

 로월⚘님께 댓글 로또 2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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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즌즌극사랑해  9일 전  
 미늉기ㅠㅜㅜㅜㅡ다 너무설레는데ㅠㅜㅡ
 벨트 직접 매준거 너무좋다ㅎㅎㅎ

 즌즌극사랑해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사뢍해여ㅕ  9일 전  
 싹 다 설렘 뽀인트 아닌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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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괴물♥  10일 전  
 아 귀여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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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감주댕  10일 전  
 스시이이이 나두 데려가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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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_온리  10일 전  
 빨리오래ㅐ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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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는깹짱  10일 전  
 빨리 오라고 했던ㄱ-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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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전  
 윤기오빠 부잔가봐요...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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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리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10일 전  
 ㅠㅠㅠㅜㅜㅠ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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