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200D] Waterloo - W.석건
[200D] Waterloo - W.석건













그렇게 더우면
그냥 죽어




허구한 날 전정국은 그렇게 말했다. 땀에 젖어 물큰해진 손자락을 휘적이면 아이스크림을 건넸다. 석진의 덥다는 말은 바다에 가고싶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물론 정국은 그걸 잘 안다. 마지막으로 바다를 데려갔을 때가 유월 중순 쯤이었으니, 때 아닌 석진의 칭얼거림도 의연하기만 했다. 본래 해안가에서 어린 시절의 일부를 보낸 정국에게 바닷가 보는 취미 따위는 없으나, 나름 스며드는 듯 했다. 그러지 못하는 쪽은 오히려 석진이었다. 스며들지 못하는, 포괄하지 못하는, 젖어들지 못하는.


전정국의 바다가 종말한 건 불과 어제의 일이었다. 체감 상 알람이 울렸을 시간이 분명한데, 방 안이 마냥 고요했다. 부재중 전화 다섯 통은 모두 형의 것이었다. 보통 세네 통은 김석진이어야하는데. 걔도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나른한 기분이 들어 눈을 부볐는데 시야가 흐려졌다. …… 나 울었나? 얼추 교복을 걸쳐입고 식탁에 앉았다. 누그러진 된장찌개 옆 다 구겨진 쪽지를 집어들었다. 형의 야윈 글씨체. 서둘러 뛰어가도 지각인 처지에 기어이 숟가락을 욱여넣으며 글자를 꾹꾹 읽어나갔다.




‘처박혀서 울지마.’


“…………….”




뭐라는 거야. 내가 시험 하나 망쳤다고 울 앤가. 김석진이면 몰라도. 걔는 시험이 끝나면 꼭 우리집 앞에서 훌쩍이는 터라 때마다 안아줘야했다. 쿵. 방에서 선풍기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애써 선풍기를 일으키려다 불현듯 거울을 봤다. 죽은 동공이 초첨 조차 없이 동요했다. 김석진이 있을 땐 안 이랬던 것 같은데. 어서 김석진을 데리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안 타기로 걔랑 약속했었는데. 창고에서 빛바랜 오토바이 헬멧을 꺼냈다. 책상에 널부러져있는 막대 사탕을 하나 입에 물었다. 그대로 나가려다 레몬맛 사탕을 하나 더 챙겼다. 막 현관문을 열었는데, 형에게 전화가 왔다. 아마 학교에서 연락을 받았을 거다. 아직 전정국이 오지 않았다고, 김석진을 찾고있는 게 아니냐고. 난 내 세상이 종말했는지 따위가 궁금한 게 아니다. 내 사랑이 박멸됐는지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김석진 죽었어.’
‘근데 너 잘못 아니야.’


내 바다가, 내 파도가 몰아치는가.




끼이이익 형의 문자와 동시에 굉음이 들렸다 나는 내 머리통에서 피가 솟구치고 살갗이 갈라지는 데도 그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벽과 거칠게 맞닿은 오토바이의 비명인가 죽어가는 내 영혼의 소리인가 어젯밤 이마에 열꽃이 핀 채로 굳어졌던 김석진의 신음인가 숨이 가빠지고 눈길을 좁혀오는데 피칠갑을 한 레몬 사탕만 눈에 들어왔다 내가 널 보낼 수 있을까 작살난 오토바이만 보아도 뒷자석에 탄 네 양상이 고이는데 내가 널 잊을 수 있을까


오토바이 안 타기로 했는데 못 지켜서 미안해 사소한 약속 조차 지키지 못하는 내가 널 지킬 수 있을까









평화롭다가 점점 치닫는 전개 한 번쯤 써보고 싶었음 후후 해석은 자유!

사실 오늘 210일임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반 정도 써놓은 글이 대여섯 개라 마무리 해서 데려올게요


추천하기 10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석건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선물실  1일 전  
 늦었지만 200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글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선물실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강하루  3일 전  
 200일 축하드려요

 답글 0
  어거슽으디  4일 전  
 축하드려요/(@-@/)

 답글 0
  희끼ᅠ  4일 전  
 사랑해요

 희끼ᅠ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희끼ᅠ  4일 전  
 희끼ᅠ님께서 작가님에게 200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히킷  4일 전  
 히킷님께서 작가님에게 2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손갓:)  4일 전  
  축하드립니다..!

 손갓:)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숙배  4일 전  
 숙배님께서 작가님에게 3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하원☄  4일 전  
 축하드려용

 하원☄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하결  4일 전  
 하결님께서 작가님에게 2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17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