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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작당글] 『 ? ⠨물음 』 - W.아야코
[작당글] 『 ? ⠨물음 』 - W.아야코

『 ? ⠨물음 』










『 ? ⠨나의 첫 시작과 너와의 첫 만남은 잊을 수가 없는 기억이었다. 』









나의 첫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 너와의 첫 만남은 차마 잊을 수가 없는 기억이었다. 나의 어릴 적 우리 집으로 가는 길에는 아주 좁은 골목길 하나가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항상 그 골목길을 지나가야 했는데 한 걸음 또 두 걸음씩 발을 내밀어 걸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라고는, 외롭다. 이 한마디뿐, 그다지 기억에 남을만한 좋았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똑같은 내 하루가 또다시 시작되던 날. 아마 그날부터 였을 거다, 너로 인해 내 하루가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던 날이. 그날도 변함없이 무사히 학교를 마치고, 또 변함없이 그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나는 더 이상 외롭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날의 그 골목길에는 고개를 숙인 채 엎드려 있던 네가 있었기 때문에 외롭다고 느낄 여유가 없었기에, 나는 너와의 첫 만남을 잊을 수가 없다.









『 ? ⠨평소의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괜찮아?"

"... ..."









나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있는 네게 다가가 등을 토닥여주었고, 너는 그제서야 좀 진정이 됐다 싶었는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고, 그리고 한참을 서로의 눈동자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나는 네 얼굴이 아닌 너의 몸 상처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내가 다 훑어보기도 전에 너의 온몸은 이미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한테 맞은 흔적, 이 흔적들이 너의 온몸을 차지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평소의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너의 모습을 보자 내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파왔고, 나는 그저 너에게 괜찮냐는 말 말고는 어떠한 위로의 말도 해줄 수 없었다.









『 ? ⠨내 물음에는 대답 없는 너였다. 』









"혹시 지금 울고 싶지는 않아?"

"... ..."









역시나 내 물음에는 대답 없는 너였다. 그래, 안 괜찮겠지. 나 역시 괜한 걸 물었다. 그래도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네 몸이 상처들로 뒤덮여 남아나질 않았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또 물어본다고 네가 답을 해줄까? 아니, 대답하지 않겠지. 네가 내게 답을 해주지 않는 이상 결국에는 같은 상황들만 반복될 것이고, 그럼 나는 너의 몸 상처들에 대한 궁금증이 매일 나를 찾아와서는 괴롭히겠지. 그 괴롭힘의 끝은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견뎌낼 수 없을 만큼 힘들 것 같아. 그러니 이제 내게 말을 해줘. 네 몸 상태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말이야. 혹시 지금 울고 싶지는 않아? 원래 그런 감정들은 내보내는 게 맞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금 네가 이 상황에서 눈물을 보여도 딱히 뭐 이상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는 소리야. 차라리 그냥 울어버려, 그래야 너의 서러운 마음을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알 것 같다고.









『 ? ⠨너의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









그렇게 나의 속 외침만이 울리고, 당연하다는 듯 너의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더 이상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줘야 할지, 나는 계속 이렇게 네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어야 할지 이젠 잘 모르겠다. 정말로 내가 네 대답을 기다린다고 네가 입을 열까? 아니, 넌 이번에도 말하지 않을 거야. 이미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나는 포기하자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떠나려는 그때 너는 황급히 내 손목을 붙잡아왔고, 가지 말아달라는 애원의 눈빛으로 나를 좀 더 세게 붙잡아왔다. 생각지도 못한 너의 행동에 나는 그저 어벙한 표정을 짓고서 너를 바라보았고, 너도 놀랐는지 얼굴을 붉히고는 다시 바닥만을 바라보았다.









『 ? ⠨내가 너한테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 있었다. 』









내가 너한테 처음으로 느낀 감정은 아마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조심스레 얼굴을 붉히는 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든 생각이었다. 그렇게 조그마하고 여린 귀여운 소년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너의 곁에는 그런 친구가 하나 없었고,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하는 곳에 숨어서는 홀로 울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럼 너의 온몸을 차지하고 있는 그 상처들은 누가 그런 것일까? 그 순간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만이 샘솟고 있었다. 어떤 상황이었고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너는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맞고만 있었어야 했는지, 용납할 수 없었다. 아니,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던 생각들이 네 대답이 어떻든 받아들이기를 거부할 뿐이었다.









『 ? ⠨나는 너와의 눈맞춤을 포기했다. 』









그렇게 또 정적, 이젠 정말 지쳤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너에 나는 깊은 한숨을 한번 내쉬었고, 그제서야 다시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맞추려고 애를 쓰는 너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너의 행동은 더 이상 내게 소용이 없었다. 나는 너와의 눈맞춤을 포기했다. 그대로 너에게 등을 보였다. 너는 멀어져만 가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내 귓가에 너의 울음소리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가장 선명히 들려왔고, 그렇게 내가 다시 너를 보았을 때는 이미 너의 눈에서 그동안 억울했던 감정들이 조금씩 쏟아지기 시작했다.









『 ? ⠨나는 너에게 이 한마디를 울려 보냈다. 』









"아이야."

"... ..."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니..?"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괴롭다, 지금의 너는 많이 괴로워하고 있어. 아파, 괴로움이란 단어로는 모자라 아픔이라는 단어로 너의 감정을 표현해야 해. 나는 망설임 없이 너를 끌어안았고, 내 귓가에 너의 울음소리는 더욱 가깝게 더욱더 선명히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너는 내게 말 대신 눈물들로 대답했다. 많이 괴로웠다고, 또 많이 아파왔다고. 나는 그런 너에게,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니. 이 한마디를 울려 보냈다.









『 ? ⠨그리고 나중에 돼서야 나는 깨달았다,

네가 나의 물음에 답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 것을.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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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강하루  11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프로시크러.  11일 전  
 잘 읽고가요!

 프로시크러.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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