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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전우주과호흡 - W.홍군
전우주과호흡 - W.홍군

문드러진내낭만의출처를찾아
태양을향한성운이우짖는우주를건너
어디론가에방류된외사랑을품어



**






주야
전정국
......
그렇게 부르지 마.



이따금씩 전정국이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찌그러진 생수통. 그 옆에 자리한 유통기한이 언제인지 모를 꼬깃한 약봉지. 조금은 텁텁한 공기. 깜빡거리는 전구 아래 방구석 핏기 없이 식은 땀만 줄줄 흘리던 전정국을 보고 있자니 더욱 그랬다. 전정국은 네가 걔한테 유일하다고 믿었다. 과분한 말들을 잘도 뱉어냈다. 담담하게 혹은 물기 어린 말을 그대로 읊조리던 전정국이 퍽이나 미울 수 밖에 없었다. 태양의 강렬한 열기에 베란다에 두텁게 칠한 시멘트가 아지랑이를 피워내고 지구상의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면 전정국은 가장 높은 옥탑방 안에서 말없이 나를 안았다. 그 애의 후덥지근하고도 습윤이 가득 어린 품속에서 이내 숨을 들이쉬면 빛바랜 옷에는 여름 향기 대신 눅진 감자 내음이 났다. 광활한 우주가 하늘에 잠식된 후에도, 새붉은 어스름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난 후에도 전정국은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그제서야 낮에 죽고 밤에 살던 너를 간호하고 나니 너는 내가 우주라고 했다. 주야, 우주야. 여주야. 훗날 나는 너에게로 갈거야. 전정국의 가쁜 오읍들이 몽켜 산소를 내뿜고 푸른 혈흔을 토해내면 나는 울음으로 적시어진 물수건을 연신 이마에 가져다댈 수 밖에 없었다.

여주야, 있잖아. 내가 너의 별이 되어도 될까. 울컥 빛을 토해내는 것들이 되고 싶어. 항성이여도 좋아. 아담한 별자리여도 좋아. 지구가 멸망해도 우주와 별은 살아남잖아. 그저 지구와 달 같은 사이가 아닌, 우주와 별 같은 사이가 되고 싶어. 나는, 너랑. 그러니까, 내가 너의 우주 속 별이 되어주고 싶거든. 네 낭만을 사랑하고 싶어.




많이 좋아해, 우주야.
......
너한테 가도 될까.




전정국의 헤픈 웃음과 눈에 박힌 별빛에 나는 가까스로 울음을 삼켰다. 부서진 청춘의 잔해. 지나가 버린 열대야. 별이 여기에 있다.

아니야, 정국아. 그러지 말래두. 나는 네 낭만 청춘 여름 우주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어. 유통기한이 없는 네 사랑에 나는 답을 해줄 수 없어. 완벽한 방정식도 우리의 값을 대입하면 어그러지는 것처럼, 우리는 완벽할 수 없어. 내 사랑도 네 사랑도, 그리고 대단한 것이 못된단 말이야. 나는 한낱 떨어지는 유성에 불과해. 영원은 존재하지 않아 정국아. 난 그 찰나 안에서 너를 사랑하지 못해. 전정국, 나는 네 우주가 아니야. 나는......

전정국이 떠난 자리 옥탑방의 난간 끝자락을 붙잡았다. 바람의 갈피가 사방을 휘적이고, 전정국이 항상 바라보던 하늘을 우러렀다. 전정국은 수시로 반복적인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이미 그 질문의 이면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하지만 차마 대답을 할 수 없었기에 모른 체했다. 일종의 기회였지만 묵살했다.
그 이야기는 전정국의 마지막 희망이자 포부였다. 유일한 거짓이자 진실. 마음속에 얼려두었던 응어리가 울컥하고 터져나왔다. 전정국이 떠난 후에야, 그제서야 모든 것을 터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못다한 고백이자 고해. 허다한 울분이자 미련. 그리고 후회.



같은 별자리를 찢고 태어난 우리였기에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 아둔한 나는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 그 밤을 왜 그토록 열망했는지. 하나만 간절하고, 왜 그리 매였는지. 왜 나는 너 없이 무너지고, 또 수천 수백번을 다시 살아나는지. 비틀린 사랑에 대한 거짓말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다만 그럴 수 밖에 없던 것. 너는 내가 쉽게 내뱉을 수 없던 것. 감히 품을 수도, 아우를 수도 없던 것. 함부로 사랑하기엔 가장 어려운 존재. 비로소 그렇게 전정국이 하늘로 나앉고 대답할 수 있었던 물음들.




내 유일의 충동적 일상. 조용한 애정아. 특별한 일상아. 전정국.

나의 우주......





-별아
정국아
-
-오랜만이야


보고싶었어.




**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나는 우주야.

혹시나 별이 보고 싶다면 이야기해.
그건 너는 모를 내 눈물이야.
심장의 부스러기야.
내 마지막 사랑이야.






-
작도탈락글임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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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히킷  13일 전  
 히킷님께서 작가님에게 29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손갓:)  13일 전  
 잘 읽고 가요 ;)

 답글 1
  프로시크러.  13일 전  
 글 너무 좋아요ㅠㅠㅠ 잘 읽고가욥

 프로시크러.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윤동동❤  13일 전  
 으아 글 너무 예뻐요ㅠㅠ잘 읽었습니다❤❤

 윤동동❤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앙퓌즈  13일 전  
 글 너무 좋습니다❤ 잘 보고 가요☺

 답글 1
  강하루  13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1
  ㅤ다쿵  13일 전  
 헐 너무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ㅤ다쿵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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