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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이편지는19세기말영국에서시작되어 - W.덴델라인
이편지는19세기말영국에서시작되어 - W.덴델라인




이편지는19세기말영국에서최초로시작되어무려이백년간우리세상을맴돌다지금당신에게도착했습니다이편지를본당신은즉시이편지를7명에게보내야합니다그렇게한다면엄청난행운이뒤따를것입니다허나4일안에그렇게하지않을시당신은죽습니다실제로어느여고생이이편지를받고도미신이라고무시하자4일뒤그녀의수능날에그녀는...





씨발 병신같이 저딴 장난질을 믿냐
-그치만 보내지 않으면 죽는대잖아
니 나이가 몇인데 저걸 믿어
-열 아홉두 아직은 애야, 아직 일년 남았다고









다 헤진 슬리퍼에 발을 설렁 욱여넣었다. 십 이월에 맨발이라. 양말 한짝 살 돈 없는 현실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큽, 크하하핫. 허리를 뒤로 젖히고 눈물 나게 읏었다. 미친놈 처럼 웃다가 결국엔 헛구역질까지 했다. 옆 집 아재는 아침마다 담배를 폈다. 제 딴에는 모닝 담배라며 우아한 척 하던데. 매일 일곱 시마다 코에 박히는 담배 냄새가 어느새 석진의 기상벨이 되어 버렸다.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을 내려다보았다. 추위에 빨갛게 얼어버린 고 녀석들이 꼴 뵈기가 싫었다. 아재의 담배 내를 마치 고오급 호텔의 커피향이라도 되는 듯 배경으로 삼으며 주섬주섬 교복을 주워 입었다.



꼴에 우체통은 있었나보다. 반지하, 세 들어 사는 네 평짜리 원룸, 곰팡이와의 셰어하우스. 근데 새빨갛게 잘 도색된 우체통이 있더라. 씨발, 주인이 융통성이 더럽게 없어. 흘깃 우체통에 시선을 준 뒤 툴툴거리며 가방을 고쳐 매는 석진이었다. 더럽게 예뻤다. 흰 눈이 소복히 싸인 마당에 진한 빨간색 우체통이라니. 소설 쓰냐. 괜히 심술이 나 한번 걷어차 보았다.



얼씨구, 기다렸다는 듯 종이를 한 장 퉤 뱉어내는 우체통. 이거 주인아저씨 꺼 같은데. 조심스레 뒷면을 살펴보자 보이는 꼬깃한 우표 한 장. 수취인 불명이었다. 에라이 씨발, 그냥 내가 열어? 내리는 눈을 맞다 보니 어느새 김석진의 동복 마이는 흰 색으로 변해 있었다. 주변 눈치 번 살핀 뒤 에라 모르겠다, 뜯어버린 그. 툭, 무심하게 겉 껍데기를 바닥에 던져 버리고 편지를 턱에 괴었다. 추위로 빨갛게 달아오른 귀에 애써 손으로 온기를 전달해 보는 김석진이었다. 교복에 장갑이랑 귀마개도 줘라 제발. 헛소리인거 알면서도 괜히 지껄여 보았다. 흰 눈에 둘러싸인 적막과 이 침묵이 어색해서가 이유라면 이유였다.


이 편지는 19세기 말 영국에서 시작되어...


씨이발. 육성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씨발. 이 놈의 행운의 편지는 울 어머니 어릴 때도 있었다더니, 21세기까지 죽지도 않고 돌아다니냐. 어떤 놈이 여기에 편지를 써. 서울 맨 오른쪽 위 아무도 모르는, 그저 지도에 작게 표시된 이 곳이 김석진이 사는 곳이었다. 누구는 도시 빈민가라고 부르고, 누구는 시골짝이라고 불렀다. 비참해졌다. 아침부터 더럽게 기분 나빴다. 편지를 있는 힘껏 바닥에 팽개쳤다. 눈이 싸인 탓에 그저 다소곳이 내려앉는 모습이 얄밉다. 그래두 쓴 사람 정성이 있지. 편지를 주워 들어 대충 교복 주머니에 쑤셔 넣고 버스에 올랐다. 삐빅, 구백 이십원 입니다. 아, 라면 한 개 값인데 존나 아깝다고. 매일 아침마다 먹지도 않은 라면이 소비되는 꼴이었다. 한 번은 그게 너무 아까워 걸어갈까 생각해봤다만 무리였나 보다. 일찍이 단념하고 버스를 타는 대신 아침을 굶었다.



심심하냐?
-응
그럼 필사나 해.


쫄래쫄래 자신을 따라 다니며 이것저것 질문하는 김태형이 귀찮았다. 아침에 주운 행운의 편지 -김석진은 그것을 씨발의 편지 라고 불렀다- 를 툭 던져주며 필사나 하라고 말했다. 끄적끄적, 또 그걸 열심히 베껴 적는 고놈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근데 석진아, 이거 받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몰라.
-그럼 나 그만할래. 니가 해, 아니면 너 죽어.
내가 죽는게 싫어?
-응, 엄청.


병신같이, 저딴 장난질을 믿냐.
-그치만 보내지 않으면 죽는대잖아.
니 나이가 몇인데 저걸 믿어.
-열 아홉두 애야. 그리고 김석진, 얼른 니가 직접 적으라니깐?


그냥 필사가 하기 싫은 거 아니냐. 석진의 농담에도 태형은 진지하게 눈을 빛내며 석진에게 죽기 싫으면 당장 베껴 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억지로 석진 손에 펜을 하나 쥐여주고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불러준다. 이이, 편지느은, 십 구세기 마알, 영국에서, 시작되어어...


어이 없다는 듯 바람 빠지는 웃음을 짓는 석진. 꿋꿋이 편지를 읽는 김태형을 바라보며 몽상에 잠겼다. 쟤 처럼 때묻지 않았던 때가 언제였는지. 저 아이의 맑은 눈동자는 보는 사람마저 압도시키는 힘이 있었다. 야, 석진아, 너 집중 안 하고 있지. 읽다가 또 자신을 한 번 쏘아보는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못 이기는 척 편지를 받아 적는 석진.



경상도 살다 올라온 애라 그런지 편지를 읽는 내내 사투리가 군데군데 묻어나왔다. 보다 못한 석진이 한마디 하자 자신은 사투리 안 쓴다고 발끈하는 모습이 아기 강아지가 주인한테 대드는 것 같았다. 사투리 안 쓴다는 문장은 엄청 신경써서 서울말로 발음하는 주제에 안 쓰긴 뭘 안 써.


김태형의 잔잔한 저음을 배경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저 망할 놈의 씨발의 편지가 밉지 않아졌다. 어찌 됐건 순수한 태형의 눈동자를 감상하는 건 석진의 최고의 휴식 시간이고 안식이었다. 아 팔 아파. 스륵 펜을 놓고 점점 잠에 빠져들ㅇㅓ 갔 ㄷ ㅏ.





썰공넷 작당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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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빵떡영  11일 전  
 글 진짜 잘쓰세욤 !!

 답글 0
  하늘하을  13일 전  
 오아아아ㅏㅇ 자까님 진짜 글이 넘 져어여영

 답글 0
  강하루  13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아미<.>  13일 전  
 작가님 필력 대박이에요 진짜ㅠㅠㅠ❤

 아미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있진없진  13일 전  
 흐어 새드엔딩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작가님의 필력은 정말...하..
 ꒰⑅ᵕ༚ᵕ꒱˖♡♡˖꒰ᵕ༚ᵕ⑅꒱

 답글 0
  소링7  13일 전  
 작가님의 필력은 도대체..ㅠㅠ❤

 소링7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2
  하원☄  13일 전  
 이런이런

 하원☄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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