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미성숙의발췌 - W.홍군
미성숙의발췌 - W.홍군
너와나는천공의발자취를걷고
둘만의추상적사랑을고하고
뜨거운여름은정열을품고
원한맺힌청춘은모순이되고



**





넌 주로 그런 것들에 대해 말했다.
사랑, 추종적인 낭만, 따라오는 순정 등을 질리지도 않게 울음기 잔뜩 어린 목소리로 읊었던 너. 너 그리고 이제서야 나에 대해 말하려는 추세.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 없다. 또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해 본 적 없다. 김태형 절망이 가득한 날숨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형편에 바랄 것은 더더욱 없다. 재앙이라고 불리던 열망적인 장마와 함께 배수구에서는 미처 걸러지지 못한 이름 없는 것들이 아가미를 열어젖히고 산소를 내뿜었고, 나는 누군가가 헐어버린 입으로 말하던 폭염의 발자취를 걸었다. 내가 된여름을 헛구역질했을 때 그제서야 지구의 구멍난 폐부가 열렸다. 일감이 손에 잡히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졸렬한 인간들이 완벽한 비겁자로 성장한다는 바로 그 화분에 꿋꿋이 두 다리 심어 하늘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고열의 의지가 굳세게 뻗고 나가는 날에는 새로 터를 잡고 백화점 흉내를 내는 서점 대신 알 수 없는 인생처럼 폭삭---지층이 무너져버릴듯한 헌 책방에 들러 작가의 심오한 문학을 굳은 머리 조금씩 굴려가며 애써 해석해보기도 하고. (으음. 그런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들이 있다.)


인간의 틈에 끼여 사는 사람들이 전부 인간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는 밤은 전부 노랗다. 정확히는 그런 생각들을 나만 했다. 나만 했다고만 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이 세상 인간들 허여멀건한 지구인들은 도대체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기쁠 때도 슬픈 줄 알고 슬픈 때는 죽은 줄만 안다. 김태형 쩍 벌어진 두 입술이 아주 못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봤다. 그리고 간혹 정말 드물지만 나와 눈을 슬며시 맞출 때는 눈꼬리가 예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보았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게 무슨 표정인지 잘 모른다.

무고둥에 걸터앉은 대기들을 마시며 몇 번이고 자신에게 물어댔다. 피렌체의 낮과 멜버른의 오후 상하이의 새벽 들끓어오는 계절들이 막힌 숨을 내뱉는다. 당연하게 기정되어 있는 사실들 사이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추상적 개념으로 한쪽만 상대편을 사랑한다는 그 흔한 것으로 말미암은 셀 수 없이 수많은 날들은 흘러가는 법을 깨닫지 못해 고여만 있다. 나는 노여움을 먹기만 먹어댔다. 풀어내지는 못할망정 주야장천 피가 고인 발뒤꿈치를 높게 치켜들고는 의자 위로 떠오른다 시선은 아래에 처박아두어야 한다.




"웃어봐."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이렇게, 입을 찢어보라고."
"태형아."




그런 말을 내뱉으며 김태형은 죽는다고 웃는다. 궤를 같이 한 것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도 승격되는 기쁨이라고 만인의 앞에서 입 모아 말하고 싶다.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구한다지만 척박한 사막에서 얼어 죽는 그런 환산조차 하지 못하는 귀목 같은 사랑아.

곱게 접은 칠월인데 네 눈가에는 이상하게도 장마가 맺히는 것 같다. 축축하지만 메마른 곳을 찾아 이리로 왔나. 각막 속 빛바랜 빗물 우더기, 무한궤도 맴돌아 내 마음 속 완연한 덩어리. 그 뭣도 아닌게 내 속을 좀먹었다. 반갑지 않았지 그건 본디 여름의 일부였을 텐데. 하지만 나는 그 계절을 다시 뒤엎을 것이다. 바람이 멈췄으면 좋겠어. 나는 반만 있는 허상일 뿐인걸. 기록적인 폭우가 다섯번째 여름을 피워내고 다정했으나 냉동된 사랑은 이윽고 장마에 익사했다. 여름을 사랑해서 미안해. 그래, 그대는 더 큰 장마를 가져와. 내가 익사로 죽은 그 여름 밤엔 우는 대신 지구와 함께 돌무덤 옆에 꽃 한 송이 심어줄 수 있겠니.



몸이 달아 땀을 입었지만 아귀 입이 되어 히죽 웃는다. 별 일 없다는 듯 늙은 유성이 될 준비를 하며 나는 굼벵이처럼 몸을 말았다. 서쪽을 조금 더 바라보기 위한 각도로 마지막 사랑을 품으려 한다.






-
안녕하세요:)
홍군입니다.
작당란에 제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달려왔어요!! 우선 제 글에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당이 간절했던 만큼 정말 앞으로 열심히 활동할게요. 감사합니다❤


추천하기 3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홍군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timetolove
전우주과호흡
[현재글] 미성숙의발췌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망고모찌  13일 전  
 작당 추카드려요오~ 응원했습니당당

 망고모찌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자칭  13일 전  
 자칭님께서 작가님에게 1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윤동동❤  13일 전  
 글 정말 잘 읽었어요ㅜㅜ작당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글들도 기대가 돼요❤❤

 윤동동❤님께 댓글 로또 1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미소아야  13일 전  
 웨 져는 작당이 되지 않을까여
 홍군님 같은 금손이 아니어설까여
 작가님의 글을 작도 때 보고
 "아 나는 100퍼 발리겠구나"
 했습니다//
 작당 너무 축하드리고 건필하세여!!

 답글 1
  손갓:)  13일 전  
 축하드려요! 꽃길만 걸으세요...♡

 답글 1
  앙퓌즈  13일 전  
 앙퓌즈님께서 작가님에게 1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앙퓌즈  13일 전  
 너무 축하드립니다뉴ㅠㅠㅠㅠ♥♥♥

 앙퓌즈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히킷  14일 전  
 히킷님께서 작가님에게 2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강하루  14일 전  
 작당 축하드려요

 답글 1
  칸쵸와구와구  14일 전  
 작당 너무너무 축하드려용 응원햇습니다!

 칸쵸와구와구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11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