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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다정여름선서 - W.율무차격
다정여름선서 - W.율무차격


니 다정을 찾았을 때 나는 이미 여름의 끝이야


형의 여름은 다정과 닮아있었다. 낭만의 열대야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가도 식지 않고 한낮까지 내내 뜨거운 게 그랬다. 형의 미필적 다정은 내게 맹목적 여름을 선서했다. 나는 형의 멜로 들이부은 사랑을 겉멋 든 다정을 동경했는데 형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속도 없는 사랑이 대체 왜 좋냐고 아무것도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다정을 입술이 틀어막히지 않고서야 왜 사랑하냐고 물으면 내 사랑엔 그 껍데기도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정말 내 사랑엔 그 껍데기도 없느냐하면 할 말이 없었다. 내 멸하지 않을 염원을 형은 고작 덜떨어진 사랑이라 치부했는데 그 염원이 진짜 사랑인지 그저 형의 농담거리인지는 알지 못했다. 나는 여름이 없었다. 고작 없는 여름의 종착지만 달달 외우고 다녔다. 그런 주제에 다 아는 것마냥 겉도 없단 소리를 한 건 그렇게 말하면 형이 웃으며 내 숨을 삼켜내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감쳐 물린 숨자락을 붙잡지 못해 그 호흡에 밀렸는데, 형이 다정을 쏟으면 쏟을수록 나는 숨을 되찾아갔다. 다 기울어진 계절에서 비롯된 행위였다. 형의 한여름은 꽤나 길었다. 내가 그 한여름을 감당하지 못해 허덕이면 형은 진득하게 멜로를 부었다. 어찌 보면 족쇄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형한테는 진작에 저당 잡힌 지 오래였다. 형의 여름에 묻히면 그 열기가 너무 뜨거워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웠는데 형의 멜로에 머리끝까지 잠겨 있을 땐 그닥 어려운 게 없었다. 모든 게 내 뜻대로 됐던 듯하다가도 가만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형 뜻대로 되었던 게 아닌가 싶었다. 가만히 내리는 다정을 맞다가 형과 눈을 맞췄다. 어린애가 묻는 말처럼 또박또박하게 내뱉었다. 왜 나한테 맹목적 여름에 의한 미필적 다정을 넘겼어?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맹목적 여름에 의... 아니, 아니야. 그냥, 실수로 나온 소리였어. 그랬구나. 나 실은 말야 형이 알고 있는 것도 알고 나한테 딱 걸려서 찔린 것도 알고 대충 골라 입은 건데 그냥 옷 빨 좀 괜찮게 받는 탓에 신경 쓴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알고 등 뒤로 감춘 손에 들린 휴대폰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발신 중이었다는 것도 알고 손가락에 못 보던 반지가 있는 것도 알아. 그냥, 그냥 있는 거야 나는. 여름이 생겨버려서, 종착지만 있던 여름이 생겨버려서.






읽어주시고... 투표해주시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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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유예혁  462일 전  
 유예혁님께서 작가님에게 46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서하  462일 전  
 서하님께서 작가님에게 308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あかり  780일 전  
 あかり님께서 작가님에게 117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あかり  782일 전  
 율격님보고십어

 답글 0
  송달  862일 전  
 송달님께서 작가님에게 830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하예온  885일 전  
 히힛 사랑헤요 ♡

 하예온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하예온  885일 전  
 하예온님께서 작가님에게 41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율동°  887일 전  
 잘 읽었어요

 율동°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뚜쉬꾸기  896일 전  
 어떻게 이런 글을 투표를 안하나요ㅠㅠㅠㅠ
 율격님 제가 많이 사랑해요ㅠㅠ 아이디어도 너무 좋으시구 묘사도 좋으시구...못하시는게 뭐에요?? 예??

 답글 0
  송달  897일 전  
 송달님께서 작가님에게 112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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