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방탄빙의글 [담임톡 특별편] 너를 위한 레퀴엠 - W.은하수너머
[담임톡 특별편] 너를 위한 레퀴엠 - W.은하수너머




방 탄 고 담 임 톡!

written. 은하수너머


브금 有


Trigger : 자살 언급, 폭력, 폭언




*레퀴엠 :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미사 음악.




/



우리는 그런 사이였다.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기보다는, 어른들에 의해 맺어진 관계. 회사에 이익이 되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가 내민 것은 하나밖에 없는 제 딸이었다.



"인사하렴, 김연지란다."

"안녕, 윤기야. 난 연지라고 해."



8살의 그 어린 날, 연지를 본 나의 첫인상은 그저 그랬다.




/




아버지는 큰 기업을 이끄는 오너였고 형은 아버지를 따라 회사를 이끌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으며 유학길도 여러 번 나섰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나는 솔직히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 역시 회사를 이으라는 아버지의 말을 어린 시절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으나, 그 갑갑한 회색 빌딩 사이에서도 우두커니 높던 그 회사는 날 더욱 갑갑하게 만들었다.



"난 싫어요, 아버지 가업 따위 물려받지 않을 거예요."



8살, 그 어린 나이의 나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선포했지만, 아버지에게는 그것은 그저 어린아이의 치기일 뿐이었다.



/



아버지의 기업은 계속해서 성장했다. 아버지에게 줄을 대기 위해 열심을 다하는 여럿 아저씨들을 많이 보았다.


아버지와 형에게는 그게 통하지 않자, 어느덧 그 손길은 나에게도 뻗어졌다. 그 손길이, 연지였다.



"하하, 제 딸아이가 피아노를 몹시 잘 칩니다. 윤기 도련님도 피아노 실력이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같이 어울리게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연지 아버지의 말에 우리 아버지는 흡족하다는 듯 승낙했다. 내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겠지만, 필요하지 않았던 나는 그 아이를 무시하고 무시했다.



/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우리 사이는 변함이 없었다. 나에게 김연지는 아버지에게 연줄을 되기 위한 아저씨의 도구에 불가했으니까. 친한 척을 하더라도, 가까이 오더라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었고, 만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임을 알고 있던 너는, 이런 나의 무관심에도 상처받지 않았다. 지금은 생각하고는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 것을 네가 몰랐다면, 그래서 상처받았다면. 그랬다면 너는 살아있지 않을까 하고.




/




연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피아노 소리가 울리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좋다고, 밝게 웃으며 내게 말했었다. 그 모습에 아무런 답도 해주지 않은 나지만 비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빛나서 나쁘지 않았다.



`윤기야, 있잖아. 넌 꿈이 뭐야?`

`글쎄.`

`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까 봐! 피아니스트도 재밌을 것 같은데 난 그쪽이 더 잘 맞는 것 같더라고.`

`......`

`너는? 넌 꿈이 뭐야? 피아니스트? 아니면 작곡가?`




그 말에도, 나는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18살, 그때의 나에게는 연지에게는 있던 꿈이 없었으니까. 무언가를 간절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그저, 시간이 흘렀기에 살아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피아노를 쳤다. 빗소리와 함께 공명하며 울리는 그 피아노 소리에, 너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그걸 보지 못한 게, 한이다.




/



내가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면, 네가 간절한 마음으로 보냈을 메시지에 답변 하나 해 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억지로 나에게 붙어있으면서. 그 미소는 진짜였을까. 환하게 미소 지으며 제 꿈일 이야기하던 너는 진짜였을까?


아니면, 내가 알던 너는 모든 게 가짜였을까?


사실 상관없어. 넌 그냥, 김연지 너였으니까.





/



/


이별은 갑작스럽고 죽음은 한순간이다. 난 그걸 연지를 통해 느꼈다.


쾌쾌한 향냄새와 사람들이 우는소리가 들리는 곳. 그곳에서 연지는 밝게 웃는 사진 속에서, 죽어있었다.




`자살이래요.`

`어쩐지... 애 몸에 상처가 많았다던데..`

`아버지가 엄청 뭐라고 했다 나 봐. 싸우는 소리가 밖까지 들렸대.`

`쯧쯧 민 회장 연줄 한 번 타보려고 제 자식 이용하려다 내려앉은 거지. 빌어먹을.`

`어디 자식을 팔아먹냐고. 귀하디 귀한 딸내미를... 딸 가진 아비로써 화가 나 미치... 윤기 도련님?`

`세상에, 도련님! 비를 쫄딱 맞고.`





죽은 연지보다, 사람들은 비를 맞고 이곳에 서 있는 나에게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왜? 내가 우리 아버지 자식이라?
연지는 그냥 김 씨 아저씨 딸이라?



덜덜 떨리는 눈동자 안에는 그 아이의 미소가 가득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속에서



`윤기야!`
`윤기야?`
`민윤기~`




네 목소리만, 선명했다.





/





너와 나의 관계는 결국 가식적인 관계에서 끝이 났다. 그때의 난 그 사실이 그렇게 억울한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버지와 연줄이 닿고 싶었던 연지의 아버지는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연지의 정신을 죽여왔다. 그러면서도 내 앞에서는 실없이 웃었을 네가, 난 슬펐다.


네가 보냈던 모든 연락들과 톡들을 바라보며 나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다. 떠나고 나니 후회한다는, 여느 소설책과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나는 네가 떠난 후에야 후회하고 있었으니까. 그게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은 짓인지... 그 모든 일을 감당하던 나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은 꼭 잃어야 후회를 한다. 난 그 지독한 방식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에게 웃어주던 그 미소도,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목소리도, 내게 뻗어오던 손길도.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은 없었다는 것을, 이 모든 것이 결국 우리 둘의 관계성에 대한 문제였다는 것을, 나는 그 관계의 정립을 매 순간 미뤄왔다는 것을 멍청하게도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이렇게 멍청하고 어리석은 나에게 넌 어떤 마음으로 내게 손을 내밀었을까.



내가 미웠니?
날 증오했니?
아니면, 너 자신을 증오했을까.


그 중간에 서서 난 그 어느 것도 너에게 해준 게 없는데. 난 네 친구는 맞았을까. 내가 친구이긴 했을까. 네가 죽고 난 뒤 1년, 난 미친 듯이 방황하기 시작했다.




/



그렇게 방황하던 3년, 나는 그 끝에서야 널 향한 내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나에게 향했던 미소,
내게 뻗는 손짓,
이따금 흔들리던 머리카락,
그 속에서 나던 샴푸 향기.




아, 난 너를 좋아했구나.
너는 나의 첫사랑이었구나.



멍청하게도 이 사실을 3년이 지나서야 깨달아버린 나의 무식함은, 어쩌면 좋지.




/


네가 떠난 날은 비가 지독히도 내리던 날이었다. 너의 소식을 듣고 비를 몽땅 맞은 채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나는, 어떤 생각으로 나아갔을까.

그날 이후로, 비 오는 날이 되면 네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환청이라도 좋았다. 내 귓가에 맴도는 네 목소리가, 꼭 지금까지도 함께해주는 것만 같아서. 나는 비 오는 날이 싫었지만, 한편으로는 좋기도 했다.


좋다고?
사실은 싫다.


이 목소리가 정말 너였다면 좋았을 텐데.
내 귓가를 맴도는 이 목소리가, 내가 미친 게 아니라... 그냥 진짜, 네가 내 옆에 있기에 나는 소리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사람은 꼭 무언가를 잃어야만 그 사람이 자신에게 소중했다는 걸 깨달아요. 사람이 사람과 함께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당연한 일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걸 당연시하게 되어버리니까."


...



"그래서 나는 계속 벌을 받고 있어요. 매일 매일을, 하루 하루를, 모든 계절을."





후드득,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윤기 쌤의 눈물이 함께 흘러내렸다. 입술을 꽉 깨문 채 울렁이는 눈빛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윤기 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뭘까. 문득 생각해 봤다.




윤기 쌤이 재벌 2세라는 것도, 누군가가 윤기 쌤의 곁을 본인 의지로 떠나갔다는 것도, 떠난 사람이 남긴 공백으로 인해 계속 큰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도. 몰랐던 것들을 너무나도 알게 되어버렸지만, 나는 그저 내 눈앞에 있는 윤기 쌤의 눈물을 그쳐주고 싶었다.



비가 내렸다.



서럽다는 듯 우는 윤기 쌤의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윤기 쌤이 비에 젖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주었다.


되려 내가 비에 젖어가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윤기 쌤은 아직 비에 젖을 준비가 된 것 같지 않았으니까.


가만히 내리는 빗소리 사이로 흐느낌이 더해져 갔지만 나는 우산을 씌워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희미한 미소로 울고 있는 쌤의 곁을,
계속 지켜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손으로 쌤의 어깨를 토닥이며 내 자리를 지켰다.


흐느낌과 토닥임, 그리고 빗소리가 일구어낸 날이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1이,
가장 괴로운 일이었음을.

= 윤기






윤기 이야기(클릭) : 대기업이었던 민 회장의 차남. 조금이라도 연줄이 닿고자 `피아노`란 교집합의 매개체를 만들어 김 씨가 보냈던 아이가 연지. 많은 세월을 연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윤기는 연지의 모든 말과 행동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고 답을 해주지도 않았다. 자신을 이용하려 연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그 사실에도 딱히 화가 나지는 않았기에 주변에서 맴도는 그 아이를 무시했다.


그러던 도중, 연지를 윤기와 함께하게 했음에도 회사가 흔들릴 때마다 연지의 아버지는 폭언과 폭행으로 제 딸을 학대했고, 그 끝에 연지는 결국 제 목숨을 끊음.


그렇게 함께 했던 사람을 떠나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이 자신에게 소중했음을, 그녀를 사랑했음을 뒤늦게 알아버린 다 자랐다고 생각했으나 덜 자랐던 어린아이의 이야기.





쑥떡이들!! 안녕하세여!! 제가 너무 늦었죠!!! 죄송해요!!!

어떻게 잘 보셨을랑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호다닥 쓰긴 했지만 열심히 썼습니다... 예...

어떻게 보면 윤기가 음악선생님이 된 이유도 담겨 있습니다. 꿈이 없던 윤기에게 자신의 꿈을 알려준 연지였기 때문이죠. 그 꿈을 자신이라도 이루어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음악 선생님이 되었던 겁니다! (짝짝)

이걸로 방탄고 최대 미스테리 중 하나인 윤기 쌤이 어떻게 교사가 되었는가!(04화 내용)가 밝혀진 셈이네용! ㅋㅋㅋ

연지 이름 대충 정하긴 했는 데 괜찮았나요? ㅋㅋㅋㅋ 먼가 이름 이뿌당

글 오늘도 예쁘게 봐주시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당

사 랑 해 요
쑥 떡 이



20.04.03

제발 부탁이니까 우리 초성댓글 쓰지 맙시다.


방탄고 소재방이 열렸습니다! 공지 들어가셔서 보고 싶은 소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초성 댓글, 성의 없는 댓글(ㅋㅋㅋㅋ, ㅠㅠㅠ, 헐, ♡, ♥ 등) 적지 마세요.
보자마자 삭제 합니다.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초성 댓글 쓰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라면 하지 마세요.



ㅇㅇ님! 손팅 부탁드려요♥

추천하기 111   즐겨찾기 등록
글이 재미있었다면 작가님에게 포인트 선물을 해주세요.
나의 Point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에게
추천수와 선물받은 포인트 합산을 기준으로 글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은하수너머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X61  37일 전  
 ㅠㅠㅠㅠ이 글 읽으면서 롬곡 괄괄ㅠㅠ

 답글 0
  호비가최고얌  90일 전  
 와ㅠㅜㅡㅜ왤케 슬퍼요...?ㅠㅠㅜ

 답글 0
  _플로리아  112일 전  
 윤기불쌍하ㅓㅐㅠㅠ

 _플로리아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티리미슈가  135일 전  
 연지네 아버지도 너무하시고ㅠㅠ연지와 윤기는 넘 불쌍하고 슬퍼ㅠㅠㅠㅠ

 티리미슈가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찬체니  135일 전  
 너무 속상하다

 찬체니님께 댓글 로또 2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하토리아H  145일 전  
 슬프네요....눈물났어요...
 어떻게 보면 여주쌤은 사람들을 위로해줄수잇는
 사람인거 같아요....

 답글 0
  히히히히히히히히히  150일 전  
 흐엉 ㅠㅠㅠㅠㅠ 연지야ㅠㅠㅠㅠㅠㅠ흐엥 ㅠㅠㅠㅠ유ㅠㅇㅍㅇㅍㅍ

 답글 0
  민미아  153일 전  
 윤기야..ㅠㅠㅠ 너무슬퍼 어떻해ㅠㅜㅜㅠ

 민미아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까바씌  155일 전  
 빙의글 보다가 운건 처음이네요...ㅠㅠㅠㅠ

 답글 0
  데레데레  177일 전  
 윤기야ㅜㅜㅜㅜㅜㅜㅜ

 답글 0

91 개 댓글 전체보기


친구에게 장난치기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