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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제 이름은 김여주입니다 - W.꿀떡
제 이름은 김여주입니다 - W.꿀떡

 


제 이름은 김여주입니다

;내가 평생동안 살면서 바라는 게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 자유와 평화였을 것이다 내가 그곳을 빠져나오고서 끝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말았는데 한 생명이 내게 와서 죽어있던 나에게 다시 삶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애의 이름은 김여주였다

꿀떡


 

 

 

*트리거 워닝 : 총, 죽음

 

 

 

 

 

건물이 요동쳤다. 파편과 가루가 천장 부서지는 천장 틈새로 새어나와 떨어졌다. 내 실험복은 이미 더러워진지 오래였다. 나는 품 안에 무언가를 끌어안고 있는 상태로 박사님에 의해 급하게 밖으로 밀쳐졌다. 박사님!!!!!

 

 

 

그 애를 데리고 도망쳐,”

 

박사님!!!! 안됩니다, 곧 건물이 붕괴할 거라고요!!!!”

 

그 애라도, 너라도 살아야지,”

 

박사님!!!!!!!”

 

 

 

철컥. 문이 닫히고 잠긴 것이다. 박사님은 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내게 웃음을 지어 보셨다. 뒤를 돌자마자 들리는 건물이 붕괴하는 소리와 유리벽으로 커다란 무언가가 제 몸을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나는 내 품 안에서 겨우 숨을 쉬며 새 탄생을 기다리는 아이를 안고 뛰었다. 살아야 해,

 

 

허억, 허억,”

 

“...으음...”

 

 

살아남아야 해

 

 

 

꽈당

 

으음!...”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뛴 나머지 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에 내 품 안의 아이가 꿈틀거렸다. 다리가 찢어질 거 같았다. 숨이 가빠왔고, 목에서 비릿한 맛인 났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조금만, 참자 우리.”

 

 

살아남아야 했다.

 

 

으음...”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

 

 

 

 

 

제 이름은 김여주입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 나는 눈을 떴고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다 그 애는 내게 와서 내 존재에 불을 밝혀주었다 나는 그 애가 없었다면 이미 이 곳에서 무의미한 하루를 보내며 그렇게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내게 나와 그 애가 진정으로 살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사람이 

 

 

 

 

 

내가 눈을 떴을 때는

 

 

모든 것이 죽어 있었다.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 온기도 없는 이 평야에서 나는 눈을 떴다. 기억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내가 그 살아있는 것이라곤 내 목숨밖에 없는 그 곳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나를 향해(그것이 헬기라는 것은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를 안고 그것을 타면서 내가 물어보자 알려주었다) 나를 향해 내려올 때까지 나는 서서 히 있는 것밖에 하지 못 했다. 생존자가 있습니다! 분명 헬기가 있는 곳은 높았지만, 그 말이 내 귀에는 또렷이 들렸다. 헬기가 착륙하면서 생기는 그 거센 바람에 나는 넋을 놓고 헬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옷과 이상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 그들이 뛸 때마다 검은 색의 이상한 물건은 철컥 하며 무거운 소리를 냈다. 그들 중 한 명이 내게로 급하게 뛰어오더니 무릎을 꿇고서는 내게 괜찮냐며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몰라요, 저 혼자였어요. 그럼 이름이 뭐니?

 

 

 

"...."

 

"뭐라고?"

 

 

 

"모르겠어요."

 

 

 

 

 

헬기로 사람들이 나를 데리고 온 것은 이상한 글자가 크게 박힌 연구소라는 이상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이곳이 병원이라는 곳이라고 설명을 했다. 그리고 국가 보안보다 더 안전한 곳이라고 안심을 시켰는데, 국가가 뭐지. 내 질문에 사람들은 처음에는 놀랐다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냐고 했다. 그리고 잇따라 내게 쏟아지는 질문들.

 

 

 

언제 태어났니?

 

기억이 안 나요,

 

그럼 가족은?

 

...그게 뭐에요?

 

 

 

조사, 라고 했다. 나한테 쏟아지는 질문들이. 그들은 내게 많은 설명을 요구했고 정작 그들은 내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왜... , 잠시만 조용히 할까? .... 그리고 언제부턴가 나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내가 머무는 곳은 갑갑했다. 숨이 통하지를 않을 법한 장소였다. 분명 온 장소가 하얀 페인트질 되어 있었고 전등 하나 낡은 것이 없어서 한없이 밝았지만, 빛 하나 들어오지 않아서 내가 처음 세상에 마주했을 때의 태양빛이 그리웠다.

 

 

 

, 신체검사 하러 가야 돼. 신체검사가 뭔데요? 가보면 알아. 들어오고 나서 며칠 되지 않은 날 했던 한 번의 신체검사 후 들려오는 말들은 내가

 

 

 

"저 여자애야? 평범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데."

 

", 들릴 수도 있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그리고 자기도 알 걸?"

 

 

자기가 괴물인 거 말이야.”

 

 

 

괴물이라는 소리. 신체 감각, 모든 감각이 예민하다 못 해 진화하고 발달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 단어들이 뭐라고 뜻하는지는 잘 몰랐다. 그것들이 내 위치를 안 좋게 만든다는 것은 알았다. 나는 이 세계의 이방인이었다. 분명 겉보기에는 그들과 다를 게 하나 없었지만, 나는 내가 이방인임을 잘 알았다.

 

 

그들은 내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내가 그것을 충족해주면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가령 눈을 가리고서 책 같은 것들을 소리를 내게 한 후 어떤 것인지 맞추게 하는 것이라는지 아령을 들게 해보고서는 그들은 가끔 경악을 금치 못 하고 다른 어른을 부르러 갔다. 그것이 일상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약을 먹고, 테스트, 라는 것을 하고, 밥을 먹고, 약을 먹고, 잤다.

 

 

저 언제 나가요? ? 이곳은 내게 한 번도

 

 

곧 나갈 거야,”

 

네가 약 먹고, 어른들 말 잘 들으면 말이지.”

 

 

진실을 보여준 적이 없다.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잘 해내었다. 약도 먹고, 신체검사라는 것도 테스트라는 것도 곧장 잘 해내었다. 그들은 내게 기대와 친절을 요구했고 나는 그에 응했다. 그런데, 갈수록 나는 지치기 시작했다. 거짓과 끝없는 기다림. 그것은 나를 절망으로 몰아갔고 얼굴 하나 바뀌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자신들의 말을 들으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라는 말을 하는 그들을 보며 나는

 

 

!!!”

 

잡아!!!”

 

놓으라고!!!!”

 

 

이곳에서 진실과 진심을 바라지 않기로 했다. !! 놓으라고!!!!! 방으로 데려가서 진정제 주사해.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았고 나도 다가가지 않았다. 반항 그리고 그에 잇따르는 냉정한 대우. 이곳에서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보냈는데, 어느 날 내게

 

 

 

친구가 생겼다.

 

 

 

사실 친구라기보다는 나보다 어린 동생이지만, 이 아이도 나와 같은 생존자라고 했다. 나는 아직도 그 애가 처음 이곳으로 온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산소 호흡기를 문 채 사람들에 의해서 수술실로 급하게 들어가 버린 어린 아이. 그 아이는 응급수술이 끝난 후 내 옆방에서 생활했는데, 이름이

 

 

정국아, 이 약만 먹고 잘 자고 어른들 말 잘 들으면,”

 

엄마가 데리러 오실 거야.”

 

 

전정국이라고 했다. 그 아이에게 말하는 모든 말들이 행동들이, 모든 것들은 거짓말이었다. 엄마, 아이들의 부모라는 사람들 중 하나라고 들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진짜요?”

 

그럼.”

 

 

전정국이라는 아이의 엄마는 절대로 오지를 않을 것을. 내 추측이거나 그냥 예상이 아니었다. 아이의 엄마의 시체가 내 바로 얼굴을 스쳐 지나갔으니 말이다. 전정국이라는 애는 열심히 약도 먹고 그 큰 사람들 즉 어른들이 하는 말을 곧장 잘 따랐다. 나는 그 모습이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들은 내가 그 애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리가 없었기에.

 

 

 

나는 나에 대해서도 바깥 세상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괴물 취급당했고 그 애는 자신의 이름과 가족을 알았고 나처럼 괴물도 아니었고 여기서 유일하게 예쁨을 받았다. 나와 그 애는 정말

 

 

, 너 약 먹어야 돼.”

 

“.......”

 

“...여기 놔둘 테니까, 오늘은 꼭 먹어라.”

 

 

 

상극이었다. 누나 그거 먹어야 돼. 안 먹으면 엄마가 늦게 데리러 오셔. 안 먹어. 그 애는 첫 만남부터 내가 봐온 거와 하나 다르지 않았다. 두 눈에는 우수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애는 행동에 거짓따위는 없었다. 누나는 이름이 뭐야?

 

 

이름, 이라고?”

 

, 난 전정국이라고 해.”

 

 

 

그 애는 이름을 물었고 그에 나는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 했다. 기억 안 나? ? ...

 

 

괜찮아,”

 

기억 못 해도 돼!”

 

 

그런데, 누나, 누나 이거 할 줄 알아? 어어? 내 대답에 어색하게 웃으며 금방 기억날 거라는 어른들과의 대답과는 정반대였다. 환하게 웃어주며 그런 것 따위가 뭐라도 된다고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애는 내게 언제나 진심이었다. 전정국은 그날부터 방에서 나올 때마다 나를 보러 와주어서는 나와 거의 매일 하루종일 같이 하기 시작했다.

 

 

 

누나! 오늘은 이거 하자!”

 

누나, 내가 이거 누나한테만 특별하게 알려주는 건데...”

 

누나!”

 

 

그렇게 나는 그 애로 인해 변했다.

 

 

, 오늘은 제발 약 먹... 어 먹었네?”

 

저 정국이 보러 갈게요!”

 

 

그 애와 함께하기 시작한 날부터는 모든 게 변했다. 나도 내 시선도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정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따분하게 방 안에서 누워만 있지도 않았고 매일 밤 내일이 기대되었다. 그만큼 정국이는 내게 소중한 존재로 거듭났고, 나도 그 애에게 한 부분을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것이

 

 

빨리 연락 넣어봐, 어디 계시지 그분은?”

 

대피해야 됩니다!!”

 

여기는 1B구역, 헬기 지원 요청 부탁드립니다, , 한시라도 빨리요!”

 

 

이상해졌다. 그 날은 유독 이상했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그 장소가 시끌벅적한 것이다. 원래 일어나자마자 보이던 약들도 웬일인지 없었고 내 방문도 환히 열려 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급하게 옆방으로 달려 나갔다. 그곳에는 정국이가 한 여자와 함께 침대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누나! 정국아, 누나랑 같이 손잡고 오렴 그럼. 누나 나 엄마 보러 가!

 

 

뭐라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신데! 누나도 같이 간데, 우리 마을로!”

 

정국아, 아니야.”

 

 

이상했다. 아까 정국이를 보며 내 손 잡고 오라는 그 여자도. 지금 이 상황도. 뭐가 뭔지도 모르는 정국이가 환히 웃는 지금 이 순간이. ? 누나 무슨 소리야, 아까 그 선생님이 그랬,

 

 

얘들아!!!! 지금 뭐 하는 거니?!!!! 빨리 가야 된다니까?!!!!”

 

누나, 우리 가야 돼. 늦을지도 몰라, ? 누나, ?”

 

 

 

방 안에 있는 우리 둘을 보고 빨리 가야 된다며 급하게 소리치고서는 가버린 남자에 정국이는 안달이 난 건지 내 손을 자신의 작은 손으로 잡고서 나를 재촉하며 문 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아니야, 정국아, 뭐가 잘못됐어. 정말 무언가가 잘못 되었다. 사람들이 일방적인 쪽으로 뛰어가는 것이다. 그것도 얼굴은 모두 당황스러웠고 다급했다.

 

 

 

무언가가 느껴졌다. 누나, 누나, 우리 가자, ? 정국아. 문 앞까지 나오자 나는 정국이의 손을 내 쪽으로 끌었다. 정국아, 너희 엄마를 보러 가는 게 아니야, 우리는. 무언가가 오고 있었다.

 

 

누나, 무슨 소리야, 선생님들이 그랬어, 우리 엄마는 저 쪽 병동에 있는데, 이제 다 나아서 나랑 같이 집에 가는

 

 

 


 

 

 

나는 급하게 정국이를 내 품 안으로 안았다. 거대한 굉음과 함께 우리가 있던 방에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지더니 거대한 파장이 생겨서 우리 둘은 그 파장에 의해서 벽으로 거세게 밀려났다.

 

 

 

 

순식간이었다. 귀에서 삐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소리가 한 벽에 가로막혀 들리는 듯 했다. 내 품 안에 있던 정국이를 흔들어보았다. 말이 없다. , 국아, , 국아. 숨은 쉬고 있었다, 단순히 기절을 한 모양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데 저 멀리서 벽에 가로막혀 들리는 소리로 무언가가 들렸다.

 

 

 

, 폭탄이 떨어집니다!!!!”

 

대피하세요!!!!”

 

 

폭탄이라고 하였다. 저 멀리서 한 남자가 뛰어오며 폭탄이 떨어진다며 대피하라고 하였고 그에 나는 정국이를 안아들며 휘청거리면서 일어났다. 뛰어야 해. 바닥에는 폭탄으로 인해 부서진 벽들과 파편들이 가득했다. 맨발로 나는 그 바닥을 급하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발바닥이 찔리고 긁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리 아프지는 않았다. 정국이를, 정국이를.

 

 

살려야 해.

 

 

내 안 무언가가 들끓으며 이 아이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며 나는 그 사명감에 의해 내달렸다.

 

 

 

그런데 폭탄이 하나가 아니었다. 또 다시 나는 무언가가 내 쪽으로 급하게 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직감적으로 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어른들이 도망치는 쪽으로 나는 뛰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고 몇 명은 도망치기 급했다. 더 가까이. 도망쳐야 돼. 무언가가 더 빠르게 가까이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제발.

 

 

 

온다.

 

 


 

 

 

또 다시 큰 굉음과 함께 파장이 일면서 나는 정국이를 내 품안으로 더 거세게 안으며 날라갔다. 벽으로 큰 소리를 내며 나는 벽을 타고 스르륵 내려갔다. 아까는 방으로 날아와서 벽이 내가 받을 충격을 한 차례 막아주었지만 이번은 내가 뛰어가던 벽을 바로 뚫고 나와 앞에서 바로 그 충격을 받아버리는 바람에 등이 매우 아파왔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 내 품 안에서 정국이가 움찔하더니 눈을 천천히 떴다. , , 누나!!!

 

 

 

 

...국아...”

 

위험......”

 

 

나는 느꼈다. 저 멀지 않은 곳으로 무언가가 급하게 오는 것을 말이다. 그것을 알리기 위해 나는 정국이를 힘없는 손으로 고쳐 안으며 말을 했지만, 말들은 목구멍으로 겨우 새어나왔다. 정국이는 이미 눈가가 촉촉해져 있었다. 저 멀리서 또 다시 펑 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정국이는 두 귀를 막으며 내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런 정국이를 안으며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정국아... 조금만...참으면... 지나갈 거야...

 

 

수차례의 폭탄 폭발음 후에야 쥐죽은 듯한 정적이 찾아왔다. 아무도 살아남지 않은 것 같았다. 아무도 살아남지 않은 그곳에 나와 정국이만이 숨을 쉬고 있는 듯 했다. 그 때와 같은 정적과 고요였다, 내가 처음 세상에 눈을 떴을 때와 말이다. 내가 눈을 뜨고서 고개를 뜨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저 멀리서 또각또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다급한 정국이의 목소리. 나는 그에 낮게 속삭였다. 정국아, 눈 감고 우리 자는 척 하자, 잠시만이면 될 거야.

 

 

 

, 제발!!!... 살려만 주시면...!!!”

 

시끄러워, 어디에 있지?”

 

 

사람이었다. 한 명도 아닌 둘. 한 명은 다른 한 명에 의해 질질 끌려오는 건지 옷이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귓가에 파고드는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와 들리는 철컥철컥 거리며 둔탁한 물건이 몸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소리. 나는 비록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 소리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 테스트라며 내 청각을 시험할 때 어쩔 때는

 

 

철컥

 

어디에 있냐고 물었어.”

 

 

총을 사용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나는 침을 삼켰다. 그것이 무얼 하는 것인지도 잘 아는 나이기에. 나는 더 세게 정국이를 안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생각보다 정확하게 들렸다. 폭탄이 터지고 난 후라 조금 먹먹하고 삐 소리도 계속되었지만 침을 두어 번 삼키니 명확하게 들렸다. 이미 대피시켰을 겁니다! 뭐래, 내가 헬기까지 다 조사했어.

 

 

 

 

그 그럼, 아이들이니 죽었을,”

 

철컥

 

그 애가 범상치 않은 애라는 건 너희들이 제일 잘 알 텐데.”

 

 

 

한 남자는 침을 꿀꺽 삼켰고 그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곳에서 아이들이라는 것은 정국이와 나를 말하는 건가... 이곳에 아이들이라고는 나와 정국이밖에 없었다. 정말 우리 둘을 제외하고서는 아이들이라고는 머리털도 보지 못 했다. 정국이가 내 옷자락을 거세게 잡았다. 자신도 그 대화를 듣고 저 파편 너머 남자가 나와 자신을 찾는 다는 것을 안 것이다.

 

 

 

저길 보십시오! 저쪽이 아이들 방인데, 시체만 널브러진 걸 보아 이미 저것들 중 하나가 되었, !”

 

그 애가 이런 폭탄 따위에 죽을 거라고? 그럼 너희들이 너무 과소평가를 했군.”

 

살려, 제발, 살려주,”

 

어차피 당신은 죽을 거였어, 내가 죽이던 안 죽이던.”

 

 



"뭐 그렇다고 내가 안 죽일 거라면 오산이지만."

 

 


 

 

그 뒤로 들리는 총성에 나와 정국이는 동시에 감고 있지만 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정적. 그리고서 다시 들리는 또각또각 구두 소리. 정국이의 몸이 덜덜 떨려왔다. 무서웠다. 발걸음 소리가 더 가까워질수록 식은땀이 주륵 하고 흘러내렸다. 숨을 참았다. 죽은 척이라도 해야,

 

 

 

.”

 

연기 할 거면 제대로 할 것이지.”

 

 

 

허억. 숨이 막혔다. 정국이는 몸을 떨기를 멈추고 내 품에서 가만히 있었다. 나는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겨우 들어올렸다. 남자였다.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쭈그려 앉아서 나와 정국이를 보고 있었다. 남자의 눈은 칠흑같은 검은색이었다. 그 검은 눈동자에 나는 침을 삼켰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남자, 그의 입술이 점점 벌리더니 자신의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 김여주지.”

 

 

, 여주? 가슴이 울렸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그 검은색 눈동자는 내게 해답을 묻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그 해답을. 내 이름이 김여주?...

 

 

“...제가 누군지 알아요?”

 

 

, 혹시 기억이 안 냐는 거냐. 다짜고짜 나보고 김여주라는 남자에 나는 침을 삼키고 내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다. 그러자 기억이 안 나냐는 남자. 고개를 찬찬히 끄덕이자, 짜증난다는 듯 일이 꼬였다며 머리를 거칠게 터는 남자. 제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어요. 어 나 너 알아, 내가 너 보호자였으니깐.

 

 

“...거짓말 하지 말아요.”

 

거짓말 아니야.”

 

아저씨가 내 보호자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에요.”

 

그건.”

 

 

이야기가 길어, 그리고 난 네 보호자 맞아. 남자는 그에 말을 잠시 잃더니 이야기가 길다고 하면서 자신은 보호자는 맞다며 내게 반박했다. 정국이는 내 반응에 고개를 파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올려 찬찬히 남자쪽으로 돌리다가 남자의 얼굴을 한 번 흘끔 보고 찬찬히 시선이 내려갔다. 그런데, 그 시선은 총에 딱 멈추더니 바로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정국이가 무서워하잖아요, 총 치워요. ? 아 이거, 야 얌마 나 총 치웠어. 내 말에 총을 땅바닥에 내려놓더니 텅 빈 두 손을 흔들어 보이는 남자.

 

 

, 누나...”

 

좀 웃어요, 정국이가 무서워하잖아요.”

 

“...얌마, 너 기억 다 나지 솔직히 말해봐.”

 

 

남자는 내게 기억 다 나는 거 아니냐며 무릎을 털며 일어섰다. 왜 일어서요. 가야지. ? 어디를. 남자의 말에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딜 가긴 가, 네 집으로 가야지, 아 정확히 말하자면 네가 얹혀사는 내 집이지만. . 그 한 마디에 가슴이 울렸다. 이상한 울림이었다. 아까 김여주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와는 다른 울림. 정국이는 가만히 있는 나를 한 번 물끄러미 바라보고서 물었다. 누나 갈 거야?

 

 

망설여졌다. 남자는 구두 소리를 내며 부서진 벽 구멍을 허리 숙여 넘어가더니 바람이 불어오는 바깥으론 나갔다. 저 남자는 의심스러웠지만, 내 정체를 아는 듯 했고 그 남자에게 남모를 익숙한 분위기가 풍겼다. 여기서 남아 있다가는 굶어 죽을 수도 있고 확률적으로 저 남자를 따라가는 게 나와 정국이에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 아까 저 남자처럼. 나는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보고 침을 삼켰다. 저런 사람들이 나와 정국이를 가두었던 사람들이 더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정국이의 손을 잡고서 일어났다. 가자 정국아. 누나.

 

 

 

괜찮을 거야, 혹시 저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면 우리 도망치면 돼.”

 

잡히면 어떻게 해... , 총도 가지고 있는데 저 아저씨는.”

 

아까 누나 빠르게 뛰는 거 못 봤어? 혹시 잘못되면 우리 도망치면 되는 거야.”

 

 

 

내 말에 정국이는 알겠다며 내 손을 꽉 잡고 나와 같이 부서진 벽 구멍을 넘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깥 세상은 텅 비어 있었다. 내가 처음 눈을 떴던 그 장소와 다를 바 없이 무엇 하나 없는 평야. 나오는데 한나절 걸리는 줄 알았다야. 앞에는 남자가 햇빛 때문인지 인상을 찌푸리고서 이제야 나왔냐면서 우리를 꾸짖었다. ...걸어가요?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고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럼 뭐. 헬기 같은 거 없어요? 얌마 있으면 진작 너희들 버리고 탔지. 남자는 빨리 가자면서 밤 되면 힘들어진다며 걷기 시작했다. 그런 뒤를 나는 황당하게 바라보았고 정국이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한 번 보고 저 남자의 뒤를 한 번 보더니 가자며 내 손을 끌었다. 누나. 그래 가자 정국아.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 야 김여주 너 정말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 거냐.”

 

“...정국아 가자.”

 

얌마! 아우씨, 기다려봐. 내 이름은 민윤기야. , , .”

 

윤기 아저씨, 나 다리 아파요.”

 

너 벌써부터 다리가 아프면 어떻게 하냐, 우리 갈길이 먼데.”

 

그럼 우리 정국이 업어줘요.”

 

아씨... 정말, 너 빨리 내려와야 한다.”

 

 

 

 

그렇게 나는 떠났다. 앞에 무엇이 닥칠지도 모른 채.


 

 

 

{

 

 

숨을 쉬게 하는 것에는 사랑밖에 필요하지 않는다 심장이 뛰기 위해서는 사랑밖에 요구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기 위해서도 사랑이 없다면 정말 그것은 가능하지 못 할 것이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것이다

 

 

2000. 07. 12. Dr. J

 

}

 

 

 

tmi

와씨 분량 오져요 제가 썼던 것들 중 최고봉

 한 번 써보구 싶어서 써봤어용

그 음 뭔가 SF?... 그런 쪽으로... 한 번 머리 굴려봤어용

시간 되면 짬짬이 써서 욕심내보구 싶은 작품이에용

긴 글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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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아포방포  13일 전  
 으어...작가님 책임지세요...! 작가님 때무네 제 삼장이 일분에 613비트로 뛰자나요!

 답글 0
  다으빈  13일 전  
 와...작가님 필력이 아주 말도 안나올만큼 아주 잘쓰세요

 다으빈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석진아_결혼하자  13일 전  
 호와..

 답글 0
  백유랑  13일 전  
 오오오오 재밌을 것 같아요!!!!! 완전 내 취향...

 백유랑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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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캡틴  13일 전  
 재밌어요 !!챙겨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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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루  13일 전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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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꾹_태  13일 전  
 와....

 꾹_태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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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블암  13일 전  
 백블암님께서 작가님에게 2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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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rry_Blossom  13일 전  
 와..쩐다..역시 작가님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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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urenLee  13일 전  
 ...
 와...
 완전...
 대박입니다...
 ...!

 LaurenLee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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