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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delete. - W.은솔°
delete. - W.은솔°



delete

written by_은솔
trigger warning_죽음의 간접적 묘사 내포




민윤기는 오늘도 delete버튼만 죽어라 눌러 댔다. 앞으로 나아갈 자신의 인생을, 곧 펼쳐질 미래의 세상을 다 지워 버리고 싶었다. 은여주를 그렇게 보내고 난 뒤 민윤기는 깨달아 버렸다. 민윤기의 미래는 과거만큼 그리 아름다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컴퓨터에 적힌 은여주와의 교환일기 비슷한 걸 하나씩 삭제해 가면서, 민윤기는 펑펑 울었다더라. 은여주의 일기장을 지운다는 건 민윤기의 살 한 조각을 첨예한 칼날로써 도려낸다는 소리였다. 그 고통까지 감내해 가면서 민윤기는 일기장을 지웠다. delete버튼을 하나씩 누를 때마다 민윤기의 심장은 마치 한 서린 겨울바람이 후벼파듯 아려 왔다. 그러나 민윤기는 참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과거를, 그러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을 기필코 잊을 수 있게 된다면 민윤기는 아무렇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눈물이 흘러내리는 이유는 대체 뭘까. 반짝이는 눈물이 낡은 노트북 위에 툭 떨어졌다. 민윤기는 그것이 잘못이라도 된 듯 멈칫했다. 아직 민윤기는 은여주를 놓을 수 없었던 것일까. 은여주도 민윤기가 자신을 잊길 원했었다. 아니, 최소 민윤기에게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민윤기는 이제 은여주가 마지막으로 부탁한 그것마저 지킬 수 없게 생겼다. 민윤기가 은여주의 그 한없는 중력에 이끌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민윤기가 은여주를 운예하고 또 갈망하는 건 민윤기 본인이 자신을 자학할 수 있는 유일한 기망이었다. 민윤기는 계속 노트북 속 일기장을 지우면서도 끝내 호읍을 멈추진 못했다. 호읍을 멈추는 것보다 호흡을 지단하는 게 훨씬 덜 아플 것처럼. 강잉히 남은 일말 몇 일자의 일기장은 민윤기의 결안을 와장창 무너트려 버렸다. 민윤기는 잠시 후, delete버튼을 누르는 것을 갑자기 멈추었다. 은여주의 일기장에 남은 마지막 단어였다. 민윤기는 차마 그 단어를 지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제 은여주의 기록을 지우고, 자신의 기억을 지우는 데는 그저 버튼 세 번만 누르면 되는 건데. 민윤기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의 가장 위, 오른쪽에 있는 조그마한 버튼 위에 가져다 두었다. 그리고 민윤기는 눌렀다.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고, 눈은 차마 노트북 속 화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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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ㅎ

사랑

사라

사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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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를 없애시겠습니까?
예/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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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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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담

뭔 내용이야 이게... 갑자기 써 보고 싶었어요. 노트북에서 delete버튼이 그렇게나 눈에 띄더라고요...? 움짤도 찾았겠다 쓰자 하고 즉석에서 써 버림... 하... 내일 중에 전다왔이나 추리나 뭐라도 가져오겠습니다. 하... 단편으로 묶으려니까 또 글자수가 안 채워지네? 글자수 좀 없애 줘요...ㅠ 진짜 매일 글자수 채우겠답시고 이게 뭔 짓인지 하하하... 제가 요즘 뭐 하고 사냐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아요 매일 노래만 듣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나 너에게라는 곡이랑 I HATE YOU라는 곳이 가사가 정말 좋더라고요 제 최애곡들입니다. 여러분도 시간 되시면 꼭 들어 보세요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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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여러분내일지구종말임  74일 전  
 글 잘 읽고가요!

 여러분내일지구종말임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연:Yeon  92일 전  
 글 너무 예뻐요!ㅠㅠ

 답글 1
  다으빈  92일 전  
 잘 보고가여♡♡

 답글 1
  Bluetooth  104일 전  
 너무 잘쓰시는거 아녜요?? ㅠㅠ 저녁갬성 터졌습니다ㅠㅠ

 Bluetooth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서쟨_  104일 전  
 역시 작가님 글 너무 잘쓰셔요,,,이런 단편 마니 가지고 와주시면 제 사랑드릴께요ㅠㅜ 작가님 못 하시는게 머져??

 답글 1
  익명아미랍니다  104일 전  
 우왕ㅠㅠㅠㅠ대박ㅠㅠ좋네요.
 호호홍~~~너무 잘 봤어여!!!♡♡

 답글 1
  joypeace  104일 전  
 저 delete가 연재를 미룬다고생각해써여
 delete가 왜 미룬다라는 뜻을 가지고있을거라생각했을가여?
 전 바보니까여♡공부 더 하고오겠습니다...

 답글 4
  보름신  104일 전  
 소재부터 스토리까지 좋은글은 태어나서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단편 최애작이에요
 진짜로...움짤도 그렇고 필력도 그렇고 또
 이렇게 치이고 갑니다...。゚( ゚இ‸இ゚+)゚。

 보름신님께 댓글 로또 1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_늉비  104일 전  
 _늉비님께서 작가님에게 3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2
  _늉비  104일 전  
 아니 저는 알람에 delete이라고 써져있길래 테스트하셨나 했는데 진짜 제목이었ㄴ.. 네 아무튼 진짜 그 필력은 어디서 가지고 오셨나요 저도 한 수 받고 싶다만... 아 진짜 은솔님 단편은 몰입 너무 잘 돼요ㅠㅠㅠ

 _늉비님께 댓글 로또 1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23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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