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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1. 제국의 황후 - W.구팔칠팔
1. 제국의 황후 - W.구팔칠팔






황후는 그래야  했다







황후는 그래야만 했다. 식사를 하며 식기도구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 안 되고, 항상 단정하게 잠을 청해야 하고. 머리도 길게 길러 묶고 다녀야 한다. 황실에서는 발걸음 소리가 크게 나면 안 되고, 황제와 황실 안에서 만나면 예법에 맞게 인사를 드린다. 또한, 황제와의 혼인은 예전부터 계획한 정략결혼이므로, 절대로 무언가를 바라면 안 된다. 황실에서는 그 어떠한 것도 어겨서는 안 되고, 다른 후궁을 암살하려 하면


그 황후는 즉시 사형에 처하게 된다.





이를 어기는 자는, 황후가 될 자격이 없다.





그래야만 했다. 이 어지러운 황실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오직 굽혀 사는 것이 아니오라, 당당하게 황후의 권위를 보여주는 것 이였다. 황실 안은 늘 조용하고, 고요하게. 가끄은 시끄럽다가도. 쥐새끼 죽은 마냥 조용하다. 그게 황실이다. 내가 살아남아야 할 곳,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많은 곳. 내가 평생 꿈꾸던 곳…….



‘ 어여쁜 내 딸, 여주야. 너는 커서 꼭 우리 가문을 일으키는 황후가 되어야만 한다. ’

그 누구도, 너를 건들지 못하게끔. 너는 그 높은 위치에 앉아 밑을 바라봐야 한다.




“ 엄마……. 정말 미안해, 이제와 엄마의 꿈을 들어줘서. ”




돌아가신 엄마를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우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내가 황후에 오르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 이였다. 엄마도 그걸 원하셨고, 나는 지금 그걸 해보려 한다. 황태자비로 살아 온지 벌써 몇 십 년이 지났고,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그만큼 오래 되었다는 뜻이겠지.

나는 엄마의 사진을 꼭 끌어안았다.




“ 절대로, 절대로. 엄마를 무시했던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



황제 폐하께서는 아직 나를 사랑하지 않아,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황후가 되려면 황제의 마음 따위는 함부로 탐하면 안 되겠지. 우리는 오직 계약으로만 이루어진 관계이니까. 그 누구도 들어 올 수 없는 사이이긴 하지만. 그만큼 비좁은 공간에서 살아남아 숨을 쉬어야 하니까.





“ 황후폐하, 잠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 ……누구냐, 또 아데네 제국과의 협상을 꾀한 것이라면 그만, ”


“ 그게 아니오라, 황제폐하께서……. ”





황제폐하, 그 놈의 황제폐하. 이제는 지겹다. 어머니의 사진을 내려두고 주현을 불렀다. 황금색의 종을 몇 번 울려대자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주현이 달려왔다.





“ 들어오세요. ”









뒤이어 남자가 들어왔다. 남준 공작 이였다. 이번엔 무슨 이유로 나를 찾아온 건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 지끈거렸다. 황제폐하 이야기라면 또 연회나 파티를 여신다는 말씀이시겠지. 황제폐하는 이맘때쯤이면 귀족을 불러 성대한 파티를 여는 것이 취미이니 온갖 귀족에게 초대장을 돌리라고 명하실 것 이다.




“ 오늘은 좀, 다릅니다. 황후폐하와 긴급하게 하셔야할 것이 있다고 하십니다. ”


“ 또, 파티나 연회에 관한 것 입니까. ”


“ 아닙니다.




아니라고. 그럼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나를 뵙자고 하신 것일까. 단호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입가에는 호선이 그려지고 있던 남준 공작을 뒤로, 주현이 빗으로 나의 머리를 빗겨주었다. 거울에 비춰진 남준 공작은 문서를 가지고와 나에게 물었다.





“ 혹시, 저번에 일어났던 독약사건에 대해 기억 하십니까? ”

“ 독약……이라면, 황제폐하의 차에 들어있던 독약을 말하시는 겁니까. ”


“ 예, 맞습니다. ”


“ 그건 이미 호석 공작의 짓이라고 끝난 것 같았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 입니까? ”


“ 황후폐하, 황공하오나. 황제폐하께서는 이 일을 다시 조사해달라고 명하셨습니다. ”


“ 다시 조사를 해달라니요. 이미 조사가 끝나 호석 공작은 법에 따라 처벌을 받고 황실에서 추방당했습니다. ”




머리카락을 빗던 주현의 손길이 멈추었다. 동시에 나도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들었고, 남준 공작은 또 다른 문서를 보더니 이번에는 그걸 나에게 건네었다. 자세히 보니 문서가 아닌, 편지였다. 그것도 붉은 밀랍으로 마감된 편지 봉투를.



“ 이상하네요, 황제폐하께서는 아직 해결할 일이 많으신데.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조사를 하라니요. 이건 잘못 전달하신 것이 분명 합니다. ”



주현은 곧바로 다시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나 싶더니 다시금 빗질을 하였다. 그래, 주현이 말처럼 우리는 이미 이런 일 말고도 해결해야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로, 그것도 결론이 난 일을 다시 조사를 하자니. 기가 찬 일이였다. 어쩌면 황제폐하께서 생각한 범인이 호석 공작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편지 봉투를 뜯어보라는 남준 공작의 손길에 편지 봉투를 뜯어보았다.




- 황후, 미안합니다. 내가 다시 한 번 꼼꼼히 조사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습니다. 물론 우리가 처리해야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것, 사실입니다만. 죄 없는 사람을 그냥 보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나서 잠을 못 자겠습니다. 다시 범인을 밝혀 호석 공작을 다시 황실에 들이는 것은 어떤지. 황후가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황제 김태형.




“ 남준 공작, 이 안건이 단 이틀 만에 해결된 것은 다행이라고 여기면 안 되었었나요. ”


“ 저 또한 호석 공작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 이니 우선 황제폐하에게 가보시는 것이 어떠실지. ”




탁자 위에 두었던 사진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울컥했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황후의 자리는 이리도 고달픈 것 입니까.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안건이 들어오고, 그걸 또 처리 하느라 하루하루가 사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제 아무라 독한 마음을 먹고 이 자리를 탐하였긴 하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어머니.



“ 그래, 우선 지금은 황제폐하에게 가보겠습니다. 지은아, 간단한 옷을 입혀줘. ”


“ 예. 황후폐하. ”


“ 공작은 제가 가는 것을 황제폐하께 알려주세요. ”






***






황후는 걸을 때, 발 보폭을 그리 넓게 하면 안 되고. 항상 두 손을 모아 정갈하게 앞면만 바라보며 걸어간다. 누군가와 마주 쳤을 때에는 정면을 바라보며 인사하고, 허리는 반듯이 핀 상태를 유지한다. 이미 몸에 스며든 행동들 이였다. 그리 화려하진 않은 치마 자락이 양 옆으로 흔들리며 가야 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인 황후의 모습이다.




“ 황제폐하, 저입니다. ”



황금으로 된 문은 여전히 반짝 거렸고, 녹이 들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옆에 있는 장미꽃들도 시들지 않는다. 황실은 무지 깨끗하니까, 황후와 황제가 병이라도 걸리면 그건 다 하인들의 잘못이니까, 겁이나 매일 청소를 몇 번이나 한다지? 그들의 모습을 보면 세상이 떠나가라 차분해 보이는 것, 오로지 기분 탓일까.





“ 황후……. 그대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 과찬이십니다. ”


“ 남준 공작이 준 편지를 읽은 모양이군요. 바람이 찹니다, 자 어서. ”




입가에는 호선을 띄어라, 웃는 것 같다가도 황후다운 차가운 모습을 보여라. 이미 이것도 몸에 스며들었다. 덕분에 다들 나를 무서워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이지만. 황제폐하 만큼은 나를 사랑하지는 않아도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나의 허리춤에 손을 대며 나를 안으로 들였다.



“ 황후, 미안합니다. 하지만, 호석 공작은 내 오랜 친구입니다. 나 또한 그가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그럴 일을 하지 않을……. ”


“ 황제폐하. 누군들 친구를 싫어하겠습니까. 디만, 사람일은 정말 모르는 것입니다. 황제폐하께서 그냥 그 와인을 마셨더라면 황실이 뒤집히고, 제국이 뒤집힙니다. ”




황실에서는, 무조건 감정에 충실 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어째서 그러십니까.




“ 황후, 제가 증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호석 공작은 정확히 일주일 전에 추방당하여 다른 제국의 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호석 공작의 지문으로만 판단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




범인은 다른 사람입니다.

옆에서 조용히 차를 따르던 주현이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황제폐하를 쳐다보았다. ‘ 폐하께서는 무엇을 근거로 왜 이리도 매정하실까. ’ 마음속에 박힌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 그의 편한 옷차림, 행동. 모든 것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런 이를 내가 같이 존중해야 할까. 황제께서는 종종 하녀와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있다하지.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 일까.




“ 황제폐하께서는 지금 저를 존중하고 있지 않습니다. 헌데, 제가 폐하를 존중하는 것이 옳은 것 인지부터 말씀해 주세요. ”





“ 황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


“ 요즘. 황실에서 눈이 맞아 하인들과 만나는 분들이 생긴다는데 혹시……. ”


“ 황후! 지금 그게 나라는 겁니까! ”




전, 황제폐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황제폐하와 싸우고, 하인들과 잦은 말다툼으로 황후의 권위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 황후는 대범한 존재이다. 더 이상 황제와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인지, 나는 눈을 감았고. 그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무척이나 화가나 보인다. 두렵지 않다. 많이 봐 온 것이다. 나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것 이다.




“ 황후랑 말을 섞으면 미칠 것 같습니다. 왜 이러십니까,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매일 매일 저와 말을 섞어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황후의 말은 거짓말 이였습니까? ”


“ 거짓말입니다. 황제폐하를 만나 하루하루 지루하지 않게 대할 것이란 거. 다 거짓말입니다. ”


“ ……. ”


“ 제가 이렇게 말하면, 저는 무슨 생각이 나는지 아십니까. ”




더는 의지 할 사람이 없다는 기분. 김태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얼마나 그리도 사람이 매정 하십니까. 황후는 지켜야 하고, 황제는 지켜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십니까.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 황후는……, 황후는…….

항상 백성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야 하니까. 올라갈 곳도 없는 곳에서 홀로 싸워야 하는 황후는 그래야 하니까.






“ 황후는, 내가 얼마나 황후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


“ 황후는. 함부로 황제폐하의 마음을 탐할 수 없습니다. 저를 지금 놀리시는 겁니까. ”


“ 그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 ”


“ 예, 좋습니다. 저도 이 안건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



친구는 돌아오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처리는 제가 하기 때문에 황제폐하와의 상의는 없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태형의 미간이 구겨지고, 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언성이 높아지기 전에 나는 이곳을 떠나야 했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느껴보지 못한 두통이다. 단 한번도.



“ 황후폐하, 괜찮으십니까? ”


“ 지은아, 당장 따뜻한 물을……. ”


“ 황후폐하! 왜 그러십니까! ”




오늘은 그리 무거운 장신구를 머리에 꽂지 않았다. 머리가 갑자기 아파오더니, 느껴보지 못한 아픔이 날 감았고. 김태형이 보는 앞에서 보기 좋고 쓰려졌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힘이 풀려 쓰러져 버렸다. 몸이 물처럼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 당장 궁의를 불러와라! 얼른! 시간이 없다! ”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았다. 몸이 워낙 약하여 걱정했었다. 가끔 정말 빈혈로 쓰러지기도 하고. 심장이 아파 멀리 나가지도 못했다. 산책도 멀리 나가지 못해 늘 서운 했다. 하얗고 고운 피부에는 생채기가 생겨날 것처럼 붉어져 숨을 쉬지 못한 적도 있었다. 황제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궁의……, 시간이 없다……. 맞다. 시간이 없다. 나는 이런 상태가 지속이 된다면 심한 경우에는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 황태자비님은 쓰러지시고, 충분히 생명에 지장이 가는 몸이시라……. 쓰러지시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당장 궁의를 부르셔야 합니다. ’





***








“ 뭐? 황후폐하께서 쓰러지셨다고? ”

“ 예.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왜 그러실까요 요즘. 일이 힘드셔서 그런가? ”


“ 글쎄, 난 알 것 같기도 하고……. ”


“ 아니, 그럼 뭔데요? 궁금해요 황후폐하께서 왜 이러시는지! ”


“ 황후폐하께서 요즘 황제폐하와 잦은 다툼 때문에 그러시는 것 아닐까? ”





“ 에이, 시시합니다. 그건 매일 있는 일입니다! ”




매일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 거야.

옆에서 주현의 이야기를 듣던 지은이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비튼다. 품에는 황후의 옷을 들고 있었고, 복도를 걸어가며 둘이 담소를 나눈 것 이였다. 누가 듣기라도 한다면 둘은 더 이상 황실에서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니까. 설령 그게 황후가 막아도 법은 어쩔 수 없다.



“ 근데, 요즘 그 분이 안보이십니다. ”


“ 그 분……. 이라니? ”


“ 아아,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 ”





“ 황실에서 내가 모르는 사람은 없는걸……? ”



그분은 칼을 잘 사용하시고, 얼굴도 무척 잘생기셨습니다. 황제폐하와 두어도 죽지 않는 미모를 가지고 계신답니다. 지은은 두 손을 모으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주현을 쳐다보았다. ‘ 아니 글쎄, 저번에는 황후폐하를 지켜 주어 황제폐하의 호위무사로 단숨에 올라 가셨답니다. ’ 지은의 말에 주현은 그 사람이 누군지 더욱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지은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그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 아니, 황후폐하께서 쓰러지셨는데. 그깟 호위무사가 문제가 아니지. ”

“ 어? 저기 지나가십니다! ”

“ 뭐? 거짓말 치면 혼난다. ”

“ 아아, 정말 입니다! ”



주현은 관심이 없는 척, 고개를 돌렸지만 궁금한 것은 사실 이였다. 실눈으로 살짝 눈을 떠 지은이 손가락으로 집어준 곳을 보았지만. 아무도 없었고, 주현은 얼굴이 붉어져 지은에게 화를 냈다. ‘ 없잖아! 너 지금 거짓말 쳤지. 이리와. ’ 주현은 부끄러운지 금방 자리를 피하려 하였지만, 지은은 억울하다며 주현의 손에 이끌려 가고 있었다.




“ 나,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저, 저는 분명 말했습니다! ”

“ 그래! 그 잘난 얼굴이나 보여줘! 얼마나 잘생겼……. ”





“ 어? 어! 황제폐하! ”



주현은 깜짝 놀라 지은의 목에서 손을 때고 뒤를 돌았다. 정말 주현의 뒤에는 지은이 말했던 황제폐하가 서있었다. 서둘러 주현이 지은의 목을 눌러 인사했고, 지은은 아차 하는 마음으로 슬쩍 위를 올려 보았다. 주현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위를 올려 보았고, 둘은 동시에 보이는 황제의 얼굴에 볼이 붉어져 있었다. 지은은 다른 의미로 붉어져 있었다.





“ 황실은 너희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앞으로는 교육을 받은 대로 조용히 해라. 어찌 황실에서 마음 놓고 떠든 다는 것 이냐. ”


“…… 죄송합니다. ”


“ ……황후가 지금 많이 아프다. 너희들까지 황후를 힘들게 하지 말거라. 나에게는 하나뿐인 여자이다. ”


“ 예……저희가 잘 모시겠습니다. ”




지은은 자신이 쥐고 있던, 황후의 옷을 더 세게 잡았다. 붉은 드레스가 정말로 식상해 보인다. 고개를 숙이면서도 지은은 황후가 생각나 계속 숨을 쉬기 어려웠다. 왜 그 분만 생각이 나면 가슴이 아플까. 평생 물 한 방울 묻히며 살아온 적 없으신 분이온데, 왜 마음이 자꾸 아프냐고. 침실에 누워있을 황후를 생각하자 지은과 주현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 죄송합니다. 황후폐하, 저희가 잘 모시겠습니다. ’





태형의 두 눈이 눈물이 고인 것처럼, 반짝였다.







***









“ 황후폐하께 가보시지 않아도 됩니까. ”

“ 그녀는 내가 지금 보기가 싫을 것 이다. 한 두변도 아니고, 매번 저렇게 몸이 약해서야 다가가질 못한다. 황후는 내가 싫은 것 이다. 단지 그냥 내가 싫어서……. ”

“ 아닐 겁니다. 황후폐하께서는 강하십니다. 제가 저번 연회에도 지켜드리기는 했으나. 이미 자신의 몸도 보호 하고 계셨던 걸요. 그 정도로 강하신 분입니다. ”





결코, 그리 쉽게 무너지실 분이 아닙니다.





자책한다. 김태형은 그렇게 약한 남자가 아니란 것을 그 누구든지 다 알고 있고, 그걸 자신이 더욱 더 잘 알고 있다. 김태형은 어렸을 때부터 여러 기술을 연마해온 터라 그 누구에게서 진 적이 없다. 검도면 검도, 승마면 승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지켜봐온 김여주를 그저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다. 어쩌면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이다. 아직은.



“ 황제폐하, 황후폐하께 가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많이 보고 싶을 것입니다. ”




김태형은 황금 종을 울렸다. 뒤이어 하녀 둘이 들어왔고, 김태형은 더 지체하면 자신이 안 될 것 같아 더욱 재촉했다. ‘ 황제폐하, 황후폐하께서 당분간 서로 얼굴 비추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셨습니다. ’ 뒤를 돌아보는 김태형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면서 하녀를 잡아 묻지만 하녀는 고개만 숙인 채 같은 말만 반복했다.



‘ 황후폐하께서 그러라고 하셨어요. ’




김태형은 입으려던 옷을 던졌고,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던 전정국이 말한다. ‘ 황후폐하는 그럴 분이 아니다. 뭘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니냐. ’ 그러자 그 하녀는 더욱이 아니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김태형이 내던진 옷을 주어 곱게 접어 침대에 올려두는 것, 전정국은 다짜고짜 검을 꺼냈다. 무언가를 긁는 소리가 김태형의 귀를 파고들었고, 전정국은 그 날카로운 검으로 당장 하녀를 죽일 것만 같이 행동했다.






“ 거기 너, 그 옷을 가지고 와봐라. ”

“ 예? 옷을 가져 오라, ”


“ 옷을 가져오지 않으면 먼저 너의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가설을 들 수 있겠군. ”


“ 가, 가져오겠습,니다, ”




김태형은 뭔지 알겠다는 듯이 전정국의 검을 들어 바닥으로 내리쳤다. ‘ 장난하는 것이냐, 내가 감히 누구인줄 알고 이런 장난을 하는 것이지 ’ 하녀가 가만히 옷을 가져왔고, 전정국은 바로 그것을 열어 그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이런, 제기랄. ’ 전정국은 낮게 욕을 뱉어냈고, 김태형은 미간을 좁히며 칼을 들었다. ‘ 이게 무엇이더냐. 얼른 말하라. ’ 두 하녀들은 말을 못한 채 가만히 벌벌 떨고만 있었다.






“ 정녕 목이 잘라나야 정신을 차리는 것이냐. ”


“ 그, 그게 아니오라……. ”


“ 그럼 뭐해! 어서 말하지 않고! ”




김태형은 칼을 들고서 낮게 말했다. ‘ 이들을 탑에 가두거라. ’ 사색이 되어 눈물을 흘리는 하녀를 뒤로한 채 전정국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둘을 끌고 나가려 한다. 이미 일은 일어났다. 그 옷에 뭐가 들어있건 그들은 의심을 사는 행동으로 발각 된 것, 전정국의 눈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황제폐하……! ”


“ 너희들에게 주었던 기회는 이미 다 끝났다. 어서 탑에 가두어라. 어서. ”

“ 사, 사실은……. ”




황후폐하께서 저희에게 시키신 일입니다……!








***







넘어져도 울면 안 된다. 식사를 할 때는, 식기도구가 서로 부딪쳐 소리가 나도 안 되고. 걸을 때는 소리가 나질 않도록 걷는다. 황제폐하의 사랑을 바라서는 안 되고, 물론 마음대로 황제폐하의 명을 어겨서는 안 된다. 황후는 무엇보다 황실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이니, 백성들에게 오만을 사지 않도록 극히 주의하고 거만해서는 안 된다.

황후는 제국의 어머니이자, 백성의 우상이다.

그런 황후의 꿈을 가지고 살아온 나는, 어머니의 꿈을 이루어 드리고자 이 꿈을 가지게 된 것은 맞으나. 나 스스로도 황후라는 자리가 무척이나 부러웠었다. 황후는 그래야 하니까, 황실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황후, 모두의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본받아 최고의 황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황후는 그래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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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따뜻한찹쌀떡  13일 전  
 황후님..ㅠㅠ

 따뜻한찹쌀떡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조유늬  182일 전  
 황후 불쌍해ㅜ

 조유늬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ㅅㅓㅎㅡㅣ  215일 전  
 ㅅㅓㅎㅡㅣ님께서 작가님에게 2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채빈1  229일 전  
 재밌어요 !

 채빈1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윤기의별  231일 전  
 디만이 아니고 다만 아닐까요?기분이 나쁘셨담 죄송해요 ㅠㅠ

 답글 0
  진요미  244일 전  
 아니라고 하ㅜㅜ

 진요미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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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믕지  244일 전  
 뭐야.... 레알루?? 울 황후여주님이 시키셨다구?????

 기믕지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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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현ㅔ  244일 전  
 헐...너무 재밌어요ㅠㅠ

 지현ㅔ님께 댓글 로또 1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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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예린  244일 전  
 진짜 여주가 시킨걸까요.,?

 답글 0
  바다찬솔  244일 전  
 뭐가 들어있을까요.....?!

 바다찬솔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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