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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소녀, 소년 - W.구팔칠팔
소녀, 소년 - W.구팔칠팔








소녀, 소년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이였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다. 낙엽들이 제자리를 지키는듯 싶기도 하면서, 허공을 이리저리 채운다. 제 분을 이기지 못하는듯 마냥, 소년이 하얀 운동화를 신은채로 흙바닥을 세게 짓누른다. 자갈들이 부서진다. 뒤이어 모래바람이 소년의 신발을 뒤덮었고, 불어오는 바람에 괜시리 눈이 시린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 소년. 저 멀리서 칙칙한 가방을 메고 뛰어오는 소녀를 보지 못한채로, 그대로 눈을 가리어버린다. 검은색의 고무신, 천으로 대충 만든 옷들과 삐뚤빼뚤 잘려진 소녀의 검은 머리카락 까지도. 소년은 보지 못하였다. 바람이 가시고, 소년은 다시금 눈을 떴다. 다행이다. 소녀는 근처 개울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제 모습이 비춰지는 물속으로 손을 뻗는 소녀의 모습이 꽤나 이뻐보였다. 소년은 무언가에 홀린듯 소녀쪽으로 눈길을 돌리었고, 소녀는 방긋 웃으면서 물장난을 친다.





" 아이, 재밌다. 재밌어. "




그 소녀가 웃을 때 마다, 눈꼬리가 반달처럼 휘어진다. 그 눈동자에 마치 별들이라도 박힌듯 마냥. 눈이 반짝반짝 빛나서.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몽롱해지는 것만 같았다. 소녀는 물속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을 한 움큼, 쥐어잡고는 벌떡 일어나 물기를 터는 소녀의 모습을 소년은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녀의 남색의 긴 치마가 나폴 거리며, 소년의 시야에서 점차 멀어져만 간다. 갈색의 흙먼지를 날리며 사라졌다. 소년은 갸우뚱 거리며 소녀가 있었던 개울로 몸을 옮겼다. 소녀가 움킨것처럼 자신도 물을 움킨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차가운 물만 소년의 손에 맴돌았다.









***












그날 밤, 소년은 적응도 채 되지 않은 집에서 잠을 청해야만 했다. 아침에 봤던 소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소년은 이불을 한 움쿰 잡아 올리고는, 한숨을 푸욱 내쉰다. 빈 공간에서 혼자 하얀 천장을 바라만 보는 소년. 눈을 느리게 꿈벅인다. 반달처럼 휘어지는 눈꼬리, 베시시 웃던 그 미소. 자그마한 그 두 손들.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볼이 붉어져 버렸다.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은 자신의 머리 위로 별들이 수도없이 빙글뱅글 도는듯한 기분이 어렴풋이 소년의 기억을 흔들어 놓는다. 나폴 거리는 남색치마. 휘날리던 긴 머리.




어어. 뒤이어 앙칼진 목소리가 소년의 귀에 박힌다. 생각할 틈도 없이 소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만다. 무언가에 홀린듯이 소년의 기분이 또다시 몽롱해졌다.





" 지민이, 고등학교 갈 때까지는 여기서 버텨요? 지민이는 싫어 할 텐데. 암만 그래도 서울에서 살던 애가 이런 시골에 와서 어떻게 살아요. 지민이, 한번도 그 투정이란걸 해본적 없는 아이가 이제껏 맘에 안든 게 한 둘이겠어요? 나물 반찬도 억지로 먹는 애가, 오죽하겠냐고요. "




소년의 손에서 감각이 사라진듯 하였다. 머쓱하게 자신의 뒷목을 슬쩍 잡는 소년의 손. 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의 언성이 언제까지 높아질지 소년은 기다렸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어머니가 어려운지 소리를 지르시고는, 방으로 들어가신걸 소년은 지켜보았다. 구석에서 꾸역꾸역 눈물만 애써 삼키는 소년의 모습을 다들 보지 못했다. 혼자 울고 있을 소년의 모습을 그 아무도 보려 하지 않았다.







***








가을 하늘, 말끔하게 구름들이 가신 하늘을 바라보는 소년.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길을 걷는다. 남색의 가방을 등에 메고 길을 걷는 소년. 작은 길들을 따라서 걷고, 또 걸으면. 개울이 나온다. 소년은 세차게 달린다. 그 좁고 좁은 길들을 따라 걷다보면 개울이 나오고, 그 개울이 있는 곳에는 어제 봤던 소녀가 있을 테니까. 소년의 가슴 한견이 또 다시 뜨거워진다. 소년의 얼굴도 금세 붉어지고야 만다. 숨을 세차게 몰아 내쉬며 바람으로 인해 차가워진 붉은 볼을 제 혼자 감싸 쥐고는 그 개울로 서서히 다가간다. 아무것도 없었다. 소녀는 없었다. 돌담 너머로 살랑 불어오는 바람만 야속하게도 불어오는지, 소년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땅만 짓눌렀다. 남색 책가방을 꾹 눌러서는 돌다리를 건너 풀숲을 건너 달리어 마음을 정리하려 했다. 숨을 고르게 쉬지 못 하며 바닥에 누운 소년이다. 어디선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 아이, 재밌다. 재밌어. `





아니다. 개울에서 물장난은, 재미가 없다. 소년은 소녀의 말을 번복했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오고, 바람이 불어오고, 저 멀리 흙을 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소년은 다급히 일어섰다. 깨끗하던 남색의 옷에 지저분한 흙먼지가 붙어있다. 바람에 날려 흙먼지가 소년의 얼굴로 뒤덮여지는 순간, 소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 얘, 뭐하니? "



" … …. "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에 소년은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입만 뻐끔거릴 뿐 이였다. 소녀의 긴 머리가 순간 휘날리며 소녀의 머리를 묶어주던 낡은 끈 하나가 스르륵 하고 풀려버린다. 소녀는 잡을 틈도 없이 그 끈과 멀어져만 갔고, 소년은 그 붉은 색의 끈을 잡아버린다. 길다. 소녀의 머리칼처럼 길었다. 소년은 소녀의 얼굴을 보며 손을 내밀었다. 끈을 꼬옥 잡은 채로 소녀에게 다가가려 하자 소녀는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가 버린다. 소년은 머쓱해하며 괜한 손만 꼬물꼬물 움직였다. 긴 분홍치마, 천으로 된 저고리. 소녀는 또다시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저 멀리, 저 멀리로 소년을 피해 달아난다.





" 이, 바보! "





소녀의 목소리가 또 다시 메아리처럼 울린다. 소년은 멍하니 서있었다. 머리를 누군가에게 맞은 기분 이였다. 머리가 아팠다. 소녀의 목소리가 차츰 바람소리에 묻힐 때, 소년은 붉은 그 끈을 꼬옥 쥐고서는 자신의 가방 깊숙이 넣어둔다.








***








어느 시골의 학교는 서울과 다를 것 없었다. 소년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년에게로 시선이 집중 되었다. 여제껏, 와도 가까운 동네에서 오지 이렇게 서울 같은 먼 곳에서 전학을 온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소년의 차림새를 보며 눈이 초롱초롱 해진다. 입을 벌리며 멍하니 소년을 지켜보는 소녀. 아까 그 돌다리에서 보았던 소년이 확실 했기에. 소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쿵쿵, 소녀는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 율아, 시끄럽다. "





창가 구석에 머리를 콩콩 박고 있는 소녀가 소년의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의 말씀에 소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게져 있었다. 아이들은 웃었다. 소년은 웃지 않았다. 이름이 율이구나, 이쁘다.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소녀는 마른세수를 하며 선생을 보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소년과 눈이 마주쳤고, 소녀의 눈은 이리저리 굴러갔다. 소년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한숨을 쉬었다. 소녀의 얼굴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얼굴 이였다.





" 아, 안녕. 난 서울에서 온 박지민이야. 자, 잘부탁해… … "




소년의 목소리가 떨렸다. 손을 살짝 흔들며 시선은 바닥을 향한채로, 아이들은 그저 소년의 서울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소년이 자리에 앉기까지 아이들의 시선은 소년에게로 모두 가있었고,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늑대같이 소년에게 달려 들었다. 소년은 웃고있었다. 아이들은 소년이 해주는 서울 이야기에 정신을 못 차린 채로,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소년의 얼굴만을 빤히 응시한다.





" 우와… … 지민이 너는 좋겠다. 다시 서울도 갈 수있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을 수 있잖아. "




소년은 그저 웃었다. 이제는 그 좋은 곳으로 돌아가지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에. ‘ 서울에서 살던 애가 이런 시골에 와서 어떻게 살아요. ’ 소년의 표정이 점차 흐려져만 갔다. 아이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고, 뒤이어 밖에서는 아이들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창가 구석에서 잠을 자고있는 소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소년은 빤히 소녀만을 바라보았다. 가방 깊숙히 있었던 그 붉은 끈을 꺼내어 소녀에게 빗대어 본다. 소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의하여 흩날릴 때, 소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소년은 급히 제 몸을 책상에 눞히였고. 둘만 있는 교실에서의 어색한 공기를 탁하게 만든건 소녀였다.


소년의 머리를 연필로 탁, 때려오는 소녀에 소년은 머리를 매만지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 이, 나쁜놈! 내 머리끈 니가 가지고 있지! "


" … …어,어, 미,미안! "





어느새 자신의 손에서 꼬옥 잡아, 놔주고 싶지 않은 끈을 소년은 계속 만지작 거린다. 소녀는 연필을 앙 물었고, 소년은 금새 볼이 붉어졌다. 소녀가 당연한듯이 손을 내밀었다. 소년은 자신의 손에 있는 끈을 조금 더 감추었고, 왠지 모를 설레임에 볼만 붉어져버렸다. 소녀는 숨을 들이마시며 소년의 머리를 한 대 때렸다. 소년의 손에 움켜진 끈이 더욱이 움켜지게 된다.




" 미,미안… … 오늘은 없어… … "




거짓말. 소년은 소녀 때문에 거짓말을 해본다. 소녀는 짧게 잘린 앞머리 위로 후우, 하고 공기를 불어넣어본다. 소년이 몸을 웅크리며 그 붉은 색의 끈을 더 깊숙히 넣는 움직임을 그 누구도 못봤을 것이다. 소녀는 다시 창가로 가 책상에 풀썩, 힘없이 누워버렸고. 소년은 연신 침만 꿀꺽, 삼킬 뿐이였다. 소녀는 언제나 그렇듯이 검은색의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어 주었다. 소년의 마음속 어딘가가 자꾸만 찌릿한 기분이였다. 소년은 생각했다.


소녀도 나처럼 이런 기분을 느낄까?









***








밤에 가는 개울은, 시원했다. 소년의 볼이 벌겋게 올라온다. 가쁘게 숨을 몰아 내쉬며 개울가로 발걸음을 찬찬히 옮기어 소녀를 기다린다. 달이 떴지만, 소년은 가지 않았다. 소녀가 이곳으로 오면 소년은 그 붉은 끈을 줄것이다. 주머니에서 뒹구는 끈을 소년이 꽈악 잡는다. 소녀가 이 끈으로 머리를 묶었을 거란걸 생각하니 소년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개울가에서 다시금 손을 담그어 보는 소년, 까아만 개울의 물이 달에 비추어 맑아 보인다. 여전히 재미가 없었다. 저 멀리 메아리처럼 울리는 소녀의 목소리. 소년은 왼쪽으로 고개를 힐끔 돌렸다. 소녀다. 소년은 벌떡 일어나며 웃었다.





" 박,지미인… …! "





저 멀리, 소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 희미하여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소년의 얼굴은 뜨거워졌다. 하얀색의 목도리를 하고 소년에게 성큼성큼 달려오는 소녀의 입에서 허연 입김이 쉴새 없이 나왔기 때문에. 가을에도 밤은 추웠고, 소년은 손에 입김을 불며 소녀를 기다렸다. 소녀는 숨을 쉬며 소년의 손을 잡았다. 소년은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다. 소녀는 볼이 붉어져서는 소년의 손을 놓지않았고, 소년은 다시 한번 정신이 몽롱해졌다. 자신의 손은 주머니를 더듬거리며 소녀의 머리끈을 찾는다.





" 어,어… …. 여기있다. "





소녀의 손에 붉은 그 끈을 쥐어주었더니, 소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얼마나 좋아했을까. 덩달아 소년의 얼굴에도 살짝씩 미소가 피었다. 소년은 다시금 소녀의 머리끈을 만지고 싶어 손을 꼼지락 거렸다. 소녀의 머리끈은 다시 만질수가 없었다. 소녀는 자신의 긴 검은색 머리칼을 위로 올려 머리를 묶으었고, 소년은 그런 소녀의 목덜미를 보았다. 하얗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하얗게 보였다.





" 뭘 그렇게 빤히 보니? "





소녀의 물음에 소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개울의 물을 한움큼 쥐어잡았다. ‘ 이, 이… … 물장난 참 재밌다. 너도 해봐라. ’ 또 다시 거짓말. 소녀는 개울돌에 앉아 소년과 함께 물장난을 하였다. 소년은 물만 허우적 거렸지만, 소녀는 물에 손을 넣어 쓸어보기도 하고, 수면 위로 맺힌 물방울을 떨어지게도 하고. 소년은 소녀의 그런 모습을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소녀의 기분은 말하지 않아도 알것만 같았다.






` 아이, 재밌다. 재밌어. `






소녀는 자신의 손에 맴돌던 물을 탁탁, 털고서는. 소년의 손을 잡는다. 소년은 꼬옥 맞잡은 소녀의 손이 보드러운지 계속 만지작 거린다. 소녀는 소년의 손에 또 다른 머리끈을 쥐어준다. 이번에는 샛노란 머리끈 이였다. 소년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소녀는 소년에게 말했다.




" 이거는 다른 머리끈, 내가 생각날 때 마다. 이 머리끈을 봐. "




소년의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 모든걸 들킨것 같았기 때문이였다. 소녀의 손이 떨어져 내렸고, 또 다시 소녀는 숲으로 향하여 걸음을 바삐한다. 또 다시 소년은 혼자가 되었다. 주머니 속으로 이번엔 샛노란 끈을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소년은 개울 돌들을 밟으며 저 멀리 가는 소녀와 점차 멀어진다. 소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소년은 계속하여 뒤를 돌아본다. 소년의 시야에서 소녀가 사라졌다.








***













꽃들이 만개한 동산으로 발걸음을 바삐하는 소년, 처음 와보는 시골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는줄은 꿈에도 몰라 그저 미소만 띄우는 소년이였다. 붉은색, 선홍색, 노란색, 한 잎씩 피어있는 꽃을 보아하니 소년의 머리속에는 소녀가 떠올랐다. 소녀의 웃는 얼굴, 붉은 선홍빛의 볼. 소년의 손에는 어느새 꽃들이 수북하게 움크려 들고 있었다. 푸른 남색의 옷이 흙먼지에 부비어 탁하게 되었지만. 소년은 꽃을 꺽느라 정신이 없었다.






" 좋아할까...? "






주저하는 모습도 잠시, 그냥 소년은 꽃을 한움큼 집어 들고 동산을 내려왔다. 점차 햇빛이 비추어지는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집으로 돌아오는 소년이였다. 아직 시들어지지 않은 꽃뭉치들을 품에 가득 안고서는 마당에서 꽃내음을 한껏 들이 마시는 소년. 소녀의 표정이 어떨지 예상이 가는듯 마냥 오늘따라 홀가분한지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방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선다. 아버지는 양 손 가득 무언갈 쥐시고는 어디론가 가신다. 꽃 뭉치를 들고서는 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가는 소년. 개울가를 지나선다. 오늘따라 물이 탁해보이는건 괜한 기분탓 일까. 소년은 물을 빤히 응시하다 저 멀리 자신을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얼른 뒤를 따라간다.





" 아버지, 우리 어디를 가는거에요...? "



" … …율이네. "





율, 이 율. 소녀의 이름. 소년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덤덤하게 길을 걸으시는 아버지와 함께 멍하니 땅만을 바라보며 입만 벌린채로 걷는 소년. 그렇게 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율의 집에 와 있었다. 소년은 아버지의 뒤에 숨어 아버지의 옷자락만 움킬 뿐이였다. 집안에서 울고불고 어머니의 손을 붙잡는 소녀의 모습에 소년은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소녀의 표정에 소년도 같이 일그러졌고, 가져온 꽃뭉치를 바라보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꽃이 시들어 있었다.





소년은 손에서 꽃뭉치를 놓아버렸다. ‘ 이사가 무슨 큰 일인가요, 지민이 아버님. 감사했어요. 그동안. ’ 저 멀리 소녀의 어머니가 급하게 나온다. 지민, 지민. 소녀는 울음을 그치고 지민이라는 이름에 바로 고개를 돌렸지만. 소년은 없었다. 소녀는 고개를 푹 숙였고, 또 다시 훌쩍 거렸다.








***









" … …아. "




소년이 개울가에서 넘어지고 만다. 무릎에서 피가 나왔고, 소년은 일어났다. 또 다시 달리고 달렸다. 계속 제자리인 기분 이였다. 소녀의 목소리가 들리는것 같았다. ‘ 아이, 재밌다. 재밌어. ’ 소년의 앞에서 물장난을 치는 소녀가 보였다. 흐릿하게 소년을 바라보며 웃는 소녀를 잡으려 달려가 보지만, 사라지고 말았다. 개울돌이 미끄러웠다. 소년은 소녀의 머리끈만 만지작거릴 뿐이고, 소녀는 다시는 오지 않을 시골에 울었을 뿐이다. 소년이 개울물을 움키자 소녀의 얼굴이 비추어졌다. 소녀의 웃는 얼굴이 계속 비추어지었다. 소년은 계속 소녀의 얼굴이 그려진 물만을 움키었다.







소년은 처음으로 물장난이 재미있게 느껴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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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당신만을  250일 전  
 글 좋아요

 답글 0
  _척애°  253일 전  
 악 징짜 넘 늦었는데 작당 진짜 축하드려요 ㅜㅜㅜ 건필 하셔요 ♡♡♡

 _척애°님께 댓글 로또 2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잭교  254일 전  
 헉 글 보면서 너무 좋은 글이라서 소름이 돋았어요ㅠㅜ
 앞으로 건필하세요!!!

 잭교님께 댓글 로또 1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요구리  254일 전  
 지금 인순 7위에여!!

 답글 0
  민슈가천재짱짱맨뿜뿜  254일 전  
 축하드립니당... 글 너무 이쁜데요
 제가 소녀가 되고 싶을 정도로요

 답글 0
  백꽁화  254일 전  
 축하드려요 ♡-♡
 글 진짜로 너무 이뻐요 ㅠㅠ

 백꽁화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휜디  254일 전  
 휜디님께서 작가님에게 202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휜디  254일 전  
 와우 정말 힐링되는 글이네요...

 답글 1
  다후아  254일 전  
 다후아님께서 작가님에게 5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다후아  254일 전  
 작당 축하드립니다ㅠㅠ

 다후아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27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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