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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물고기 밥 주는 놈 - W.달걀
물고기 밥 주는 놈 - W.달걀





물고기 밥 주는 놈
달걀 作




조금만 더 하면 숨이 턱 막혀 죽을 것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날씨는 정말 아니었다. 쨍쨍한 해가 열기를 미친 듯이 내리쬐고 있었고, 바닥에서 들끓는 아지랑이는 사람 여럿 죽일 듯이 피어올랐다. 와중에 우리 반 아이들을 정말 죽일 작정인지 시원한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이 날씨에 축구를 한다며 기어코 우리 반 전체를 밖으로 불러낸 남자 애들은 다 죽어가는 우리가 보이지도 않는지 물 만난 고기처럼 운동장을 활보하고 있었다. 쟤넨 더위를 타지 않거나, 정말 미쳤거나. 아마도 둘 중에 하나겠지.

“...아, 미친. 진짜 더워 뒤지겠네."

스탠드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대체 여기가 찜질방인지 학교 운동장인 건지. 작년 여름도 이 정도 더위였나 하는 시답잖은 생각이 들었다.

불쾌지수 200%. 내 눈에 모든 것들이 삐딱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 아무나 골이라도 넣던가. 쟤네가 공을 붙잡은지 벌써 20분이 넘게 흐른 것 같은데 어째 골 소식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의미 없게 체육 시간을 보낼 거였으면 아예 나오질 말았어야지. 등굣길에 받은 학원 홍보 부채를 열심히 흔들어봐도 더운 바람만 느껴졌다. 아, 짜증나. 모든 게 거슬리는 순간이었다.

“덥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도 아니고. 온몸을 땀으로 푹 적신 김태형이 축구를 하다 말고 내가 앉아 있는 스탠드 차양으로 다가왔다. 땀만 빼면 방금까지 땡볕 아래서 죽어라 뛰어다녔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려는 마냥 더운 기색 하나 없었다. 어째 나보다 더 멀쩡해 보여. 아무 말 없이 땀에 젖은 얼굴을 짜증스럽게 흘기니, 좋다고 웃어 보인다. 이 와중에 잘생기고 지랄이야. 존나 짜증나게.

얄팍한 턱 끝에 위태롭게 달려있던 김태형의 땀 한 방울이 내 양말 끝자락에 떨어졌다. 빠르게 스며들어 자신의 흔적을 없애는 땀방울을 바라보다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김태형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땀에 젖은 자신의 손을 바지에 몇 번 닦더니 내게로 손을 뻗었다. 앉아 있는 내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는 손이 투박했다. 뜬금없는 행동에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으면 또 한 번 피식 웃는다. 그런 김태형의 뒤로 축구를 하던 나머지 것들이 애타게 놈을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태형!!! 뭐 하냐 이 새끼야 빨리 들어와!!!!"
“아, 이거 봐. 나 없으면 경기 진행이 안 돼.”

입술을 비죽 내밀다 자신의 손을 다시 거둬간 김태형이 운동장 잔디를 밟으며 한창 경기를 하고 있는 무리 속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잊고 있던 들끓는 더위가 다시금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멈춰있던 부채를 빠르게 움직여 바람을 만들어내도 후덥지근할 뿐 시원해지지는 않았다.

“여주야."
“응?"

김태형이 가고 난 뒤, 뒤에 앉아있던 같은 반 친구 희진이가 계단 한 칸을 내려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희진이를 바라보니 본격적으로 말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태형이 괜찮은 애 같더라."
"아아..."
"실은 내 친구가 태형이랑 연락하거든."
"그렇구나."

근데 여주 네가 태형이랑 친하잖아. 그게 조금 신경 쓰이나 봐. 희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형의 옆에 있으니 이런 말을 듣는 것도 이젠 익숙하다.

“희진아."
“응?"
“난 연애사업은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누가 골이라도 넣었는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운동장을 울렸다. 희진이에게 향해있던 고개를 돌려 골대 쪽을 바라보니 김태형이 난리 부르스를 치다가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든다. 나도 따라 손을 들어 엄지를 치켜들었다.


안 봐도 뻔했다. 김태형이 또 골을 넣은 거겠지.






(골=어장 성공)

뭐라도 올리고 싶어서 정확히 2년 전에 써놓은 글을 꺼내왔어요,,

남겨주시는 댓글들은 항상 감사히 보고 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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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귀염뽀짝공주님  31일 전  
 잘 버거 가여

 답글 0
  모순뱅기  31일 전  
 달걀 님 보고싶었더요 ㅠㅡㅠ

 모순뱅기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정다겸  31일 전  
 정다겸님께서 작가님에게 988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머엉뭉  31일 전  
 머엉뭉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Bo_Na  31일 전  
 잘 보고 갑니둥♡

 Bo_Na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하루  32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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