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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SHADOW - W.보라해린
SHADOW - W.보라해린


SHADOW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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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내가 가지고 싶었던 건 많았다.









돈, 명예, 외모











사람들은 내 말을 들을 때마다 말도 안되는 꿈이라고 꿈은 꿈일 뿐이라고. 꿈 깨라고. 너가 그렇게 될 수 있을 리는, 없다고. 지독한 잔인한 말들을 쏟아부었다. 그래서 이를 더 악물고 달렸다.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말따위 듣지 않고 앞으로 달리기만 했다. 데뷔를 했을 때 설렜다. 어리석은 생각.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줄 알았다. 나를 욕하는 사람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였다. 앨범을 하나씩 내면 낼수록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반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두 분류의 사람들은 서로를 헐뜯고 싸웠다. 나를 왜 싫어하냐고, 나를 왜 좋아하냐고. 하지만 내가 그 사이에 끼어들 수는 없었다. 그냥 그 사실을 모른 체 하고 성공하기 위해 달렸다. 내가 부족한 것은 다른 멤버들이 채워주고 다른 멤버가 부족한 것은 내가 채워주며 숨이 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데도 멈추지 않고 달리기만 했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 괜한 호기심에 내 밑, 그러니까 바닥을 내려다 봤다.
















창공이였다
















당연히 땅일 줄 알고 무심코 봤던 바닥이였는데 내 발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 내가 끝까지 위로 올라간 걸까. 하지만 나의 위는 끝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높았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높게 왔다. 그러나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 높게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깊게 파고들었다. 내가 멍하니 서 있자 내 앞에서 달리며 내게 빨리 오라며 손을 흔들거리는 멤버들이 보였다. 뛰어야 했다. 햇빛이 뜨거웠다. 그렇지만 달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보잘 것 없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내가 잘 되는 것이 내가 성공하는 것이 증명하는 일이라고 믿고.
















하지만 아니였다. 나는 계속해서 높은 곳을 향해 뛰어갔다. 간혹 발걸음이 늦어지기도 하고 멈추기도 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젠 힘들어 말라비틀어진 입술을 이빨로 깨물면서 흐트려져 가는 정신을 깨우고 싶었다. 멤버들도 너무 힘들다고 잠시만 쉬자고 그 자리에 멈춰섰을 때 우리는 달리고 있을 때보다 더 심한 갈증을 느꼈다. 두려웠다. 달리고 있을 때는 잡생각이 떨어져 나갔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자니 높게 나는 게 무서웠다. 밑을 내려다봤다. 저번에 내려다봤을 때보다 훨씬 더 높아진 높이. 하지만 내 위의 높이는 여전히 똑같아보였다. 그러나 내려가고 싶었다. 전에는 더 높게 올라가고 싶었으나 지금은 내려가고 싶었다. 더 올라갔다간 추락할 때의 고통이 더 커질 것 같았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그냥 차라리 지금 다 포기하고 싶었다.
















"형-"



"윤기야 우리 조금만 더 버티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약한 마음을 먹었던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풀려져 있던 내 눈빛은 한순간에 독한 눈빛으로 머금어졌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갈라진 입술에 침을 덧바르고는 다른 멤버들을 밀어주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우리의 등 뒤에는 보라색과 금색의 날개가 달려 있었고 더 달리기가 수월해졌다. 우리가 원한다면 그 날개에 기대어 발을 떼도 위로 날아갈 수는 있을 것이였다. 하지만 우리는 날개를 접고 우리의 발로 뛰었다. 날개로 날다가는 아프게 추락할 것 같았다. 달콤한 유혹에 빠질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일까. 이런 머리로는 절대 작업할 수 없었다. 그 생각을 떨쳐 버리려 더 빠르게 달렸지만 발이 삐끗해 넘어져버렸다. 넘어졌을 때 나는 내 밑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햇빛이 쬐서 더 커진 그림자. 나의 부담감이였다. 그동안 내가 외면했던 모른 척 했던 감정들. 싫었다. 일어나지 못했다. 내 앞을 달려가던 멤버들은 내가 따라오지 않자 고개를 돌려 넘어져 있는 나를 바라봤고 남준이가 내게 다가왔다.
















"형, 일어나요"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남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웃어보였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뛰지 않고 걷기 시작했다. 앞으로, 앞으로.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우리 7명은 일순간 모두 정지됐다. 하지만 그 뒤 약속이라도 한 듯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심장이 너무 크게 요동치고 목에서 피 맛이 심하게 나자 그제서야 걸음을 늦췄다. 이제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멈춰서 숨을 크게 쉬었다. 무릎을 붙잡고 주저앉아 숨을 쉬고 있을 때 아까 애써 또 외면했던 부담감이 나를 마주했다. 눈을 감았다. 이런 거 따위 보면 안돼.















"괜찮아요, 형"















정국의 목소리. 모두가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모두 중압감으로 들려왔다. 나 스스로 마음을 고쳐먹어야 했다.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자. 부담감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던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스타가 되길 원했던 그때로. 눈을 감았다. 그동안의 7년 간의 일들이 내 눈 앞을 휘리릭 지나갔다. 웃음이 나왔다. 그래 마주봐야 했다. 그게 나였으니까.















"이 노래는 어떨까"



"오, 좋은데요?"



"방황과 혼란을 그림자로 표현해서.. 왠지 모르게 위로 되는 것 같아요"















나는 그제야 진심으로 미소지었다. 이제야 깨달았다. 단 한번의 눈 깜박임과 한걸음 뿐이였는데도.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빨리 변할 수도 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이럴 수 있었던 까닭은 내가 믿을 구석이 있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그 믿을 구석이 사라지면 나는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애써 모른 척 했다. 그림자가 더 커졌다.
















나는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정말 괜찮은 게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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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경고입니다  243일 전  
 필력 어떻게 된 거죠..? 너무 잘쓰세요ㅜㅜ 진짜 엄청 잘쓰신다구요ㅜㅜ

 답글 0
  참새거짓새  244일 전  
 글 멋있어요

 답글 0
  강하루  245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soru  245일 전  
 와... 글 진짜 잘쓰세요

 soru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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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꼬마  246일 전  
 작가님,대박이에요ㅜㅠ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쓰시죠?

 아미꼬마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내인생의별  246일 전  
 글 너무 잘 쓰세요 .....

 답글 0
  별빛sky  246일 전  
 역시 작가님이에요ㅜㅠㅜㅜ

 별빛sky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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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쓰°  246일 전  
 헐//대박이에요..

 예쓰°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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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1j  246일 전  
 슬퍼요ㅜㅜ

 y1j님께 댓글 로또 1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y1j  246일 전  
 슬퍼요ㅜㅜ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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