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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핏밭에서 피어난 꽃 [02] - W.보라나
핏밭에서 피어난 꽃 [02] - W.보라나




















핏밭에서 피어난 꽃

















차 안을 정말로 조용했다. 기사도 그런 분위기에 괜히 헛기침을 하고 백미러로 둘을 힐끗힐끗 보며 ‘도련님, 오늘 늦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정국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스래 물어봤지만 정국의 인상이 곱지 않다는걸 알고는 그만두고 그저 운전에만 집중했다. 여주의 목덜미에는 반창고가 아닌 피딱지가 지어져 있었다.









‘야’



‘네?’



‘왜 반창고 안 붙였냐?’



‘아…빨리 피가 굳어서 굳이 안 붙여도 될거 같아서요.’







여전히 정국의 인상은 펴질지 몰랐고, 여주는 뒤에 매고 있었던 백팩을 앞으로 가져와 가방문을 열어 여제 정국이 줬던 포장도 뜯기지 않은 새 반창고를 조심스래 좌석위에 올려놨지만 정국이 그것을 검지 손가락으로 튕겨 바닥에 떨어트리게 했다.




‘네가 만진걸 내가 왜 써?’라며 재미있다는 듯 무섭게 웃어보였다. 바닥에 떨어진 반창고를 보고 여주는 아까도 세게 물었던 입술을 다시 한번 물었다. 입가에서 비릿한 피맛이 났지만 별 신경쓰지 않고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여러모로 씁쓸한 기분이였다.





정국의 집은 으리으리한 대저택이였다. 기사가 정국이 앉은 좌석의 문을 열어주자, 정국은 가방을 가지고 차에서 내려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정국이 들어가고 나서야 여주고 가방을 챙겨 차에서 내린후 기사에게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흡혈의 여운이 남은건지 어지러워 옅게 휘청거리면서 들어가는 여주의 모습에 기사는 안타까운 듯 혀를 끌끌끌 찼다. 우리 도련님은 언제쯤 철이 드시려나 하고.





여주가 이 으리으리한 대저택에서 지낼수 있는 곳은 단 한군대 였다. 계단으로 내려가 있는 작은 지하실. 전구 두새개로 어두운 방을 밝히고 있었고 꽤나 허름했다. 여주와 여주의 엄마가 같이 생활하는 곳이다. 이곳은 정국마저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여서 여주는 여기서만큼은 마음껏 웃고 울고 화낼수 있었다.




계단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어지러워 몇차례 굴러 떨어질뻔 했지만 난간을 꼭 붙잡고 가까스로 지하실에 도착한 여주는 가방을 풀러 침대 옆에 두고 책이 얼마 꽂혀있지도 않는 책장으로 가서 아지자기한 동화책을 꺼냈다. 정국이 5살 때 생일선물로 준 책이였다. 그 책을 13년이 지나도록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책을 펼치자, 중간에 사진이 한 장 있었다. 어릴 때 여주와 정국이 나란히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국과 여주는 정말 친하게 지냈다. 늘 둘이 붙어 다녔고 늘 둘이서 함께 놀았다.




‘귀엽다…’




이젠 낡아서 모서리가 구겨지고 조금씩 찢여진 사진을 쓸어내리며 여주는 살며시 웃었다. 그렇게 멍하니 사진을 보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여주는 엄마인가 싶어 뒤를 돌아봤지만 뜻밖의 인물이 서 있었다.





정국이 지하실로 들어와 여주의 손에 있는 사진을 보고는 우습다는 듯이 바람빠지는 웃음을 짓고는 다가가 사진을 뺏어서 여주의 눈앞에서 반으로 찢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반으로 찢은걸 겹쳐서 또 찢고, 또 찢고, 또 찢어서 작은 종잇조각이로 만들었다. 여주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헛것인가? 라고 멍청한 상상까지 했지만 자신의 얼굴로 뿌려지는 종잇조각에 현실임을 알았다.






‘너랑 한순간이라도 이랬다는게 쪽팔리다.’



‘..’






‘이렇게라고 하면 위안이라도 되냐?’





정국은 욕을 내뱉고 지하실을 미련없이 떠났다.










***











언제나 맞아도 익숙하지 않은 차가운 물줄기에 여주는 몸이 떨렸다. 온수가 전혀 나오질 않는 샤워기를 원망해 봐도 나오는건 늘 차가운 물 뿐이였다. 그 덕에 겨울에는 늘 물을 따뜻하게 끓여서 식히고 씻는게 일상이였다.





차가운 물줄기에 뼈까지 시리는 느낌에 얼른 씻고 나가야 겠다고 생각해 여주는 손으로 몸을 연신 문질렀다. 그러다 목에 손이 갔고, 다시 아려오는 통증에 눈을 찌푸렸다. 손톱으로 살살 긁어서 피딱지를 때어내니 피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작게 구멍이 두 개 나있었다. 깨진 거울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젓은 머리를 탈탈탈 털면서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대낮인데도 지하실이라 어두컴컴한 탓에 벽에 손을 짚고 걸어가 침대에 몸을 던지다싶이 누웠다. 아직도 어지러운 느낌에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이번에는 배가 문제였다.





노예가 된 인간에게는 하루에 한끼가 제공 된다. 하지만 사람이 하루에 한끼로 버틸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늘 배가 고팠다. 몸을 일으켜 여주는 여주엄마의 외투 주머니를 뒤지다라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이 나왔다. 이걸로 라면이나 사먹을까 했지만 쓰면 안 될거 같아 관두기로 하고 배를 움켜쥐고 다시 누워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해보려고 노력했다.






잠은 오지 않았고 배는 계속 고프고 미치겠는 와중에 지하실의 문이 또 열렸다. 엄마인가 싶어 문쪽을 봤지만 정국이 인상을 잔뜩 쓰고는 손에 쟁반을 들고 서 있었다. 여주는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니 머리가 핑 돌아 다시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니네 엄마가 우리 엄마한테 하도 빌어서 가져왔다.’



‘저희 엄마가요?’



‘그래. 뒤지고 싶어서 안 먹는거면 내가 죽여주고.’







잘 일으켜지지도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벽을 짚으며 걸어오는 여주의 모습에 정국은 혀를 한번 차고는 신경질적으로 쟁반을 땅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나갔다. 쟁반에는 물 한컵과 따뜻한 흰죽이 있었다. 밥과 물만 넣고 끓인 흰 죽.




여주가 힘겹게 걸어가 쟁반에 놓인 흰죽을 한 입 먹었다. 입안에 따뜻한 죽이 들어오니 덩달아 자신의 눈에도 따뜻한 무언가가 고였다. 여주는 상관하지 않고 그저 흰죽을 먹기만 했다. 아무런 간도 되어 있지 않은 죽을 어두운 지하실 안에서 열심히 먹고 있었다.











***












‘아악!’



‘조용히 해.’



‘잠시만요. 주인님, 아파…아파요.’






정국은 한번 여주의 피를 먹어보더니 주기적으로 지하실에 찾아와 그녀의 피를 먹었다. 그럴때마다 힘들어 진이 빠지는건 여주였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저 그가 자신이 죽지 않을 정도까지만 흡혈하기를 빌뿐이지.





처음 먹었을 때 났던 구멍으로 다시 정국은 자신의 송곳니를 꽂았다. 날카로운 그의 이가 여주의 혈관을 건드리자, 송곳니를 타고 그녀의 피가 정국의 입안에 흘러 들어왔다. 인간에게는 그저 철맛나고 비린 피지만 뱀파이어들에게는 이것이 그리 달콤한 것일수가 없다. 그래서 귀품없는 뱀파이어들은 이 맛에 눈이 돌아 한번에 인간의 피를 모조리 빨아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정국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기품있는 최상에 위치해있었기에 여주가 죽지 않는 양을 알아내 선을 지켜가며 마셨다. 그래야 두고두고 매일 먹을수 있으니까. 싸구려 사형수나 동물의 혈팩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무리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먹고 자란 동물의 피라도 역시 인간의 피와는 비교도 안 된다는 것을 정국을 다시 한번 알아버렸다.






여주의 목에서 입을 때고 목덜미에 남아있는 피를 핥아 먹었다. 정국의 혀가 여주의 목에 닿자 놀랐는지 몸을 크게 한번 떨고는 경직이 되어 있었다. 정국이 여주의 목덜미에서 얼굴을 때자 그제서야 여주의 얼굴이 보였다. 맨날 땅에만 처 박고 살아서 얼굴을 보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했다. 아픔을 참기위해 아랫입술을 꾹 물고 있었고 그로 인해 입술에도 피가 송글송글 맺혔다. 입에 난 피의 달큰한 냄새에 정국은 하마터면 입술을 핥을뻔 했지만 자신의 위치와 품격을 생각해 억누르고 있었다.






‘나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아…그러세요?’






기뻐해야 될지 위로를 해줘야 될지 고민이였다. 만일 여주가 정국에게 기쁨을 표한다면 진정 미친취급을 받을 것이고 위로를 해주면 주제넘는 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하기에 무미건조하게 반응을 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부르면 재각재각 달려와.’



‘네…’










***











여느때와 다름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학교로 갔다. 여주는 동관으로, 정국은 서관으로 갔고 여주는 교실로 들어갔다. 이상하게끔 여주가 교실로 들어가자 떠들썩했던 교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다들 묘하게 내 눈길을 피하는 눈치였다.






그때, 그 남자무리들이 웃으면서 들어왔다. 그리고는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을 반 전체에게 보여주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 사진속에는 어제 내가 정국에게 흡혈을 당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빼도박도 못하게 얼굴이 완전 나와 같았다. 어떻게 찍은지 몰라도 그제서야 반의 분위기가 왜 이랬는지 알 것 같았다.





‘야! 이거 봐라ㅋㅋㅋ 임여주 얘 뒤에서 뱀파이어한테 피나 주고 다녔다. 인간의 수치 아니야?!?!?!’







어떤 이는 여주를 그들과 같이 혐오스럽게 보았고, 어떤 이들은 여주를 안타깝게 보았고 어떤 이들은 여주를 모르는척 했다. 순간 그녀는 태형이 생각이 나 그의 자리를 봤지만 그도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불똥이 튀는걸 원하지 않는거였다. 여주는 그리 서운하지 않았다. 이정도의 우정이였다는 것을 확인한거겠지.






한 장이 아닌지 손가락으로 넘기며 반 애들한테 보여주는 그 애들의 행동에 여주는 속으로 저 자식들의 손가락을 부서트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치심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감돌았고, 정국의 생각이 문득 났다. 주인님은 사진이 퍼진걸 알까? 아마 알더라도 고소하다며 비웃겠지. 라고 정국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우울함에 빠졌다.






‘야, 오늘 방과후에 체육창고로 와라. 우리 주인님들께서 기다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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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7민윤기  2일 전  
 여주 어떻케ㅠ

 답글 0
  효은  2일 전  
 ㅠㅜㅠㅠ 너무 재밌어요 ㅠㅜㅠㅠㅠㅠ

 답글 0
  에뜨동산  2일 전  
 아니야... 태형이 다시 돌아올꺼야.. 그럴꺼야..

 에뜨동산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후,생  2일 전  
 태야...어떻게........

 후,생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1
  네모르겠사옵니다  2일 전  
 태야... 너가 그런앨줄은...(((입틀막

 네모르겠사옵니다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머요  3일 전  
 어떠케 그럴수가 있어!!

 머요님께 댓글 로또 1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무지개그네  3일 전  
 여주야ㅜㅜㅜ

 무지개그네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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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dmfbh  3일 전  
 너무ㅜ한데ㅡㅡ.?

 답글 0
  임하~  3일 전  
 이건 그냥 뱀파이어물인건가요 연애뱀파이어물인가요?어디서도 사랑?이 시작될만한건 안보이는거같아유

 임하~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LaurenLee  3일 전  
 헐 너무한데...같은 인간끼리 도우며 살아야지!!(잔소리중)

 LaurenLee님께 댓글 로또 4점이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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