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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밀레니엄의 시절 II - W.아휘
밀레니엄의 시절 II - W.아휘






밀레니엄의 시절







트리거 워닝 방임







2000 년도. 너의 손을 잡고 맞이한 새천년. 지난 세기의 아름다운 귀결. 열일곱의 소년은 머리칼을 기르기를 좋아했다.




떨리는 수화기를 잡고 눈물을 흘린 지도 삼 년, 유학이란 명목으로 외딴 나라에 버려져 눈물을 삼킨 지도 꼬박 삼 년을 다 채운 시절. 타지에서 하루 눈물 장사를 마치고 기숙사로 향할 때면 전정국 네 놈은 매번 사각의 신전 기둥에 아폴론이 돼 있었다. 해는 가물가물 수줍은 적색을 띠고는 했지만 너란 새침데기는 저의 고고한 얼굴에 미소를 띄우는 법이 없었다. 당시에는 가벼이 눈을 맞춘 후 네가 내 손을 잡아 끄는 것이 우리의 관례였고, 그때에는 앙 다문 입술에다 사탕 한 알을 욱이며 아사 직전의 나를 건져내는 네가 있었다. 그 일순간이 나의 생계를 건사하는 동력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찬란했던 너의 존재로 인함인가, 내 기괴한 청춘의 잔상으로 생성된 기억들은 죽을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나는 몇 년이 가도록 너와 대화해 본 일이 없었다. 너의 언어로 된 거라곤 뭐 하나 알아먹질 못하는 탓에 대화 시도란 주제넘는 행위였다. 실상 입은 열지 않는 편이 양인에게 나았다. 남 앞에서 입방정이나 떠는 일에는 역시나 취미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배타적 사고방식에 기인한 정신이 나를 고립시켰다고 본다. 삼 년 내지 사 년이 되는 그 기간 동안 지속된 친구라 칭할 만한 대상의 부재는 여부없는 일이었다. 진속이 모호한 너를 사랑한 것은 네가 가진 한 쌍의 눈에서 연민을 읽어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네가 내게로 끊임없이 보내오던 사랑은 무인의 그것이었는지, 아니었더라면 어떠한 연유로 나를 사랑했던 것인지. 혹자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인지. 결단코 의심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너는 이미 나의 모든 걸 잠식하고도 입맛을 다시고 있었기에. 너에게 청춘의 편린 정도로 기억되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망령된 자는 말이 없었으니, 어쩌면 너에게 나는 그저 불궤의 메타포였는지도. 인류의 양 끝에 선 자들이 함께하는 순간은 누구 하나 죽일 듯이 달았고, 몰락은 필정의 운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영속의 구원, 생애 유일의 동아줄이었다.




三 二 一,新年快乐!




귀국길이 유난히도 추웠다. 그토록 갈망하던 고국의 공기가 먼지 투성이인 그곳의 그것보다 매캐했다. 손아귀에 꼭 그러쥔 쪽지 한 장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2000 년도 1 월, 나의 열일곱은 한 달만에 저물고 말았다.







썩어 문드러진 청춘의 사랑
그 사랑이 내 사랑









밀레니엄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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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석건  173일 전  
 이 글들 전에 봤었던 것 같은데 다시 봐도 너무 조아요 ㅠㅠㅠㅠㅠ
 이런 분과 프젝을 함께 하다니........ 저는 영광입니당........ ㅠㅠ

 답글 0
  나인  173일 전  
 잘 보고 갑니다

 답글 0
  나연ㅤ  173일 전  
 예쁜 글 잘 보고 갑니당!

 답글 0
  화주  173일 전  
 문체가 너무 제 스타일이에요ㅠㅠㅠㅠ 예쁜 글 잘 보고 가요!!

 답글 0
  궐석¹¹  173일 전  
 잘 보고 가요♡.♡

 답글 0
  아프로던트  285일 전  
 아프로던트님께서 작가님에게 124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구존  285일 전  
 사란애욧 필시 님( ◍•㉦•◍ )
 썩어 문드러진 사랑이 내 사랑이란 문장 보구나서 온 몸이 부르르 떨린거 있죠...-♡- 진쟈 잘 읽구 갑니당❤❤

 구존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정국아개사랑해  285일 전  
 우리가 누구 진격의 방탄소년단

 정국아개사랑해님께 댓글 로또 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듀릿  286일 전  
 듀릿님께서 작가님에게 50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듀릿  286일 전  
 정말정말 사랑해요 모든 문장이 진짜 감정을 욱여넣은 것같아서 진짜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ㅠㅠ

 듀릿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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