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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딸기맛 사탕 - W.찔깃
딸기맛 사탕 - W.찔깃






달달한 것을 썩 내켜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달달한 걸 입에 물고 살았다.



습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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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등굣길에 편의점을 들렀다. 이른 시간이라 구멍 뽕뽕 뚫린 길쭉한 통에 촘촘히 꽂혀 있는 막대사탕들을 앞에 두고 신중히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은 늘 딸기맛 사탕이었다. 추운 날씨 탓에 주먹 꼭 쥔 채 웅크리고 있던 손가락을 펴서 모나지 않은 동그란 사탕을 집었다.





초코맛은 너무 달고, 딸기우유맛은 끝이 텁텁했다. 오렌지맛은 그냥 끌리는게 없고, 라임맛은 제 입맛에 너무 새콤했다. 포도맛보다는 딸기맛이 훨씬 좋았다. 별 거 없다. 딸기맛 사탕만을 고집하는 이유이자 딸기맛 사탕을 고르기까지 늘 반복되는 고민이다. 고민에 대한 답은 꼭 정해져있으니 막막할 것도 없었다. 항상 쓸데없는 걱정거리들로 머리를 꽉 채워서 답 없는 인생 팔자나 점치고 있자니 차라리 사소히 반복되는 명확한 답 있는 고민을 틈틈이 하는게 나았다. 그래야 막막한 인생 좁은 틈새로나마 숨이라도 몰아쉬지.





길가에 핀 꽃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조금씩 살랑였다. 귀엽게 흔들리네. 겨울인데도 싹을 틔워 꽃을 피운게 장했다. 그게 다다. 별 생각 없었다. 잠시 걸음을 멈춰 괜히 코를 훌쩍이며 폰을 켜 시간을 봤다. 7시 37분. 등교시간이 8시 30분까지인데다가 걸어서 학교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대략 20분이란 걸 감안하면 꽤 여유로웠다. 시간을 띄우고 금방 꺼져버린 검은 화면에 코가 조금 벌게진 것 같은 내 얼굴이 보인다. 추위에 얼어버렸을 얼굴이 좀 괜찮나 조그만 화면 이리저리 움직이며 열심히 확인하다가도 금세 흥미를 잃고 다시 걸음을 뗐다.





인간이란건 참 모순적이다. 완전 모순덩어리. 그런 인간들이 맺는 인간관계라는 것도 참 모순적이다. 개인만이 유일하게 존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하에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면서, 그 타인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진짜 웃겨. 인간관계 다 필요없어, 인생은 혼자야.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는 또 외로움을 느낀다. 인간은 왜 꼭 상처를 받아야 하지? 상처를 받지 않을 순 없는 걸까?





그새 또 쓸데없는 생각에 걱정만 늘었다. 땅 꺼져라 크게 숨을 내쉬고 양쪽에 치렁이는 가방끈을 쥐어잡았다. 어쩜 쉬지도 않고 머리엔 계속 쓸데없는 생각만이 가득 들어찬다. 잡생각과 함께 들어차는 막연함에 입에 물었던 딸기맛 사탕을 잠시 빼고 고개를 젖혀 입김을 불었다. 새하얗게 시야를 메웠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입김이 보기 좋았다.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입김 뒤로 쨍한 해가 보였다. 둥글다. 붉다. 예쁘다. 유난히 하늘이 예뻤다. 분홍빛도 돌고 푸른빛도 도는게 노을보다 더 예뻤다. 거리를 둘러보니 아직 사람은 없다. 안타깝다. 하늘이 이렇게 예쁜데 못 보겠지? 조금이라도 늦으면 하늘은 금세 변해 있을테다. 예쁜 모습임에도 다른 모습에 그런 예쁜 제 모습을 감춰버릴테지. 늘 저렇게 예쁜 모습이어도 좋을텐데. 생각하며 다시 입에 물었던 딸기맛 사탕을 세게 물었다.





조각나버린 사탕 파편들이 입안을 뒹굴었다. 자잘한 조각들은 가만히 머금은 채로 제법 큰 조각을 두고 혀를 굴렸다. 어느새 입안에 가득 퍼진 딸기향에 기분이 좋았다.





아직 사랑이란 건 해보지 못했다.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다보면 주제의 절반이 연애 이야기인데 굳이 연애 없이 그 대화에 잘 끼어들면서도 왠지 모를 소외감은 어쩔 수가 없다. 지금까지 잘 자라오면서 연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어릴 적 장난식으로라도 친구의 친구들끼리 돌려 사귀었던 것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건 딱 질색이었다. 요즘 부쩍 연애 생각이 자주 든다. 그런데 또 섣부른 연애는 별로다. 첫 연애는 제대로 된 사람과 해보고 싶은 괜한 주책이었다.





인생의 끝은 죽음뿐일까. 죽음으로 이끌어지기까지 견뎌낸 혹은 이뤄낸 나의 온전한 삶은 죽음이라는 인생의 끝에서 회상될 수 있을까? 인생의 끝을 빨리 보고 싶으면서도 보고 싶지 않다.





힉. 어쩌다 이런 생각까지 와버린 제가 웃겼다. 머리를 휘휘 젓고 숨을 크게 들이켰다. 차가운 아침 공기는 늘 기분이 좋다. 비록 조그만 미세먼지들이 한가득 숨어있을지라도. 특유의 상쾌한 공기는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괜히 소리내어 웃어도 봤다. 음. 어느새 없어져 버린 사탕 조각에 입맛을 다셨다. 괜히 혀를 깔짝대니 단물이 느껴진다.






좋다.

어금니에 조그만 사탕 파편이 아직 끼어있어 입안이 달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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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두서없는 글인가 싶으시겠지만 등굣길이나 출근길 아니면 혹은 꼭 목적지 두고 걷는 길이 아니더라도 평소 걸어다닐 때면 수없이 몰아치는 잡생각들에 괜히 울적해지고 또 괜찮아졌다가 또 울적해지고 또 괜찮아지고를 반복하는 그런 오묘한 감정들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잘 전달이 안되구 뒤죽박죽 글이 되버린 것 같긴 하지만... ㅜㅜ


생각이라는게 참 무서워요. 훅훅 감정들을 지배해버리는게 수준급이야 아주. 생각을 안하고 살 순 없는 걸까요? 이 와중에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생각을 안 할 순 없는거겠죠?


요즘 연말 앞두고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와중에 잡생각들은 여전히 밀려와서 싱숭생숭 답답한 마음에 글로 해소해봤습니다. 저는 조금 후련해진 것 같아요. 헤헤. (ღ•͈ᴗ•͈ღ)

감히 여러분들도 행복하지만 지쳤을 연말에 고요히 위로 받으셨길 바라며 조만간 다른 글들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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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굳건하셨으면 좋겠어요.

남은 2019년 여러분들의 모든 날이 촉촉하고 편안하길 바라요.


넘치는 다정 안에서 행복하세요.
2020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ღ•͈ᴗ•͈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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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찔꾸  248일 전  
 좋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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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  267일 전  
 진짜 너무 잘 보고 갑니다. 너무 이쁜 글이네요

 답글 0
  noonine9999  283일 전  
 글 너무 잘쓰세요ㅜㅜ♥

 답글 0
  모찌섹시짐  284일 전  
 저도 딸기맛 좋아해요!!

 답글 0
  임떡  284일 전  
 저도 달달한거 좋아해요!!

 답글 0
  임떡  284일 전  
 저도 달달한거 좋아해요!!

 답글 0
  미역ㄱㄱㄱㄱㄱㄱ  284일 전  
 딸기 쉐이크맛 사탕 먹다가 이 글 보니까 대박이에요♡♡♡
 

 미역ㄱㄱㄱㄱㄱㄱ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시은_SN  284일 전  
 2020년에도 작가님과 함께하겠습니다(*´ ˘ `*)

 답글 0
  강하루  284일 전  
 글 잘쓰시네요

 답글 0
  ฅ(^.ꞈ.^)ฅノ  284일 전  
 흐어ㅜㅜㅜ필력 대박이에요ㅜㅜ

 ฅ(^.ꞈ.^)ฅノ님께 댓글 로또 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10 개 댓글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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