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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Saturday - W.봄달해
Saturday - W.봄달해









Saterday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공간 안에 가득 울려퍼진다. 부드러운 손가락 놀림이 피아노건반을 누르며 물흐르듯 건반위에서 춤을 추듯하다. 눈을 감고 음악에 취한 윤기는 발로 페달도 꾸욱꾸욱 눌러주며 최고의 선율을 만들어내었다. 마법같았다. 그의 두손에서 만들어지는 마법은 듣는이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마법처럼 마음이 안정되며 편안해졌다.




ㅇㅇ는 그런 윤기를 정말 좋아했다. 아니, 사실은 윤기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선율을 좋아했달까. ㅇㅇ는 윤기가 봉사활동을 다니는 병원의 환자였다. 선천적으로 태어날때부터 심장이 약한 불치병을 가지고 태어난 ㅇㅇ는 학교에도 가지못하고 하루종일 침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거나 아주 가끔 밖을 산책하는 일밖에 하지못했다.






-김ㅇㅇ, 나왔어.


-윤기야!



그런 ㅇㅇ의 시시하고도 재미없는 열여덟인생을 바꿔 놓은것이 바로 윤기. 윤기는 토요일마다 학교에서 내신 점수로 채워야하는 봉사활동을 자신의 특기를 살려 집 근처 병원인 아미 병원에서 아픈 환자들을 위한 피아노 연주를 한다. 사실은 얼마전에 다 채웠음에도 불구, 그냥 ㅇㅇ를 보러온다. 윤기가 느끼는 ㅇㅇ의 병실 문을 열고 환하게 자신을 반기는 ㅇㅇ의 미소를 보는 느낌이란 말로 다할 수 없다지.






-치료 잘 받고, 약도 잘먹고 있었냐?


-당연하지. 그러면 너가 두 곡 연주해준다 그랬잖아.


-말 잘듣네. 이쁘네 김ㅇㅇ.




좋았다. 둘은 서로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했다. 쑥쓰러워 말로는 다 못하지만, ㅇㅇ는 일주일 내내를 토요일에 올 윤기를 생각하며 버텼고, 윤기도 토요일에 볼 ㅇㅇ를 생각하며 학교 생활을 버텼다. ㅇㅇ은 윤기와 윤기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마법을 사랑했고, 윤기 역시 ㅇㅇ의 병실의 라벤더향기와 ㅇㅇ을 정말 사랑스럽게 여겼다.




짝짝짝짝.




-이번에 새로 작곡한 곡이야?


-응. 좋지.


-완전. 제목이 뭐야?


-토요일.




`토요일`, 일주일을 살아가게하는 원동력인 ㅇㅇ를 생각하며 작곡한 곡이다. 곡 제목에 감동받은 ㅇㅇ는 눈물을 잠시 글썽이다 윤기를 따뜻하게 안았다. 그리고는 윤기의 멋진 피아노 연주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않는다며 해맑게 웃는 ㅇㅇ와 그녀를 흐뭇하게 쳐다보며 같이 웃는 윤기. 그 둘의 모습은 정말 풋풋하면서도 보기좋았다. 그 이외에도 산책도 함께 나가고, 간식도 먹고, 그림도 같이 그리며 추억을 늘려갔다.




-나 너랑 맨날맨날 같이있고싶어. 같이 살고싶어. 토요일을 목빠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게.


-나도. 우리 그럼 나중에 그럼 결혼하면되지 뭐.


-결혼? 프히, 그거 좋다.


-푸흐, 그렇게 좋아?


-응. 결혼 하고싶어 빨리.




윤기는 ㅇㅇ이 귀여웠는지 자신의 품에 포옥 가둬놓고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주 조심스럽게 말이다. 병실 가득 울려퍼지는 라벤더 향이 그들을 감싸안고 한층더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ㅇㅇ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윤기와 함께있을땐 세계최강 천하무적이다. 모든 일들을 해낼수 있을것만 같았다. 또, 윤기와 함께한 매순간 모든 일들이 즐거웠고.




-나도 쳐볼래.


-이게 도, 여기부터 레, 미, 파, 솔...


-재밌어.


-그럼 `나비야` 먼저해보자.


-이, 이렇게 하는거 맞나?


-잘하네 김ㅇㅇ.


-나 연습해서, 나중에 꼭 `토요일` 칠거야.


-푸흐, 그래. 알려줄게.




링거를 끌고 피아노의자에 앉아 매일 윤기가 치던 것을 구경만하던 ㅇㅇ가, 피아노 건반을 작고 흰 손가락으로 띵가띵가 눌러보았다. 누를때마다 소리가 나는게 너무나도 신기해 웃음이 지어졌다. 윤기는 뒤에서 ㅇㅇ을 백허그 자세로 감싸안고 ㅇㅇ의 손가락을 살포시 눌러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었다. 최고의 레슨이었다. ㅇㅇ이 제법 잘따라오자, 윤기는 대견하다는듯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실 백허그 자세로 알려줄때 둘의 얼굴은 너무 가까워 그 둘의 모습은 보는이도 설렐 지경이었다지.





-맛있어?


-응. 윤기가 사다주는건 다 맛있어.





윤기가 사온 젤리를 우물우물 잘도 먹는 ㅇㅇ이었다. 환자복도, 매일 바라보는 똑같은 풍경도, 네모반듯한 병실도 지겨웠던 ㅇㅇ에게 8개월전 찾아온 윤기는 너무나 큰 선물이었다. 윤기는 천재피아니스트의 외동아들로, 그 피를 오롯이 물려받아 천재적인 연주 실력과 작곡 실력을 겸비했는데, 병원 봉사말고도 각종 콩쿠르와 대회에서 상을 휩쓸 정도였다.






-야, 울지마...


-안울게 생겼냐, 너 못본다는데... 흐으...


-울면 너 더 안좋아지잖아. 뚝 그치자.


-가지마... 가지마라 윤기야, 응?


-미안해...





윤기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댄다. 너무나 갑작스럽지만 어쩔수없었다. 한국은 윤기의 재능을 가둬두기엔 턱없이 작은 공간이었다. 사실은 윤기도 유학을 가기싫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김ㅇㅇ. 유학 기간 3년동안이나 혼자 남아있어야할 ㅇㅇ가, 일주일 내내 자신만을 기다리며 병과 싸워가야할 ㅇㅇ가마음에 걸렸기때문이다. ㅇㅇ도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었다. 슬펐지만 윤기의 앞길을 막고싶진않았다. ㅇㅇ도 윤기가 잘되길, 행복하길 누구보다 바랐으니.







-점점 안좋아지고있어 ㅇㅇ아...


-...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것 같구나.


-쌤, 윤기는 언제와요.


-ㅇㅇ아, 하... 또 윤기 찾니, 윤기는 캐나다간지 벌써 1년이나 됬잖아.




그녀의 눈은 점점 탁해져만갔다. 일주일을 버티게하는 원동력이 사라진것이다. 그녀에게 삶의 의미는 없었다. 또다시 시작이다. 똑같은 환자복, 매일 바라보는 똑같는 창밖 풍경, 네모반듯한 병실, 손등에 꽂혀있는 링거바늘과 수많은 딱딱한 약들. 윤기없이는 모두 한심해보였다. 윤기와 함께 일땐 주사맞는것도 하나도 안무섭고 약도 달콤했다. 하지만 지금은 ㅇㅇ는 그저 약하디 약한 우울한 불치병 시한부 환자에 불과했다.




-ㅇㅇ아 제발 이것좀 먹자. 응?


-됬어요. 먹기 싫어요. 엄마 나 먹기 싫어. 윤기 불러줘.


-제발 한입만.


-싫어, 싫다구... 나 잘래요.





ㅇㅇ은 점점 야위어 갔고, 건강 상태도 심하게 악화되어갔다. ㅇㅇ에게 최고의 약은, 윤기가 매주 토요일마다 놓고가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아니었을까. ㅇㅇ은 윤기의 이름과 얼굴, 목소리와 그가 들려준 피아노 연주,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결을 잊지않으려 오늘도 윤기를 회상하고 되새기며 아파했다.




-어떻게 하는거였더라...




오랜만에 먼지가 쌓인 피아노건반을 만져보았다. 핏기없는 힘없는 손가락이 건반을 스르르 훑고 지나가자 먼지가 묻어나왔다. 띵, 띵. 건반을 하나하나 두드리며 윤기와의 추억도 꺼내보았다. 중독. 세상의 그 어떤 중독보다도 강력한 중독이었다. `토요일` 노래가 아직도 귀에 맴돌았다. ㅇㅇ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 페달에 발을 갖다대고 그 멜로디를 기억해 `토요일`을 연주해나갔다.




-흐으으...





두 손은 쉴 새없이 움직이고 눈물샘 역시 쉴 새없이 눈물을 배출해 내었다. 그 어떤 약보다 효과가 좋았고, 나를 살아가게한, 나의 병을 잊게해주던 그 아름다운 마법같은 멜로디를, 아니 그것을 선사하여 주던 민윤기를. ㅇㅇ는 자신이없었다. 1년도 고통의 연속이었는데, 앞으로 2년간 더 기다릴 자신도 없고, 병과 싸워나갈때 도움을 줄 민윤기도 없다. 윤기를 기다릴 힘을 잃었다.




-흐으... 커흐... 크흡... 흐아, 쿨럭,...





구역질하고 토를 게워내고 피를 내뿜기를 반복했다. 하루종일 두통과 복통에도 시달려야했으며 무엇보다 심장이 터질듯이 아파왔다. 그 여린 몸에 감당할 수없는 고통들이 몰려오자 ㅇㅇ는 수술실에 자주 들어가야했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정신을 잃곤했다. 정신을 잃기전, 정신이 몽롱하고 시야가 흐릿할때 ㅇㅇ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윤기야, 윤기야... 보고... 싶어...





-삐이이이




병실 가득 ㅇㅇ의 사망을 알리는 기계음이 적막 깊은 수술실을 꽉 채웠다. 공허한 눈빛으로 의사는 수술실 침대에 아무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ㅇㅇ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20××년 ×월 ××일 오후 7시 38분경, 김ㅇㅇ양, 사망.





[그로부터 2년후]





윤기는 유학을 끝마치고 부모님께 간단히 인사를 드린다음 황급히 뛰어 아미병원으로 향했다. ㅇㅇ이가 나 키가 커서 못알아보면 어떡하지, 배운 피아노 연주로 삐진 마음 풀어줘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윤기도 마찬가지였다. 미치도록 ㅇㅇ이가 보고싶었다. 너무 보고싶어 유학가있는 중간에 한국행 비행기표를 샀던적도 있다. 무산됬지만 말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아미병원에 갔다. ㅇㅇ이가 잘 버티고있을지, 병은 좀 나아졌을지, 얼마나 더 예뻐졌을지 기대와 동시에 걱정하면서.




-쌤, 저 민윤기요. 여기 토요일마다 피아노 재활치료로 봉사왔던.


-아아, 그 윤기? ㅇㅇ이랑 어울리던? 많이 변해서 못알아봤네. 유학갖다 왔다더니 많이 멋있어졌어.


-아, 감사해요. ㅇㅇ이 병실 그대로죠?


-...어쩌지 윤기야.


-네?


-ㅇㅇ이 여기 없어.


-ㄷ,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나요? 아, 아니면 다 나아서 퇴원했어요?


-...






그때의 기억에 눈시울이 붉어진 의사와 그 의사를 바라보며 `설마... 설마...` 를 외치며 점점 밝았던 얼굴이 구겨지는 윤기. 의사의 눈에는 마침내 뜨거운 눈물이 떨어져 책상 위에 있던 서류를 적셨다. 윤기는 점점 사색이되어가며 적막깊은 병원 2병동 한가운데서 아아악! 하고 울분을 내뿜었다.






-아아, 안되잖아, 그, 그럼 안되잖아. 나 돌아왔는데, 흐읍, 김ㅇㅇ만 있으면 되는데, 흐끅, 어디갔어...






미친듯이 뛰어 윤기가 도착한곳은 ㅇㅇ가 있던 병실. ㅇㅇ가 10여년이 넘게 사용한, 오직 ㅇㅇ 혼자 쓰던 독실이자, ㅇㅇ의 라벤더 향기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병실이었다. 항상 ㅇㅇ가 약먹기 싫다며 징징대던 침대위에는 주인없는 베개와 이불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다 시들어버린 꽃다발이 놓여있었다.







-...사랑했나봐, 생각보다 아주 많이...





윤기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투욱 떨어져 ㅇㅇ의 침대위를 적셨고 윤기는 쓰라려서 숨이 막힐듯 가슴이 아려와 가슴을 붙잡고 ㅇㅇ의 침대위에 걸터앉아 침대를 흐느끼며 쓰다듬었다. 슬픔이 온 몸 가득히 벅차올라 목구멍이 턱턱 막히면서도 제대로 고백하지못한 윤기 제 자신이 한심했다. 그리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윤기의 시선이 피아노로 향했다.







띵, 띵, 띵.





윤기는 힘없이 피아노의자에 걸터앉아 ㅇㅇ이를 생각하며 작곡한 자신의 자작곡, `토요일`을 연주했다. 잔뜩 눈물이 끼여 시야가 뿌옇게 되었지만 열 손가락의 감에 의지해서 미끄러지듯 건반위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마법을 부렸다. 그의 손 밑에서 처량한 멜로디가 피어났다. 오늘 역시 토요일이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김ㅇㅇ이 없는 토요일.














-사담-


그냥 민윤기 피아노치는거랑 새드가 쓰고싶어서 장편쓰고있는거 제치고 이거 들고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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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소소한글  283일 전  
 슬픈데 좋아요!

 소소한글님께 댓글 로또 1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강하루  286일 전  
 슬프네요

 답글 0
  {크레파스}  286일 전  
 허얼 ㅠㅠㅠㅠ 완전 슬프고 완전 좋아요ㅠㅠㅠ

 답글 0
  니가우리얼라뚜까팼다면서  287일 전  
 진짜... 피아노.. 완전 분위기있어요ㅠㅠ 서로를 그리워만 하다가 헤어진다는거 진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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