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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빙의글 Imheretolovemonster - W.련예
Imheretolovemonster - W.련예






Trigger warning
*죽음, 욕설, 거친 묘사


괴물을 사랑하지 마세요


그건 암전의 전조였다. 곤두세운 발톱이 아스라지는 악몽. 나는 아픈 발톱을 가진 무시무시한 이빨의 괴물을 사랑해. 견디기 힘든 지옥을 소년의 무게로 버텨내는 믿음을, 거친 비늘을 뚫는 비난을 머금는 입술을. 단숨에 나를 사냥하는 너의 담대를, 스틱스로 향하는 우리의 원대한 항해를.

전에 했던 말 기억하지. 네게 먹히고 싶어. 허울 좋은 핑계를 대면서. 나는 구석에 떠는 괴물을 안았다. 그래. 아무렴 무서운 것이어도 혼자는 약하다. 나는 나약한 구실을 삼아 느리게 호흡하는 아이를 가지고 싶었다. 검은 하늘을 매개로 서약하면서 구원을 읊조리는 생이라도 연명하기를. 상처로 밭을 일군 삶을 재단할 수는 없었다. 또한 울음이 밤을 지새운 시간을 가늠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가엾게 여길 수도, 보살필 수도, 구제할 수도, 또는 버릴 수도 있었지. 내 품에 안긴 괴물은 가쁜 숨소리를 낸다. 불규칙적으로, 언제 없어져버릴지 모르는 시간들을 뒤로 하며. 언제까지나 숨을 순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 애가 사람을 죽였다면서. 자기 아버지를 죽였대. 그 어린 애가. 미친 거지. 괴물인 거야. 다 개소리였다. 나의 가엾고 아름다운 괴물. 불행과 멸망의 피조물. 절망과 지옥의 파생. 조그맣고 작은 어린 인간. 내 곁에 머물었던 얕은 수면을 담보로, 나는 곪은 심장과 맞바꾼 영원을 요했다. 죽고 싶지? 그러나 죽지 마. 나를 위해서. 절박하고 이기적인 사랑은 무엇으로 형용할 수 있는가. 피골이 상접한 검은 머리칼과 핏기 없는 피부. 퍼석하고 무른 얼굴과 말라붙은 입술까지도. 마지못한 약속을 받아내면서 나는, 너의 울음을 못 본 체 했지. 그러나 어린 나의 겨울아, 침체된 나의 괴물아. 문드러진 발톱들을 갈아끼우면서, 또 다른 괴물으로 변모할 나의 조그만 소년. 그리고는 눈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의 죽음, 영면, 회생, 절멸, 청춘을 목도하면서. 너는 내게 죽지 않기로 했다.

죽지 마.
절대로.


있잖아 다 커버린 사랑을 삼킬 수 있어? 구걸한 것들을 영원히 가질 수 있어? 멈춘 심장을 재생할 수 있어? 이미 죽은 것을 소생할 수 있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수 없는 질문들. 생과 사의 교차로에서 너는 끊임없이 내게 물었지. 절벽 끝에서 딛는 너의 위태한 발걸음들을 매만졌어. 그러나 약해지지 마 나의 괴물아. 누구보다 약한 나의 지옥.

있잖아 사람들이 나보고 괴물이래. 태어나면 안 됐대. 끔찍하대. 아직도 왜 살아있냐고 그러잖아. 지랄하지 마 너는 살아야 하니까 사는 거야. 그 미친 놈들이 더 끔찍해. 사람을 죽였다고? 좆 까고 있네. 너가 죽는 것보다 낫잖아.

검붉게 비치는 수면 위의 눈동자. 다 지난 이별을 좇는 이의 부름. 가신 열기의 푸름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마을에서. 너는 또 없어진 티켓을 끊으려고 안달이 났었지만. 나를 때리고 망가뜨리고 터진 입술에 불을 붙였고. 또 너는 죽지 못해 살았지만, 지금부터는 날 위해 살아. 이젠 그래도 되잖아. 살아서 뭐든 해. 내가 이기적이야? 짖을 거면 돈 주고 짖어. 걔네가 지껄이는 양의 곱절로 내가 너를 사랑해. 나를 생의 이유로 받들어. 그 이상한 주문 다 잊게. 다시 버텨. 나를 반하게 한 용기로. 모든 슬픔을 죽였던 것처럼 그렇게. 제발 한 번만 더 나를 위해 살아보겠다고.



*
타빙 작도했었는데 떨어졌어용 ;ㅅ;
세 번 정도 했는데 계속 안 붙길래 그냥 방빙에 업로드함다
밤이 늦었네요 좋은 새벽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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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고야옹  6일 전  
 처음 읽을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네여 ㅠㅠ
 너무 좋아요 어린 나의 겨울...

 고야옹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실존  45일 전  
 실존님께서 작가님에게 35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실존  45일 전  
 천재만재억재

 실존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히룽  47일 전  
 담기는 글자 하나하나가 강렬하고 인상적이에요... 뭔가 아니쥬 십꾸 뮤비의 태형이 생각나는 느낌 련예님 필력 감탄하구 가요 총총

 김히룽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히룽  47일 전  
 김히룽님께서 작가님에게 51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권출세  48일 전  
 권출세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1
  고야옹  48일 전  
 제목부터 너무너무 좋아요
 기억에 남는 작품이네요!
 잘 읽구 갑니다!

 고야옹님께 댓글 로또 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효셴  48일 전  
 알랍..
 
 그저
 빛
 ....

 효셴님께 댓글 로또 10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김히룽  48일 전  
 김히룽님께서 작가님에게 100점의 포인트를 선물하였습니다.

 답글 0
  민초_  48일 전  
 헐 이거 짱이에용 ㅜㅜ 잘 보고 갑니당

 민초_님께 댓글 로또 28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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